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COP28은 지구 온도를 지킬 수 있을까요?

2023.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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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논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진:프리픽)


COP28이란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자국 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로, 세계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2023년 11월 30일부터 아랍에미리트에서 진행되고 있는 COP28은 12월 12일 마무리 될 예정이었지만, 합의가 되지 않아 연장되고 있습니다.

IPCC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는 1.5도의 한계를 넘지 않기 위해서는 10년 안에 전세계 탄소 배출량을 절반 이하로 감소해야한다고 전망했지만, COP28의 합의문이 화석연료의 퇴출과 멀어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COP28의 여러 문제에 대해 함께 논의해보고자 합니다.


✔️ 시작 전부터 생긴 논란? 

이번 COP28은 석유 수출 세계 6위인 아랍에미리트에서 개최되고, 의장으로 세계적인 석유회사의 CEO 술탄 알자베르가 임명되며, ‘화석 연료의 퇴출’이 주요 쟁점인 회의의 진행을 석유회사의 임원이 맡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SBS Biz 2023.12.07)

영국 BBC는 “올해 화석 연료 생산자와 관련된 대표단 수가 작년보다 4배 이상 늘었다”고 보도하며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그 결과에 최대한 영향을 미치기 위해 왔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겨레 2023.12.06) 

또한 정부 대표단의 공식 행사가 이루어지는 구역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가스수출국포럼(GECF) 등 화석연료와 관련된 단체들이 부스를 운영하자, 미국의 기후환경단체 ‘오일체인지 인터내셔널’의 한 연구원은 “무기상들을 평화회담에 초대하지는 않는다”며 비판했습니다. (한겨레 2023.12.06) 


✔️ 식량으로 분산시키는 책임?

술탄 알자베르 의장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데 화석연료의 단계적 폐지는 과학적이지 않다”며, 화석연료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스경제 2023.12.07) 

알자베르 의장은 “기후변화에 기여하는 것은 석유와 가스만이 아니다”며, “농업과 토지 이용 변화를 포함한 모든 부문의 배출량을 고려하며 탄소 배출에 맞서 전세계가 연대해 단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식량과 농업 문제를 핵심 의제로 선정했습니다. (뉴스트리 2023.10.23)

주최측은 식량문제를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으로 삼은 COP28의 기조에 맞춰, 총회에서 제공하는 25만끼 중 3분의 2를 비건 및 식물성인 ‘1.5도 메뉴’로 제공했습니다. 뿐만아니라 ‘세계 식량의 날’을 지정하고 ‘기후를 위한 식량’부스를 마련하는 등  식량과 농업에서 비롯되는 기후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소리 2023.11.26)

하지만 정작 COP28의 최대 의제인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논의는 성과 없이 후퇴하며, 국제 사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화석연료의 퇴출? 감축?

폐회일이 지났음에도 화석연료 사용량을 0으로 만들지, 사용량을 줄일지를 두고 국제사회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석유에 의존하는 국가들과,  화석연료를 통한 개발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이 ‘화석 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반대하기 때문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기후 특사 아델 알주베이르 국무장관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고 경제발전을 이룬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석유나 가스 등 화석연료가 앞으로도 수십 년 간 함께할 것이라며 화석연료의 퇴출에 부정적 입장을 표했습니다. (연합뉴스 2023.12.06)

우간다의 루스난카비르와 센타무 에너지광물개발부 장관은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려면 700억달러(약 92조원)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화석 연료를 개발하면 470억(약 61조원)달러를 벌 수 있다고 주장했으며, 나이지리아의 이지아크 쿤레 살라코 환경부 장관은 자원과 투자 없이 화석 연료를 단계적으로 감축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생명 유지 장치 없이 숨 쉬는 것을 멈추라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연합뉴스 2023.12.13)

이에 반해 세계 시민단체와 국제노동조합연맹(ITCU)은 지난 5일 발간한 보고서 ‘공정한 화석연료 추출의 퇴출’을 통해 1.5도 목표를 유지하며 소득과 의존도를 고려했을 때, 2050년에는 화석연료를 퇴출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경향신문 2023.12.06) 

2년 전 COP26에서는 석탄에 한정한 ‘단계적 감축’에 합의했고, 작년 COP27에서는 감축 대상을 모든 화석연료로 확대하는 안이 논의되었으나 결국 합의하지 못해 불발되었습니다. 올해 COP도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을 명시하는 문구가 합의문 초안에서 빠지자, 최종 합의가 결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사이언스 2023.12.13)


✔️ 한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캠페인과 문제점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캠페인을 RE100,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와 원전, 수소 등으로 충당하는 캠페인을 CF100이라고 합니다. CF100은 RE100에 비해 현실성이 높고, 원전을 주로 사용하는 한국과 같은 국가에게 비용적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한국 정부는 원전을 포함한 CF100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 상위 500대 기업의 82%는 CF100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부가 제안하는 CF100의 구체적 이행 수단이 불분명하며, CF100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반응입니다. (한스경제 2023.12.12)

장마리 그린피스 캠페이너는 “현재 한국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용량은 거의 포화 상태로, 내진 설계나 외부 충격에 대비되지 않는 임시저장시설로 고준위핵폐기물을 저장하려는 계획”이라고 지적하며 “원전은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속도를 맞출 수 없기에 기후위기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세계일보 2023.12.07)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CF100에서 파생된 정부의 ‘무탄소에너지(CFE)’ 캠페인에 대해, 재생에너지 비중이 10%를 밑도는 한국이 국제사회 압박을 피하기 위해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을 가릴 수 있는 낯선 캠페인을 주장하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또한 “기후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느냐는 논쟁은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에서 매우 정치적으로 다뤄졌다”며, 정권에 따라 변화하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태도를 지적했습니다. (한국일보 2023.12.09)


✔️ 국내와 해외에서 다른 정부의 태도

국내와 해외에서 다른 정부의 태도도 문제입니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을 3배 확대한다는 국제서약에 서명했지만, 정작 국내의 재생에너지 지원은 줄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현 정부는 출범 후 국무조정실, 검찰, 감사원, 국세청, 금융감독원을 통해 재생에너지 업계의 비리를 적발 후, 이를 근거로 지난 1월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목표를 30.2%에서 21.6%로 낮췄습니다. (아이뉴스24 2023.12.04) 

권오현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 목표를 낮추면서 해외에서는 진전되는 것처럼 홍보하는 정부의 행태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실질적인 진전이 아니기 때문에 일종의 ‘그린워싱’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2023.12.03)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려면 국내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 비영리기구 클라이밋그룹은 지난 4일 보고서 ‘에너지 전환의 자금 조달:정부가 기업 투자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발간하며, 태양광 이격거리 규제, 해상풍력 인허가, 망 사용료와 부대비용까지 지불해야하는 PPA 등 한국의 재생에너지 확대를 방해하는 요인들을 제시했습니다. (아이뉴스24 2023.12.04) 


✔️ 구속력 없는 합의, 효과가 있을까?

2015년 진행된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1)에서 지구 평균 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지 않기로 협의했지만, 학술단체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는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7년 안에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스1 2023.12.07)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온실가스의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캠페인 ’레이스 투 제로’를 분석하는 컨소시엄 ‘넷제로 트래커’가 포브스 2000대 기업의 넷 제로 목표 달성 정도를 분석한 결과, 2000대 기업 중 1003개 기업이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로 목표치를 충족하고 있는 기업은 4%에 불과했습니다. (ESG 경제 2023.11.06) 

COP와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이니셔티브는 법적 구속력과 강제성이 없는 만큼 각 국가와 기업이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에서의 실현으로는 기대만큼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잡음이 많은 이번 COP28은 지구 온도를 지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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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는 말그대로 위기인데,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으니 답답한 상황이네요. 나 하나가 텀블러 들고 다닌다고 뭐가 달라지나 하는 생각이 순간 드는데요. 정말로 살 터전이 없어질 수도 있는데.. 전체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게 됩니다. 책임과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면 좋겠어요.
큰 비전을 만들고, 하나씩 현실화 시키기 위해 구현방법을 만드는 게 필요한데 비전을 만드는 것부터 잘못되고 있네요. 기후위기는 현실이 됐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넘어선 것 같은데 탄소배출을 줄일 마음이 없는 사람들이 COP28에서 지구를 더 빠르게 훼손하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의장국인 아랍에미리트가 총회 직후 화석연료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더군요. 시작 전부터 의장이 화석연료 감축이 필요하다는 말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여 논란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기후위기를 겪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해결이 아닌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는 점이 참 답답하고 속상합니다.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기후위기는 이제 긴박한 정도를 넘어 늦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우리나라는 대응하는 척만 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많은 이들이 점점더 비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화석연료 퇴출이 주제인 회의에 세계적인 석유회사의 CEO가 의장으로 주재하고, 화석연료 생산 관련 대표단 참여가 이전보다 늘어난 것 등, 시작 전부터 화석연료 퇴출을 제대로 논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일들 투성이였네요. 화석연료를 퇴출시키고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경우, 이익을 기대할 수 없고 큰 투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과연 경제적 손익 계산에 그들 회사의 재무제표 입장의 계산을 넘어선 전 지구적 환경의 손익 계산이 포함되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전 지구적 생태파괴와 복구 비용을 계산에 포함시키면 화석연료 퇴출이 비싸지 않을 것 같습니다.

COP28은 지구 온도를 완전히 지키는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지구 온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과 협력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