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안전 토의 시리즈2] 사회적 참사를 어떻게 치유해야 할까요?
2023.10.27
한국 사회에선 수많은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어 왔습니다. 참사 발생 후 다양한 원인이 지적됐지만 참사는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사회적 참사의 반복을 멈추기 위해 우리는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할까요?
지난 한 주간 캠페인즈에선 [시민 안전 토의 시리즈1] 사회적 참사는 무엇 때문에 반복되는 걸까요라는 주제로 투표가 진행됐습니다. 시리즈의 두 번째 주제는 사회적 참사의 치유 방안입니다. 캠페이너 여러분은 사회적 참사를 어떻게 대응하고,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번 투표(10/27~11/3)에서 가장 높은 표를 받은 주제로 다음 콘텐츠가 만들어집니다.
🚩참사의 진상규명
이영렬 경북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장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이 치유에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센터장은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으면, 당사자들이 트라우마 치료를 받아도 슬픔과 불안감을 떨치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2019년 4월 경남 진주시에서 일어난 방화, 살인 사건을 언급하며 “사건 발생 전 범인의 난동에 위협을 느낀 주민들이 8번이나 112신고를 했지만 귀담아 듣지 않았다”, “아무리 장시간 치료를 받아도 누구도 정확한 원인을 설명해주지 않으니 국가를 법의 심판대에 세운 것”이라며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한국일보.2022.11.11.)
🚩언론의 피해자 목소리 전달
백종우 경희대병원 교수는 언론이 지속해서 피해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이 치유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백 교수는 “언론이 재난 생존자의 치유에 기여하고 있다”, “재난 생존자 중에는 언론에 인터뷰했던 경험을 좋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보통 피해자들은 ‘누가 내 얘기를 들어줄까’하는 두려움을 가진다”, “그런데 기자가 다른 국민을 대신해서 찾아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라며 언론의 역할을 짚었습니다. 또한 “사고 초기에는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어 하는 생존자들이 있고, 언론이 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에서 첫 번째 치료 효과가 발생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단비뉴스.2023.06.03.)
🚩사회적 지지 구축
김은지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아동청소년위원장은 사회적 참사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유가 사회적 지지를 통해 이뤄진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재난 이후 트라우마로 발생할 수 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는 그 원인이 외부에서 온다고 정해진 유일한 정신과 질환”이라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회복도 외부로부터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들을 예시로 들어 “이 친구들을 연구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울분 장애(PTED)가 진행될 때 ‘사회적 지지’가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가 재난 경험자들을 어떻게 돕느냐, 어떻게 지지하느냐에 따라서 트라우마가 외상 후 ‘장애’가 될 수도 있고, 외상 후 ‘성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 주장했습니다.(경향신문.2022.12.09.)
🚩지속적인 대화와 공론장 형성
“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 대화:10.29 이태원 참사 이후, 시민들의 목소리” 작은 공론장에 참여한 시민들은 사회적 참사에 대한 지속적인 대화와 공론장 형성이 치유에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작은 공론장에 참여한 한 시민은 “추모와 애도를 위한 시민행동은 일상속 각자의 다양한 방식에 따른 애도, 당사자 중심의 대응, 서로에 대한 연결과 연대의 형성, 혐오에 대한 대응, 안전한 애도의 공간의 형성, 더 많은 대화를 통한 공론장의 활성화의 방향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시민은 “그들의 일 말고 우리의 일’이라는 관점에서 참사에 대한 기억과 감정을 공유하고, 당사자와 연대하는 시민들의 언어로 참사를 말하고 기억 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시민주도의 공론장'을 만들고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캠페인즈.202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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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5사건을 큰 덩어리로만 봐서는 직접적으로 가깝게 느끼지 못합니다.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전단되고 이 참사들이 얼마나 우리와 가깝게 이어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 중요해 보여서 다 고르고 싶었지만, 두 가지를 우선으로 꼽아보았습니다. 진상규명이 분명히 되는 것을 통해 고인과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유가족뿐 아니라 모든 시민들과, 각계 영역의 사람들이 모여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공동의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공론을 형성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상규명을 시작으로 더 많은 이야기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피해자와 유가족의 입장에서 참사를 돌아보는 시도들이 꼭 필요할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언론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고요. 많은 시민들이 참사를 기억하고 변화를 고민하는 공론장을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