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쥐그림’ 구속영장 치던 그 시절… 윤석열 풍자 가수도? [우상의 정원 18화]
풍자와 패러디는 그에겐 빼놓을 수 없는 도구였다. “이번에 KTV가 저작권법으로 고소했지만, 사실…. 건희야(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네가 한 거잖아. 직접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맞다이(맞상대) 떠야지. 뒤에 숨지 말고!“ 대통령 풍자 노래를 만들었다가 고소당한 가수 백자(본명 백재길, 52세)는 이번엔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패러디했다. 지난 1일, KTV 고소 규탄 기자회견 중 나온 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정책방송원(KTV)은 지난 3월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가수 백자를 형사고소했다. 대통령실이 올해 설 명절 메시지로 가수 변진섭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라는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백자가 “탄핵이 필요한 거죠”로 개사해 부른 걸 문제 삼았다.(관련기사 : “풍자 유튜버 고소? 명품백 받은 죄인부터 잡아가라”) 백자가 유튜브 계정 ‘가수 백자tv’에 올린 풍자 영상은 KTV의 신고로 게시 3일 만에 삭제됐다. 이번 KTV 민간인 고소 사건에 대통령 부부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보는 이유가 있다. 표면적으로는 저작물 무단 이용을 문제 삼는 거지만, 사실 뒤에선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기 때문.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같은 강제수사를 해서 저를 괴롭힐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별건으로 또 다른 (형사 사건이) 들어올 수도 있겠죠. 예를 들어 제가 활동했던 다른 건을 갖고 국가보안법 문제를 건다거나… 윤석열 정부에선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2024. 7. 16. 백자 인터뷰) 근거 없는 우려가 아니다. KTV 민간인 고소 사건은 이명박 정부 시절 있었던 한 사건을 떠오르게 한다. 2010년 ‘G20 쥐 그림 사건’이다. 그해 11월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다. 서울 곳곳에는 회의 개최를 알리는 포스터가 부착됐다. 2010년 10월 31일 자정. 대학강사 박정수 씨는 그날 분필 대신 스프레이를 잡았다. G20 정상회의 포스터에 ‘쥐 그림’ 틀을 대고,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렸다. G20 포스터에는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세계지도를 바탕으로 청사초롱이 그려져 있었다. 박 씨는 몇몇 사람들과 함께, 포스터 오른쪽 편에 쥐 그림을 그려 넣었다. 마치 쥐가 청사초롱의 손잡이를 잡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 박 씨와 일행들은 서울 곳곳에서 22개의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경찰에 붙잡혔다. 훈방 조치 정도로 끝날 법한 ‘낙서’ 사건. 하지만 수사기관은 오히려 사건을 키웠다. ‘공안 검사’를 등장시켰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안2부가 사건을 맡았다. ‘불순한 의도’를 밝히겠다는 취지였다. 수사기관이 주목한 건, 이들이 그린 동물이 토끼나 호랑이가 아닌 ‘쥐’라는 점이었다. 쥐 그림이 누군가를 연상시킨다는 것. 바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다. 해프닝에 가까운 풍자 낙서가 무려 ‘공안사건’으로 비화된 상황. 당시 박 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본인의 입장을 이렇게 항변했다. “쥐라고 하는 형상에는 꼭 그렇게 단순하게 특정인만 결부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이 사회의 거대한 권세라든가 많은 부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권력에 대한 욕망이나 탐욕이나 우리의 건강한 시민의식을 갉아먹는 그런 어떤 병균을 옮기는 그런 모든 사람들, 어떤 영혼의 상징적 표현이다. (…) 제 등 뒤에서 등을 떠민 배후를 묻는다면 이 시대의 무거운 공기가 아닐까 생각한다.”(2010. 11. 17.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 인터뷰 중) 강제수사도 동원했다. 서울남대문경찰서는 박 씨와 동료를 긴급체포했다. 그리고 공동손괴 혐의로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영장을 기각했다. 수사기관은 박 씨 주변부까지 수사망(?)을 넓혔다. 배후세력을 찾겠다는 거였다. 그가 학술연구모임인 ‘수유+너머’ 회원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검경은 쥐 그림을 그렸거나 지켜봤던 회원 5명 전원을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결국 박 씨는 유죄를 확정받았다. 2011년 1심 법원은 ‘공용물건 손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갔지만, 결국 벌금 200만 원의 원심이 확정됐다. “이 사건 공용물건을 훼손한 범죄행위는 처벌받아 마땅하지만, 피고인 박 씨가 G20 행사를 방해할 목적이 아닌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한 방법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피고인의 행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해학적인 의미로 해석되어 예술적 표현의 일종으로도 보여질 수도 있는 점 (…) 여러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해 벌금형을 선택하여 판결한다.”(1심 판결문 양형이유) KTV 민간인 고소 사건에서 ‘G20 쥐 그림’ 사건이 떠오른 건 이 때문이다. 가볍게 넘길 수 있는 해프닝에 가까운 사건에, 수사기관은 온 힘을 다해 강제수사란 칼날을 휘두르고, 결국 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어낸 전력이 있어서다. 가수 백자의 법률대리인 김종귀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는 두 사건의 유사성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쥐 그림’ 사건을 피상적으로 접하신 분들은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벌금형을 받았다고 생각하실 수가 있는데, 공용물건 손상죄로 유죄 판결이 난 것입니다. KTV (민간인 고소) 사건에서도 대통령실이나 KTV가 실질적으로는 (대통령에 대한) 모욕이나 명예훼손으로 걸고 싶었겠죠. 하지만 (해당 혐의로는) 유죄가 안 나올 것 같으니까, 저작권법이라는 걸 이용해서 (민간인을) 고소했다는 점에서 이명박 ‘쥐 그림’ 사건과 동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2024. 8. 1. 기자회견) 윤홍기 사단법인 오픈넷 연구원도 “이번 KTV의 민간인 고소는 대통령의 심기 경호와 정부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기 위해 시민들을 형사 절차로 겁박하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심각한 반민주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풍자물에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이제는 공공기관이 나서서 일단 저작권 침해를 무리하게 주장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KTV는 가수 백자를 고소하기에 앞서, 지난해 11월 유튜버 ‘건진사이다’ 채널을 운영하는 ‘조장’ 이필승(가명) 씨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조장 이 씨는 주로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의 공적 활동 영상을 활용해 풍자 영상을 만들어왔다.(관련기사 : 김건희 저격 고소당한 유튜버 “채널 폐쇄 목적 확실”) KTV가 민간인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한 건, 2007년 설립 이래 이때가 처음이다. 사건을 담당한 수서경찰서는 피의자 조사 일주일 만에 이 씨를 검찰로 송치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받고 사건이 빛의 속도로 넘어가더라고요. 조금 의아하긴 했습니다. (…)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검찰이 (피의자가) 유튜버들이니까 괘씸하게 보고, ‘범죄 혐의가 악의적이고 재범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가족들 생각하면 걱정이 안 될 수 없습니다.”(2024. 7. 15. 건진사이다 인터뷰) 이 씨에 대한 KTV의 형사고소를 대리한 법률대리인이 최지우 변호사(법무법인 자유)라는 사실도 ‘숨은 의도’에 대한 의심에 힘을 더한다. 최 변호사는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출신으로, 현재 영부인 김건희 씨가 연루된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 등을 대리하고 있다. 백자 역시 스스로 같은 절차를 밝을 거라 예상한다. “검찰도 여론이 부담스러우니 (기소 여부를) 쉽게 결정할 수 없겠지요. 하지만 일단 압수수색을 같은 걸 해서 대통령 부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겠습니까. ‘괴롭히고 있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여사님의 뜻을 따라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겠죠.”(2024. 7. 16. 백자 인터뷰) 셜록은 KTV에 반론을 요청했다. KTV는 지난달 22일 “‘가수 백자tv’와 ‘건진사이다’ 채널은 KTV의 저작물의 무단사용 외 개·변조의 정도가 심하고 악의적으로 저작재산권, 저작인격권 등을 침해해 저작권법으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추가 질의는 이메일로 이어졌다. KTV는 가수 백자 형사고소 사건에서 선임한 법률대리인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KTV는 착수금 495만 원에 법무법인 동백과 위임계약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동백은 언론사 뉴스토마토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 민사소송에서도 원고 KTV를 대리하고 있다. KTV는 정부법무공단을 선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부법무공단은 국가로펌으로 다양한 유형의 국가소송을 하기 때문에 수임제안을 하였으나 업무분야에 ‘형사고소’는 수임하지 않아 계약이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 ☞ 이 콘텐츠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동시 게재됩니다.
정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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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 유튜버 고소? 명품백 받은 죄인부터 잡아가라” [우상의 정원 17화]
“탄핵이 필요한 거죠” 대통령 풍자 노래를 만들었다가 고소당한 가수를 만나러 가는 길. 지난 16일, 그의 작업실이 있는 서울 마포구로 향했다. 4층 상가 건물로 들어가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회색 현관문 앞 초인종을 누르자, 그가 나왔다. 가수 백자(본명 백재길, 52세)다. 백자는 1999년부터 현재까지 민중가요 노래패 ‘우리나라’의 멤버이자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일명 ‘촛불가수’로도 알려진 싱어송라이터. 백자는 작업방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2평 크기의 작업방은 컴퓨터 책상으로 이미 절반은 차 보였다. 그 옆으로 마이크와 통기타가 세워져 있었다. 벽 곳곳에는 공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책장에는 유튜브 ‘실버 버튼’도 전시돼 있었다. 유튜브 본사가 10만 이상 구독자를 보유하는 채널에게 주는 상. 백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수 백자tv’의 구독자 약 18만 명이다. “그런데 작년 말부터 유튜브 수익 창출이 안 되고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진보 유튜버들 대부분이 그런 상황이에요. KTV 쪽에서 진보 유튜버들을 상대로 계속 유튜브에 신고하고 있지 않습니까. 윤석열 정부가 ‘길들이기’를 하는 거라고 봅니다.” 백자는 한국정책방송원(KTV)으로부터 형사고소를 당했다. 한국정책방송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으로 ‘KTV국민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두 번째다. KTV가 저작권법 위반으로 민간인을 고소한 사례는. KTV는 지난 2월 8일, 한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제목은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직원이 부릅니다. 변진섭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윤석열 대통령이 드리는 설 명절 인사!>. 영상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직원, 그리고 대통령실 합창단 ‘따뜻한 손’이 가수 변진섭의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라는 노래를 함께 부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로부터 5일 뒤. 가수 백자는 이 영상을 가져와 풍자 영상을 만들었다. 제목은 <대통령실이 부릅니다. ‘탄핵이 필요한 거죠~’>. 그는 본인 유튜브 채널에 해당 영상을 올렸다. 풍자 영상은 백자의 윤석열 대통령 성대모사로 시작한다. 윤석열 대통령(백자 더빙) : “그러나 저러나 우리 이 실장도 감옥에 가셔야지.”이관섭 비서실장 : “저는 뭐 상황 봐서.” 이후 백자는 개사한 노래를 더빙으로 불렀다. 원곡 가사에서 ‘사랑’을 ‘탄핵’이나 ‘특검’으로 바꿔, ‘윤석열의 탄핵이 필요한 거죠’와 ‘김건희의 특검이 필요한 거죠’로 불렀다.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와 관련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디올백 받고서 입 닫을 때’ 등의 가사도 언급했다. “앞서 가신 장모님과 뒤에서 따라 들어갈 마누라 마누라 짐 싸~한동훈 똘마니도~ 구속이 필요한 거죠 (짐 싸)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디올백 받고서 입 닫을 때그 순간이 바로 김건희의 특검이 필요한 거죠나라는 망해도 맨날 지각 술이나 처먹고 나뒹굴 때그 순간이 바로 윤석열의 탄핵이 필요한 거죠탄핵이 필요한 거죠 탄핵이다!” “당시에 명품백 논란이 불거졌는데 김건희가 사과를 안 했거든요. 사과는 안 하면서 대통령이 대통령실 직원들이랑 나와서 춤추고 노래 부르니까 열 받는 거죠. 풍자 만화를 그리시는 ‘오뎅’ 작가님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해서 쓰신 가사를 재밌게 봤거든요. 여기에다가 앞뒤에 ‘탄핵’ 가사를 더 붙여서 더빙으로 노래를 불러본 거죠.” 당시 설 인사 메시지로 대통령실이 공개한 합창 영상은 논란이 되기에 충분했다. 영부인 김건희 씨의 명품백 수수 논란이 한창 뜨거웠던 시기와 겹치기 때문.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 시즌5(쿠팡플레이)에서는 합창 모습을 재연하며 풍자하기도 했다. 노래를 같이 부르던 한 출연자(권혁수)가 혼자 튀는 모습을 보이자 경호원들로 보이는 이들이 입을 틀어막고 그를 끌고 나갔다. 윤 대통령은 과거 대선후보 시절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치 풍자는) SNL의 권리”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 말은, 정치 풍자는 ‘SNL만의’ 권리라는 뜻이었을까. 백자의 풍자 영상에 대해 KTV는 발 빠르게 조치했다. 백자가 올린 풍자 영상을 유튜브에 곧바로 신고했다. 영상 공개 2일 만이다. 사유는 저작권 침해. 그에 따라 해당 영상은 2월 16일 삭제됐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KTV는 형사고소까지 강행했다. 올해 3월 가수 백자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세종남부경찰서에 고소했다. “윤석열이 대선주자로 언급되던 시기(2020년)에 ‘춘장 트롯’이라는 풍자 노래를 만들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KTV뿐만 아니라 어디 기관로부터도 풍자 노래를 갖고 신고를 당한 적은 없습니다. 국가나 공공기관이 민간인을 상대로 (풍자를 이유로) 형사 고소했다는 걸 들어본 적도 없었고요. 당연히 대통령실 합창 영상은 공적 영상이라고 생각하고 풍자 영상을 만들었던 거죠. (이번 형사고소는) KTV의 과잉 충성 아니면, 의도적으로 저를 괴롭히고 싶었던 거라고 봅니다.” KTV가 2007년 설립 이후 저작권법 위반으로 민간인을 형사고소한 사례는 현재까지 총 두 건. 모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다. KTV는 가수 백자를 고소하기에 앞서, 지난해 11월경 유튜버 ‘건진사이다’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했다. ‘건진사이다’는 주로 영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풍자 영상을 올렸다.(관련기사 : 김건희 저격 고소당한 유튜버 “채널 폐쇄 목적 확실”) 가수 백자는 정보공개를 통해 고소장을 받아냈다.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고소취지와 사건 경위 정도였다. 고소인과 고소인의 법률대리인에 대한 정보는 모두 가려져 있었다. “피고소인(가수 백자)은 고소인(KTV)이 제작하여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영상을 복제 가공하여 피고소인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함으로써 저작권법을 위반하여 고소인의 저작재산권, 저작인격권을 침해했다.”(고소장 고소이유 요지) 고소장 전문 15장 중 10장은 아예 ‘백지’였다. 유튜버 ‘건진사이다’가 받은 고소장과 비슷했다. ‘건진사이다’의 경우 고소장 전체 15쪽 중 12쪽이 아예 생략된 채 전달됐다. 영상 제목에 쓴 영부인 김건희 씨 이름마저 다 가렸다. “처음에는 경찰청에서 저에 대해 통신조회를 했다고 문자가 왔어요. 기분이 몹시 나쁘더라고요. ‘완전히 나를 감시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까요. 당시만 해도 왜 통신조회를 했는지 예상을 전혀 못 했죠. 이후에 KTV에서 고소한 걸 보고 ‘이것 때문에 알아본 거구나’ 알게 된 거죠.” 가수 백자와 ‘우리나라’는 1999년부터 민중가요 가수로 활동해왔다. 2009년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에서 ‘다시 광화문에서’라는 노래를 부르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촛불행동 주최로 열리는 ‘촛불대행진’에도 적극 참여해 ‘촛불가수’라는 칭호를 얻기도 했다. 지난 13일 열린 ‘제98차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촛불대행진’ 현장에서는, KTV로부터 고소당한 풍자 노래를 직접 불렀다. “윤석열 정부 이후 이번 사건까지 포함해서 세 번째 경찰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저는 정말로 (이런 행태가) 국가적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중대 범죄도 아닌데 경찰들에게도 시간 낭비, 인력 낭비하는 겁니다. 사실 진짜 죄 지은 놈들을 잡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몰래 명품백 받고 이런 죄인들을 잡아가야죠.” 사실 윤석열 정부의 ‘입막음’ 논란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먼저, ‘윤석열차’ 논란이다. 지난 2022년 한국만화진흥원이 주최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작품. 작품 속 달리는 열차 정면에는 윤석열 대통령 얼굴이 그려졌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풍자했다는 해석이 나오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주최 측인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가상연설 영상’이 긴급차단 되기도 했다. 논란이 된 영상은 지난해 11월 23일 틱톡에 올라온 <가상으로 꾸며본 윤대통 양심고백연설>이라는 제목의 영상.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지난 2월 23일 통신소위 임시회의를 긴급하게 열고 해당 풍자 영상에 대해 통신사에 접속 차단을 요구했다. ‘입틀막 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강성희 당시 국회의원(진보당, 전주을)은 지난해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에 의해 사지가 들리고 입이 틀어막힌 채 끌려나갔다. 카이스트 졸업생 신민기 씨도 학위수여식에서 R&D(연구개발) 예산 관련 구호를 외치다가 경호원들에게 제압을 당했다. 역시 입이 틀어막히고 사지가 들린 채 퇴장당했다. “‘입틀막’에 이은 ‘유틀막’(유튜브 입틀막) 아닌가요. 윤석열 정부에서 다 같은 한 맥락으로 사건들이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듣기 싫은 소리는 ‘절대 듣지 않겠다’ 그런 거죠. ‘꼴도 보기 싫다’ 이런 것 같아요.” 백자는 8월 1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제가 올린 대통령실 합창 풍자 영상을 오픈 소스로 열어놨거든요. 다른 유튜버들이 이 영상에서 (가사가 뜨는) 자막을 그대로 쓰면서 음성만 다시 새롭게 부르는 등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영상들은 KTV가 문제를 안 삼았는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KTV가 저를 본보기로 삼아서 본때를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KTV의 ‘유틀막’은 가수 백자만 겪은 일이 아니다. 그동안 KTV는 개인 유튜버들을 유튜브에 꾸준히 신고해왔다. 양문석 의원실(더불어민주당, 안산시갑) 자료에 따르면, KTV는 지난해부터 올해 4월 총선 직전까지 개인 유튜버를 대상으로 총 55건의 삭제 신고를 했다. 이중 약 70%인 38건이 영부인 김건희 씨 관련 영상. 나머지 17건은 윤석열 대통령 관련 영상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관련 유튜브 영상 삭제 요청은 특정 시기에 집중됐다. 하종대 한국정책방송원 전 원장이 취임한 2022년 10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던 것. 하 전 원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캠프 출신이다. 특히, 유튜브 영상 삭제 요청이 올해 총선 직전까지만 이뤄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KTV 총선 개입’ 의혹도 제기됐다. KTV가 지난해부터 올해 4월 총선 직전까지 총 55건의 영상 삭제 요청과 2건의 형사고소를 진행했던 것. 총선 이후로는 단 한 건의 영상도 삭제 요청을 하지 않았다. 이에 양문석 의원실은 “선거 개입을 위한 부정적 여론 차단 즉 여론조작 시도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 의원실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윤석열 대통령이 ‘기소당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절단난다’는 발언을 한 것처럼, 유튜버들을 고소로 위협하고 비판과 풍자를 차단하려 했다. 이는 ‘입틀막’ 시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셜록은 KTV에 반론을 요청했다. KTV는 지난 22일 답변을 보내왔지만, 가수 백자 고소장에 적힌 고소이유 요지, 즉 “백자가 저작권법을 위반해 KTV의 저작재산권, 저작인격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을 반복했을 뿐이다.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 ☞ 이 콘텐츠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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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저격 고소당한 유튜버 “채널 폐쇄 목적 확실” [우상의 정원 16화]
책상 위에 놓인 휴대전화가 요란스럽게 울렸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지역번호 ‘044’로 시작하는 전화번호가 떴다. 유튜브 채널 ‘건진사이다’ 운영자 ‘조장’ 이필승(가명) 씨는 고개를 갸웃하며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상대는 세종남부경찰서. 전화를 받자, 담당 수사관은 “고소장이 접수됐으니 조사받으러 나오라”고 말했다. 이 씨는 “고소인이 누구인지” 물었다. 최소한 누가 고소했는지는 확인해야 했으니까. 믿기 어려운 대답이 돌아왔다. 이 씨는 다시 되물었다. “고소인이 누구라고요? 한국정책방송원이요?” 한국정책방송원(KTV)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영방송사로 ‘KTV국민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KTV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이 씨가 제작한 영상 총 18건을 유튜브에 신고했다. 저작권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신고에 따라 영상 대부분은 삭제 조치됐다. 이 씨는 고소인의 신분을 들은 순간 직감했다. ‘올 것이 왔구나.’ 이번엔 형사고소였다. KTV는 지난해 11월 건진사이다 운영자 이 씨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했다. 최초였다. KTV가 저작권법 위반으로 민간인을 형사고소한 것은 2007년 설립 이래 처음. KTV가 왜 직접 형사고소까지 나섰을까. 이 씨는 특별한 이유가 따로 있다고 생각했다. “대통령 배우자가 때로는 윤석열 대통령보다 더 화제성이 있고, 논란의 중심에 서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 배우자가 (제가 만드는 영상을)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씨의 지적대로, KTV가 신고한 이 씨 영상은 하나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모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와 관련된 영상이라는 것. KTV의 신고로 삭제된 일부 영상의 제목(일시)을 보자. <차마 끝까지 보기 힘든 김건희 방사능급 발암 가식 웃음>(2023.07.18)<양평테마곡 “사기를 쳤다”>(2023.07.26)<김건희 활동 재개하자마자 대형사고! 여..여사님>(2023.07.28)<김건희 리투아니아 도착하자마자 맹활약! 턱건희 떳다>(2023.07.28)<김건희 과거 조는 모습들>(2023.08.20)<삐삐머리로 전향한 김건희, 간만에 등장… 그런데…>(2023.08.26) 모두 김건희 씨와 관련된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대통령 배우자의 공적 활동 영상을 활용해 풍자 영상을 만들었던 것. 대체로 2분 미만의 영상을 만들었다. 심지어 대통령실에서 직접 홍보하고 있는 자료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윤석열’에선 대통령의 국정 활동을 홍보하는 영상을 올려놓는데, 이 씨는 원본 영상에서 일부만 발췌해 활용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영상 및 사진 뉴스’에 게시돼 있는 자료와도 겹친다. “대통령 내외의 행사 모습을 정부의 저작물이라고 인지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KTV 채널에만 나오는 영상도 아니고, YTN, 연합뉴스, JTBC 등 뉴스에서 똑같이 보도되는 현장이니 저작물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전체를 다 갖다가 쓴 게 아니라 일부를 부분적으로 발췌해서 재해석한 겁니다.” KTV의 이번 형사고소를 대리한 법률대리인은 최지우 변호사(법무법인 자유)다. 최 변호사는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출신으로, 김건희 씨가 연루된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 등을 대리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김건희 씨를 대신해 입장문을 내고 언론사와 인터뷰를 진행해 ‘김건희 변호사’로 통한다. 최근 검찰이 대통령 부속청사에서 김건희 씨를 출장 조사한 일로 불거진 ‘황제 조사’ 논란 때도, 최 변호사가 김건희 씨를 대신해 입장문을 발표했다. 경찰 조사에 앞서, 이 씨는 정보공개를 통해 고소장을 받아냈다. 하지만 알 수 있는 정보는 극히 일부였다. 첫 페이지에 쓰여 있는 고소인과 고소인의 법률대리인 정보는 모두 가려져 있었다. 고소장 여백에 쓰인 법률사무소 이름만 공개돼 있었다. 고소장 전체 15쪽 중 12쪽은 아예 생략된 채 전달됐다. 심지어 영상 제목에 쓴 대통령 배우자 이름마저 다 가려졌다. “이번 사건은 사인 간의 다툼이 아니라 정부와 개인 사이에서 벌어진 문제이지 않습니까. 개인과 공공기관의 ‘저작재산권’ 중에 무엇이 더 우선돼야 하겠습니까.” 이 씨는 지난 1월 피의자 신분으로 수서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그제서야 세부 내용을 알게 됐다. KTV가 문제로 삼은 영상은 총 16건. 지난해 6월부터 11월 사이 제작된 일반 동영상 및 숏츠에서 김건희 씨가 등장하는 영상들이었다. “유튜브 매체 특성상 휘발성이 짙지 않습니까. 빠르게 넘어가는 영상을 갖고 저작권법을 적용한 다음에 ‘너 몇 초 동안 위반했어’ 이렇게 따지는 것 자체가, 법적인 걸 떠나서 행정력 낭비라고 느껴지는 거죠. (변화한)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어리석은 정부입니다.” 이 씨는 KTV의 목적이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건진사이다 채널은 지난해 8월 KTV의 연속 신고로 인해 3주 동안 채널이 정지된 적 있다. 신고당한 영상은 모두 삭제 조치됐다. “KTV가 유튜브 규정을 악용해 채널 건진사이다를 폐쇄시키려고 한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굳이 4회에 걸쳐 영상을 신고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첫 번째 신고(8월 25일)에서는 영상을 3개만, 두 번째 신고(8월 30일)에서는 ‘3회’에 걸쳐 5개씩 총 15개를 신고했습니다. 한 번에 신고할 수도 있는데, 굳이 3회에 나눠서 신고한 것부터가 의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커뮤니티 가이드에 따르면, 저작권 침해 등으로 위반 신고를 당한 횟수가 90일 동안 3회 이상 누적되면, 채널은 영구적으로 폐쇄될 수 있다. KTV는 형사고소 이후에도 신고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2월경 건진사이다 영상 1건을 유튜브에 추가 신고해 삭제 조치했다. 이 씨는 지난해 9월 KTV 관계자 4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건진사이다 채널을 폐쇄하려는 목적을 갖고 여러 차례에 걸쳐 유튜브에 신고한다는 것. 하지만 경찰은 KTV 관계자들을 검찰로 넘기지 않고 사건을 종결 처리해버렸다. KTV의 신고 남발은 이 씨만 겪은 일이 아니다. 실제 KTV는 개인 유튜버들을 저작권 위반으로 유튜브에 꾸준히 신고해왔다. 양문석 의원실(더불어민주당, 안산시갑) 자료에 따르면, KTV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1년 동안 개인 유튜버를 대상으로 삭제 신고한 영상만 총 47건이다. 이중 약 80%인 38건이 모두 김건희 씨와 관련된 영상. 나머지 9건이 윤석열 대통령 관련 영상이었다. KTV가 신고한 영상 대부분은 삭제 조치됐다. 그렇다면 KTV가 제작한 영부인 김건희 영상을 사용한 모든 유튜버들이 제재를 받았을까? 단적으로 살펴보면, 영부인 김건희 팬클럽 운영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삼삼오오’는 예외였다. KTV는 ‘삼삼오오’가 무단으로 저작물을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유튜브 신고 등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KTV는 “저작권 및 공공저작물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관련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만 그 심각성을 고려해 제재 조치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윤홍기 오픈넷 연구원은 KTV의 민간인 형사고소 사건을 두고 이렇게 분석했다.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가 아니라, 영상 제작자인 KTV가 나서서 저작권법으로 고소를 한 상황이지 않습니까. 이들에겐 피고소인들이 유죄가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가 중요한 게 아닌 걸로 보입니다. 형사고소가 들어가면, 수사기관에서 알아서 수사를 할 테고 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도 진행될 수도 있으니까요. 피고소인들에게 위축 효과가 생기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셜록은 KTV에 반론을 요청했다. KTV는 지난 22일 이번 민간인 형사고소 건에 대해서 “KTV의 저작물을 무단사용 외에 개·변조 정도가 심하고 악의적이라 저작재산권, 저작인격권 침해, 저작물의 공정 이용 위반 등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면서 “저작권법을 위반할 경우 민간인 여부와 관계없이 누구나 형사고소 등 법적 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형사고소를 취하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지만, “향후 수사 과정, 기소 등 법률적 진행 상황을 살펴보면서 검토하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돌아왔다. 수서경찰서는 피의자 조사 일주일 만에 이 씨를 검찰로 송치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지난 1월 보완 수사를 명령하며 사건을 다시 경찰로 이송시켰다. 수서경찰서는 6월 14일 이 씨를 검찰로 재송치했다. “경찰 조사받고 사건이 빛의 속도로 넘어가더라고요. 조금 의아하긴 했습니다. (…)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장담을 못하겠습니다. 검찰이 (피의자가) 유튜버들이니까 괘씸하게 보고, ‘범죄 혐의가 악의적이고 재범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가족들 생각하면 걱정이 안 될 수 없습니다.” KTV 홈페이지에는 이런 방침이 안내돼 있다. “KTV의 공공저작물은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확대 개방하겠습니다.”(고객 서비스 이행표준) 실제 공공저작물의 경우 누구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저작권법에도 이미 명시돼 있는 권리다. 저작권법 제24조의2(공공저작물의 자유이용)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상 만든 저작물일 경우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28조에서도 “공표된 저작물은 보도ㆍ비평ㆍ교육ㆍ연구 등을 위하여는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명시해놓았다.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는 “한국정책방송원(KTV)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으로 공공기관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따라 KTV에서 송출하는 영상은 공공저작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변호사는 “건진사이다의 풍자 영상은 KTV가 직접 만든 영상이라는 오인(‘동일성유지권’ 침해)을 불러일으킨 게 아니라서 저작인격권 침해로도 보기 어렵다”면서 “개인이 만든 패러디, 풍자물에 대해 국가기관이 형사고소까지 제기한 건 정치적인 압박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문석 의원은 ‘KTV 총선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양문석 의원실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KTV의 윤석열 대통령 부부 관련 유튜브 영상 삭제 요청은 윤석열 대선캠프 출신인 하종대 원장 취임 후 2023년 내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3년부터 총선 직전까지 김건희 여사 관련 영상 38여 건을 포함해 총 55건의 삭제 요청과 2건의 형사 고소가 있었으나, 총선 이후에는 삭제 요청이 단 한 건도 없었다”면서 “이런 점에서 선거 개입을 위한 부정적 여론 차단 즉 여론조작 시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 이후 KTV가 형사고소 한 민간인은 또 있다. 가수 백자다. 이 씨에 이은 두 번째 사례. 그의 이야기는 다음 화에서 이어진다.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 ☞ 이 콘텐츠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동시 게재됩니다.
정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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