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4주년을 맞았습니다. 20만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정부가 직접, 의무적으로 답해야 합니다. 청와대에 따르면 4년 간 누적 청원수는 104만5810건에 달했다고 하는데요. 청와대 국민청원제도는 SNS 로그인만으로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의 장벽이 매우 낮은 편입니다.
국민청원이 실제로 법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n번방 관련 청원으로 디지털 성범죄와 아동 대상 범죄의 처벌이 강화되었고, 음주운전 단속 기준 강화,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법도 국민청원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8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영상을 통해 의료 관련 청원에 직접 답변을 남기면서 “해결을 못 해주더라도 국민이 어디든 호소할 곳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세계일보 2021.8.19). 전문가들 역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청원권'을 부활시켰다고 평가하기도 했죠(한겨레 2019.5.2).
그러나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다 보니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없거나 비방글, 장난스러운 청원들도 다수 눈에 띕니다. 특히 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 수단으로 쉽게 사용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청와대에 거의 모든 이슈가 집중되면서 지방정부 등과 같은 기존 사회기관을 무력화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YTN 2018.6.30). 이에 청와대 청원요건에는 욕설, 비속어를 사용하거나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의 청원 등은 삭제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기준들이 추상적이어서 명확하게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인증절차 강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이야기들이 있어요??♀️
? 전 청와대 뉴미디어 비서관 정혜승 “국민청원제는 소통의 차원에서 시작한 것”
?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진봉 “국민청원 때문에 알려지지 않았거나 어디 가서 하소연 할 수 없는 문제가 공론화되면서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경우가 많다”
? 한국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 정동재 “국민청원 제도가 취지에 걸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의문”
? 국회의원 이용호 “부분 실명제를 도입하거나 게시판을 폐쇄해야 한다”
??♀️국민청원 인증절차 강화는 자유로운 소통을 막을 위험이 있어요
국민청원을 만든 정혜승 전 청와대 뉴미디어 비서관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놀이터’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하면서 자유롭게 올라오는 청원들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장난스럽고 비현실적 제안도 이 공간에서는 가능하고 국민이 분노를 털어놓을 곳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는데요(아시아경제 2018.12.5). 표현의 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국민청원 게시판의 순기능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즉 “공론장의 특성상 국민들의 뜻을 모아내고 담아내는 가치” 자체에 더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뉴스원 2020.6.20)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최진봉 교수는 “알려지지 않았거나 어디 가서 하소연 할 수 없는 문제”를 공론화하여 사회적 관심을 이끌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을 강조합니다. 가짜청원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를 막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세우는 데는 “청원을 올리다가 신분이 노출돼 위험에 빠지거나 불이익 당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청원이 원래 취지대로 운영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익명에 기대야 하는 청원의 특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인증절차를 강화하는 방안보다는 “정부 당국이나 청와대가 가짜청원이나 상대방을 비방하는 청원을 걸러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것”을 제안했습니다(뉴스원 2020.6.20).
??♀️국민청원이 ‘공익’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보강이 필요해요.
한국행정연구원 정동재 부연구위원은 현재 “국민청원 제도가 취지에 걸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짚으면서 사실관계가 입증되지 않은 자극적인 청원이 어떤 제약도 없이 등록되는 상황"을 우려했습니다. “국민청원은 국민이 의제를 꺼내고 언론이 이를 되받아 확산시키는 이슈 메이킹의 역할을 하고 있”기에 끊임없이 “정쟁의 장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라고 지적한 것인데요(신동아 2020.10.19). 따라서 정 연구위원은 “국민청원은 공익을 위해 존재하는 소통창구”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국정 현안’인지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국민청원 제도 관련 부작용을 막기 위해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며 현 국민청원 제도에 손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쿠키뉴스 2021.2.9).
무소속 국회의원 이용호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논평하면서 “부분 실명제를 도입하거나 게시판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답변하기 부적절한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 것을 일례로 들면서 강력하게 현 국민청원 제도에 문제점이 있음을 시사한 것입니다. “홈페이지 실명인증 및 회원가입을 한 후 이용하되 게시물은 익명처리하고, 청와대 답변 시 작성자 아이디를 일부 공개하는 방식이라면 무분별한 청원이나 중복추천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이는 동시에 청와대 국민청원의 모델이 되었던 백악관 청원게시판(위더피플)을 언급하면서 “참고로 백악관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도 회원가입 후 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을 보탰습니다(로이슈 2018.2.22).
✏️청와대 국민청원 인증절차 강화,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논의하자!
청와대 국민청원. 하나의 공론장으로서 국민과 청와대 간의 직접 소통 창구가 되고 있다는 평이 있는 반면, 여론몰이가 주도되고 가짜뉴스가 생성되는 장이라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여론을 알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수많은 현안이 논의되고 있는 장이기도 한데요. 국민청원 게시판의 필요는 공공연하게 인정되고 있는 것 같지만 실명제 등을 비롯하여 청원을 위한 인증절차를 강화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이야기 나눠 볼까요?
?청와대 국민청원 인증절차 강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복투표)
??♀️가장 공감되는 선택지를 고르고 댓글에 의견을 남겨 주세요! ?♀️
??♀️고민 되나요? 질문이나 기타 의견이 있나요? 댓글로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코멘트
3현재의 운영스타일이 국민청원을 찾아가는 문턱을 낮춰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목소리를 내는 문턱을 낮춘 것이 엄청난 성과였다고 저는 생각하기 때문에 좋았어요.
많은 시민들이 국민청원에 열광하고 주목하는 이유는 쉬운 접근성이라고 생각해요. 청원을 올리는 건 해보지 않았기에 말씀드릴 수 없지만, 청원에는 몇 차례 참여해 본 사람으로서 간단한 인증절차가 정말 좋았거든요. 아마 인증절차가 복잡해지면 사람들은 더 이상 국민청원을 안 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꼭 '쉽게' 동의한다고 해서, 동의한 당사자의 생각과 고민마저 '쉽게'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저도 꼭 동의하는 내용만 꼼꼼히 살펴보고 동의합니다. 만약 인증절차가 복잡해져서 시민들의 참여율이 낮아진다면, 국민청원 자체의 의미가 퇴색되는 건 아닐까요?
인증절차를 강화해서 나쁜 청원을 방지하자는 접근보다, 가짜청원이나 상대방을 비방하는 청원을 걸러내는 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해 보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어떤 잣대를 가지고 시민들의 상황을 '가짜'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일방적인 비방, 비난이라면 응당 삭제되어야 하겠지만 '가짜 청원'과 '진짜 청원'을 걸러내는 것은 고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하소연할 곳, 그리고 놀이터로서의 공론장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사회에 그렇게 본인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생산적으로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게 정책으로 연결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참여하는 사람의 의견이나 투표로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라면 인증절차를 있는한 강화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국민청원은 대통령이나 정부 관계자들이 '답변'하는 형식입니다. 정책에 대한 변화가 필수로 수반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굳이 인증절차를 강화해야할까? 하는 의문이 드네요.
오히려 정확하게 정보가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나 비방용 청원을 조심해야할 것 같습니다. 청원자에게 가이드를 제공하거나, 올라간 이후에 이뤄지는 대처는 마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정쟁화 되는 것도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혼란스럽기는 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