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사회적참사를 각자의 방식으로 기록한 아홉 캠페이너의 기억을 소개합니다.
재작년 할로윈 때 이태원에 있었습니다.
작년까지 사고 현장을 오고 가며 출퇴근을 했었고
혹시 사고의 현장에 전 직장 동료들이나 아는 사람이 있었을 까봐 조마조마하며 연락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쩌면 사고의 당사자가 우연히 출퇴근을 하는 제가 되었거나
저의 가까운 지인들이 되었을 수도 있었겠지요.
할로윈은 젊은 세대 축제의 상징이죠.
할로윈 하면 이태원이 수식어로 따라올 만큼
유명한 장소이기도 하고요.
사고가 난 이래로는
할로윈은 왜 하필 그 좁은 이태원에서 모이는 걸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제가 작년 사고에 무엇을 했나 일기장과 sns를 뒤져보았어요.
압사 사고가 난 날은 집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고
다음날 주일 아침 중고등부 선생님을 통해 카톡으로 뉴스를 공유받았어요.
교회에서 확인하면서 이게 실화인가?
만우절 거짓말 같은 줄 알았습니다.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설마 하던 일이 진짜 라는 걸 인식하게 되었어요.
압사라는 단어도 저에겐 생소하고
이런 사고에 대한 경험이 없었으니까
이게 일어날 수 있는 사고인가 멍해졌어요.
마음이 많이 무겁습니다.
압사를 당한 고인과 부상자들에게 송구스럽지만
저는 이 이슈가 나올 때
여러 부분을 비관의 눈초리로 보았습니다.
이 압사사고가 과연 세월호처럼 삼풍백화점의 붕괴처럼 성수대교의 붕괴처럼 바라봐야할 사고인가
한동안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저는 학부모들과 대화를 나누며
추모의 물결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언론매체에 언제까지 화두가 될 것인가 라는 의견을 나누었어요.
조심스럽게 쓰는 이 글은
무조건적인 비난 이후 저를 되돌아보고자
그리고 이 사고를 어떻게 인식해야할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건을 다양한 시각으로 보고 싶었습니다.
역시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통해
저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이 사건을 통해 정리한 지금까지의 생각은
사고를 통해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
경찰과 공무원 등 관련 조직 내부 일처리 과정의 폐해,
미흡한 안전교육 시스템 입니다.
안타깝지만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참사는 이미 벌어진 일이고 돌이킬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하나 하나 개선해 나가며 사고가 재발되지 않기를, 후대에 물려주지 않기를 바랍니다.
미흡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멘트
5말씀해 주신 부분들이 개선되면 이태원참사와 같은 일은 반복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함께 좀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