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
대전환포럼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전세사기 특별법 보완 및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포럼>을 개최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전세사기 고충센터에 접수된 300여건의 피해사례를 분석하고, 그 중에서 약 10명의 피해자를 심층 인터뷰를 통해 피해사례를 구체적으로 파악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세사기 특별법이 보완되어야 할 방향과 내용을 제시하고자 합니다.대전환 포럼 안내 보러가기? https://gtforum.kr/g/home/news...
전세사기 특별법 보완 및 문제해결을 위한 정책 포럼 (토론문)
전남대학교 정윤남
# 차이가 존재함에도 유사 사례인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참고 필요
〇 다소 상황은 차이가 있으나 저소득층 또는 중산층의 임대주택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일부 시사점을 찾을 수 있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대규모 부실채권이 발생하자 이 시기 미국에서 2010년까지 압류된 주택 수는 무려 600만채에 달함
결국, 미 정부는 2008년 주택경기회복법, 2009년 긴급경제법 등을 만들어 압류된 집을 사들여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도록 하거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기존 집을 샀던 이들을 위한 저렴한 주택공급 건설을 지원하도록 함
미국 정부는 토지은행, 비영리단체 등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부실채권(NPL) 중 일부를 지역 단위로 모아 매각
이때 부실채권을 할인 매입해 원금을 삭감하는 효과가 나타났고, 미 정부는 경매권 행사를 유예해 한계 차주나 세입자가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함
〇 본 사태 해결의 초점은 중산층의 주택 임대 거래의 불신 회복 및 망가진 중산층의 회복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잃은 중산층은 다시 돌아오지 못함
미국 인구조사(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자가점유율은 2004년 69.2%로 고점을 찍었고,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엔 67.8% 수준, 하지만 금융위기 후 중산층의 척도인 미국의 자가점유율은 2016년까지 하락해 63.7%로 저점을 기록했고, 결국 금융위기 전으로 돌아가지 못하였고, 2022년 기준 미국의 자가점유율은 65.9% 수준
# 정부는 초당적, 초부처의 적극적인 대응 필요
〇 이를 참고하여, 정부의 적극적인 피해자 구제 대책 필요
앞선 발표 및 발제 자료 등을 참고할 때, 현 특별법에 따라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식은 실제 피해자들의 현실과 피해양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제2, 제3의 피해자를 양산할 우려가 크므로 근본적인 재검토 필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또는 한국토지주택공사 및 지역별 지방공사 등을 활용하여 공공매입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우선 보증금 일부를 돌려주고, 이후 임대인이나 해당 주택으로부터 보증금을 회수하는 '선(先)구제·후(後)회수' 방안과 같은 적극적인 방안 검토 필요
피해 구제 차원에서 이사를 원하는 임차인에 대해 추가 대출을 지원해 주거 안정을 보장하고, 필요시, 공공임대주택에서 임시 거주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 등 구매 시까지 지연되는 기간에서 추가 피해를 볼 수 있는 피해자에 대한 촘촘한 지원 대책 필요
〇 처벌, 수사를 넘어선 국내 민간 임대 시장의 체질에 대한 개선을 목표로 한 범정부 차원의 특별기구(TF) 구성 필요
본 사안은 단순히 대규모 민간 임대 사기 사건으로 규정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상황 인지로,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관련된 상당한 이슈들이 근 10년 내외로 벌어지고 있던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함
피해자들에 대한 금전·심리적 보상과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 및 처벌은 물론, 민간 임대주택 정책 및 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 더 나가아 전세로 대표되는 민간 임대 시장에 대한 체질 개선을 논의해야하는 사안임
이러한 근원적인 논의가 다각도로 이뤄지고 해결책이 시행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특별기구가 필요함
# 전세 제도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
〇 전세 제도는 독특한 한국적 민간 임대 제도로 긍정적인 효과 존재
약 50년간 유지되어 온 전세 제도는 고유명사 그대로 영어 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한국의 독특한 민간 임대 제도임
중산층의 내 집 마련의 사다리로써의 역할을 해온 제도인 만큼, 한국의 중산층을 위한 부동산 제도라 할 수 있음
〇 전세 제도에 대한 부정적 현상 축적
과거에도 전세를 안고 주택을 매입하는 부동산 거래가 존재했으나 약 10년 내외로 갭투자라는 독특한 명칭이 만들어질 정도로 부동산 투기의 한 형태로 자리매김함
특히, 그동안 하락을 모르던 부동산 가격이 2000년을 전후로 크게 오르내림 현상이 나타나며, 깡통 전세, 역전세 등의 용어가 등장하며 부동산 시장의 문제 현상 중의 하나로도 등장하고 있기도 함
계약일과 확정일자 발효일의 하루 차이를 이용한 주택 담보 대출 사기 사건 등 다양한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만들어져도 제도 상의 빈틈을 이용한 사건이 발생
〇 전세 제도에 대한 본격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 도래
전세 제도는 단순한 민간 임대 제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중산층의 유지 및 부동산 시장, 민간 임대 시장에 대한 신뢰도와 연결된 중요한 이슈라는 점을 인지해야 함
전세 제도는 건전한 중산층을 위한 사다리로서의 순역할이 있음에도 보증 금액을 노린 다양한 사건에 노출되고, 결국 이는 중산층의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중산층의 임대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짐으로써 우리나라 부동산 및 임대정책에 부정적인 효과 등 상당한 사회적 비용으로 전가될 수 있는 이슈임
결국, 전세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택 가격의 상승과 동반하여 전세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상당한 전세 금액이 임차계약 종료 이후에도 회수되지 못하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임
이를 위해서 결국, 보증금을 임대인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 것이 해결의 핵심 사항이며, 이를 보조하기 위해 HUG(주택도시보증공사)를 통해 전세보증보험(전세보증금반환보증)를 운영하고 있으나 전세보증금액이 수도권 7억 이하, 그 외 지역 5억원 이하로, 몇 년 사이의 큰 폭으로 상승한 전세 가격을 충당하기는 턱없이 적은 금액임
따라서,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 ‘보증금 의무신탁’을 촉진하는 방법 등으로 전세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보완 및 개혁이 필요한 시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