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민간단체의 보조금 축소, 옳은 일일까요?

202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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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논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진:프리픽)

지난 16일 머니투데이는 ‘"월급을 나랏돈으로 줘서야"…연 3000억 '사회적기업 보조금' 깎는다’라는 제목의 단독 보도를 냈습니다. "재정으로 사회적기업 인건비 등을 직접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익명의 정부관계자 발언과 기획재정부가 사회적 기업 보조금 예산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게 보도의 핵심입니다. 머니투데이의 보도 이후 사회적 기업 보조금 축소가 적절한 것인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익명의 정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보조금 지원을 통한 인건비 직접 지원을 문제삼으며 “선진국들도 대부분 간접적으로 경영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국고보조금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머니투데이는 이와 같은 입장이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의 "국고보조금은 예산 낭비가 없도록 관리를 강화하라"는 지시에 따른 조치로 해석했습니다.

머니투데이의 보도 이후 사회적경제 현장에서는 정부 방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사회적경제의 다음을 준비하는 활동가들의 모임인 넥스트SE는 머니투데이 보도 2일 후 성명서를 발표해 정부 방침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넥스트SE는 "사회적 기업은 정부가 해결해야할 취약계층의 문제를 사회적 고용의 형태로 해결"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취약계층을 위해 제공해야할 최소한의 정부 지원을 나랏돈으로 월급을 준다며 거짓으로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넥스트SE는 이명박 정부 시기 사회적기업육성법 시행, 박근혜 정부 시기 협동조합기본법을 통한 사회적 경제 활성화, 문재인 정부 시기 사회적 경제 생태계 구축 노력 등 역대 정부의 사회적 경제 활동을 정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기업 정쟁의 대상이 되어선 안된다”고 설명하며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사회적기업 정책을 비난하고 축소하는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 “사회적 문제해결을 위한 파트너로서 사회적기업과 동행하길 요청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2021년 기준, 사회적 기업의 전체 고용 인원 중 60% 정도가 저소득자, 고령자, 장애인 등 취약 계층에 해당합니다. 조사가 시행된 2009년 이후 사회적 기업의 취약계층 고용 비율은 60%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전체 고용 인원 대비 취약 계층의 고용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고용노동부 e-고용노동지표)

  

정부가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의 인건비는 모든 직원에게 지원되는 보조금이 아닙니다. 사회적 기업의 직원 중, 취약계층과 신규 창출되는 일자리에 한하여 받을 수 있는 지원입니다. 이로 인해 인건비 지원이 축소될 경우, 취약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축소되거나, 사회적 기업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민간 보조 사업의 보조금을 삭감한 것은 사회적기업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6월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은 보조금 부정사용을 명목으로, 민간단체의 보조금을 5천억원 이상 삭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투데이 2023.06.13) 

부정사용된 보조금의 액수(314억)만 보면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비중으로 따지면 0.46%입니다. 류홍번 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99.54%(6조7686억원)가 잘 사용되었음을 언급하며, "상식적 판단이라면 ‘전체적으로 매우 잘 사용되었으나 일부 부정사용이 있어 향후 개선이 필요하다’ 정도가 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CCEJ칼럼 2023.07.31)

송경용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회연대 위원장은 "시민운동·시민단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부 인사들이 시민운동과 시민단체의 힘을 발판삼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할 수 있겠지만, 일부 개인의 문제로 시민운동·시민단체의 모든 활동이 매도당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겨레 2023.07.19) 

뿐만 아니라 이승훈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위원장은 정부가 국고보조금 비리 단체명을 비공개한 것에 대해서 "시민사회 전반에 대한 불신이 생기도록 하려는 것이 아니냐"며 "현 조치가 공익 증진에 분명한 목적이 있다면, 정부가 단체명을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세일보 2023.06.06) 

사회적 기업과 비영리 민간단체는 법, 정책, 예산 등의 이유로 인해 정부가 풀기 어려운 취약계층이나 지역 사회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활동합니다. 정부의 보조금 또한 정부가 일일이 챙기지 못하는 영역을 시민 단체가 대신 챙겨달라는 의미입니다.

취약 계층에 대한 인건비 지원을 '특혜'인 양 매도하고, 99.54%의 잘 쓰인 보조금은 무시한 채 1%도 채 되지 않는 일부 사례를 과장하여 시민사회의 성장을 막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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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단체의 보조금을 축소하면 시민단체와 관련된 모든 문제가 사라질까요? 그리고 과연 그들이 문제라고 보는 지점들이 보조금을 주었기 때문에 발생한것인지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일부러 적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적이 있어야 때려잡고 그로인한 공이 세워진다고 생각하나봅니다. 그 대상이 복지, 시민단체, 민주 같습니다. 적이 있어야 존립 명분이 있는 정부인데. 참. 가치없습니다.
너무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가 시민사회를 대하는 태도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지원을 줄이고 싶고, 시민사회가 축소되길 바라기 때문에 조그마한 꼬투리라도 잡아서 예산을 감축한다는 느낌이 반복되네요. 시민사회와 사회적경제가 왜 필요한지를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결정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렇게 인건비를 아까워하는 걸까요...? 이게 이번 정부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계속 시민단체, 민간단체의 인건비 이야기를 걸고 넘어지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한국 사회가 시민단체 민간단체를 보는 시선, 노동을 보는 시선이 뭔가 잘못되어 있지 않은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글에 나오듯이 “사회적기업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선 안된다”에 동의합니다. 이를 넘어서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를 갈라치기를 위한 쉬운 공격 대상으로 여겨서도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