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화물연대는 올해 두 번째 총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이에 대해 29일 정부는 시멘트 분야 운송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였고, 12월 2일에는 정유, 철강, 컨테이너 등 다른 분야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확대를 시사했습니다. 2004년 도입 이후 한 번도 시행되지 않아 사실상 사문화된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것은 상당한 강수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번 파업을 둘러싼 정부와 화물연대의 입장을 정리해보고 생각을 나누어보고 싶어요.
화물연대, 왜 파업했는데? 🤔
- 이번 총파업에서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송 종사자들의 최저급을 보장하는 제도인데요, 최저선 없이 운송량에 비례하는 임금으로 인한 화물차 기사들의 과로, 과적, 과속을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2020년부터 도입되었습니다. 즉, 화물차 기사들이 과도한 양의 물류를 실어나르지 않아도 일정하게 정해진 안전운임을 받을 수 있는 화물운수노동자들의 최저시급과 같은 개념인 것이지요. 그런데, 이 제도는 오는 12월 31일까지만 유효합니다. 법률이 도입될 때 시행 기간을 정하는 일몰제 때문인데요, 안전운임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시한의 일몰제로 도입되었습니다. 또한 안전운임제가 적용되는 품목도 수출입 컨테이너, 시멘트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 지난 6월에도,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지속과 품목 확대를 주장하며 총파업에 들어간 바 있습니다. 당시 파업은 화물연대와 국토부가 1)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2)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 논의를 할 것으로 협상하며 8일 만에 철회되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논의 과정에서 국토부가 일몰제 폐지가 아닌 3년 연장, 품목확대 불가능 입장을 고수하면서 화물연대가 두 번째 파업에 돌입한 것입니다.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 정당하다 ✋
-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을 대하는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강경해보입니다. 11월 24일 윤석열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파업을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물류 시스템을 볼모로 잡는 행위’라고 표현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였고, 파업 돌입 5일만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였습니다. 업무개시명령은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없이 운송을 거부해 화물운송에 커다란 지장을 주는 경우, 구체적으로는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내려질 수 있습니다.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이 국가적인 경제위기 돌파에 큰 해악을 끼친다는 판단 하에 29일 시멘트 품목 운송거부 기사들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습니다.
- 이상민 장관은 이번 파업으로 인해 “ 물류 대란과 수출 차질 등이 발생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시멘트, 정유, 철강 등 주요 업종의 손실액은 1주간 1조6000억에 육박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파업 이후 많은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하지 못해 1219개 건설 현장 중 727개가 중단된 상태이며 , 정유 품목 운송 거부로 인한 휘발유 품절 등과 같이 파업의 영향은 점점 광범위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처럼 주요 산업계 전반에 제동을 걸고 있는 파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의 배경에는 경제적인 타격 뿐만 아니라 노동행동 자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입장도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1월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강성 노조는 정말 심각한 문제"이며 "정부의 강경한 대응이 노사 양측의 노사관계에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과거 정부가 노조와 잦은 타협을 했던 것이, 지금 노조들의 불법 파업과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 한편, 파업의 원인이 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가 아닌 3년 연장, 품목 확대 거부에 대해서 정부는 화물차주의 소득수준이 낮지 않고, 품목을 확대할 경우 물류비가 증가하여 물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 정당하지 않다 🙅♀️
- 화물기사는 법적으로 노동자가 아닙니다. 이들은 화물차를 소유하고 자신의 의지로 운용할 수 있는 일종의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특수고용직 노동자’입니다. 따라서 엄밀하게 말하면 이번 총파업은 ‘파업’이 아닙니다. 노동자들이 하는 집단행동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정부 역시 이번 파업을 ‘집단운송거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업무개시명령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국가가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아서 단체행동권을 포함한 노동삼권을 인정받지 못하고 파업을 파업이라고도 부르지 못한 상황에서, 국가가 이 ‘자영업자’들에게 일할 것을 강요할 수 있느냐는 쟁점이지요. 화물연대 측에서는 업무개시명령의 발동 조건인 국가 경제에의 ‘커다란 지장’, ‘상당한 이유’와 같은 모호한 표현이 정부의 부당한 처분을 정당화한다는 점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업무개시명령 조치가 ‘노동 규율의 수단’이나 ‘파업 참가에 대한 제재’를 목적으로 한 노동 강제를 금지하는 국제노동기구 ILO 협약을 위반하는 강제 노동 부과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 정부가 정부의 이름으로 협상, 약속한 것들을 이행해야 하는 책임에 대한 의문도 제기됩니다. 6월 총파업에 대해 국토부는 안전운임제 지속과 품목 확대에 대해 화물연대와 논의할 것을 협상했지만, 5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논의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이 화물연대의 입장입니다. 일몰제 폐지가 아닌 3년 연장, 품목 확대 불가능 답변만 고수하고 있다가 2차 파업에 돌입하자 ‘불법 파업’, ‘정치 파업’ 등의 표현으로 강경한 대응을 보이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지요.
- 한편, 대통령실은 화물연대 파업이 이어질 경우 안전운임제 3년 연장조차 하지 않고 전면 폐지하겠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운송거부자에 대해 유가보조금 지원을 유예하거나 제외하는 방안, 운송업체 실태 전수조사 등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안전운임제가 실제로 의도했던 효과가 없었음을 보여서 일몰의 근거로 삼으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이러한 조치는 국가의 국민에 대한 적대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일전에 국가의 이름으로 약속했던 바를 올바른 근거와 절차 없이 폐기부터 논의하는 조치가 ‘국가의 복수’, ‘국가의 협박’이 아니라면 무엇인지 그 의도가 우려스럽다는 입장이 있습니다.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한 정부의 대응,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논의하자!
화물연대의 이번 총파업, 어느 때보다 강경한 정부와 다양한 쟁점을 가지고 오래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중요한 것은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정당한 절차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이겠지요. 이번 파업에 대한 정부의 대응 과정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여러분들은 화물연대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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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7노동여건이 열악한 지입 화물자동차! 하청에 재하청 중간에 알선하는 업체가 착취하는 구조를 개선하고 국가에서 정하는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를 생계가 보장되는 현실화 해야 한다.
정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만 생각보다 주위 이야기를 들으면 파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서 기타도 함께 표시해봅니다. 당연한 권리를 찾아야하지만 어느 순간 파업과 노조, 연대 등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게 되었어요.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나 이에 대한 이유 등이 다른 분들에게도 잘 와닿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침출근길 고속도로에서 휘청휘청하는 화물차를 자주 목격합니다. 안전운임제가 절실합니다. 현 정부의 강경대응방식은 정당하지 않다고 봅니다. 사람 목숨을 담보로 한 협박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화물연대 소속 중 어떤 물류를 하시는 분들이 열악한 근무조건에 계신지부터 알고 싶습니다. 제 주변 화물하시는 분은 해 떠 있는 시간만 근무해도 살만하다는 자영업자라서요. 화물노동환경에 대해 공부해보겠습니다.
현정부의 반노동적인 태도를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파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인데 말이죠.
재벌은 알아서 감세하고 노동자는 힘으로 억누르려 하는 행태에 분노를 느낍니다.
현 정부는 파업을 재난으로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는 원래 그들의 사고방식 자체의 문제도 있겠지만, 이태원 참사에 대한 기억을 지우기 위한 수단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현 정부의 파업 대응 방식을 규탄합니다.
https://truck.sisain.co.kr/
시사인 특별 기획기사를 보니까, 화물노동자분들이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시네요. 총파업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쟁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