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안전해야 할 권리, 생명안전기본법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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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약칭 4.16연대)는 세월호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생명이 존중받는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세월호 피해자와 시민들이 함께 만든 단체입니다. 또한 세월호참사 피해자와 시민, 단체가 함께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만든 ‘통합적 상설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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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죽어가고 있다. 수많은 이들이 교통 시설을 이용하다가, 길을 걷다가, 일을 하다가, 친구를 만나다가, 수학 여행을 가다가, 갑자기 죽는다.

각종 통계와 재난참사 피해규모를 들여다보면 이는 더 자명해진다.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이는 하루에 6여명. 1년에 2000명이 넘는다. 이태원 참사에서 사망한 사람은 159명, 세월호참사에서 사망한 사람은 304명이다. 정부가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참사로 사망한 사람은 1,825명이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대구지하철화재참사, 삼풍백화점참사, 성수대교 붕괴참사, 씨랜드 참사 등 수많은 재난참사의 피해규모를 보면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계속해서 많은 이들이 죽어가는 사회에서 일상이 안전하다고 느끼며, 국가에 대한 신뢰를 가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발생하는 산업재해와 계속해서 반복되는 재난참사에 무뎌지지 않는 것 또한 그렇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무기력해지고, 비관주의에 빠진다. 각자도생을 생각한다. 각종 산업재해와 재난참사로 인한 죽음에 무감각해진다.

 

이 참상을 넘어, 그 무엇보다도 생명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사회를 꿈꾸며 시민사회는 오랫동안 우리 사회가 안전한 사회로 변화할 수 있도록, 법 제도적 토대를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서 생명안전기본법에 대해 논의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사람의 생명과 신체가 함부로 손상되지 않고 안전하게 살 권리가 모두에게 있다는 점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국가에게 국민의 안전을 지켜야 할 책무가 있음을 명확하게 하며, 이 안전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 지방자치단체, 기업에서 지켜야 할 원칙을 명시한 기본법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국가는 각종 정책 등을 수행할 때에 안전영향평가제도에 따라 해당 정책이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그 결과를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시민들이 재난과 사고의 예방 및 대처 방안을 수립하는 데 참여하도록 시민 모임을 구성하고, 그 모임에 사고에 대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며 시민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국가, 지방자치단체, 기업은 안전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여야 한다.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은폐하지 못하게 하며, 모두가 위험에 대해 알 권리를 누려야 한다.

국가는 사고가 나기 전에 사고에 취약한 장애인, 노인, 환자, 어린이, 여성, 외국인 노동자 등의 안전약자에게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약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별도의 안전 관련 정보 전달, 지원 대책, 대피 계획을 마련 하여야 한다.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국가는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안전권을 침해당한 이들이 피해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힘써야 한다.

그리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우기 위해 구조적인 원인을 들여다보고 사고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따져보는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

 

이 법안은 안전 관련 현행법과는 관점이 다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재해 구호법 등등 안전 관련 현행법은 정부와 지자체가 재난 상황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관점에서 만들어진 법이다. 자연재해 발생시 이재민 보호와 지원 절차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법이기도 하다.

해당 현행법에는 사고 예방에 관한 부분, 안전에 대해 알 권리에 관한 부분, 국민의 안전할 권리에 관한 부분, 피해자의 권리에 관한 부분, 사고에 대한 독립적 조사에 관한 부분은 들어 있지 않다.

이제까지 산업재해 피해자들이 본인의 산업재해가 어떻게 왜 발생했는지 알고 싶다고 진상규명을 요구했던 이유, 재난참사 피해자들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하며 해당 재난 참사 특별법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이유도 관련 법적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안전할 권리를 명시하며, 국민과 피해자를 권리의 주체로, 국가를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주체로 명확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이전 법과는 큰 차이가 있다.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된다고 해서 곧바로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생명안전기본법은 생명과 안전이 기본적인 권리이고 중요한 가치임을 법적으로 명확하게 하고 국가가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의 법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되기를,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 사회가 생명을 존중하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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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세월호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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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안전기본법은 안전할 권리를 명시하며, 국민과 피해자를 권리의 주체로, 국가를 국민의 안전을 보장해야 할 주체로 명확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이전 법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은 생명과 안전이 기본적인 권리이고 중요한 가치임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국가가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의 법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되기를, 그리고 더 나아가 한국 사회가 생명을 존중하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박희징 비회원

I agree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인 생명안전기본법이 꼭 제정되길 바랍니다!!

숫자가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더이상 미뤄지지 않고 반드시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되길 바랍니다.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되길 바랍니다.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채로 한참을 사회를 끌고 왔읜, 어쩌면 지금의 모습은 당연한 결과였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정말 알아서 살아남아야겠다는 불안이 참 큽니다. 모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각 주체들이 해야할 일을 명시한다는 게 든든하게 느껴집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합니다.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종종 이 생각이 사라지는 경우가 있네요. 법을 제정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지켜진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지만, 법 제정 이야기를 하면서 생명에 대한 고민을 한 번이라도 더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생명안전기본법 국민동의 청원 요청 메시지를 받고 잠깐 멍하니 생각했던 게 기억나네요. 생명과 안전이 기본이라는 당연한 상식이 지켜지지 않아서 법을 만들어야 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구나라고 느껴져서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법을 통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면 꼭 제정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