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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소방서장의 법적 책임은 어디까지일까요?

2022.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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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철학 연구자. 일어/중국어 교육 및 번역. => 돈 되는 일은 다 함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사진출처 용산소방서)

10.29 이태원참사 다음날, 떨리는 손으로 상황을 설명하던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모습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겁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이하 특수본)는 최 서장이 사고 발생 전 접수된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 및 119 신고에 대한 처리가 적절했는지 여부 등을 수사한다는 이유로 입건하여(한겨레.2022.11.07.) 큰 논란이 되었습니다. 최 서장의 혐의는 업무상 과실치상.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업무상과실치상이란?

형법 제266조(과실치상) ①과실로 인하여 사람의 신체를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②제1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제268조(업무상과실ㆍ중과실 치사상)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과실치상은 상대를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지만 과실로 인해 상대를 다치게 한 것을 말합니다. 앞에 업무상이 붙었으므로 이는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업무의 성질 또는 지위로 인해 특별히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태만히 하여 상대를 다치게 할 것의 예견했거나 회피할 수 있었는데 회피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업무상 과실은 위에서 보듯이 그냥 과실보다 중하게 처벌됩니다. 대표적으로 철도, 선박, 항공기의 운전사, 폭발물, 식료품, 약품을 다루는 사람, 약사, 의사, 간호사 등 의료종사자들이 주로 이야기됩니다. (네이버 시사상식사전)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경찰 특수본의 입장

특수본이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한 최 서장의 혐의는 현장 소방관들에게 인명 구조·구급 처치 등에 필요한 활동을 적절히 지시하지 못했고, 소방 대응 2단계를 발령할 권한이 있었음에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수본은 특히 최 소방서장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소방 대응 2단계를 발령하지 않은 점이 문제라고 봅니다. 소방서장은 관할지 상황에 따라 1단계 명령을 건너뛰고 곧장 2단계 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대응 1단계는 일상적 사고에 발령되는 단계로 관할 소방서 인력만 투입되지만, 대응 2단계는 중형 재난으로 분류돼 인근 소방서 인력까지 동원됩니다. 최 서장은 신고가 처음 접수되고 13분 후인 22시 28분에 현장에 도착해 22시 43분에 소방 대응 1단계를 발령했습니다. 23시 13분에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2단계를 발령했고요.

특수본은 최 서장이 현장을 목격한 후 바로 2단계 발령을 내렸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을 잘못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경향신문.2022.11.09.)


소방 노조의 입장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서울소방지부는 2022년 11월 8일 성명서를 발표해 "정부의 책임자와 지휘 라인에 있던 고위직에 면죄부를 주는 실무자급 꼬리자르기식의 경찰수사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는 무책임한 방향"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소방지부는 최 서장에 대해 "사고 당일 자원해서 이태원 119센터에서 대기했고 사고 접수 후에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지휘했던 사람"이라고 말하고, "피의 사실이라고 알려진 몇 가지 기록상 안전대책 미비가 있었다고 하지만 정작 다른 응급환자가 있어 출동한 사례 정도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행안부, 경찰의 책임 지휘부는 빠진 채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수사결과를 보면 도대체 이 사태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분노스럽기만 하다", "지휘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꼬리자르기식 희생양을 만든다면 강력히 투쟁할 것을 경고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소방지부 성명서)

소방비상대응단계란?

재난이 일어날 경우 소방본부, 소방서 등을 중심으로 소방 비상 대응단계를 발령할 수 있습니다.

1단계는 일상적인 사고로 10명 미만의 인명피해가 나오거나 3시간에서 8시간 이내에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고에 대해 발령합니다. 현장지휘대장이 발령 가능하고, 지휘는 소방서장이 맡습니다. 재난이 일어난 지역 소방서 비번 인력의 50% 이상이 비상출동을 하게 됩니다.

2단계는 1단계로는 대응이 힘들 경우 발령하는데, 관할 소방서장이면 발령 가능합니다. 인근 2~5개 소방서, 400명의 인원이 투입됩니다. 2단계가 되면 소방서 현장지휘대는 긴급구조통제단으로 확대운영됩니다.

3단계는 매우 대규모 재난인 경우 지휘본부장이 발령합니다. 소방본부장이 상황 지휘를 맡습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소방인력이 총동원되며, 해당 지역은 긴급재난지역으로 선포됩니다.

최 서장은 2단계까지 발령할 권한이 있습니다. 경찰 특수본은 이 발령이 늦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는 것이고, 최 서장은 현장 활동을 지휘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황이 없어서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보고를 받아 2단계를 대신 발령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MBC.2022.11.27.)


소방관이 처벌받은 적이 있을까?

이태원참사를 보면서 소방관의 늦은 대처가 특별히 문제시되었던 2017년 12월 15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가 떠올랐습니다. 9층짜리 건물에서 1층 주차장의 배관에 열선을 깔다 벌어진 사고였는데, 특히 여성 사우나에서 인명피해가 컸습니다. 건물주가 다른 사람들을 대피시키면서 여성 사우나 안에는 여성들이 알몸으로 있을 것이라며 그 안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소리만 질렀고, 여성 사우나의 비상구를 창고로 쓰는 바람에 그 안에 있던 여성들이 탈출하지 못하고 화재로 사망했습니다. 이때 지방 소방서의 소방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것도 지적이 되었지만, 소방 당국이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점 (연합뉴스.2018.01.04.), 소방관들이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 중 무엇을 먼저해야 할 것인지 갈팡질팡하다가 둘 다 실패했다는 보도가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뉴시스.2017.12.27.

이때 관련 소방관들에 대한 내부 징계는 있었지만 이들을 처벌하지는 않았습니다. 검찰에서는 소방관들에 대해서는 불기소로 결정을 했고, 유족들은 당시 제천 소방서장 등에 대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했지만 재판부는 “소방관들의 조치가 최선이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고, 소방관들의 과실과 화재로 인한 사망의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도 없다”고 밝히며 이를 기각했습니다. (동아일보.2019.03.26.) 재정신청이란 검사의 불기소에 대해 불복하여 판사에게 이를 직접 처리해달라고 하는 절차입니다.


✏️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처벌,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논의하자!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소방 비상대응 1단계를 발령한 후, 2단계를 발령할 권한이 있었지만 현장을 지휘하느라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2단계를 대신 발령했습니다. 당시 소방관들의 대처, 조치가 최선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밝혀져야 할 부분이 있긴 하지만 여러분은 이것이 업무상 과실에 해당하며 이 과실이 인명피해로 이어졌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처벌,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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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구독자 49명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닙니다. 실무책임자에 대한 수사는 꼬리자르기입니다.

정말 손을 떨면서 브리핑하던 모습이 떠나지 않습니다. 그 수많은 죽은 사람들을 보고 얼마나 트라우마를 받으셨을까요. 그런데 처벌한다니...완전히 모욕적입니다. 

실무책임자에 대한 수사는 꼬리자르기입니다.

저는 1029 이태원 참사의 현장을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목격했습니다. 새벽 시간대에, 추가적인 인원 요청을 요청했지만 인원이 턱없이 부족했던 현장에서 손을 떨며 브리핑을 하던 소방서장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대응에 있어서 단순히 지역 단위의 소방서, 개인이 책임을 지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인지 의문이 듭니다. 보다 상위 단위의 사람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 같은데, 하위 단위의 개인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모습이 꼬리자르기 같다고 느껴졌습니다.

실무책임자에 대한 수사는 꼬리자르기입니다.

이번 참사 대응에 가장 큰 문제는 지휘 체계 관련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선 소방서에서만 다룰 것이 아니라 상급 기관에서도 개입했어야 했는데, 모든 판단을 일선에 맡기고 책임까지 얹으려고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사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일선에서 필요한 조치를 지휘하다가 대응단계를 격상하지 못했다면, 상급 기관의 개입이 먼저 이뤄졌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핵심을 자꾸 피해가려는 모습이 최근 많이 보이는 것 같아서 답답합니다.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닙니다. 실무책임자에 대한 수사는 꼬리자르기입니다.

폼나게 사표를 던진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을 가지고 생각해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꼬리자르기가 맞는 것 같습니다. 2단계 발령이 피해자들의 사망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는지에 대해서 경찰은 어떤 근거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밝혀야 할 것 같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닙니다. 실무책임자에 대한 수사는 꼬리자르기입니다.

물론 현장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고, 어떤 부분에서 과실이나 잘못이 있었는지 밝혀야 하지만, 추가로 기사를 조금 더 찾아보니 최성범 서장은 당시 현장에서 총 54차례 무전을 통해 “추가 소방력 계속 보내달라” “호텔 뒤편 통제가 안 된다” 등 다급한 상황을 전했다고 하네요. 함부로 대응을 올리면 다른 소방력에 구멍이 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해야 하는 것도 납득이 가고요. 무엇보다 더 큰 지휘통제권을 가진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여론만 살피며 꼬리자르기를 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닙니다. 실무책임자에 대한 수사는 꼬리자르기입니다. 잘 모르겠어요/고민돼요!

일단 주어진 정보들로는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책임을 묻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고,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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