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사의 발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2023.06.20
(싱하이밍 중국대사. 사진출처 주한중국대사관 )
2023년 6월 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주한중국대사 싱하이밍(邢海明)은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싱 대사는 갑자기 이런 말을 했습니다.
“현재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사람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부통령이었던 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이 박근혜 당시 한국 대통령에게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은 절대 좋은 베팅이 아니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 말의 패러디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미중 갈등은 점점 심해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새로운 전쟁에 대한 우려가 감도는 지금, 중국 대사의 발언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에 강경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발언이 있은 바로 다음날, 한국 외교부는 싱하이밍 대사를 초치했습니다. 외교부 장호진 1차관은 싱 대사에게 "주한대사가 다수의 언론매체 앞에서 사실과 다른 내용과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협약과 외교 관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우리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내정간섭에 해당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장 차관은 "싱 대사의 언행은 상호존중에 입각해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양국 정부와 국민들의 바람에 심각하게 배치되는 것"이라 말하고 "한중우호의 정신에 역행하고 양국 간 오해와 불신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것임을 단호하고 분명하게 지적했다"고 했습니다.(KBS.2023.06.09.)
같은 날인 6월 9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싱 대사와 이 대표(이재명)가 쌍으로 우리 정부를 비난하는 모습이었다”, “명백한 내정간섭이고 외교적으로 심각한 결례를 한 싱 대사에 대해 강력히 유감 표명을 한다”고 말하며, “싱 대사가 작심한 듯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는데도 이 대표는 짝짜꿍하고 백댄서를 자처했다”, “교지를 받들듯 고분고분 듣고만 있었다”고 이재명 대표를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2023.06.09.)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2023년 6월 13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싱하이밍 대사의 태도를 보면 외교관으로서 상호 존중이나 우호 증진의 태도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국민이 불쾌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익명의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에 와 있는 (중국의) 최고위 외교관으로서 선린우호 관계에 매진하면서 아무리 문제점이 느껴진다 해도 비공개로 풀어나가고 협의하고 국민 앞에서는 ‘비엔나 협약’을 지켜가며 우호 관계를 만들 책무가 있다”고 말하고 “그 취지 비칠 때 어긋난 점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평양뉴스.2023.06.13.)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에 크게 반응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6월 9일, “싱하이밍 대사의 얘기는 물론 주재국 대사가 그런 발언을 한 게 적절하냐 여부는 논란이 될 수 있겠지만 최근 한중 관계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과거 문재인 정부 때 일본 대사도 얼마나 노골적으로 우리 관계에 대해서 불편한 얘기를 했었나. 과거 주한 미국대사는 국회의원들을 불러다 놓고 자기 미 대사관 관저에서 진짜 내정간섭적인 발언도 한 적도 있다. 공개가 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하며 “최근 이런 발언이 나올 정도의 동북아 상황, 한중 관계 또 한미 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지금 얽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훈계다’ 식의 접근을 해서 상황을 악화시키기보단 한중 관계 복원에 여야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데일리.2023.06.09.)
노동자연대 김영익 기자는 과거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박근혜 당시 한국 대통령에게 했던 발언을 언급하면서 “백악관이 싱하이밍의 발언을 비판한 것은 뻔뻔한 짓이다. 자신들이 하면 “충고”이고 중국이 하면 “압박 전술”이라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라 말했습니다. 또 “오늘날 한·중 관계는 140년 전처럼 중국이 한국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 우파들은 이런 부적절한 비유를 들며 한미일 동맹 강화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활용하려 한다”라 말하면서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이 다소 거침없기는 했지만 국민의힘이나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심각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이런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적대가 커지며 한국 정치인의 운신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데에서 비롯한다고 말했습니다. (노동자연대.2023.06.16.)
정희권 변호사는 칼럼을 통해 싱 대사의 발언에 문제는 있지만 과거 조 바이든 부통령의 베팅 발언에 대해 우리가 항의한 적이 있냐고 말하며 일부 여당 의원들이 기피인물 지정, 추방 같은 주장으로 문제를 계속 키우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 변호사는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미국에는 호감을 가지고 있고, 중국에는 반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을 공격하는데 앞장서도 손해 볼 것은 없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중국과의 갈등을 더 만들어 가는 것은 경제적인 실리 면에서 이익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 말했습니다. (경상일보.2023.06.19.)
미국의 캐빈 메카시 하원 의장은 6월 16일 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들 대사에게 그가 틀렸다고 말하고 싶다"
"나라면 미국에 반하는 쪽에 베팅하지 않을 것이고, 자유와 민주주의에 반하는 쪽에도 베팅하진 않을 것" (뉴스1.2023.06.18.)
한국 외교부가 중국대사를 초치하자 중국에서는 한국대사를 초치하는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싱 대사의 발언 내용이나 발표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많습니다만, 여기에 대해 어디까지 대응해야 하는지는 이견이 있습니다. 초치를 넘어 외교적 기피인물 지정이나 대사 추방 등으로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고, 그런 주장이 한중갈등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대통령실 도청이나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는 이렇게 대응한 적 있느냐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코멘트
9.
외교적으로 실례가 되는 발언일 순 있으나 중국 대사가 중국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관점에선 큰 문제가 없어보입니다. 외교는 각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이고, 그 과정에서 서로가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외교과 중국과는 서로의 이익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발언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해서는 안되는 발언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은 중국과 관계를 맺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마구잡이로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가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현 정부의 한중과계와는 별개로 이번 발언은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제1야당 대표가 합석한 자리에서 협의도 없이 저런 발언을 쏟아낸건, 대통령의 표현처럼 상호 존중이나 우호 증진의 태도가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외교적 표현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거기에 대응하는 상대국 정부의 태도가 문제가 되겠지요. 대통령실과 여당은 뭐 항상 문제였기에 자세히 언급할 필요는 없을거 같습니다. 야당의 경우는 이재명 대표가 대사를 찾아갔는데요. 음 아쉽긴 합니다. 뭐 충분히 찾아갈 수도 있지만 중국 대사가 찾아왔다면 더 좋았을것 같아요.
발언에 문제가 없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중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발언이긴 하니까요. 하지만 현실 외교에서 저 정도의 발언은 사실 흔하죠. 그러나 대통령실과 여당 측의 반응은 한국의 국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발언의 자유입니댜!
존중해야합니다.
이런 일이 있었군요..! 마음에 안드는 발언일 수는 있겠지만, 일국의 대사 입장에서 오히려 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강경대응까지 필요할것 같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