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주기] 중대재해 처벌법, 어떤 법안이 되어야 할까요?
2022.07.29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7주기 입니다. 세월호 참사는 재난이 지닌 ‘사회적 성격’에 관해 질문을 던지며, 기업과 국가가 어떻게 우리사회의 위험(Risk)들을 관리하는 데 책임이 있는지를 알려주었습니다. 지난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해 의결된 <중대재해처벌법> 또한 이 질문에 응답하기 위한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재해’와 ‘시민재해’라는 두 중대재해의 예방과 책임자에 관한 처벌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때 ‘산업재해’는 산업현장에서의 사망, 부상, 질병 등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한편 ‘시민재해’의 경우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회적 참사의 영역까지 포괄하는 개념이지요. 법률이 시행되는 내년 1월 27일 이후부터는 노동자와 시민에게 이 같은 피해를 입힌 기업의 사업주와 경영책임자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인력과 예산 등의 안전조치를 위반했을 경우 1년 이상의 징역과 10억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게 됩니다(국가법령정보센터).
하지만 시민사회와 경제계 모두로부터 시행을 1년 앞둔 <중대재해처벌법>의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는데요. 물론 양 측에서 주장하는 ‘법안 개정’의 방향은 완전히 다릅니다. 경제계에서는 해당 법안이 ‘사업주와 경영관리자에게 책임을 과도하게 부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동계의 경우 해당 ‘5인 이하의 사업장'을 제외하고 있는 해당 법안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우려합니다. ‘시민재해’의 경우 해당 법안을 통해 처음 등장했기에 개념의 성격과 범위에 관한 보다 심도깊은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또한 등장했습니다.
본격적인 시행을 1년 앞둔 <중대재해처벌법>, 어떠한 법안이 되어야 할까요?
이런 이야기들이 있어요??♀️
?전국경제인연합회 “원청 하청 동시 처벌과 처벌 수위의 상향 조정은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음”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활동 위축이 우려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정비해 산업현장의 혼란을 방지해야 함”
?권영국 변호사 “법안 내에 최고경영자가 아닌 안전보건이사가 처벌받을 수 있는 ‘꼬리자르기’ 여지를 주고 있음”
?민주노총 “사업장을 일부러 쪼개는 가짜 50인 미만, 가짜 5인 미만 사업이 속출할 것"
?조영관 변호사 “시민재해와 관련된 내용을 보다 풍성하게 할 필요가 있음"
??♀️ 현재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에 과도한 책임을 부여해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어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 1월 8일 <중대재해처벌법>이 통과된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강한 유감을 표했습니다. “헌법상 자기책임의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과도한 책무가 기업에 강제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또한 해당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중소기업의 수주 감소에 따른 경영악화’와 ‘하청 대신 자동화를 선택하는 기업으로 인해 일자리 감소’가 이뤄질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중앙일보.2021.01.08).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될 경우 하청업체가 5인 미만일지라도, 원청이 법의 적용대상일 경우 원청업체의 경영책임자 등은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1000대 비금융기업을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의 영향’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이때 해당 법안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실행되기 앞서 개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56%, 그 이유에 관해서는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책임 범위를 넘어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는 답변이 29%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습니다. 또한 기업 경영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52%가 응답했으며, 위축의 이유로는 ‘사업주-경영책임자의 구속으로 경영 공백 및 폐업’이 발생할 것이라는 응답이 39.5%로 가장 많았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추광호 경제정책실장은 “중대재해법과 같은 처벌강화”로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어렵다며, “산업안전시스템을 정비해 예방에 주력하는 동시에 중대재해법을 개정해 산업현장의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한국경제, 2021.04.14)라고 말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연합회를 비롯한 6개 경제단체는 지난 13일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령과 관련한 건의서를 법무부를 비롯한 6개의 부처에 제출했습니다.
??♀️ 노동현장의 ‘실질적인’ 안전을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을 보완해야 합니다
권영국 변호사는 지난 2월 23일 국회에서 열린 ‘중대재해법 제정의 의미와 향후 과제를 위한 토론회’에서 해당 법의 실효성 있게 시행되기 위해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으로 발제를 맡았는데요. 예컨대, <중대재해처벌법>은 5인 미만의 경우 적용이 예외되고, 50인 미만의 사업장은 3년간 시행의 유예 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권 변호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체 사망사고의 35%가 5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41%가 5~49인 사업장에서 발생했기에, 상당한 수의 산재사망사고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으로부터 제외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책임자’를 사업의 대표자뿐만 아니라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동시에 정의하고 있기에, ‘최고경영자가 아니라 안전보건이사만 처벌 받는 꼬리자르기’가 가능할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프레시안. 2021.02.24.).
민주노총 또한 <중대재해처벌법>이 통과된 직후 성명을 통해 ‘경영자 처벌’, ‘하청노동자의 재해에 대한 원청의 처벌’ 등의 내용이 담겨진 성과가 있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동시에 ‘5인 미만사업장의 적용 제외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유예’를 가장 큰 한계로 지적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가짜 50인 미만,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이 속출”할 것이라며, 해당 법이 기업들이 편법을 시도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KBS.2021.01.08)
한편, <중대재해처벌법>을 통해 새롭게 제시된 ‘시민재해’와 관련한 보다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 ‘산업재해’뿐만 아니라, ‘시민재해’에 관련해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해요!
한편 조영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제정 초기에는 논의가 주로 ‘산업재해’중심을 진행될 것이라며, 시민재해와 관련하여 “내용을 풍성하게 하기 위한 측면에서라도 생명안전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또한 중대재해의 경우 ‘산재보험’을 통해 노동자의 치료를 보장하는 반면, ‘시민재해의 경우 피해자를 위한 지원체계와 방식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뉴스토마토, 2021.03.24).
✏️<중대재해처벌법>,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논의하자!
시행을 1년 앞둔 <중대재해처벌법>은 어떤 부분이 어떠한 방식으로 보완되어야 할까요. <중대재해처벌법>이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 생각하시나요? 또는 해당 법이 여전히 기업의 ‘꼼수’를 야기할 수 있기에 노동자의 안전권을 위한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생각하시나요? 혹은 이번 법을 통해 새롭게 등장한 ’시민재해’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에 앞서 경영계와 노동계 모두에서 해당 법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는데요. 시민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 시민민주도 공론장에서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본격적인 시행을 1년 앞둔 <중대재해처벌법>, 어떠한 법안이 되어야 할까요? (중복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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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6무고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중대재해처벌법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장의 규모와 무관하게 생명은 평등하게 소중하다는 인식이 제대로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공론장을 통해 '시민재해' 개념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기업의 책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산업재해, 시민재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할 것 같네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은 대해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작업환경이 더 열악하고 위험합니다. 영세업자니까, 그런 환경을 만들 수 없으니까 유예한다는 것이 생명 앞에서 가당키나 한 이야기인가요. 영세업자도 그런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법을 만들고 지원 체계를 만드는 것이 국회와 정부가 해야 할 일 아닐까요. 50인 사업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안전 수칙 자체가 지켜지지 않는 것을 막는 방향으로 우선 진행하고, 차후에 각각의 현장에 맞는 수준을 보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시민재해'의 경우 현재까지 어떠한 개념으로 진행되어온 것인지 잘 모르지만, 기업이 산업재해의 범위를 줄이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초중반에는 이슈 파이팅이 이루어지는 범위를 구분해서 진행되면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세월호 7주기입니다. '시민재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잘 몰랐지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라 눌러봤습니다. 산재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시민재해부분도 보완해야될것같아요.
중대재해를 막고 안전한 노동현장의 조건이 마련되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하지만 본문에서 나오는 것 처럼 '꼼수'를 부리게 될까 우려가 되네요. 기준 재조정을 고르긴했지만 기준 재조정보다도, 강력하게 시행이 될 방안이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