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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수해와 기후정의
그들의 마지막 발걸음 달궈진 바다, 뜨거운 수증기를 가득 머금은 비구름은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물폭탄이 되고, 재난이 되었다. 처음 오송 지하차도 소식을 접했을 때, 실종자들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바랐다. 어떤 이는 구조되었지만 어떤 이는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어딘가를 향하던 그들의 부지런한 발걸음이 마지막이 되었을지 누가 알았을까. sns에서는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가 올라왔다. 누군가의 가족, 친구, 동료였을 평범한 이들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비통해했다. 마음속에 슬픔이 울컥 솟아났다가 이내 분노가 되었다. 지난여름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침수 사고가 떠올랐고,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가 떠오르기도 했다. 어째서 우리는 매년 폭우로 인해 반복되는 사회적 재난과 그로 인한 슬픔을 겪어야 하는 것일까? 이 재난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 지구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수증기는 7%가 증가한다. 무게로 환산하면 8,900억 톤이 넘는다고 한다. 뜨거워진 바다는 막대한 수증기를 공급하고, 수증기는 장마전선과 저기압을 만나 엄청난 폭우가 된다. IBS 기후물리연구단과 미국 국립대기연구센터(NCAR)에서 공동으로 시뮬레이션 한 결과, 온실가스 배출이 지금처럼 계속 증가한다면 21세기 말 일부 지역에서는 하루에 강수량이 800mm 이상의 극한 기후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구 평균 온도는 약 4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지구의 평균 기온은 계속 상승할 것이고 이러한 폭우는 앞으로 더 빈번하고 더 강하게 나타나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렇게 반복되는 수해에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군산에서는 기록적인 폭우에도 재산 피해만 있었을 뿐, 인명 피해는 없었다. 지난해 여름, 폭우 피해를 겪고 난 뒤 하수도 시설을 설계 변경하고, 빗물받이 사전 점검도 실시했다. 산사태가 우려되는 지역을 미리 점검하기도 했다. 서울시 성동구에서는 반지하 가구 침수 전수조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1679가구에 침수방지시설을 설치했다. 또한, 폭우가 시작되자 하천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전 직원이 비상 체제로 운영했다고 한다. 적극적인 행정의 예방과 대처 덕분에 인명 피해는 없었다. 위 사례들로 보았을 때 수해에 대비할 방법은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인 예방과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들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지자체와 행정만을 탓하면 끝나는 일일까. 우리 또한 그런 지자체와 행정을 잘 감시하지 못하고, 책임을 방기하게 둔 것은 아닌가. 사는 지역의 행정 대책에 따라 생사를 달리한 이들을 생각하면.. 정치의 문제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 재난은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다. 재난을 넘어 재앙을 맞이할 것인가? 혹은 재난에 대비할 것인가? 기후위기로 인한 수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홍수로 인한 기후난민은 약 1922만 명이라고 한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며 기후위기의 책임이 더 많은 이들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으며 책임이 적은 이들이 더 많은 피해를 받고 있는 ‘기후불평등’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빠른 경제성장을 이뤘고, ‘기후불평등’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기후부정의’를 인지하고 ‘기후정의’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재난을 넘어 재앙을 맞이할 것인가? 혹은 재난에 대비할 것인가? 기후위기로 인한 재난을 예방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다. 화석연료 중심의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민 한 명 한 명이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물건을 적게 소비하기, 채식하기, 기후정의에 관한 책 읽기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되, 집회나 서명 등 일상의 정치를 통해 정치권과 행정을 향한 요구 또한 멈추지 말아야 한다.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기 전에 ‘기후정의’에 근거한 사회의 변화를 촉구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나로부터 시작됨을 잊지 말자.
기후위기
2023.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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