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함께 기억] 이 사고를 어떻게 인식해야 할까요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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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즈 초보입니다.


아픔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사회적참사를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한 아홉 캠페이너의 기억을 소개합니다.

재작년 할로윈 때 이태원에 있었습니다.
작년까지 사고 현장을 오고 가며 출퇴근을 했었고
혹시 사고의 현장에 전 직장 동료들이나 아는 사람이 있었을 까봐 조마조마하며 연락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쩌면 사고의 당사자가 우연히 출퇴근을 하는 제가 되었거나
저의 가까운 지인들이 되었을 수도 있었겠지요.

할로윈은 젊은 세대 축제의 상징이죠.
할로윈 하면 이태원이 수식어로 따라올 만큼
유명한 장소이기도 하고요.

사고가 난 이래로는
할로윈은 왜 하필 그 좁은 이태원에서 모이는 걸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제가 작년 사고에 무엇을 했나 일기장과 sns를 뒤져보았어요.

압사 사고가 난 날은 집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고
다음날 주일 아침 중고등부 선생님을 통해 카톡으로 뉴스를 공유받았어요.
교회에서 확인하면서 이게 실화인가?

만우절 거짓말 같은 줄 알았습니다.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설마 하던 일이 진짜 라는 걸 인식하게 되었어요.

압사라는 단어도 저에겐 생소하고
이런 사고에 대한 경험이 없었으니까
이게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인가 멍해졌어요.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압사를 당한 고인과 부상자들에게 송구스럽지만
저는 이 이슈가 나올 때
여러 부분을 비관의 눈초리로 보았습니다.

이 압사사고가 과연 세월호처럼 삼풍백화점의 붕괴처럼 성수대교의 붕괴처럼 바라봐야할 사고인가
한동안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저는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며
추모의 물결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언론매체에 언제까지 화두가 될 것인가 라는 의견을 나누었어요.

조심스럽게 쓰는 이 글은
무조건적인 비난 이후 저를 되돌아보고자
그리고 이 사고를 어떻게 인식해야할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을 다양한 시각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역시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통해
저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 사건을 통해 정리한 지금까지의 생각은
사고를 통해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
경찰과 공무원 등 관련 조직 내부 일처리 과정의 폐해,
미흡한 안전교육 시스템 입니다.

안타깝지만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참사는 이미 벌어진 일이고 돌이킬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하나 하나 개선해 나가며 사고가 재발되지 않기를, 후대에 물려주지 않기를 바랍니다.

미흡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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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10.29 이태원 참사

구독자 49명
저도 처음 뉴스를 보면서 멍했던 기억이 나네요. 1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장소나 상황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느끼게 됐어요. 어쩌면 이태원이 아니라 내 활동 반경에 있는 공간일 수도 있었고,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벌어질 수 있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더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느껴지고, 마음에 남는 것 같아요. 같은 참사를 반복하지 않을 방법이 정확히 무엇일진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기억하고, 계속 방법을 찾고자 할 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을 나눠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5년 후에는 이런 참사가 후가로 발생하지 않을 수 있을까 같은 생각을 종종 하게 되는데요. "괜찮겠지"라는 생각이 점점 들지 않는 사회인식이 확산되어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수도 도심지 길거리를 걷다가 수많은 사람이 명을 달리한 사건이기에, '내가 될 수 있었다'를 더 뼈저리게 느낍니다. 1029 이후로 저의 불안도 더 커진 것 같아요. 얼마 전 출퇴근 지하철에 사람이 비일상적으로 많던 어느날, 제가 탄 칸에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오며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순간 이태원 참사 생각이 나며 '아 혹시 오늘 나도 죽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다는 생각이 들고, 운이 나쁘면 죽겠다는 생각이 커지게 된 사건입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망이 잘 보완되고 있는지에 대한 신뢰를 잃은 탓도 큰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안전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요? 먹먹한 마음으로 질문을 던져 봅니다. 당시의 기억과 고민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사고를 통해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 경찰과 공무원 등 관련 조직 내부 일처리 과정의 폐해, 미흡한 안전교육 시스템"


말씀해 주신 부분들이 개선되면 이태원참사와 같은 일은 반복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함께 좀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김민수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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