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스스로 일베 출신이라고 말했다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확인해보았습니다

혼란 속에 묻혀버린 '내 이슈' 시민 이슈 구조대가 꺼냅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난 3월 11일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이하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재명 대표 스스로 일베 출신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발언했습니다.

발언의 배경은 대구 중•남구 공천 후보자인 도태우 변호사(이후 공천 확정되었으나 현재 공천 취소. 3월15일 기준)의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과거 발언(5.18 북한군 개입)을 두고 이재명 대표가 극우정당이라고 꼬집은 것을 비판한 데서 비롯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발언이 사실인지 아닌지 팩트체크해보겠습니다.

이재명 “제가 일베 출신”, 이 말의 진위는?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일베 이슈는 크게 두 건입니다. 최근에 언급된 내용부터 시작하여 과거의 논란까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제가 일베 출신”이라는 발언은 강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17년 전남대학교를 방문한 이재명 대표(당시 경기 성남시장)는 강연 시작에 앞서 청중에게 인사를 하며 다음과 같이 발언합니다.

“여러분들 혹시 아시나 모르겠는데, 제가 일베 출신인 거 아세요? 제가 출신이 일베 출신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스스로 일베라고 말했으나 뒤이어 자신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제가 왜 일베냐 하면 잘못된 정보들을 가지고 자기 인생을 망치는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보통 유죄라고 정의하는데, 제가 한때 그랬었죠.”

이후의 발언을 정리하면,

1)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피해자를 가해자로 오해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이었다

2) 스스로 과거의 자신이 수치스럽고, 한스럽고, 억울하게 생각한다

3) 그때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인생이 바뀌었다(공장일 및 인권변호사 활동)

4) 지배자들이 어떻게 다수 국민을 지배하는가? 바로, 정보 왜곡을 통해 지배한다

입니다.

위의 발언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맞물려 지배자들이 왜곡된 정보로 국민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발언의 요지는 자신이 일베였다는 게 아니라 잘못된 정보로 어떤 삶을 살게 되었고, 그것이 어떤 문제를 가져오는지 문제 제기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 아래 텍스트는 이어지는 발언 내용이며, 내용 확인을 위해 함께 업로드 합니다.

※ 강연 내용을 옮겨 적는 과정에서 분량 조절과 가독성 향상을 위해 조사나 접속사, 반복되는 표현, 검증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부분 등은 삭제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원본을 보기 희망하시는 분께서는 위의 영상을 시청해주시길 미리 양해드립니다.

<발언 뒷부분>

제가 중학교 다니고 공장 생활을 할 때 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광주 사태 또는 광주 폭동 이런 모양으로 봤죠. 그래서 제가 광주 민주화 운동을 보면서 ‘야, 저 폭도들이 나라를 망쳐 먹으려고 파출소, 경찰서 무기고 털어가지고 국군한테 총 쏘다가 잘 죽었다. 왜 저거 밖에 안 죽었냐’ 이런 얘기를 제 입으로 했어요. 왜냐하면 주어진 정보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니까.

그렇게 적대심을 가지고 대학을 갔는데 (…) 사람들이 배포하는 유인물을 보니까 광주에서 군인들이 사람을 죽여가지고 어쩌고 이렇게 써 놨길래 (…) 처음에는 의심했어요. 두 번째는 그런가, 세 번째는 이게 내가 잘못 알았나 봐, 네 번, 다섯 번 반복되고 나니까 ‘속았구나, 이거.’ 속아서 내 입으로 억울한 피해자들을 험하게 비난했던 내 입을 때려주고 싶어, 그 정도가 아니라 수치스럽고, 한스럽고, 억울하고. 내가 몇 년 동안 그 가해자들에게 놀아나가지고 억울한 피해자들한테 똑같이 가해를 하고 있었잖아요.

사람이라는 게 얼마나 약한 존재인가를 그때 알았죠. 사람이 자기가 똑똑한 것 같지만 입력되는 정보에 따라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많은 걸 깨우치게 됐는데 그 일 때문에 저는 이제 인생을 바꿨죠.

이재명 대표가 일베 활동을 했다?

이재명 대표과 관련된 일베 논란 두 번째는 일베 활동에 관한 것입니다.

이재명 대표(2018년 당시 경기도지사 후보)가 일베 회원으로 가입했다는 주장과 함께 이재명 대표의 계정이 레벨 23단계라는 글이 SNS에 올라왔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이메일 주소로 가입된 일베 계정이 공개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일베의 허위사실 유포 글을 찾아내 대응하기 위해 2년전 가입했으나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익명의 A씨는 이재명 대표를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고, 2018년 11월 경찰은 일베 활동과 관련된 사항은 범죄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 불기소 의견을 첨부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그렇다면 활동했다는 개념은 어디서부터 성립되는 것일까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활동’을 아래와 같이 정의되어 있습니다.

활동: 몸을 움직여 행동함. 어떤 일의 성과를 거두기 위하여 힘씀

위의 정의에 따라 활동 여부를 파악해보겠습니다.

만약 일베 가입이 이재명 대표가 바랐던 성과였다면 활동을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입한 것만으로도 활동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마찬가지로 활동한 것으로 해석될 것입니다. 그러나 인터넷 게시판은 글을 작성하고, 좋아요 및 댓글로 호응하고, 퍼 나르는 등 다양한 행위가 일어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단지 사이트에 가입한 것 만으로 활동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일베 사이트에 가입한 적은 있으나 그것은 허위사실 유포를 막기 위함이었으며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해당 내용은 ‘가입만 되어 있지 실제 활동한 내용은 없다는 것이 확인돼 이들 사안에 대한 언급이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경찰의 수사 결과와 일치합니다.

일베 활동과 관련된 사항 외에 함께 고발된 사건 중 일부는 불기소 혹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되었고, 이후 검찰은 일베 활동과는 무관한 4가지 혐의를 기소하였습니다. 기소 및 재판 과정을 보면 일베 활동과 관련되어 진행된 것은 없으므로 일베 활동을 했다는 것은 허위 사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일베 발언 및 논란에 대한 팩트체크를 해보았습니다. 마무리하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스스로 일베 출신”이라는 발언을 하기 앞서 “발언의 맥락 같은 것도 중요하거든요.(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 영상 1분 30초~)”라고 말합니다.

4월 10일에 있을 총선을 앞두고 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말처럼 ‘발언의 맥락’을 고려해 해석하고 말하는 태도를 가져야 될 것입니다. 말을 하는 사람, 말을 듣는 사람 가리지 않고 모두가 말입니다.

* 이 콘텐츠는 시티즌패스 시민팩트체크 타운의 시민팩트체커 기초 교육 과정의 실습 활동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