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의 대화 후기
안녕하세요, 번역협동조합 사무국장 최재직입니다. 저는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려고 노력합니다. '다른' 상황일 뿐인데 '틀리다' 라고 하면 불편해집니다. 번역과 통역을 궁금해하는 중학생들을 만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누누이 강조한 게 바로 ‘다르다’ 입니다.  'different'와 'wrong'은 분명 다른 뜻인데 우리 생활에서 섞어 쓰는 경우가 있다,  ‘다르다’와 ‘틀리다’는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제가 말하고 강조했던 것을 저는 정말 실천하고 있는지 이번 <한국의 대화>에서 시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요즘은, (서로) 받아들이기가 참 힘든 말들이 쏟아지잖아요. 저는 그 다름을 인정할 수 있을까,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무척 긴장하였습니다. ‘나와 다른 성(性)을 만날까, 나는 40대 후반인데 나보다 어린 분들과 이야기하게 될까, 아니면 어르신들과?’ ▲ 한국의 대화 질문지를 확인하는 모습  저는 1:1을 대화를 선택하였습니다. 오프라인 모임 전에 온라인으로 의견을 미리 밝힌 10개 항목 중, 2개 항목에서 저와 극명하게 다른 의견 주신 분과 한 조가 되었습니다. (와우, 이런 컨셉을! 흑백요리사보다 더 기발합니다!) 그 분은 공무원이었습니다. 지금 일하시는 곳이 첫 직장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프리랜서’ 비슷한 일로 먹고 살고 있습니다. ▲ 1:1 대화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저희 조의 다른 의견 항목은 1.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노동조합의 파업은 정당하다고 보시나요?’ 2. ‘복지를 확대하기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였습니다. 쉽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역시 시작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어떤 의견이 오갔을 지는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1번 항목에서 신기했던 것은, 제가 상대방을 꺾으려고 논리도 없이 마구 퍼부었던 말들을 그 분은 차분히 정리해 주셨습니다. 그 정리 방식을 나중에 써먹어야겠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2번 항목에서 고마웠던 것은, ‘복지’는 좋고 내가 세금을 더 내서라도 확대해야 한다는 제 생각이 그 분의 현장 경험 이야기를 듣고 일부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대화>는 대단합니다. 왜냐면, 마음을 열어놓고 이야기할 자세를 미리 장착시켜 주셨기 때문입니다.  서로 이런 자세라면, 생각이 다른 누구를 어디에서 만나더라도 탈이 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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