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선거 제도가 바뀌면 정치가 바뀐다[선거제 논의 시리즈 1편]

2024.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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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과 사회에 관심이 많은 연구활동가
글 작성 시점으로부터 약 3달 후인 2024년 4월 10일, 대한민국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이하 총선)이 실시될 예정이다. 이번 선거로 4년동안 국회에서 국민을 대표해 일할 국회의원 300명을 선출하게 된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예비후보 등록을 23년 12월 12일부터 받기 시작했음에도, 선거를 진행하기 위한 '선거 제도'는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아직까지 선거제를 두고 정당 간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선거제 논의 시리즈]를 기획하여 다음과 같은 주제들을 차례대로 다뤄보고자 한다.

[22대 총선 논의 시리즈]
1편 - 선거제도가 바뀌면 정치가 바뀐다(선거제도의 중요성) <-

2편 - 선거제, 진짜 논의되어야 할 것들 <-
3편 - 미정(22대 총선 분석)


*일반적으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비례성'개념을 '대표성'에 포함시켜 서술한다.


ChatGPT-4 의 DALLE-3로 필자가 생성


글의 제목에서 역설하듯이, 이번 글은 ‘선거제도의 중요성’에 대해 주장할 예정이다. 선거제 개편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1월 말 ~ 12월 초(캠페인즈 트렌드 검색 결과 - 이미지 첨부는 따로X)이후 선거제와 관련된 여러 논의가 다양한 매체 - 뉴스, 기사, 칼럼, 토론회 - 등이 이루어졌지만 정작 ‘선거제가 왜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논의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기존 한국 정치 상황을 생각했을 때, 대중 입장에서는 ‘정치 혐오’, ‘정치 무관심’에 사로잡혀 선거제도에 관심이 없을 수 있다. 기껏 선거제를 바꿨더니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창당해서 의미없게 만들지 않나, 양당 다 싫은데 대안으로 뽑을 군소정당들의 역량은 너무나도 부족해보이지 않나. 따라서, ‘어떤 선거제’ 이전에 ‘왜 어떤 선거제’가 좋은지, 그리고 그 이전에 ‘왜 선거제 논의가 중요한지’를 다루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선거’와 ‘선거 제도’의 중요성


Unsplash. vote.

선거 제도의 중요성을 설명하려면, 우리는 우선 ‘선거’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다루어야 한다. 선거는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행사하는’ 민주주의 제도에서 국민이 권력을 행사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식이다. 이를 증명하듯, 대부분의 민주주의 지표는 이 ‘선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모든 사람들이 직접 토론해서 의견을 조율해서 다수결로 모든 안건을 조율하면 좋겠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각자 너무 바쁘게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우리의 대표를 대신 뽑는 ‘선거’를 하게 됐다. 따라서 **선거 제도는 ‘국민의 권력을 어떻게 행사할지를 정하는 제도’**라고 볼 수 있다.

‘선거 제도’가 극한으로 잘못 작동하면 어떻게 될까? 답은 간단하다. ‘부정 선거’가 이루어지고 더 이상 선거에 의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는다. 실제로 북한과 중국도 모두 형식상으로는 ‘민주주의’국가를 표방하고 있으며, 형식적인 ‘선거’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한국도 해방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체육관에서 유신헌법을 앞세워 강압적인 선거를 강요했던 역사가 있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국회의원 선거 제도의 차이가 ‘부정 선거’까지 유발할 차이를 만들진 않겠지만, 국민들이 선거 제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경각심을 가지기에는 충분하다.

선거 제도가 바뀌면 정치가 바뀐다

킹무위키에서 확인 가능한, 선거제에 따른 득표 변화


선거 제도가 바뀌면 어떤 점이 바뀔까? 2편과 3편에서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국민들의 표가 더 선거 결과에 잘 반영되는, ‘대표성(비례성)’이 변할 수 있다. 위 이미지는 21대 총선 결과를 다른 선거제도가 적용되었다고 가정했을 때의 표 변화이다(무려 킹무위키 피셜). 실제 21대 총선과 다른점은,

  1. 연동형 선거제도로 인한 표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가정했고 
  2. 21대 총선보다 더 높은 연동률 - 정당 지지율이 50%에서 100%로 가도록 조정됐으며
  3. 연동형 제도에 의한 초과의석만큼 비례의석이 늘어났다. (독일식 선거제와 유사한데, 어렵다면 간단히 이 뉴스를 참고하면 좋다)

그 결과, 대표적 소수정당인 정의당의 의석이 26석이나 증가하였고, 국민의당의 의석은 20석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두 정당은 실제 선거결과와 비교했을 때 정당 단독으로 법안 발의도 가능해졌고(10명), 교섭단체를 구성해(20인 이상) 국회에 추가적인 발언권 획득이나 국고보조금 지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선거제 변화에 따른 소수 정당의 진입 가능성을 두고, 단순히 소수 정당이 국회에 많이 진입한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사실 소수 정당이 많아지면 의견 충돌로 인해 법안 통과가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을 위한 제도 변화보다 소수 정당의 역량 강화 - 정당원을 조직하고 정당을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며, 정당 수준에서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과 아젠다를 제시하는 게 먼저라는 주장도 타당하다. 필자 역시 정치인의 대표성과 능력 모두 중요하다는 글을 작성한 적이 있다.

하지만 때로는 ‘대표성’이 먼저 보장되어야 ‘능력’역시 키우고 발휘할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소수 정당이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 키운 역량이 발휘될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야 정당 구성원들의 역량 강화 동력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거대 양당을 제외한 소수 정당에 유의미한 정당 지지율이 집중되는 이유 역시 두 거대 정당의 정치적 활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국민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선거 제도 변화는 이런 국민들 목소리가 제대로 선거 결과에 반영되게 하여 정치를 바꿀 수 있다.

신명순,진영재[비교정치]. 선거 제도가 비례성이 높으면, 유효 정당 수 = 군소정당 진출이 많아진다. 물론 유효정당 수의 증가가 항상 좋은 정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국민들의 목소리가, 국민의 권력이 제대로 행사되기 위해 중요한 선거 제도. 22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 제도에 대해 고민해야 할 점들은 무엇인가? 정치적 이상과 현실적 문제들을 고려하여 2장에서 추가로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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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더욱 민주적으로 만드는 것이 선거제도 개선의 목표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은 곧 선거제도가 민의를 더욱 대변 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재경님께서 잘 보여주셨듯이 양당만 번갈아가면서 찍도록 강제되는 양당제는 민주적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당을 찍어도 사표가 되지 않도 일정한 영향력을 확보 할 수 있도록 해야 새로운 가능성들이 열릴 수 있고, 기존의 정당들도 일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강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새로운세계0924 선거 제도의 변화가 정치를 완전히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주장엔 동의합니다. 실제로 제 sns에 올릴 때 선거 제도는 다양한 사회 이슈,문제 중 제가 현재 가장 관심이 가기에 다룬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말씀하신 내용들도 중요하지만, 총선이 3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선거 제도가 정해지지 않은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정치의 변화는 종합적 요인에 의해 나타나고, 선거 기간에 그 중요도가 올라가는 것 중 하나는 선거제도입니다. 


결과적으로, 선거 기간에 선거에서의 '비례성'을 올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하나의 '해결책'이 되는 게 맞습니다.

선거 제도의 변경이 정치를 완전히 변화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선거 제도는 단지 정치의 한 측면에 불과하며, 정치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선거 제도 외에도 다른 요소들과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민주적인 정치 문화,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 절차, 정치인들의 윤리적인 리더십 등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선거 제도의 변경은 정치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며, 그 자체로 해결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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