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00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022.08.03
최근 부산의 한 대학가 술집이 ‘노(no)교수존'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이 되었는데요. 또 은평구 한 야영장에서는 ‘40대 이상을 고객으로 받지 않겠다'고 공지를 했다가 차별논란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노00존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9년 애니메이션영화 <겨울왕국 2>가 개봉하면서 영화관 내 소음 등으로 ‘노키즈존'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졌습니다. 업주들은 영업 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면서 ‘다른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여러 인터넷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노키즈존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죠(시빅뉴스 2020.10.29).
그러나 나이를 기준으로 특정 연령대의 출입을 금지시키는 조치가 ‘차별'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이러한 관행이 계속되면 연령대를 넘어서 성별, 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하고 배제하는 분위기가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인데요(아시아경제 2021.12.07). 이는 특정 사례를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차별을 정당화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2017년 11월 24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제주의 한 식당이 아동 동반 손님의 출입을 금지했던 일은 ‘차별행위'라고 시정을 권고했습니다(프레시안 2017.11.27). “나이를 이유로 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행위”이며 아동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영업의 자유보다 우선한다고 본 것입니다(아시아경제 2019.9.6). 그러나 인권위의 판단은 권고 사항으로 법적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사업주의 권리와 실질적으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노00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이야기들이 있어요??♀️
? 이병구 인권과 나무 사무처장 “나이로 인한 차별"
?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장 “연령 등 어떤 특정한 정체성을 기준으로 손님을 배제하는 것은 부정적인 방향"
?세계일보 정지혜 기자 “누군가에게는 ‘노00존’이 그나마 현실적인 방어권 차원일 수 있다"
?식당 운영자 “자기 식당에 더 도움되는 나이층은 있을 거란 생각을 하고 있진 않을까”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 “다른 집단에 속한 소비자끼리 욕구가 충돌한 것”
?허지언 시빅뉴스 취재기자 “노키즈존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차별을 받는 대상이 아이와 아이의 엄마로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기 때문”
?♀️노00존은 명백한 차별이에요
인권과 나무 사무처장 이병구는 “업주의 주관적 감정과 불편함을 이유로 노키즈존과 같이 특정 집단을 거부하는 여러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면서 노키즈존을 대표로 들어 노교수존, 노중년존까지 겨냥하여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찬성 측에서 가장 많이 거론하고 있는 영업의 자유를 언급하며 “영업의 자유라는 빌미로 보통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는 데 제한을 가하면 사회가 매우 불편해진다"고 주장합니다. 다시 말해 이러한 관행이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차별이나 배제를 정당화하게 되는 경우 발생할 사회적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이죠. 결국 “민간에서 일어나는 차별에 대해선 국가가 개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법적인 강제보다도 “사회 구성원”의 “따끔한 경고"가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합니다(중도일보 2021.12.12).
한국다양성연구소장 김지학은 “노키즈존 등은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 대한 문제인 만큼, 소상공인들의 자유 같은 문제도 얽혀 있어 쉽게 풀어나가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령 등 어떤 특정한 정체성을 기준으로 손님을 배제하는 것은 부정적인 방향"이라며 차별로 인한 인권침해 문제가 사회적인 것의 차원에서 보았을 때 영업의 자유와 같은 문제보다 우선하고 있다는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단순히 특정 연령대 손님의 출입을 막는 것"이 아니라 “업체 측이 먼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손님들에게 부탁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차별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결국에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다소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해 주는 것이 더 좋은 공간"이라는 것이죠(아시아경제 2021.12.7).
?♀️노00존이 공론화되는 이유를 들여다 봐야 해요
세계일보 사회부 정지혜 기자는 모든 “‘노00존’에 차별과 혐오 딱지를 붙이는 것은 온당치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부산 한 술집의 노교수존과 캠핑장의 노중년존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하는 것인데요. 특히 이 사건에서 ‘교수의 갑질'이 문제되었던 점을 고려한다면 “누군가에게는 ‘노00존이 그나마 현실적인 방어권 차원일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고 해요. 결국 “숙박업소라는 특성과 업주의 영업 철학에 따라 과음과 소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낮은 손님을 골라 받은 것"이기 때문에 “이를 덮어놓고 ‘혐오몰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차별과 혐오를 논할 때는 발언 내용뿐 아니라 발화자와 청자의 사회적 지위, 역학관계, 상황적 맥락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노키즈존만을 떠올리며 모든 노00존을 부정적으로 프레이밍하는 과정은 충분히 의문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세계일보 2021.12.10).
이러한 맥락으로부터 현장에서 직접 식당 등을 운영하는 운영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현상 또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서울시 관악구의 ‘49세 이상 정중히 거절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였던 한 실내포장마차와 관련해서 강남의 한 식당 주인은 “포차 사장이 선택하고 싶은 단어는 따로 있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선을 넘는 손님들이 간혹 있었을" 것이니, “‘진상’이라는 단어”보다는 “그냥 나이를 언급"했을 것이라고 경험을 바탕으로 예측하기도 하고요. 또한 그는 “일부러 그런다거나 원칙을 정한 식당 사장님은 없을 것" 이며 “다만 자기 식당에 더 도움되는 나이층은 있을 거란 생각을 하고 있진 않을까"라고 이야기하면서 식당의 분위기에 맞는 손님들을 (반칙을 써서라도) 골라 받는 경우가 있다고도 털어놓았습니다(뉴스포스트 2021.4.30). 이 경우에는 영업자의 영업의 자유와 기본권 사이의 충돌뿐만 아니라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다른 집단에 속한 소비자끼리 욕구가 충돌한 것"까지도 함께 고려해볼 수 있는 것이죠(머니투데이 2021.12.10).
?♀️노00존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차별이 될 수 있어요.
시빅뉴스 취재기자 허지언은 부산 영업장의 노교수존이 교수협의회의 항의를 받아 안내문을 떼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보고 있습니다. 특히 노키존과의 비교를 통해서 “그동안 많은 아이와 아이의 부모가 ‘노키즈존'을 반대하는 의견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묵살된 것과는 다른 결과를 보여준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현상을 통해서 “차별받는 집단이 아주 소수일지라도 사회적인 권위가 있는 사람들이 차별받는 대상이 되자 조금의 항의에도 차별은 금방 없어졌다"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차별받고 있으며,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의 수가 얼마나 많은가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노키즈존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없어지지 않는 이유는 차별을 받는 대상이 아이와 아이의 엄마로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라며 노키즈존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는 노00존과 노교수존을 결코 등치할 수 없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노00존에 관해,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논의하자!
노키즈존으로부터 시작되어 심화되고 있는 노00존과 관련한 논란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티즌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사건을 경험하는 목소리와 사회의 바람직한 발전을 논해야 하는 전문가, 또는 정치적 입장 사이에도 괴리가 있기 때문인데요. 노00존이 차별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어느 맥락에서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 같습니다. 여러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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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7저는 노00존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계속 노00존이 만들어지고 용인되면, 지금의 베리어프리 지도처럼 내 카테고리에 맞는 곳을 보여주는 서비스가 나올 수도 있겠다 싶네요.
의견이 조금 상반되기는 하지만, 현실적인 방어권이라는 이야기도 공감이 가서 댓글을 달아봅니다. 어떤 고객이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업주는 스스로와 직원, 그리고 사업장의 경영을 방어해야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노00존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존재를 통한 출입의 배재보다는 그 전 단계에서 가이드라인 같은 것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고객도 사업주도 같은 시민이라는 점이 간과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노교수존은 약간 성격이 다르니 잠시 옆으로 비껴 두고, 노키즈존이나 노중년존 등등은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를 이래저래 말하긴 하지만 근원적인 이유는 가게의 '분위기'를 해칠 것이라고 업주가 판단하는 사람을 막는 것이지 않은가요. 노남성존, 노아시아인존 등에도 그렇게 쿨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차별의 대상이 되는 약자들의 목소리의 힘이 사회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더 만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그게 '키즈'이기 때문에 더욱 더요. 노장애인존, 노성소수자존, 처럼, 사회의 소수자라는 인식이 확실한 대상의 입장을 불허하는 카페 혹은 식당이라면 얼마나 큰 문제가 될지 상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저는 평등과 분리는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점점 더 '노00존'의 범위가 확대되어 가는 것이 우려스럽습니다. 특히 이병구 사무처장께서 하신 말 중 '이러한 관행이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차별이나 배제를 정당화하게 되는 경우 발생할 사회적 문제에 대해 우려한다'는 점에 공감하는데요. 글에 나와있는 내용처럼 'No교수존'은 금세 철회되었다는 것과 실제 우리 사회에서 '노00존'이 점점 확산되어지는 경우를 비교해서 생각해 보면, 정말 대부분 00에 해당되는 대상이 사회적 약자인 것 같다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었네요. 더 많은 '노00존'이 나오기 전에 정부와 국회가 나서서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얼마전 노교수존을 보고 업주의 입장이 다소 이해되기도 했습니다... 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00존'이 방어권 차원으로 치환되어 생각하게 하는 것은 지양해야겠습니다. 처음엔 하나의 대상을 겨냥한 '노00존'일 수 있습니다. 처음 시작은 '노00존' 생각해보니 저 집단도 별로야 '노**존' 점점 추가되면 결국 누가 그 '00존'에 부합하게 되는걸까요? 내가 원하는 대상들만 선별해서 받는 것이 가능할까요?
혐오와 차별에는 작은 여지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그룹이건 집단화해서 그 집단의 특성을 비약하여 마치 그 집단만 '공간'에서 배제되면 문제가 해결될거라는 사고는 단편적이라는 생각이듭니다. 한국다양성연구소장 김지학님의 “서로에게 다소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해 주는 것이 더 좋은 공간" 이라는 말에 공감하며 기꺼이 함께 살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방향으로, 누구를 배제하는 것이 우선이 아닌 누가 배제되었는지를 보고 배제되지 않도록, 그것을 먼저 고려하는 사회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배제의 문화는 00안의 문제가 되는 어떤 사람들을 공동체가 포용하고 또는 함께 개선시키기보다는 제거해버리면 된다는 단기적으로 손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주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단, 소비자이자 공간이 이용자인 시민들이 그런 방법이 가능하도록 생각하고 행동한다는게 더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성인 전용 / 여성 전용/ 어린이 전용 이런 공간과 노00존은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카페, 서점 같은 대중적인 시설에 노00존이라는 것은 00에 대한 일반화의 오류이며 차별적 요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그 00에 들어가는 집단이 대개 사회적 약자라는 점에서 더더욱이요.
저는 노00존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계속 노00존이 만들어지고 용인되면, 지금의 베리어프리 지도처럼 내 카테고리에 맞는 곳을 보여주는 서비스가 나올 수도 있겠다 싶네요.
의견이 조금 상반되기는 하지만, 현실적인 방어권이라는 이야기도 공감이 가서 댓글을 달아봅니다. 어떤 고객이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업주는 스스로와 직원, 그리고 사업장의 경영을 방어해야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노00존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존재를 통한 출입의 배재보다는 그 전 단계에서 가이드라인 같은 것을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고객도 사업주도 같은 시민이라는 점이 간과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