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 ‘양극화’, ‘혐오’. 한국 사회에서 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풀리지 않는 숙제입니다. 모두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더 나은 정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더 나은 정치는 어떻게 해야 만들 수 있을까요? 우리는 더 나은 정치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이번 시리즈에선 한국 정치의 문제를 점검하고, 더 나은 정치를 위한 의견과 대안을 모아 보려 합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 주제는 더 나은 정치가 실현되지 않는 원인입니다. 캠페이너 여러분은 더 나은 정치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번 투표(1/26~2/2)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주제로 다음 콘텐츠가 만들어집니다.
🚩극단적인 진영 대결과 협치의 부재
유정인·김윤나영·유설희·문광호 경향신문 기자는 극단적인 진영 대결이 더 나은 정치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우리 편’만 보는 대결 구도로 인해 한국 정치에서 ‘협치’가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뿌리 깊은 양당 체제, 그로 인한 진영 대결, 일상화된 팬덤정치, 건강하지 않은 당정관계 등”을 문제로 제기하면서 “대결 정치를 반복하는 사이 정치 복원이라는 해묵은 과제는 한 해 더 묵은 과제, 한국 정치의 난제는 한 번 더 꼬인 난제”가 됐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서 경향신문은 협치가 없는 자리에 ‘혐오정치’가 유입되며 ‘정책 다양성’이 훼손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극단적 정치가 광장의 극단적 언어를 부추기고, 수위를 높인 언어를 다시 제도권 정치가 받는 악순환이 강화”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경향신문. 2023.01.02)
🚩제왕적 권력을 부여하는 대통령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협동연구보고서에서는 대통령의 권력에 대해 “법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인사권이 무려 7,000여 개에 달할 정도로 막강한 인사 권한을 행사”(2018년 기준)한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인사권을 무기로 행정부 각 부처와 권력기관의 관료들과 공공기관의 임원들을 정치적 목적으로 동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규원 한겨레21 기자는 이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현 정권에서 드러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통령의 소속 정당에 따라 의회-행정부에 정치 교착이 발생하고, 1표라도 많이 받은 후보에게 모든 권한이 주어지는 승자 독식 구조의 문제 등이 정치 발전의 걸림돌이라는 것입니다. 김규원 기자는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국외자)이 선거에 등장하고 당선되는 것 또한 대통령제가 유발하는 문제라고 설명합니다. 기존 정치에 대한 신뢰가 낮을수록 국외자의 등장이 쉽다고 하는데요. 김규원 기자는 “현재 정부의 경제나 외교의 실패, 준비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언행은 대부분 윤 대통령의 정치 무경험”이 원인이라며, “기존 정치권과의 연계가 약하기 때문에, 기존 정치인들을 불신하고 자신의 친구나 선후배들을 중책에 임명한다. 이런 인사는 정치 실패나 부정부패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한겨레21. 2023.12.21)
🚩원칙과 신뢰를 잃은 언론의 정파성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는 한국 언론이 정파성에 얽매여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언론의 독립성 가운데 핵심은 ‘정치적 독립성’입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 언론의 행태는 오히려 도구주의적 또는 후견주의적 언론관에 가깝습니다”라며, 언론이 “정치권의 ‘도구’로 여겨”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이어 다른 나라의 언론 매체와 국내 언론을 비교하며 “미국 유력 매체들의 경우, 꼭 정파적이지 않더라도 논란이 되는 사건과 관련해 특정한 의견을 표시하는 것만으로 기자는 ‘아웃’될 수” 있다며 “보도와 매체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만한 행동에는 선을 긋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한국의 언론생태계는 “정파의 이익이 아닌 시민사회의 공익을 말할 수 있는 언론의 입지가 굉장히 취약”하다고 진단하며, 언론은 “공동체 전체 이익을 위한 접근법을 주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경향신문. 2023.01.31)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는 정치 구조
김남희 변호사는 국회의원의 연령, 성별 등이 사회 평균 분포와 괴리가 있는 탓에 국회에서 국민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평균연령 만 58세, 평균 재산 34.8억 원, 남성 80%”으로 국회의원의 현황이 매우 치우쳐 있다는 것입니다. 연령, 재산, 성별뿐 아니라 장애, 이민자 등 소수성을 감안하면 훨씬 치우친 구조가 눈에 들어옵니다. 청소년의 정치 참여에 대한 논의는 발전 없이 지속되고 있기도 하고요.
김 변호사는 “국제적으로 45세 미만 의원의 비율이 평균 30.2%인데 한국은 그 비율이 7.41%에 불과”하다며 “사회의 평균보다 더 나이가 많고, 훨씬 더 재산이 많은 남성이 대한민국 국회를 주로 구성”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어서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 절실한 환경, 주거, 교육 문제들이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주장하며 “한국의 정치가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점점 무당층이 증가하는 이유도, 어쩌면 국민의 평균과 너무 동떨어진 국회의 구성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한국일보. 2023.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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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실질적인 보수양당정치체제 하에서 특정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대의 되지 않는다는 것이 한국사회의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핵심적인 구조적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양자선택을 강제하는 정치구조가 양당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의 양극화'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향이 더 나은지보다는 서로에 대한 적대의 강화 속에서 진자운동만 하게되는 것이지요.
더 나은 대안과 보완책을 생각해 진행시킬 수 있는 변화도 무조건적으로 상대 진영에 반대하는 정치문화로 인해 가로막혀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문화가 양당에 반사이익을 줘 각 정당의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것도 문제겠네요. 협치의 유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여당이 대통령에게 종속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함께 골랐습니다.
다른 선택지들도 다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저는 사회가 바뀌기 위해선 여론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 언론에 대한 선택지를 골랐습니다. 저는 언론이 정파성을 가지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이해관계에 걸리고 사람이 작성하기 때문에 정파성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데, 이를 언론들이 숨기기 때문에 사람들이 언론을 비판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지금 상황에서 가장 큰 걸림돌을 고른다면 이렇게 두 가지인 것 같네요. 토론하지 않는 문화, 다양한 목소리를 배제하는 문화가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권력은 책임을 지지 않는 한국사회 모순에 정점이자 거꾸로 말해 근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구조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통령제와 정치구조를 선택했는데요. 두 선택지가 가장 근본적이고 궁극적으로 해결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부 다 문제인 것 같은... 총체적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흑흑.
양당제와 정파싸움이 극단으로 치닫는 느낌을 받습니다.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정치, 편가르기가 아닌 토의를 통한 문제해결이 되기를 바랍니다. 언론도 그에 역할을 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