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성을 가지게 된 ‘지방청년’이라는 단어
지방소멸, 지역 청년일자리 부족, 청년세대 인구 감소 및 수도권 쏠림 현상 등 많은 단어들이 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나 정작 지역 속 청년들의 목소리는 반영 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지방청년’이라는 단어는 어떠한 상징성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무엇이 문제고 어디부터 풀어나가야할까.
한국의 지역 내 총생산 규모는 수도권이 1,017조원(52.5%), 비수도권이 919조원(47.5%)을 차지해 수도권이 전국 지역내총생산의 과반을 점하고 있음. 단순히 경제적 규모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고용상황도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비수도권 청년고용률은 39.3%로 수도권 청년고용률은 44.9%에 비해 5.3%나 낮다.
시/도 지역별로 구분해보면 수도권(서울51%, 인천48%, 경기47.3%)과 비교해 영남권(부산40.5%, 대구42.7%, 경북41.1%, 경남37.8%, 울산38.9%)과 호남권(전북39.1%, 전남39.3%, 광주37.3%)의 청년고용률이 큰 차이로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흔히 ‘이중구조’ 혹은 ‘분절적 노동시장’으로 표현되는데, 기업규모, 고용형태에 따른 격차가 전반적으로 벌어져 있는 것이다. 대기업(500인 이상) 대비 중소기업(500인 미만) 평균임금 비중은 1980년 96.0%에서 꾸준히 하락해 2020년 기준 58.8%까지 낮아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역 인구이동에서 2030의 비중이 47.1% 차지 (20대 25.3%, 30대 21.8%)하고 있으며, 특히 '시도간 인구이동'에 있어 전입사유로 '직업'(일자리)을 선택한 비중은 34.5%로 일자리를 이유로 한 시도간 인구이동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국적인 인구감소 속에서도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입 순이동은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역 특수성을 반영한 고용서비스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청년유니온은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지역격차 해소를 위한 청년 지역일자리 실태조사>와 <지방소멸 시대의 청년세대 지역격차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를 진행했다.
비수도권 응답자 중 지역 내 '일자리 충분정도'에 대해 비수도권 청년 78.9% ' 불충분하다' 응답했다. 성별별로는 비수도권 남성 청년 71.7% - 여성 청년 84.1%로 '불충분하다'의 응답격차가 나타났으며, 수도권 이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 비수도권 청년 여성 47.6%, 남성 38.3%이 ‘예“라고 응답했다.
비수도권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상경한 청년의 경우 상경이유에 대해 '다양하고 안정적인 일자리'가 32.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원하는 교육을 받기 위해(직업훈련, 기타 교양 교육 등)'가 22.2%로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겪은 직업훈련 기관이나 교육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직업 훈련 기관 접근성 질문에 대해 훈련기관은 있으나 이용하지 않는다의 답변이 40.1%로 가장 많았고, 찾기 어렵다 23.9%, 찾을 수 있으나 거리가 너무 멀다 21.8%, 들어본 적 없다 11.3% 순이었다. 응답자중 45.7%가 접근성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훈련기관은 있으나 이용하지 않는다‘ 답변의 이유에 대해서는 실용적이지 않고, 수도권에 비해 퀄리티가 낮다 등이 있었다. 이는 접근성뿐만 아니라 교육의 퀄리티나 다양성을 높이는 등 훈련기관이 실제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한편, 비수도권 청년에게 수도권 이주 계획 혹은 의사를 묻는 질문에 43.7%가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수도권으로 이동할 의사가 없다’를 선택한 응답자 중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12.5%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이유로는 수도권의 높은 물가와 주거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답변이었고(46.3%), 수도권 생활의 적응에 대한 두려움이 (16.3%) 다음을 이었다. 그 외엔 단순히 이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거나 현재 큰 불편함이 없다는 답변 등이 있었다. 결국 이주할 의사가 없다는 응답자들도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만족해서라기 보단, 수도권 생활에 대한 경제적, 심리적 부담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실태조사와 질적연구를 통해 알 수 있었던 사실은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에 나서고 있는 참여자들이 강한 수도권으로의 이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구직 과정에서의 경험과 판단은 다양하고 더 많은 수의 일자리가 모여 있는 수도권으로의 이주를 고민하게 하면서, 지역 청년을 지역으로부터 빠져나가게 하고, 결국 이것이 지역격차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유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산업 전반을 두고 이야기 하는게 필요하겠지만, 구직시기부터 시작되는 지역이탈. 교육 격차에 우선 주목해보았다. 청년 실업률 및 장기실업률의 효과성이 나온 ‘적극적 노동시작 정책’의 지출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
한국은 OECD국가 내에서도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지출이 적은 국가에 속한다. 2019년 기준 OECD 국가별 GDP대비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지출 비율을 보면 한국은 GDP 대비 0.37%로 OECD 평균인 0.72%의 절반수준에 머물러 있다.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중에서도 고용개선 효과성이 큰 고용서비스 정책과 직업훈련 정책의 경우에도 지출 규모가 매우 낮은 상황이다. GDP대비 고용서비스 지출규모는 0.04%로 OECD 평균인 0.12%의 1/3수준으로 낮으며, 직업훈련 지출규모는 0.07%로 OECD평균인 0.10%의 2/3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비수도권 청년이 지역에서 정주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지역 내 ‘괜찮은 일자리(Decent work)’의 창출과 직업다양성의 확보가 가장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함께 주목해야할 것은 양질의 직업훈련과 고용서비스가 지역 특성에 맞게 이뤄질 필요성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기존에 추진되고 있는 ‘상생형 일자리’의 확대, 산업변화에 조응하는 지역 직업훈련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 고용서비스와 관련된 인력 확충 등 중앙정부 차원의 직접일자리 정책, 고용서비스 및 직업훈련 정책과 더불어 해당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 시행하고 있는 청년일자리 정책의 효과성에 대해 전반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그에 따른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많은 과제들이 있으나 먼저 중앙정부 차원의 직접일자리 정책, 고용서비스, 직업훈련 정책과 해당 지방자치단체 단위에서 시행하고 있는 청년일자리 정책의 효과성에 대해 주목해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사회 진입시기부터 이뤄지는 지역 이탈, 그리고 ‘일자리’를 이유로 한 수도권으로의 인구유출은 살고 있던 지역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협당하는 것이다,
그 현실의 중심에 있는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이주하지 않더라도 동일한 정책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으로의 이주가 살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 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