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 가결되어 민주주의와 시민들의 승리를 축하하는 순간, 축하 풍선이 하늘로 퍼지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 한구석이 답답해졌습니다.
풍선이 저 멀리 작게 보이며 하늘로 날라가는 모습이 마치 미세 플라스틱이 지구에 퍼져나가는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풍선은 저 멀리 날라가 바다와 강, 숲 속에 떨어질 것이고 그 결과는 플라스틱에 고통 받고 죽어가는 동물들로 돌아오겠죠.
바로 이런 이유로 네이버카페 '제로웨이스트홈카페' 등 쓰레기 문제를 걱정하는 시민들은 2023년 새해맞이 풍선 날리기를 막는 시민행동에 나선 적이 있습니다. 대한해협크루즈에서, 서울 중랑구 붕화산에서, 울산 장생포 고래광장에서, 전남 순천 풍덕동 그린아일랜드에서, 여수 향일암에서, 충남 공주 금강신관공원 등에서 풍선 날리기에 항의하는 댓글과 전화 등의 민원으로 풍선 날리기가 취소되었습니다. (뉴스펭귄 기사 인용) 시민들의 행동이 수많은 풍선이 환경에 무단 투기 되는 것을 미리 막은 것입니다.
경기도는 2019년 12월부터 도 내 지자체를 대상으로 풍선 날리기 행사를 금지했고, 미국, 영국, 네덜란드 등 해외 여러 국가에서도 이미 금지하고 있습니다. (서울환경연합 인스타그램 내용 발췌), 유럽연합의 일회용품 사용 금지 항목에도 풍선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카카오톡 오픈챗팅방 '쓰레기없는세상을꿈꾸는방'의 'ㅇ'님은 "저도 그냥 탄핵 가결도 됐고 다들 환호해서 함께 하긴 했는데 마음이 불편했어요. 다들 그러셨군요. 저런 걸 안 해도 충분히 기쁨을 나눌 수 있는데 말이죠. 아쉬워요"라고 불편했던 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알맹상점을 이용하는 '알맹러'들이 모인 오픈챗팅방의 'ㄱㅎㅈ' 님은 "가결된 순간 풍선을 막 날리는데 혼자서 기쁨이 짜게 식더라구요ㅠㅠㅠ" 라고 하셨고요.
덧붙여 'ㅎㅇㄴ' 님은 "2024년 마지막 보름달 예쁘게 떴듯 좋은 소식이 나온 저녁이네요.ㅎ 저도 여의도에서 함께했고 시민들 나눔에 감동 받고 뿌듯하지만, 1회용 핫팩과 선결제 커피들 일회용품 쏟아져 나오는 거 보고 마음이 좋지만은 않아 복잡하네요.ㅠㅠ ㅋㅋ" 라고 쓰레기 문제를 걱정하는 마음을 공유해주셨습니다.
풍선을 날리지 않고 서로 축하하는 방법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예전에는 종이컵에 파라핀 촛불을 들었다면 이번에는 어르신들도 '당근'에서 구해온 응원봉을 들고 촛불행동에 참여했듯 더 나은 방법은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함께 고민한다면요. 더 나은 방식,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모으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해 목소리 모으기를 합니다.
풍선으로 시민들이 함께 할 방법을 준비해주신 주최 측과 단체에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 우리가 축하할 일은 더 남아있지 않겠습니까. 더군다나 곧 새해맞이 행사도 여기저기서 시작할 거라 목소리를 내게 되었습니다.
탄핵이 확정될 때, 그리고 우리가 함께 축하할 일이 생길 때 지구에 좀 더 다정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진 | 카카오톡 오픈챗팅방 '쓰레기없는세상을꿈꾸는방' 'ㄹ ㅁ'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