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혹시 그대도 덕후?
시민과학(citizen science)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의하면 “일반시민의 참여로 수행되는 과학연구로, 때로 전문 과학자나 전문기관의 협력 또는 지도 하에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정의됩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비전문적인 과학자들이 체계적인 데이터 수집과 분석, 기술 개발 혹은 자연 현상 시험, 활동의 결과물 전파와 같은 과학 활동 에 참여하는 패러다임”으로 정의하기도 하지요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시민과학’이라고 함은 전문가/연구자들과 비전문가인 시민들이 함께 다양한 분야의 과학적 연구활동을 함께 하는 것을 뜻한다고 해요.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데,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도 할 수 있고, 데이터 분석을 할 수도 있어요. 물론 연구의 설계와 해석까지 참여하는 것도 시민과학의 형태라고 분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떤 분야의 ‘덕후’들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별을 보는 것, 누군가는 새나 곤충을 관찰하는 것, 누군가는 산책길의 꽃들을 유심히 볼수도 있습니다. ‘덕후’의 경지에 이르면 준전문가라고도 할 수 있지요. 해외에서는 이런 ‘덕후’들의 힘을 이용한 과학 프로젝트가 이미 많이 활성화되고 있고,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
✒ 시민과학의 사례들은 뭐가 있을까요?
그렇다면 이런 ‘덕후’들이 함께하는 시민과학들의 다양한 사례를 알아볼까요?
미국 NASA에 의해 진행되는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 중에는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새로 생성되는별을 찾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NASA에 의해 발표에 의하면 1년이 안 되는 시간동안 2만 8천명의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새로운 별을 찾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하네요.
영국의 이니셔티브인 플루서베이(Flusurvey)에서는 돼지열병과 같은 지역사회의 전염병 동향을 관찰하는데요, 코로나-19 시기에는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 전염, 노출위험, 건강관리를 위한 행동 등을 함께 모니터링했다고 합니다.
환경과 관련된 시민과학은 정말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가장 오래된 시민과학 프로젝트 중의 하나는 1989년 시작된 미국 오듀본 협회(The National Audubon Society)의 자원봉사자들을 통한 산성비 빗물 샘플 수집 프로젝트(Citizen’s Acid Rain Monitoring)가 있습니다. 225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빗물 샘을을 수집하였고, 산성도를 체크하여 협회에 보냈고, 산성비 문제가 중요한 환경문제이자 건강문제라는 것을 알리는 핵심적 역할을 했습니다. 이 오듀본 협회는 1900년부터 현재까지 “Christmas Bird Count(CBC)” 프로젝트를 통해 매년 크리스마스에 조류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한해 평균 약 6~7만 건에 달하는 조류 모니터링 자료를 축적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도 많은 사례가 있는데요. 교토 벚꽃의 개화시기 관찰모니터링은 1,200년간 이어져오고 있으며, 1954년 시작된 해안 바다거북 모니터링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민들레 모니터링의 경우 ‘민들레 분포 지도화(Dandelion Mapping Survey)’라는 이름으로 일본 민간단체 후지쓰의 지원으로 2010년 모바일 기반 생물 기록 도구의 개발과 함께 조사범위와 참여자가 확대된 바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스마트폰의 보급이 늘어나고, 개인의 컴퓨터 성능도 좋아졌고, 또 ICT기술이 발전하면서 시민참여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한 천문학이나 생명과학 분야도 늘어났고, 관심을 보이는 시민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이런 사례들이 없을까요?
있습니다. 환경과 관련된 것들만 살짝 모아보겠습니다. 국립공원 북상산 개구리 산란 모니터링, 새만금 시민생태조사, 동절기 두루미 동시조사, 서울시 제비SOS, 인천 저어새 시민모니터링, 익산시 악취 3355, 갯벌 키퍼스, 야생조류 유리창 조사…
경상남도와 서울시의 제비조사의 경우는 지자체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었고, 국립생물자원관 등에서 진행하는 생물종 조사는 국가기관에서 함께하는 경우입니다. 시민단체가 회원들과 함께하는 생물종 탐사나 멸종위기종 조사 등도 많이 있습니다.
생태지평은 ‘갯벌 키퍼스’라는 앱과 플랫폼을 개발하고 운영중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의 소중한 생태계 갯벌을 지키기 위한 시민참여 모니터링 앱입니다. 시민들의 참여로 갯벌의 생태계를 조사하고 기록합니다. 갯벌을 오가는 철새들, 갯벌의 경관 등을 기록하고 갯벌을 가치를 알리기 위한 시민과학 플랫폼이지요. 한번 와보실래요? www.getbolkeepers.org
우리 주변의 생태계를 관찰하고 꾸준히 기록하는 일, 기록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일. 우리 주변에도 꽤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처럼 지자체나 정부의 지원은 아직 소소한 수준입니다. 외국은 조례도 있고, 관련법도 있고, 네트워크와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한 재정적 지원은 물론 플랫폼 기술도 많이 발전해 있거든요.
개인의 관심이나 취미를 넘어, 덕후의 외로운 덕톡을 넘어. 전문가와 아마추어 전문가,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자료를 모으고, 공부하고, 연구하고, 분석하고, 또 다른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일. 우리의 덕후적 시각과 관찰이 과학연구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 멋지지 않나요? 우리동네의 문제는 우리가 조사하고 우리가 해결을 모색한다!
시민과학은 이런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첫째, 시민과학은 참여를 통한 교육의 효과를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시민과학 프로젝트가 교육적 효과를 같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교육 목표를 가진 시민과학 프로젝트가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과학, 생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생태계 탐사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인 예이지요. 교육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민과학이 아니더라도 참여자들에 대한 교육을 진행합니다. 일본의 경우 생물종 탐사 전에 전문가들로 부터 생태계와 생물종에 대한 공부를 같이 하면서 조사방법도 같이 공부합니다. 우리 동네에 대한 생태적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겠지요.
둘째,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많은 양의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연구는 재정적인 한계도 있고, 시간의 한계나 지역적 한계가 있었지만 이러한 한계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그동안 해결하지 못하거나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야에 대한 시민들, 즉 우리모두의 관심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셋째, 우리동네 문제를 우리의 힘과 지혜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립니다. 동네를 산책하면서, 혹은 출퇴근길에, 또는 농사를 지으며, 강아지를 산책시키면서 관찰하고 기록하고, 또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일은 우리의 문제를 우리가 해결한다는 장점을 갖습니다. 전문가나 정책결정자가 잘 모르는 우리동네만의 특성을 반영한 문제해결을 함께 모색할 수 있습니다. 정책결정에 우리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환경과 관련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시민과학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를 모아주세요
생각해볼까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생명들, 종종 떠오르는 나만의 녹색 덕후적 감각을 함께 모아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아주세요.
우리동네 탐조, 재활용 실태조사, 뒷동산 외래종 조사, 무엇인든 주제의 제한은 없습니다.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환경과 관련된 데이터를 모으고 공유하기 위한 주제라면 무엇이든 환영입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모아 생태지평이 함께 고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