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알 신앙의 요체를 '넘쳐 나는 제사, 약속된 풍년'이라고 표현합니다. 히브리어로 바알은 주님이라는 뜻입니다. 구약이 보는 바알 신앙은, 온 정성과 온 마음을 갖다 바치면 그 신은 예배하는 사람에게 풍성한 삶을 허락한다는 것입니다. 이거 굉장히 매력적이지 않나요. 구약시대 사람들이 겁나게 유혹을 받았을 것 같아요. 윤리적인 삶이고 올바른 삶이고 다 필요 없어요. 그러니 자식 인신 제사까지 드리기도 하고, 신만 기쁘게 한다면 뭐든지 다 드린다고 하는 거죠. 그래서 지금도 바알 신앙은 전 세계 모든 종교 안으로 파고들어 종교를 변질시키고 있는 겁니다.
한 때는 기독교를 열렬히(?) 믿었지만 지금은 그만두었습니다. 차별금지법 반대와, 동성애 혐오 발언그리고 가부장제 때문이었지요.
교회를 한자 뜻 그대로풀면 모인다는 뜻이잖아요. 모인다는 게 같은 뜻과 목적을 위해 모인다는 것이지요. 뜻을 모은다면 무얼하죠, 세상에 나와 펼쳐서 의로운 사회로 돌려주기 위함입니다. 그것을 관장하는 주체인 신을 섬김으로써 모인 집단이 교회라는 것인데, 안타깝지만 한국 교회는 그 목적이 신의 뜻이란 미명 하에 서로를 차별하려고 뜻을 모으는 집단이라 규정하고 싶어집니다.
저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심히 개탄스러운데요. 도로를 불법으로 점거하여 지은 으리으리한 예배당부터 몰래 돈을 횡령하는 목회자며 여성도들을 간음하고 추행한 목회자 혹은 혐오발언을 서슴치않게 하는 청년, 설교의 뜻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고 은근한 가스라이팅을 주입하는 목회자들에게서 둘러싸이다보니 저는 교회에서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교회로 물론 0에 가까운 사회성을 얻고 나 같이 없는 놈도 신의 뜻으로 아껴주니 나도 누군가를 사랑으로 대해줘야지라는 태도는 배웠다만, 깊이 파고들수록 혐오하기 위해 이용한다는 생각에 두러웠던 것 같아요.
오히려 교회 밖을 나서니 성경에서 말하는 낮은 자리, 핍박받는 이들이 분명하게 보입니다. 안에 머무를수록 관념처럼 멤돌던 것들이 선명하고 저들을 위한 행동을 떠올리게 됩니다.
교회에 묻습니다. 기후위기,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동물권을 위해, 페미니즘을 위해,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교회는 무얼 하고 있나요. CCC, IVF등 큰 규모의 대학생선교연합은 어째서 그들만의 리그에 머무르는가요. 의미없이 역사에서 찬양을 부른다고 나아지지 않습니다. 동성애는 죄라고 윽박지른다고해서 사람들의 냉소는 그치지 않습니다. 교회 문자주의 안에서만 머무르느라 혐오를 학습하는 청년들이 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