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교육과정 5.18 민주화 운동 삭제, 중요한 것은 정치가 아닌 교육입니다.

2023.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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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교육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교육과정 5.18 민주화 운동 삭제, 윤석열 정부의 의도일까요? 혹은 교육과정 대강화의 결과일까요?

교육부, 개정 교육과정 '5.18' 삭제 논란
(출처 : YTN)

얼마 전,  ‘윤석열 정부, 개정 교육과정에서 5.18 민주화 운동 삭제'라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기사에서는 개정 2022 사회과 교육과정에서는 기존 2018 교육과정에 있었던 "4.19 혁명"과 "6월 민주 항쟁" 사이에 존재하던 "5.18 민주화 운동"이란 단어가 사라져 있다고 말하고 있었죠.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제외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제목도 ‘윤석열 정부, 개정 교육과정에서 5.18 민주화 운동 삭제'이고 이 기사를 시작으로 여러 뉴스에서 계속 보도되면서 여당과 야당의 다툼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결국 정부에서는 교과서에 기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의도적으로 제외한 것이 아니라는 ‘교육과정 대강화'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두 입장으로 나누어지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5.18 민주화 운동을 삭제했다.

처음 기사가 나왔던 오마이뉴스의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2018년 교육과정을 가져와보았는데요. 노란색 밑줄을 보면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 항쟁이라는 단어가 명확하게 들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교육과정
출처 : 오마이뉴스


그렇다면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어떨까요? 5.18 민주화 운동이라는 단어가 빠져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4.19 혁명와 6월 민주항쟁이라는 단어는 그대로 있지만 5.18 민주화 운동만 빠져있기에 정부에서 의도적으로 제외했다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2022 개정 사회과 교육과정
출처 : 오마이뉴스


이에 대해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에서도 비판을 하기 시작했죠. 강기정 광주시장은 “5·18 삭제는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하는 행위다. 삭제 책임자는 국민께 사과하고 관련 조항은 원상회복돼야 한다”며 “5·18의 숭고한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 150만 광주시민의 뜻임을 분명히 한다”고 하며 비판을 했습니다(출처 : 시사포커스).

교육과정 대강화에 의한 작업일 뿐이다.

그러나 이를 ‘교육과정 대강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교육과정 대강화란 국가 수준에서는 공통적, 대강적 기준만 제시하고 나머지 구체적인 세부 사항은 개별 교사 수준에서 탄력적으로 정하여 운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구체적인 사항을 하나하나 적기보다는 큰 틀에서만 적는 것이지요.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의 핵심은 교육의 자율성을 위한 교육과정 대강화였고, 그렇기에 교육과정 대강화를 위해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 항쟁이라는 단어를 하나하나 넣기보다는 ‘4.19 혁명에서 6월 민주 항쟁에 이르는’으로 적어 그 기간 내에서의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4.19 혁명이 시작점이고, 6월 민주 항쟁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두 사건은 적을 수밖에 없고, 그 사이에 있는 사건이 생략될 수밖에 없었죠.

교육과정 대강화
출처 : 네이버 검색

정치가 아닌, 교육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

하지만 정부의 대응도 석연치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에서 비판을 하자 “문재인 정부 때 내린 결정”이라고 하며 이전 정부의 탓을 했습니다(출처 : 파이낸셜 뉴스). 그리고 다시 5.18 민주화 운동을 교과서에 집어넣겠다고 발표합니다. 교육과정을 왜 이렇게 만들었고,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모르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과정 대강화는 교육과정에서 성취기준만 제공하고, 기존에 있는 학습요소를 제외해 교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방법입니다. 즉, 성취기준에서 ‘국내의 민주화 과정’에 관한 이야기만 넣고,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 항쟁’이라는 하나하나의 학습요소는 제외하는 방식으로 가야 합니다. 교육계에서는 이전부터 학습요소를 삭제하자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학습요소는 교육과정에 남아있고, 심지어 이렇게 누군가가 비판을 하자 학습요소에 단어를 추가하면서 본래의 목적인 교육과정 대강화가 무의미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저는 5.18 민주화 운동은 교육과정에서 제외되지 않았지만, 정치적인 공방으로 인해 교육에 대한 고민은 사라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영논리가 아니라 교육 그 자체를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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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 대강화가 갖는 교육적 가치를 알 필요가 있겠네요. 5.18이 사라졌다고 하면 당장 감정적으로 반발심이 생기는데, 맥락을 알면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아래 선우님이 말씀해주신대로 '역사적 사실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어떻게 공유할 지'  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대응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느정도 기준이 있어서 대강화 과정의 대상이 되어 제외했다가, 논란이 일자 다시 추가했다는 것이 조금 석연찮습니다. 그만큼 중요한 건이 아니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본인들의 논리가 정당하지 않아서 접은 것인지요.

한국은 수능 때 비행기도 잠시 멈추는 나라입니다. 그만큼 교육을 중요시 하는데요. 애플워치님이 적은대로 교육에 정치적 공방이 개입하여 교육 자체에 대한 고민이 사라지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역사 공부는 이미 벌어진 사실, 이미 존재하는 자료를 어떻게 해석하고, 의미와 진실을 찾아갈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어떻게 역사 공부를 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교육부에 존재하는지 의문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