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게구름 비회원

이스라엘 군인이 들고 있는 프라이드를 보며 슬픔을 느낍니다. 내 편과 적을 구분짓는 전쟁의 의식 안에서는 사랑과 평등을 이야기해도 반쪽 밖에 이야기를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사랑과 평등, 존엄성.. 이런 가치들은 누군가가 배재되는 순간 더 이상 원래 의미의 가치가 아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와는 먼 곳의 이야기, 내가 속하지 않은 소수자의 이아기라는 생각에 깊게 들려다보지 않았던 주제라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합니다. 내가 얼마나 좁게 살고 있었는지 반성하게 되고.. 처절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분들께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단순히 내 이야기가 아니라고만 생각했는데 앞으로 다양성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더 심도있게 생각해봐야겠네요.

역시나 기사를 읽고나서 쓴 오늘 일기 일부를 공유드립니다.

사랑의 이름으로 학살을 자행한다는 모순이 구렸다. 라파, 가자 지구에선 물,전기,가스,식량 공급이 불규칙하며 언제고 미사일이 날아올 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다.
학살자들의 목소리가 덮인 자리에 희생자의 고통은 묻혀버린다. 우리나라에서 열린 퀴어퍼레이드에서 목소리가 잊혀져선 안된다는 울부짖음을 기억한다.
전쟁의 고통, 침략의 고통, 학살의 현장을 우리는 오래전에 이 땅에 스며있음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기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 러시아-우크라이나 크고 작은 내전 국가에서도 퀴어들이 산다. 전쟁과 이념을 지우면 친구가 될 이들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연대할 수 있을 이들에게 무기를 쥐어주고선 이들의 존재를 피아로 갈랐다. 한편 이들의 고통을 두고 자본가들은 호황이다, 환호를 하는 이들이 서린다. 분노가 핀다.

세상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게 얽혀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기사네요. 많은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스라엘 군인이 중동에서 퀴어의 자유를 허용하는 유일한 군대임을 자임하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침략해서 무지개 깃발을 들어올리고 있는 사진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여러 분할선은 다양한 방식으로 교차 할 수 있고 때로는 어떤 옳음과 대의 등이 어떤 억압을 완화 혹은 중화 하거나 가릴 수 있다는 것을 언제나 유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렵네요. 전쟁이라는 단어 앞에 얼어붙는데, 퀴어라는 말 앞에서도 얼어붙는데, 두 단어가 서로 얽혀있으니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그가 들어 올린 무지개 깃발에는 영어, 아랍어, 히브리어로 ‘사랑의 이름으로’라는 손글씨가 적혀 있었다." 썸네일 속 군인이 이스라엘 군인이었군요. 사랑의 이름으로 폭격하고 공격하고 사람을 죽이다니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진정 '사랑의 이름으로'를 외치려면, 정말 모두의 평화를 이뤄야겠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고 다짐합니다.
퀴퍼에 참석한, 기사 속에서 언급된 대사관들의 부스가 이번에는 예년과 다르게 전혀 반갑지 않았습니다. 그 앞에서 팔레스타인을 위한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기여하지 못하는 저 스스로에게 답답했던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