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매니절! 2024 Recap 해줘. (下)
이번 2024 연말정산 콘텐츠는 두 편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연말정산 매니절! 2024 recap 해줘. (上) : 1월-7월
연말정산 매니절! 2024 recap 해줘. (下) : 8월-12월
8월
1일 청라 전기차 화재
인천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 1층에 주차된 벤츠 EQE 350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진압에만 무려 6시간 가까이 소요되었으며 다수의 이재민들이 발생했습니다. 약 4개월 동안 경찰이 수사하고 있지만, 정확한 화재 발생 원인을 밝히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경찰 조사를 받은 벤츠 본사 소속 기술자는 “배터리 자체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구성권 청구 대상을 특정하기 어려워지면서, 벤츠 측도 형사 처벌을 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사고와 더불어 여러 차례 전기차 사고가 발생하자, 시민들은 전기차에 대한 불안이 커져 ‘전기차 포비아’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일부 아파트에서는 ‘전기차주가 눈치껏 지상 주차장에다가 주차하라’는 다툼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합니다. 현대와 기아가 전기차 화재 관련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6일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 입국
2023년부터 정부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저출생의 원인으로 꼽히는 육아와 돌봄의 부담을 값싼 외국인 인력을 통해 해소하겠다는 것인데요. 이들의 최저임금 적용 여부에 대한 논란도 많았습니다. 결국 시법사업에는 최저임금이 적용되었지만, 오세훈 시장과 서울시에서는 저출생 해결을 위해서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필수적이라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후 9월 23일, 두 명의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숙소를 무단으로 이탈하여 강제 출국한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혹자는 가사관리사를 외국인에게 맡긴 문제라고 비난을 가했지만, 그 실상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었습니다. 7개월이라는 짧은 계약 기간, 여전히 논의 중인 최저임금 적용여부 등은, 고용의 상태를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그들은 한국어 시험, 국가 가사관리사 자격증 등 한 달이 넘는 채용 과정을 통해 이미 어느 정도 빚을 안고 한국에 오게 됩니다. 그런 그들이 마주한 불안정성은, 가사관리사 업무를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닌, 공장에서 미등록 이주민으로 일하게 만들게 되는 것이죠.
근본적으로 저출생 해결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2월이면 시범사업의 계약기간이 종료됩니다. 현재 ‘무정부’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서, 적합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29일 아시아 첫 기후소송 위헌
8월 29일, 정부의 기후 대응이 일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이 소송은 아동과 청소년, 시민단체, 영유아 등이 직접 참여한 아시아 첫 기후 소송이었는데요. 정부가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감축목표를 규정하지 않은 것을 위반사항으로 본 것입니다.
2024년 4월은 1973년 이후 지난 51년 사이 가장 더웠다고 합니다. 5월도 아닌 4월에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르기도 했지요. 6월부터 열대야도 시작했습니다. 11일 강원도 강릉에서 첫 열대야가 발생했고, 21일 서울에서도 시작되었습니다. 미친 듯이 더웠던 여름, 온열질환 환자들도 늘어났습니다.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전년도보다 31.4% 늘어 3,704명이 온열질환을 겪었고, 폭염으로 인해 34명이 사망했습니다. 사망자 대다수는 노동자, 농민, 빈곤층이었습니다. 몇 년 전 추석에는 니트를 입고 할머니집에 방문을 했었는데요. 올 추석에는 반팔을 입었습니다. 11월에 때 이른 폭설도 이례적이었고요.
한국만의 일은 아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홍수, 가뭄, 폭염, 폭우, 산불 등 예측할 수 없는 참사들이 일어났습니다. 기후위기는 필연적으로 불평등과 엮이게 됩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죠. 뜨거운 햇볕 아래 개인이 잘 버틴다고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구조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2025년에는 범지구적으로 적극적인 기후 대책이 마련되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딥페이크 범죄 확산
지난 8월, 딥페이크 피해학교 명단이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하지만 실제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는데요. 그런데도 전국 각지에서 자신이 딥페이크 합성물에 피해자라는 10대들의 신고들이 잇따라 접수되었습니다. 이에 2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서는 명단에 포함된 학교들을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최소 50곳에서 실제 피해가 있음을 밝혔습니다.
딥페이크 성 착취물 유포는 텔레그램을 통해서 진행되는데요. 8월 텔레그램 이용자 증가 폭의 3분의 1인 약 10만 명이 10대 이하로 집계되었고, 전월보다 31만이 넘는 인원이 이용했습니다. 국내에서 딥페이크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10대의 비중이 큰 만큼, 빠른 대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2024년이 끝날 때까지 딥페이크 관련 대책은 마련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10월 초에 있는 국정감사에서는 딥페이크라는 단어조차 언급되지 못했는데요. 교육부에서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9월
15일 프로야구 천만 관중 시대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 ‘천만 관중 시대’가 열렸습니다. 2024 KB리그는 15일 4개 구장에 총 7만 7,084명이 입장했고, 시즌 관중 1,002만 758명을 찍었습니다. 제 주변에도 프로야구에 입문하게 된 친구들이 많은데요. SNS에서 가장 쉽게 프로야구를 볼 수 있는 릴스는 ‘삐끼삐끼’ 응원입니다. 삐끼삐끼 춤은 해외에서 한국 프로야구리그의 응원 문화를 소개하는 온라인 밈이 되었는데요.
한국 프로야구 영문 팬사이트를 운영하는 댄 커츠는 “한국 야구 경기에선 점수는 중요하지 않다. 팬들은 일어나 노래를 부르고 환호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듣고 12월 내내 이어진 시위 현장이 떠올랐는데요. 민주주의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콘서트 현장을 만든 시위, 그곳에는 2030 여성들의 몫이 컸습니다. 프로야구 천만 관중 시대를 열게 된 주요 원인으로도 2030 여성이 꼽히고 있는데요. KBO가 7월 올스타전의 예매 성향을 분석한 결과, 여성이 68.6% 남성이 31.2%로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입니다. 이 정도면 2030 여성들이 한국 문화를 이끌어가는 주역으로 볼 수도 있겠네요 😊
19일 뉴스토마토, 명태균 게이트 첫 보도
지난 4월 총선 때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단 의혹이 뉴스토마토를 통해 보도 되었는데요. 이곳에서 ‘명태균’이라는 이름이 등장하게 됩니다. 정치 브로커로 알려진 그는 ‘미래한국연구소’라는 여론조사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윤석열-명태균 과의 전화, 김건희-명태균과의 텔리그램 문자 등이 공개된 상태인데요. 미래한국연구소의 회계 책임자 강혜경씨가 10월 4일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되어 많은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입니다. 명태균이 여론조사 마사지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을 이끌었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나 얘기하던 선거조작, 그만큼 심각한 것이 여론조사 조작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표면에 불과했는데요. 명태균은 국민의 힘 곳곳에 권력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김영선 전 의원의 소개로 이준석 대표, 김종인 전 위원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 다양한 국민의 힘 주요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안철수 의원, 김진태 강원지사, 박완수 경남 지사는 단일화 및 공천 지원의 의혹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한 나라의 여당에서 뜬금없는 한 인물이 비선 실세로 당원들을 조롱한 사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11월 15일 명태균과 김영선 전 의원은 모두 검찰에 구속되었으며, 23일에는 명태균의 황금폰 녹취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10월
10일 한강 노벨상 수상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한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기뻐하지 않은 이가 있었을까요? 한국의 역사 속 폭력에 대해 글을 쓰는 한강 작가. 저는 중학교 시절부터 ‘윤동주 시인의 시는 정말 아름다운데, 이를 오직 한국어가 모국어인 한국인들만 이해할 수 있어 안타깝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번역이 까다로운 한국어로 쓴 글이 타국에서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제 편견이 있었나봅니다. 당연히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기대하지 않은 제가 부끄럽네요.
“for her intense poetic prose that confronts historical traumas and exposes the fragility of human life”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영약함을 드러내는 강력한 서정적 산문”을 이유로 한강 작가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습니다. 10월 17일, 한강 작가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라는 말을 전하며 수상 기념 기자회견과 축하연을 모두 사양했습니다. 국가폭력이 더 섬세해지고 교묘해진 현대 시대에 ‘스스로가 폭력을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가’ 돌아볼 수 있는 작가님의 말이었습니다.
12월 7일, 노벨상 수상자로서 특집 강연도 했는데요. <소년이 온다>의 자료들을 정리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계엄령이 선포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과거의 계엄령 속 죽은 자들을 떠올립니다. 그렇게 우리는 과거에 빚을 집니다. 폭력이 난무한 세계에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할 용기가 생기지 않나요? 저는 그렇습니다.
15일 하니 ‘직장 내 괴롭힘’ 국정감사 참고인 출석
2024 국정감사를 떠올릴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단연코 ‘하니’인데요. 해당 국정감사에 관한 이슈로는 두가지를 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이목 끌기 식의 국정감사. 둘째, 노동자로서의 아이돌 그룹.
10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최저임금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고, 그 자리에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팜 하니가 출석했습니다. 한화오션 노동자 사망사고(5명)도 현장에서 함께 다뤄졌는데요. 한화오션 사장이 하니와 함께 밝은 웃음으로 셀카를 찍어 논란이 되기도 했지요. 특히 한국어가 서툰 하니의 출석이 ‘올바른 국정감사’인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당일 뉴스들에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내용보다는 하니의 말투, 하니의 사진, 하니의 외모에 대한 내용 가득했습니다. 국가 기관을 견제하는 수단으로서 진행하는 국정감사, 제대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뉴진스는 이전 아이돌 그룹과 다른 행보를 걷고 있는 듯 보입니다. 11월 28일 뉴진스는 독자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회사의 계약 위반에 대해 밝혔습니다. 이전까지 한국에서 아이돌 그룹은 엔터사의 계약에 묶여 소유물처럼 여겨졌는데요. 해당 기자회견은 주체적인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이며, 앞으로 연예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11월 21일, 노동부에서는 뉴진스 하니가 노동자가 아니라며 직장 내 괴롭힘 민원을 종결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의 형태가 변하고 있습니다. 콜센터 노동자, 프리랜서, 새벽 배달노동자, 가짜 자영업자, 플랫폼 노동자, 유튜버, 크리에이터 등. 변화에도 불구하고 제도는 굳어져 있습니다. 노동자의 권리 또한 신장되지 못하고 있죠. 2024년 뉴진의 행보는 그저 ‘영약한 아이돌의 대응’이 아닙니다. 노동의 확장성,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내용입니다.
11월
11일 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시위
11월 5일 동덕여대 대학비전혁신추진단은 ‘남녀공학 전환’이 포함된 다양한 발전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내용이 동덕여대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지자, 총학생회장은 사실 여부에 대해 본부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대학 본부와 학생회의 입장이 달라지는데요. 대학 본부는 ‘교무위원회의 이후에 총학생회나 전체 학생들과 논의할 것이며,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반면 총학생회는 ‘공식 회의 안건은 아니었지만 논의된 건 사실이며, 그 자리에 학생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이후 11일, 대학 본부는 총학생회장과의 회의 취소를 통보했습니다. 이를 두고 학생들은 ‘학교 본부는 소통할 의지가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사실 이런 생각은 한 번에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학교 내에서 트럭에 치여 학생이 사망한 사건에 대한 학교의 느린 대처, 학생 의견 수렴없이 학사제도 개편, 교내 외국인 남학생의 캣콜링에 대한 무대응 등. 이미 수차례 불통이 있던 것이 학생들이 분노를 참지 못하는 원인이 되었던 것이죠.
12일에는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온 경찰이 “나중에 애 낳아야 하는데”라는 말을 하며 여성의 역할을 축소하기도 했으며, 16일 오후에는 보수 성향 단체 ‘신남성연대’가 학생들을 ‘폭도’로 규정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공학 전환 반대’의 의제로만 바라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본부로 인한 불만은, 동덕여대 말고도 전국 각지 대학들에서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학내에서 일어하는 성추행, 교수의 지위를 활용한 갑질 등과 같은 사건이 일어나면, 본부는 학생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은 채 사건을 수습하기 급급하죠. 우리는 근본적으로 질문해야 합니다. 2024년의 대학은 학생을 소비자로 보고 있지는 않은가요?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학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20일 전세사기 법정 최고형(15년) 판결
1월 24일, 부산에서 180억 원의 전세사기를 벌인 가해자에게 1심 판결로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난 11월 20일, 대법원은 그대로 확정지어, 선고할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을 선고했습니다. 여러 청년들에게 고통을 준 전세사기 사건 중 처음 나온 대법원 판결이기에, 앞으로의 전세사기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저 또한 이때 판결문을 읽으며 눈물을 많이 흘렸는데요. 원래 판결문 중 양형은 길어야 1~2쪽 분량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해당 판결문에는 15쪽에 달하는 양형 이유가 적혀져 있습니다. 부모에게도 말하지 못한 전세사기 피해자 청년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들 앞에 놓인 미래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따뜻한 언어, 그리고 피고인의 문제를 정확하게 꼬집는 냉철한 언어, 멋있는 어른입니다.
26일 폭설
11월 26일, 2024년의 첫 눈이 내렸습니다, 근데 좀 많이 곁들인. 아침에 일어나니 온 세상이 하얗습니다. 등교하는 길 내내 아이들은 눈싸움을 하고, 아빠들은 썰매를 끌고, 학생들은 눈사람과 눈오리를 만드는 모습을 보았죠. 서울은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17년 만에 역대 11월 최대 적설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아직 단풍이 가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위에 눈이 쌓입니다. 알록달록 색 위에 흰 눈, 예쁘게 보이기도 하지만 어딘가 무섭기도 합니다. 돌아보면 9월 추석 때까지 매우 더운 날씨가 이어졌는데요. 이로 인해 바닷물이 평년보다 더 따뜻해졌고, 이 상태에서 찬 공기가 만나 습기가 가득한 눈구름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쉽게 눈사람을 만들 수 있는 ‘습설’이 되어 오랜 기간 폭설이 내린 것이죠.
3일 내내 내린 눈은 엄청난 피해를 몰고 왔습니다. 고속도로에서 화물차들이 미끌어지거나 추돌하는 사고들이 발생했습니다. 강원도에서는 블랙아이스로 인한 53중 추돌 사고도 발생하였는데요. 항공기와 대중교통, 여객선 등 운영이 잠시 중단되었습니다. 지풍이 파손되거나 소나무 등의 가로수들이 부러져 인명피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제설작업 중이던 시민들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14일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대통령 직무 정지
22일 남태령 대첩
27일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탄핵
31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발부
해야 할 말이 정말 많습니다. 수많은 사실들이 나오고 있지만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군을 동원하였다.’ 이후 최상목 대통령 권항대행 부총리의 헌법재판관 2명으로, 헌법재판소가 8인 체제가 되었습니다. 속도를 더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죠. 국정이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빠르게 내란 동조자들을 처벌하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투쟁!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탭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추락하여 179명이 사망했습니다. 겨울이 정말 길게 느껴지네요. 아직까지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인데요.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한 기체 고장과 콘크리트 둔덕에 의한 화재 등, 다양한 원인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진상 규명도 중요하지만, 참사로 인해 돌아가신 피해자분들에 대한 애도는 잊혀져서는 안됩니다. 박한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족협의회 대표는 긴급 브리핑을 열어 기자들에게 호소했는데요. 정부 사람들과 약속했던 것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가족들의 시신을 보호하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참사 피해자들이 끝까지 존중될 수 있도록, 온전히 애도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고 싶습니다.
1월 3일 오늘 오후 13시 30분경,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이 중지되었습니다. 저는 2024년을 돌아보는 글을 작성하며 두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만큼 시민이 모여야 바뀌는구나’ 그리고 ‘이만큼 시민이 모여도 힘들구나’. 갑자기 뜬금없이 해외에 사는 제 지인의 말을 빌리고 싶은데요. ‘한국은 정말 이상해. 어떤 것은 정말 빠르게 성공적으로 끝내고, 또 어떤 건 심각하게 변하질 않아.’ 한국 사회를 꿰뚫는 말이네요. 우리의 한국은 때론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것을 180도 변하게 만드는 힘도 있고, 기존의 것을 꾸준히 유지하려는 관성도 있습니다. 이제 시민들이 그 기준을 정할 때가 된 것 같아요. 변해야 할 것과 끝까지 지켜야 할 것. 2024년 12월은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우원식 의장님의 말을 빌려 여러분들께 외쳐봅니다.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세요! 대화하고 연대해 민주주의 직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