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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회 업로드 할 수 있는 용량 문제로, 이번 콘텐츠는 세 편으로 나눠서 올립니다. 2편입니다.
[민주노총×슬로우뉴스 공동 기획]
손바닥에 ‘王’자 쓰고 나올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② 탄핵과 구속 이후 풀어야 할 과제들.
10. 김건희 지인 찬스로 몰아준 수상쩍은 수의 계약.
- 하루라도 청와대에서 잘 수 없다며 관저를 옮긴 이유도 앞으로 밝혀져야겠지만 일단 수상쩍은 돈의 흐름이 있었다.
- 김건희가 대표로 있었던 코바나컨텐츠의 행사 후원사로 참여했던 21그램이란 업체가 관저 리모델링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냈는데 입찰 공고 이후 낙찰까지 세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종합 건축업 면허가 필요했는데 자격도 안 됐고 공사비가 12억 원에서 30억 원으로 뛰어올랐는데 정작 준공 검사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
- 감사원이 1년 8개월 동안 감사를 하고도 이 업체를 누가 추천했는지 밝히지 못했다.
- 윤석열의 검찰 선배라는 인사가 이런 말을 했다. “김건희가 도배지나 수도꼭지를 고르는 건 문제 될 게 없다. 그러나 만약 국가 예산이 투입된 관저 공사의 업체 선정, 수의계약 등에 관여했다면 국정농단 행위가 될 수 있다. 그럴 법적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 최순실도 권한이 없는데 국정에 관여했다가 처벌받은 것 아닌가.”
11. 철 지난 이념 논쟁 부른 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
- 육군사관학교가 뜬금없이 독립운동가들의 흉상을 없애고 간도특설대 장교를 지낸 백선엽 흉상을 설치하겠다고 나선 것도 징후적 사건이었다. 이종섭(당시 국방부 장관)이 “공산 세력과 싸울 간부를 양성하는 육사에 공산주의 경력이 있는 사람이 있어야 하겠느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 홍범도 흉상 철거는 나종남(육사 교수)의 아이디어였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교과서 집필진에 참여했던 사람이다. 위안부 문제를 축소하고 이승만과 박정희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교학사 교과서를 집필했다.
- 윤석열은 “싸우지 않으면 강해질 수 없다”면서 “사방에서 공격을 많이 하는데 그런 공격에 대해 움츠러들지 말고,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 유인태(전 민주당 의원)는 “윤석열의 ‘늦바람’ 이념전쟁은 불안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지도가 안 오르는 것에 대한 원망이 좀 섞여 있는 게 아닌가. 그 원망이 날 지지하지 않는 놈들은 반국가 세력 아니야? 이런 거 아닌가.”
12.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 딴 세상 역사관.
- 김형석(독립기념관장)은 “1945년 광복됐다는 것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 김문수(고용노동부 장관)는 “일제 강점기 우리 선조들의 국적이 일본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야지. 1919년은 일제 식민지 시대인데 무슨 나라가 있나.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었나.”
- 윤석열의 술친구라는 김태효(국가안보실 차장)가 KBS에 나와서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라고 말해 논란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이 고개를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으면 엄중하게 따지고 변화를 시도해야겠지만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다. 마음이 없는 사람을 다그쳐서 억지로 사과를 받아낼 때 그게 과연 진정한가.”
- 성한용(한겨레 선임기자)은 “윤석열은 외교와 안보에 편견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갑자기 정치에 뛰어들어 대통령이 됐다”면서 “김태효 등이 윤석열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면서 냉전 시대 극우 이념 노선으로 급속히 의식화됐다”고 분석했다.
13. ‘건폭’ 몰이로 시작된 윤석열의 폭주.
- 민변(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노동기본권 부정이 국헌 문란과 내란 시도의 출발점이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은 건폭 몰이부터 시작해서 지지율이 떨어진다 싶을 때마다 노조를 공격했다.
- ‘건폭’은 ‘건설 폭력배’의 줄임말이다.
- 윤석열이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하게 단속하라”고 지시한 게 2023년 2월의 일이다. 원희룡이 나서서 건설노조를 “경제에 기생하는 독”이라고 비난했고 “노피아(노조+마피아)”, “국민 경제의 암적인 존재” 등의 공격이 쏟아졌다.
- 2800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해서 마녀사냥을 시작했다.
- 인권위원회가 “정치인의 표현행위가 특정 집단의 존엄성을 침해하거나 공론장을 왜곡하는 형태로 행해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달라지지 않았다. 국제노동위원회(ILO)의 권고도 무시했다.
- 월례비와 전임비를 집요하게 공격했지만 사실이 아니거나 왜곡과 과장이 넘쳤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려는 불법 하도급 구조가 문제의 본질이다.
14. R&D 예산 삭감과 카이스트 입틀막 사건.
- 카이스트 졸업식장에서 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던 한 졸업생이 입이 틀어막힌 채로 끌려 나갔다.
- R&D(연구개발) 예산을 줄인 이유도 명확하지 않고 다시 늘린 이유도 논리적인 설명이 없었다. 2023년 31조 원에서 27조 원으로 줄였다가 내년 예산은 다시 30조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 “R&D 카르텔을 타파하겠다”고 했지만 애초에 실체가 없는 개념이었다. 갑자기 예산을 삭감하면서 수많은 연구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일부는 해외로 떠나기도 했다.
- 연구비 지급 관행에 일부 문제가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엄청난 혼란과 충격, 손실을 초래했다.
15. 정권 몰락을 부추긴 의대 정원 확대.
- 지난 2월,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의료 대란이 해를 넘길 판이다.
- 일단 왜 2000명어야 하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단순히 의사 수를 늘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많았지만 고집을 꺾지 않았다.
- 첫째, 상급 병원 쏠림 현상. 우리나라 사람들 아프면 큰 병원에 가서 드러눕는다. 그래서 응급실 뺑뺑이에 병상이 없어 구급차에서 죽는 환자들도 여전히 많다.
- 둘째, 전공의들 과로. 전공의 평균 근로 시간이 주 78시간에 이른다. 4주 평균 주 80시간 이상 일했다고 답변한 비율은 52%였다. (한때 주 120시간도 일했다고 한다.)
- 셋째, 필수 의료의 붕괴. 지금 의사가 부족한 게 아니라 응급실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가 부족한 거 아니냐는 이야기다. 피안성(피부과 안과, 성형외과)이 부족한 게 아니다. 당장 의료 대란으로 필수 의료가 무너지고 있다.
- 윤석열의 고집 때문에 수많은 희생을 치렀고 또 치르는 중이다.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전체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중증도 보정 사망률을 산출한 결과 지난 9년 평균 대비 사망자가 1700여 명 늘었다는 분석도 있었다. 살 수 있었던 사람을 살리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 윤석열은 건설노조와 싸우듯이 의대 정원 문제를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을 거라고 봤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은 1년이 다 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당장 내년에 7500명이 한꺼번에 1학년 수업을 듣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나마 윤석열이 퇴출당해야 협상이 가능한 상황이다.
16. ‘대파 게이트’와 ‘벌거벗은 임금님’의 악몽.
- 윤석열은 선거 부정이 있었다고 믿고 있을 수 있지만 총선 패배의 결정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가 대파 게이트였다.
- 윤석열이 마트에 가서 대파를 샀는데 1kg에 875원이었다. “대파가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나요?” 같은 복장 터지는 소리였다.
- 알고 보니 3월 둘째 주까지 전국 평균은 1kg에 3851원, 하나로마트도 2670원이었는데 윤석열이 방문하기 이틀 전부터 가격이 뚝 떨어졌다. 그날 전국 평균 소매 가격은 2866원이었다. 하필이면 윤석열이 찾은 마트만 반의반 값이었다는 사실을 윤석열은 몰랐을까.
- 이수정(경기대 교수, 당시 국민의힘 후보)이 “한 단이 아닌 한 뿌리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해서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는데 이것도 거짓말이었다.
- 이재성(한겨레 논설위원)은 박근혜의 말이 떠올랐다고 했다. “구명조끼를 학생들은 입고 있다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17. 김건희-한동훈 ‘읽씹’ 논란으로 보는 파멸의 징후.
-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터져 나온 김건희 메시지 ‘읽씹’ 논란은 윤석열 정부의 몰락이 멀지 않았다는 사실을 예감하게 했다.
- 디올 백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1월 김건희가 한동훈에게 “사과하라고 하면 하겠다, 뜻대로 따를 테니 검토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한동훈이 답을 하지 않았다.
- 첫째, 한동훈이 공개했을 리는 없으니 김건희가 공개했을 가능성이 크다.
- 둘째, 어차피 윤석열이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김건희가 사과했더라도 판세가 달라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 셋째, 굳이 둘 사이의 대화를 공개한 것은 한동훈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고 당 대표에서 떨어뜨리려는 계획이었을 수 있다.
- 어차피 사과하고 말고는 윤석열 부부가 결정할 문제였고 뒤늦게 한동훈을 공격한다고 해서 참패한 총선을 되돌이킬 수도 없고 이미 떨어진 지지율이 오를 상황도 아니었다.
- 애초에 윤-한 갈등이 아니라 김-한 갈등이었다는 말도 나왔다. 애초에 김건희 심기 경호를 두고 여당이 발칵 뒤집히는 상황도 어처구니없지만 윤석열 위에 김건희가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하는 사건이었다.
- 김건희가 김대남(전 대통령실 비서관)을 시켜 한동훈을 공격하게 하고 연봉 3억 원의 서울보증보험 감사 자리를 준 사실도 확인됐다. 명백한 국정농단이었다.
18. 윤핵관도 못 건드린다던 김건희의 ‘칠상시’.
- 돌아보면 이미 총선 패배 이후 정권 말 징후가 나타났다.
- “관저에 다녀오면 다른 말씀을 하신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홍보수석 등 공식 라인이 배제됐다”는 말도 돌았다. 김건희와 예스맨들이 윤석열을 흔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 김대남이 서울의소리와 통화에서 “용산에 십상시 같은 사람이 몇 명 있다”고 털어놓은 뒤 동아일보가 한남동 라인 일곱 명의 이니셜을 공개했다.
- 강찬호(중앙일보 논설위원)는 “김동조(대통령실 국정비서관)가 진짜 비서실장이라는 뒷말이 돈다”면서 “그가 왕명(여사의 지시)을 출납하면 김건희 라인 비서관과 행정관들이 움직여 비서실장과 수석들도 모르는 가운데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 윤석열을 ‘삼촌’으로, 김건희를 ‘작은엄마’로 부른다는 황종호(대통령실 행정관)와 김건희 황제 관람을 기획한 최재혁(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음주운전 논란으로 사퇴한 강기훈(대통령실 선임행정관) 등이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는 비판이 있었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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