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늘봄학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023.03.29
윤석열 정부는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로 ‘늘봄학교’를 추진합니다. 3월 새학기부터 5개 시도교육청 214대 초등학교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늘봄학교’는 교육활동을 내실화하고 돌봄의 질을 제고하여 교육과 돌봄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으로 ‘늘 봄처럼 따뜻한 학교’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학교 돌봄교실 운영시간을 저녁 8시까지 확대하는 등 국가가 돌봄 공백을 채우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퇴근이 늦은 맞벌이 가정에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담 인력이 부족해 지금 제도도 공백이 많은데 더 시간을 늘린다고요?”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다릅니다. 특히 전담인력 부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늘봄학교는 실상 이전의 돌봄제도에서 돌봄 시간이 소폭 확대되는 셈인데, 이전의 돌봄제도 역시 인력 부족으로 실효성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저녁까지 돌봄을 확대한다하더라도 현장에서 그 기회를 얻기가 ‘바늘구멍’이고 ‘추첨’ 방식으로 일부 아이들만 돌봄이 가능해 실질적으로 돌봄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입니다. (JTBC, 23.03.24)
인력이 이처럼 부족한 데에는 추가 돌봄의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는 배경이 있습니다. 교사노조와 학교비정규직노조 모두 시범 운영이 시작된 현 시점까지 각각 교사와 돌봄전담사 측이 업무를 추가로 맡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수도권의 한 교장에 따르면 승진가점이나 추가 근무 수당만으로 담당교사를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에서, 절반 이상이 시간제 근로자인 돌봄전담사가 추가 돌봄을 진행하는 것 역시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체 학교의 3%에 해당하는 시범 운영이 아닌 전체 도입이 될 때 이러한 인력 부족 문제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경향신문, 23.03.06)
🙋♀️“그럼에도 전일제 돌봄제도, 늘봄학교는 필요합니다”
물론 실제 초등학교의 빠른 하교 시간으로 돌봄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서는 늘봄학교 운영이 반가울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전담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인 일자리 활용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퇴직교원 및 지자체 노인 인력을 투입해 아침·저녁·틈새 돌봄과 학생 등·하원 안전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기겠다는 방침입니다.(서울신문, 23.03.22)
🙋♀️“학교에서의 장시간 돌봄 대신 가정돌봄 지원이 필요합니다”
한편, 제도의 실효성을 떠나 학교에서의 장시간 돌봄 대신 가정돌봄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학교에서 최대 13시간을 머무르도록 하는 전일제 돌봄안은 교사들의 노동량를 가중시킬 뿐 아니라 현정부의 ‘주 69시간제’ 노동시간 연장 정책을 뒷받침한다는 비판입니다.(경향신문, 23.03.22) 한 ‘맘카페’에서는 늘봄학교에 대한 한탄섞인 글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학교나 지자체가 아이들을 저녁 8시까지 돌본다는 정책이 과연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것인지 묻고 있습니다. 그보다 부모의 단축근무나 휴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댓글 의견들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정치하는엄마들 박민아 공동대표는 시간제 인력 등을 활용한 현 정부의 ‘땜질식’ 늘봄학교는 근본적으로 ‘돌봄’을 전문적이지 않은 일로 치부하는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합니다.(YTN, 23.03.27)
여러분은 이러한 늘봄학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기존 제도를 보완해 나가야 할까요? 혹은 인력 부족 문제가 제기되는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인력을 배치해 새로운 돌봄 제도를 정착시켜야 할까요? 혹은 그보다는 아이가 부모와 가정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노동시간 단축 등의 복지 제도 마련이 더욱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까요? 다른 의견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코멘트
17아이 돌봄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게 우선이고 가장 좋습니다. 이런 게 선진국입니다.
문제점을 해결해야지 문제는 그대로 두고 덮어두기만 하면 없던일이 되는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동은 가정안에서 자라는 것이 기본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정책을 추진할 때는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전반적인 구비 요소들을 잘 갖추어서 시행되어야 하는데 허울 좋은 구호뿐인 실효성 없는 정책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돌봄 제도에도 그 책임소재와 이를 뒷받침할 인력의 확충도 불투명한 가운데 기존의 교사나 돌봄전담사들의 책임을 더욱 가중시키는 방향으로 되어지는 것은 당연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돌봄이 필요한 연령대의 아이들은 무엇보다도 가정에서의 부모의 돌봄이 더욱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러하기에 노동시간 단축 및 복지 지원이 사회 제도적으로 갖추어 지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늘봄학교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늘봄학교가 아니더라도 하교 후에 요일마다 다양한 학원을 가는 학생들도 존재하는데, 학원을 가는 이유 중 하나가 부모의 퇴근시간에 맞추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정말로 아동을 위한다면, 아동이 가정에서 충분히 부모에게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직장인 부모를 대상으로 적용되는 복지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주변에도 맞벌이 가정들이 많은데 부모들이 아이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하는지 모르고, 그 자리는 각종 아동 대상 상품과 프로그램이 대신하곤 해요. 처음부터 좋은 부모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때,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은 정말 중요한 조건이 되죠.
여러 여건상 부모가 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이 많으므로 돌봄정책이 섬세하게 만들어져야 하는 것에 깊이 공감하지만, 가장 우선시 되는 건 가족이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저녁시간이 아니라 오후동안 방과후 돌봄만 할래도 맞벌이 증명을 해야하는데 프리랜서나 간헐적 알바를 하는 경우는 증빙도 어렵고 다자녀도 맞벌이가 아니면 해당사항이 안되서 갓난애기 델꼬 큰 애 등하교 하는 부모들 종종 봅니다.
뭔가 부모나 아이 중심이라기 보다는 필요한 '일꾼의 수급'을 위한 정책이라는 느낌이 있는데 사람 중심으로 생각하면서 기존 돌봄제도도 보완하고 가족을 세우는 방향으로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가정 돌봄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와 별개로 학교 돌봄 제도를 개혁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정폭력 등 불안정한 가정환경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아이들을 선별하여 보호할 수 있도록 학교 돌봄 제도를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제도의 성격과 방향성이 크게 바뀌겠지만요.
부모가 일하고, 충분히 아이도 돌볼 수 있는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부모에게 자식을 키울수 있는 권리를 허용하라!!!
아이들을 그렇게 오랫동안 학교에 머무르게 하는건 무리입니다
가정에서 교육할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가정 해체냐? 애 좀 집에서 부모가 보고 양육하게 근로시간 줄여라
퇴근을 제때 시켜라
애들 늘봄이니 돌봄이니 학교에서 봐주는것도 애들이 건강할때나 가능한소리이지 만일 가위가지고 놀다가 손이라도 잘려봐...보건실에서 가능한 시술이 아닌 큰일이 벌어졌을때 119불러서 급히 병원에 달려가도 수술전에 보호자를 찾을텐데
일하다말고 보호자가 급히 차몰고 간다해도 1시간은 족히 걸릴것...퇴근길에 막힌다면 애가 죽어가는거 그냥 맘졸이며 차안에서 기다려야함
아이, 그리고 어른들에게도
저녁있는 삶을 허하라
보다 근본적으로 대책을 세우길 희망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키워야 합니다. 69시간이 아니라 반대로 가야죠.
개인마다 상황이 다르겠습니다만, 주변에 있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를 다른 곳에 늦게까지 맡기면 숨 쉴 구멍이 생긴다고 합니다. 이와 동시에 나는 아이와 언제 같이 지내지? 같은 생각도 같이 든다고 하네요. 돌봄을 국가에서 책임지겠다는 기조에는 어느정도 공감하지만, 근본적으로 가정에서 돌보고 싶은데도 돌보지 못하는 경우는 없도록 해야할 것 같습니다.
일을 너무 많이 하는 한국 사회가 만들어낸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결국 일하는 시간을 줄여야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데요. 주69시간제를 내세우는 정부에서 당장 주4일제 도입 등 노동시간 단축이 획기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낮으니 대안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 교육을 담당하는 인력의 업무부담을 높여서 사람을 갈아넣는 방식은 대안이 될 수 없겠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으로 인력을 확충하거나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는 대안이 나왔으면 합니다.
양육과 교육이 개인/가정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늘봄 학교의 존재는 찬성입니다만, 예산도, 계획도 불분명해 보이는 늘봄학교를 마냥 좋게만 보기 어려운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늦게까지 맞벌이하는 부모들을 위해 만든다면, 왜 모부들이 그렇게 늦게까지 일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