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TV수신료, 정말 필요없는 제도일까요?

2023.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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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서 논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사진:프리픽)


1994년부터 전기요금에 포함됐던 TV 수신료를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별도로 납부하게 되었습니다. 수신료와 공영방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수신료와 공영방송의 역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 수신료란?

수신료는 TV를 보유한 국민들의 돈을 모아 공영 방송에게 일정 수익을 보장하는 제도로, 외부의 간섭 없이 공정한 방송을 제작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수신료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에는 한국의 KBS와 EBS, 영국의 BBC, 일본의 NHK 등이 있습니다.

✔️ 수신료, 어디에 사용되나요?

한국의 수신료는 월 2,500원으로, 이 중 KBS가 2261원, 한전(위탁 수수료)이 169원, EBS가 70원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배분된 수신료는 대중성과 수익성이 낮지만, 사회적으로 필요한 프로그램 제작에 사용됩니다.대표적으로 KBS는 다큐멘터리, 장애인채널, KBS 교향악단 운영 지원을 하고있으며, EBS는 AI 학습서비스, 클래스e 지식강연, 다큐멘터리  EBS 등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 수신료, 왜 내야하나요?

법적으로는 방송법(제 64조)이라는 법률을 통해 수신료의 납부가 의무화 되어있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도 TV 수신료를 특별 부담금으로 판단하여 납부 거부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TV를 소유한 가정이라면 수신료를 납부해야합니다.

공익적 측면으로는 대중성과 수익성이 낮은 프로그램 등 사회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공급할 수 있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장애인 권익 향상 방송,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 정보 방송, 고품질 다큐멘터리 등 상업 방송들이 하지 않는 방송을 제작합니다.

수신료가 없다면 수익성이 낮지만 사회적으로 필요한 정보 제작은 정부 보조금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을 경우 정부의 영향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공영방송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공공의 기금, 즉 수신료가 필요합니다.


✔️ 수신료 분리징수는 왜 시행된건가요?

대통령실에서는 최근 ‘공영방송 제도를 택하고 있는 프랑스(FTV), 일본(NHK) 등에서 수신료를 폐지하거나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전기요금과 함께 부과되는 현행 징수방식은 시대에 맞지 않고, 시청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불합리한 제도’라고 언급했습니다. (대통령실 국민제안 2023.03.09) 

이후 대통령실 홈페이지 ‘국민참여토론’코너에서 한달간 진행된 국민 의견 수렴 과정에서, 징수 방식 개선에 대한 찬성(좋아요)이 96.5%로 우세했습니다. 대통령실은 국민의 뜻에 따라 국민들이 수신료 징수 여부와 금액을 명확히 알고, 잘못 부과된 경우 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분리 징수를 추진했습니다. 이후 지난 12일 수신료 분리 징수 시행령을 공포함과 동시에 시행되었습니다.

✔️ 수신료 분리징수는 어떤 문제가 있나요?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신료 분리 징수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TV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라면 수신료는 의무적으로 내야합니다. 수신료 납부를 선택 사항이라고 오해해서 별도 납부를 하지 않을 경우 추징금이나 가산금 부과 등의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직 분리 징수에 대응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부는 이르면 10월부터 별도의 고지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온전한 분리 징수를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일부 아파트와 대형상가의 경우, 개별 세대의 TV 소지 여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세대별 분리징수가 불가능합니다.

수신료 수입이 줄어들게 됩니다.

KBS는 통합징수 이전인 1993년과 통합징수 이후인 2022년의 수신료 수입 대비 총 징수비용 차이와, 1993년의 수신료 미납률(52.6%)을 근거로, 수신료 분리징수 시 수입이 2022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KBS 2023.07.04)

또한, 한전은 수신료 분리 징수가 시행될 경우, 총 징수 비용이 ‘한국방송에서 받는 위탁 수수료는 물론 심지어 수신료 수납액보다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겨레 2023.07.02) 

✔️ 앞으로는 어떻게 되나요?

TV 수신료의 분리 징수는 지난 7월 12일 시행되었지만, 시스템 준비기간 동안에는 전기요금에 TV 수신료가 포함되어 청구됩니다. 즉시 분리 납부를 원하신다면 한국전력공사 홈페이지에 안내되어있는 과정에 따라 TV 수신료 분리납부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국민 여론이 TV 수신료 분리 징수를 선호하는 이유로 ‘공영방송 KBS에 대한 실망감’을 제시하며, ‘TV수신료 분리징수 논의는 KBS의 정치적 편향성과 상업성을 극복하는, 제대로 된 공영방송 개혁의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타임스 2023.06.18)




TV 수신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공영방송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댓글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나눠주세요 



<참고 기사>

- EBS TV 수신료

- 대통령실 국민제안 20233.03.09

디지털타임스 2023.06.18

한겨레 2023.07.02

- KBS 2023.07.04

-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 202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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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뿐만 아니라 다양한 채널이 폭발적으로 늘어가는 상황에서 공영방송이라는 정체성이 국민들에게 잘 설득이 되지 않은 것 같아서 발생한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누가 수신료 문제 들고 나와서, 이야기 해보자는 것도 아니고 그냥 결정해버린다고 하면 아무도 곱게 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흔히 문제의식이 깊은, 질높은 다큐멘터리는 공영방송밖에 못만든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수신료의 필요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공영방송에서는 공영방송에서밖에 못하는 일들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공영방송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서 더 뜨거운 감자가 되고있는 사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공영방송이 있어야만 모든 구성원들이 좋은 정보, 필요한 정보에, 필요한 시점에 접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는 쏙 빼놓고 이야기하는 뒷면에는 어떤 이해관계가 있을까 경계하게 됩니다.
쟁점에 대해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집도 TV가 없는 채로 살았지만 매번 '수신'료를 냈다는 것에만 집중했는데, 공익적 방송 제작에 도움이 되는 비용이었다고 생각하니 다르게 보입니다.
처음 뉴스를 보았을 때는 '내가 보지 않는 TV' 정도만 생각했었는데요, 막상 글을 살펴보니 수신료에 여러 의미를 함께 고민하게 되네요.
수신료 분리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는데 쟁점들이 정리되어 있어서 읽으면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수신료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의미와 필요한 이유가 있는데 논의 과정에서 맥락이 모두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언제쯤 정치적 주장과 목적이 아니라 공영방송의 의미와 가치를 바탕으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공공영역에서 좋은 프로그램 만들어주세요~시청료분리 반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