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속에 묻혀버린 '내 이슈' 시민 이슈 구조대가 꺼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통합형 비례정당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13일 조국 전 장관은 신당 창당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는데요. 그 덕에 비례정당을 바탕으로 범진보진영을 구축하려는 민주당의 전략이 조금 더 복잡해졌습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비례정당, 누가 참여하고 있을까요? 여기에 참여한 저마다의 목표와 계산은 무엇일까요?
민주당의 통합형 비례정당 구상
우선 이번 총선은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준연동형 비례제가 적용됩니다.
💡 준연동형 비례제: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단순 배분하는 병립형과 달리,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따른 의석수보다 적을 경우 차이의 절반에 해당하는 의석을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입니다. 지역구 당선 가능성이 낮은 소수정당이 의석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반영하는 데 유리하다고 평가됩니다.
- 선거제도 논의는 확정 시일을 넘기며 거듭 지연됐습니다. 양당 모두 병립형 회귀를 고려하면서인데요. 이재명 대표가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운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로 입장을 굳히면서 논의가 일단락됐습니다. 다만,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금지는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선거제 발표와 함께 민주개혁진보연합(민주연합)이라는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통합형 비례정당이란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기 위해 여러 세력이 하나의 정당으로 뭉치는 것입니다. 정당 득표율을 최대한 높여 비례의석을 확보하고, 이를 각 세력에게 분배한다는 전략이죠.
- 민주연합에서는 민주당 주도로 비례대표 추천과 총선 공약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지역구는 국민의힘 의석 확보 저지를 목표로 후보 단일화 등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세력 결집과 총선 승리가 명분입니다. 이에 대해 사실상 ‘꼼수용 위성정당’을 반복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선거연합, 누가 들어온대?
민주당은 8일 원내정당인 녹색정의당과 진보당, 새진보연합에 선거연합 합류를 제안했습니다. 그중 새진보연합과 진보당은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 새진보연합은 기본소득당이 주도하고 열린민주당, 사회민주당이 참여하는 선거연합입니다. 기본소득당은 일찍이 민주진보진영의 비례연합정당 구성을 제시해왔습니다.
- 진보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최대 진보연합’을 주장해왔습니다. 정의당에서 녹색당, 진보당 등 진보정당들을 상대로 선거연합을 제안하자, 진보당은 아예 신당을 만들어 뭉치자고 역제안한 것입니다.
- 선거연합의 목표는 1️⃣범진보진영 표의 분산을 방지하고, 2️⃣비례대표 의석을 최대한으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지역구 후보 단일화 및 비례대표 후보 추천 방식 등의 합의가 실질적인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 새진보연합에서는 민주당과 소수정당의 의석을 서로 번갈아 배치하는 방안을 내놨으며, 지역구 후보 추천을 위한 경선도 고려되고 있습니다.
녹색정의당은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통합형 비례정당에 참여해 실리를 챙겨야 한다는 주장(배진교 의원)과 참여해선 안 된다는 주장(장혜영•양경규 의원, 녹색당)이 대립 중입니다.
- 민주당 선거연합 추진단은 녹색정의당에 이번 주말까지 결정을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선거연합, 어떻게 계산한 거지?
선거연합 제안과 합류의 명분은 윤석열 정권 심판입니다. 이를 위해 야권 의석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고, 그러려면 야당 간 불필요한 경쟁을 줄여야 한다는 기획이죠.
좀 더 실리적인 이해관계를 따져보면 이렇습니다.
🟦 민주당: 준연동형에서 민주당이 보는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소수정당이 유리해지며 비례의석이 줄어드는 문제를 일면 해결할 수 있고, 국힘의 위성정당에도 대응할 수 있다.
⬛️ 소수정당: 민주당의 비례득표율로 도움닫기해 원내 진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녹색정의당이 합류를 고민하는 것은 정의당이 세웠던 원칙 때문입니다.
- 정의당은 지난 총선에서 양당의 위성정당으로 준연동형 개혁의 혜택을 받지 못한 것에 분노해왔습니다. 사실상 위성정당인 선거연합에 들어가면 위성정당 반대라는 원칙을 어기게 됩니다.
- 거대양당 중심의 정치에 반대해온 행보에도 어긋납니다. 양당과 대등한 경쟁자가 아닌 선거연합의 수혜자로 선거를 치르면 국힘vs민주당 구도를 강화하는 모양새가 됩니다.
하지만 내려앉은 지지율을 생각하면 결정이 쉽지 않습니다. 정의당은 창당 이래 5석 이상을 꾸준히 확보해왔는데, 현 지지율로는 5석조차 어려워 보입니다.
합류를 결정해도 우려할 지점은 남아있습니다. 민주당은 우선 합류 후 비례의석 분배 비율을 협상할 것을 요구합니다. 만약 협상이 틀어진다면 녹색정의당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게 됩니다.
민주당도 고민이 있습니다. 조국 전 장관의 신당을 선거연합에 포함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 민주당이 조국 신당에 조심스러운 것은 중도층 지지자의 이탈 때문입니다.
-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조국은 자녀 입시 비리 등의 논란을 낳았습니다. 일명 ‘조국 사태'는 민주당 지지층을 분열시켰고, 중도층의 이탈을 부추겼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검찰의 대립이 심화되기도 했습니다.
- 일단은 합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조국 전 장관의 견고한 지지층이 행사할 표심을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코멘트
5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활용하는 우리나라 정치계의 모습을 보니, 더 이상의 희망은 없다고까지 느껴집니다. 정말 진심을 다 해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정당은 없는 듯 합니다...
선거에서는 명분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왔는데요. 이번 비례정당이 명분을 어떻게 확보할지, 그 명부느로 유권자를 어떻게 설득할지 궁금해집니다.
선거라는 게임에서 이기기위한 전략과 실행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왜 무엇을 실현하기 위해 이기는지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왜' '무엇을 실현하기 위해'가 빠진 게임참여자들도 많은 표를 가져갈 수 있게끔 되어있는 이 게임판이 안타깝다는 생각도 드네요. 유권자로서도 이 게임의 룰과 이유에 대해 다시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래 오늘은 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오늘 보니 녹색정의당은 민주당과 함께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네요. '이런 모습을 보자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고 한 건 아닐텐데'라는 생각이 올해도 드네요. 변화를 만들기 위해서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정당은 손해를 보고, 꼼수를 정당화하는 정당은 이득을 챙기는 방식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게 됩니다.
실제적인 대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