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재배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2022.10.20
전술핵 재배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를 비롯해 한반도의 안보 위기감이 높아지며 다시금 전술핵 재배치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전술핵 재배치란 주로 미국이 보유한 전술핵을 한반도 내로 재배치해야한다는 주장을 가리킵니다.
한반도에서 전술핵은 1958년 처음 반입되었고, 이후 1991년 9월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한반도 내의 전술핵 철수를 선언한 뒤, 1991년 12월 노태우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외친 바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에는 단 하나의 핵무기도 존재하지 않는다” 미군은 한반도 내에 배치한 전술핵을 철수시키고 이를 ‘핵우산’체제로 대체했습니다. 핵우산은 미국의 동맹국을 향한 핵공격에 핵보복으로 응하겠다는 위협으로 작동하는 핵억제력을 가리킵니다.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810755.html
그런데 지난 13, 14일 북한이 연쇄도발을 감행하자 다시금 전술핵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논의가 점화되었습니다. 13일 북한의 군용기 10여 대가 ‘9.19 군사합의’에서 규정한 비행금지구역의 인근까지 내려와 근접비행을 수행했으며, 14일 새벽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평양 일대에서 쏘아올렸고, 서해와 동해상으로 방사포 등을 사격한 바 있습니다. 포탄은 대부분 ‘해상완충구역’안에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구역에서의 포사격, 해상훈련은 9.19 군사합의 위반입니다. 사실 처음이 아닙니다. 북한의 도발 이후면 ‘전술핵 재배치’ 논란은 스멀스멀 올라왔다 다시 사라지길 반복해왔죠.
그럼 이번에는 전술핵 재배치 논란과 관련된 최근의 사회적 목소리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어떤 이유로 무슨 주장을 하고 있는지 함께 톺아봅시다.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이미 북한이 핵을 가진 이상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은 파기된 것이나 마찬가지”
💬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실익이 적은 전술핵 재배치보다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
💬 박성진 안보전문 기자 “전술핵, 핵공유, 확장억제는 핵우산의 방법론 차이일 뿐 실효성 면에선 본질적 차이가 거의 없다.”
💬 한겨레 “정부와 여당이 비현실적 강경론으로만 치달으며 출구 모색은 전혀 하지 않는 상황이 몹시 위험하고 무책임하다”
🙆♀️전술핵 재배치, 또는 독자적인 핵무장이 필요합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14일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이미 북한이 핵을 가진 이상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은 파기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는 “핵무기는 대칭성을 가진 핵무기로만 막을 수 있다”며, 한국 영토 내에 미국의 핵을 배치하는 전술핵 재배치 등의 적극적인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입니다. 그는 "한미 간 논의되는 미국의 확장억지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구체적이고 중심적인 현안으로 다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더팩트.2022.10.14)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실익이 적은 전술핵 재배치보다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핵무장을 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합니다. 지난 10월 13일 세계일보에서 발행된 기사에 따르면 정 센터장은 “전술핵 재배치는 심리적으로 우리에게 안도감을 주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미국의 불확실한 확장억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며, 그 이유를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거나 한·미·일이 핵을 공유하더라도 결국 핵 사용 결정은 미국 대통령이 내리게 되어 있기 때문”으로 설명했습니다. 실질적으로 핵의 사용을 결정하는 권한이 한국이 아닌 미국에 있기에 기존의 미국 주도 핵우산과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주장으로 읽힙니다. 때문에 그는 한국 정부의 의지만으로도 핵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독자적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세계일보.2022.10.13) 한편 지난 14일 더팩트의 기사에 따르면 정 센터장은 “2017년 당선된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목표에 매달림으로써 미국의 묵인하에 독자적 핵무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며, “한국이 독자적 핵무장을 통해 '남북 핵 균형'을 실현하고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와 안정의 시대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결단력 있는 정치 지도자뿐만 아니라 그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더팩트.2022.10.14)
🙅♀️전술핵 재배치는 실효성 없고 무책임한 선택이에요!
박성진 안보전문 기자는 지난 18일 경향신문의 칼럼을 통해 “전술핵, 핵공유, 확장억제는 핵우산의 방법론 차이일 뿐 실효성 면에선 본질적 차이가 거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기자는 “미국식 정치 속어인 ‘치킨호크’는 전쟁이나 군 복무 경험이 없으면서 극단적 군사 활동에 적극 찬성하는 호전적인 정치가, 관료, 평론가 등을 말한다”며, 최근 재점화된 전술핵 재배치 논란을 치킨호크 게임에 빗대었는데요. “여권에서는 전술핵 재배치나 나토식 핵공유 같은 핵무장 논리를 명확한 개념 정리도 없이 말하고 있다”며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하는 일각의 주장이 실효성이 없을 뿐 더러 정략적 목적을 위해 등장한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박 기자는 “우선 북에 군사정전위원회 소집을 요구해 9·19 군사합의 위반을 따져 묻고 군사적 무력 대결 억제책을 얘기해야 한다”며, “북한이 응하지 않을 개연성이 거의 100%라 하더라도 남측의 평화 노력을 대내외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경향신문.2022.10.18)
한겨레는 지난 13일 사설을 통해 “정부와 여당이 비현실적 강경론으로만 치달으며 출구 모색은 전혀 하지 않는 상황이 몹시 위험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여권의 ‘핵무기 재배치론'이 논란이 되며 비판을 받자 이후 정부는 노선을 핵우산 체제 강화로 변경했는데요. 한겨레는 이를 두고 “정부는 핵 탑재 항공모함이나 핵 추진 잠수함 등 미국 전략무기의 ‘적시·조율된 전개’를 미국에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 평가했지만, 한편에서 이와 같은 핵억제력의 강화 역시 쉽지 않을 것이라 진단했습니다. “북한 위협뿐 아니라 세계 전략을 기준으로 전략무기 운용을 결정하는 미국이 한국이 필요하면 언제든 전략무기를 배치해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고, “이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지나치게 미국에 매달리는 구조만 형성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한겨레는 “안보 위기가 고조될수록 현실적이고 세심한 안보 정책을 마련하는 데 온 힘을 다해도 부족하다”며, “정부와 여당이 비현실적 강경론으로만 치달으며 출구 모색은 전혀 하지 않는 상황이 몹시 위험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습니다.(한겨레. 2022.10.13)
✏️ 전술핵 재배치, 시민주도 공론장에서 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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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4우리가 핵을 들고서 북한에게 비핵화를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또, 핵을 보유하면 국제 사회가 한국을 보는 시선도 부정적인 쪽으로 달라질 것이고, 이는 바로 외교적, 경제적 고립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남한처럼 수출에 의존하는 나라일수록 외국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핵을 보유한 나라엔 국제적으로 많은 불이익이 있는데, 이걸 고려하고 핵을 배치하자고 하는건지 모르겠네요... 전술핵 배치는 실효성도 없고 명분도 없습니다. 국정 분위기 전환 용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핵을 배치하자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바로 이렇게 위협이 있을수도 있는 상황에서 막연하게 비핵화만 주장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을 확인하고 이를 위한 일들을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핵전쟁 위협 속에서 점점더 비현실적인 이야기로 치부 될 것 같고 요원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