사진 출처: 프리픽
국민의힘 노동개혁특위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실업급여 제도개선을 위한 민당정 공청회를 개최했습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공청회 직후 브리핑에서 “일하는 사람이 더 적게 받는 기형적 현행 실업급여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원칙에 뜻을 같이 했다”며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 보너스라는 뜻으로 ‘시럽급여’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실업급여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포함해 근본적인 실업급여 수술에 들어갈 것을 선포했습니다.
현행 실업급여는 ‘직전 3개월 평균임금’의 60%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임금 실업자를 보호하는 취지에서 최저임금의 80%를 하한선(올해 기준 하루 6만1568원)으로 두고 있어 매달 최소 185만 원의 실업급여 수령이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실수령액과 비슷해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고 일부는 일할 때보다 더 많은 금액을 실업급여로 받기도 해 논란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공청회는 실업급여 지급 요건도 실직 전 18개월 중 180일만 일하면 수급이 가능하기에 이를 악용하는 문제도 벌어지며 실업급여 수급자의 수만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문제가 있다고 하여 실업급여와 같은 최소한의 안전망을 없애면 재취업이 필요한 희망자들의 생계나 구직 활동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실업급여 하한 폐지 찬성! 높은 실업급여가 오히려 취업의지 꺾어
실업급여 하한 폐지에 찬성하는 입장은 일하는 사람보다 쉬는 사람이 돈을 더 버는 구조가 생기면 공정성이 훼손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월급보다 높은 실업급여를 받게 된다면 취업의지가 상실되고 이를 악용하여 장기근속보다는 실업급여를 탈 목적으로 취업이나 퇴직을 반복하는 경우가 생길 우려가 큽니다.
실제로 동일 직장에서 24번이나 실업과 재취업을 반복하면서 실업급여를 받는 경우도 있었고, 현행 제도 때문에 2017년 120만 명 수준이던 수급자가 2021년 178만 명까지 급증하기도 하고 기업에서는 구인난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고용노동부에서 제공하는 실업급여의 본래 취지인 ‘고용보험 가입 근로자가 비자발적 사유로 이직하여 재취업활동을 하는 기간에 구직급여 등을 지급함으로써 생활 안정 및 조속한 노동시장 복귀 지원’에 어긋나는 상황들이기에 시정이 필요합니다.
🙅♀️실업급여 하한 폐지 반대! 최소한의 안전망으로 재취업 희망자 보호해야
실업급여 하한 폐지는 비자발적인 이유로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정당하게 실업급여를 받으며 재취업을 위해 준비하는 실직자들에게는 막막함을 더해줄 수 있습니다. 구직기간이 짧아지면 최저 생계 보장이 어려워지므로 급하게 새로 찾는 일자리의 질도 하락할 수 있는 문제가 생겨 반복수급이 생길 수 있는 여지를 오히려 만드는 모순을 양성하기도 합니다.
또한 실업급여 하한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 중 세후 월급보다 실업급여가 많은 ‘역전 현상’은 지난해 기준 전체의 28%가량인 약 45만 여명으로 추정되는데, 실제 근로 시간과 사회보험료 지원 사업(두루누리 사업) 등을 고려했을 때는 많아야 5~6%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추정도 있습니다. 또한 펜데믹 기간 등 여러 변수도 고려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공청회에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담당자가 "실업급여 받는 도중 해외여행을 간다. 그리고 자기 돈으로 내가 일했을 때 살 수 없었던 샤넬 선글라스를 사든지, 옷을 사든지 이런 식으로 즐기고 있다"며 "'이거는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을 저희들이 한다"는 발언을 하여 논란이 되기도 하였는데요. 일부 부정수급에 대한 단속은 필요하지만 모든 사례를 일반화하여 최소한의 안전망을 없애는 것은 신중하게 고려해 볼 문제입니다.
🙋♀️실업급여가 문제가 아닌 낮은 소득이 문제! 근본부터 해결해야
실업급여가 높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낮은 소득이 문제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물가 상승에 비해 실질 임금은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OECD가 발표한 '2023 고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시간당 명목 임금이 1년 전과 비교해 2.6% 늘었지만, 실질 임금이 2.1% 더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앞서 지난달 우리나라 노동부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도 상용노동자 1인 이상 사업체의 1~4월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2년 이래 2020년(-0.4%)에 이어 역대 두 번째입니다. 실업급여가 월급보다 높은 것이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는 주 원인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야당에서도 실업급여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자 소득이 적어서 벌어지는 문제(더불어민주당)라고 지적했고, “최저임금이 아직도 최저 생계 보호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기 고백일 뿐”(정의당)이라며 반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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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기사:
“실업급여, 달콤한 시럽급여 됐다”…당정, 하한액 하향·폐지 추진/ 조선일보
"여자들 실업급여로 샤넬 사고 해외여행"…담당자 발언 논란/ 한경
‘월 185만원’ 실업급여 하한액마저 없애나…“최저생계 위협”/ 한겨레
코멘트
13국회의원들은 실업급여 1인 수급 금액이 얼마인지 알고 하는 말들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월세 내고 공과금 내면 일하는 동안 들었던 적금을 깨야 생활이 가능할 수준인데.. 또한 장기적으로 실업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일하는 것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어서 미래를 그리기 어려운 수준의 임금도, 도저히 오래 일할 수 없는 환경도 전체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업을 해서 받는 돈이 실업급여인데... 실업이 잦은 구조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실업급여 조건이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등을 포괄하지 못하여 실업시에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이 많은 것도 현 제도의 문제입니다. 이처럼 제도 개선이 필요한 지점은 흐린 눈하고 타의로 실업 상황에 놓인 애꿎은 사람들 패고...쉐도우 복싱 미쳤네요.
기업이 구인난을 겪는 이유는 실업급여 때문이 아니라 저임금과 조직문화, 저출산 때문 아닌가요…? 최저임금도 못 올려주겠다, 실업급여도 아깝다, 도대체 뭘 하겠다는 걸까요?
그리고 실업급여로 뭘 사건 그 사람 책임 소관이지 국가가 뭐라 할 건덕지가 있는지도 궁금하고요….. 명품 살 정도의 실업급여 받아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