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한국미술재단 카프 KAF 2025 작가 공모, 어떻게 이루어지나(7/31마감)
'그림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라는 신념으로 한국 화가들을 지원하고 초등학교 작은미술관 사업 등을 하는  한국미술재단 카프 KAF를 다시 찾았다.  미술과 여백을 나누는 배움 <한국미술재단(KAF)>으로 작년에는 초등학교 작은 미술관 설치를 찾아가 보았다면, 이번에는 작가 공모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과정은 어떠하고 작가들의 반응은 어떤지 직접 알기 위해서였다.  교대 근처, 허름해 보일 수도 있는 가구가게 위 2층 조촐한 전시장은 미술계의 커다란 나무를 키우는 심장이 되고 있다. 카프에서는 한국 국내 작가들을 엄선하여 평생 지원하며, 전시회, 세계 여행, 초등학교 작은미술관, 작가들과 아이들이 만나는 수업 등 크고 작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카프 소속 작가를 뽑는 과정은 어떠하고, 카프가 지원하는 소속작가들은 어떠한 감회를 가지고 있을까. 먼저 카프 소속작가인 최윤희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프 소속작가로서 어떻게 변모하고 발전했는지를 소회를 들어 보았다. 이어  황의록 이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카프에서 소속작가를 선별하는 엄격한 심사 기준과 과정을 살펴보았다.   Q. 백아인 캠페이너 (이하 동일) : 안녕하세요, 최윤희 작가님, 늘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계신 것 같아요. 이번 전시회 작품들은 시원시원하면서도 아기자기하기도 한데, 작품에 대해 직접 소개를 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최윤희 작가 (이하 동일) : 저는 마인드맵으로 오랫동안 작업을 했어요. 마인드맵은 나를 알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그리는 건데, 저는 아크릴과 천을 사용해서 작품을 하고 있거든요. 처음에는 어린시절을 통해서 이야기를 끌어냈고, 다음에는 여행을 통해서 이야기가 걸어나오게 했죠. 한국미술재단에서 세계여행을 떠나잖아요? 세계여행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과정, 날씨를 통해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그려냈어요. 이번에는 한국 고유의 색인 색동을 통해서 저의 이야기를 풀어냈죠.  Q. 소속 작가로서 장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1년에 한번 카프 지원으로 세계 여행을 하는데요, 여행이 작가들에게 영감을 줘요. 실제로 작업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죠. 저도 작업이 많이 변했고요. 두 번째는 여기서 작가가 커나가면서 넓은 곳으로 나아가게 해 주는 것. 소속 작가 분들이 많이 그렇게 활동하고 있고요. 세 번째는 작은 미술관을 하면서 아이들한테 꿈도 심어주고, 작가들이 가서 수업도 하는 기회가 참 좋아요. 그게 카프의 매력이죠.  Q. 저도 작가들 스무 명 가량이 함께 세계여행을 간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아프리카 전시회 때 아프리카 여행 후 작가들의 작품들도 놀라웠고요. 올해는 동유럽 쪽을 다녀왔다고 들었어요. 최윤희 작가님이 보시기에 카프의 장점 중에서도 가장 좋은 점을 꼽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다 좋은데. (웃음) 두 가지 뽑으면 안 될까요? 세계여행과 작은 미술관 수업하는 것. 이것이 카프의 가장 큰 매력이겠죠. 세계여행은 도움이 되리란 걸 알았지만, 작은미술관 수업에 대해서는 저희 작가들도 잘 몰랐거든요. 어떻게 형성이 되고 어떻게 수업을 해야 할지, 또 파급 효과가 얼마나 될지 예상하기 어려웠죠. 그런데 이제 60개 학교가 넘어가고, 작가들이 직접 찾아가서 아이들과 미술 수업을 해 보니까 얼마나 좋은지 실감하게 돼요. 아이들이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이 보이니까요. 아이들은 순수하게 그림을 보는 데 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Q. 저도 아이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화가분들께 직접 수업을 듣는 진기한 경험이 궁금하네요. 또 화가 분들은 그 수업을 어떻게 기억할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최윤희 작가님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하나 소개해 주세요.  A. 하나 기억에 남는 게, 작품 중에 제가 모로코 스페인 갔을 때 영감을 받은 작품이 있었는데, 사각형 안에 모로코의 풍경을 집어넣었어요. 아이들이 그림을 보더니 저 큐빅 안에 모로코 풍경이 다 담겨 있대요. 그러면서 문을 열고 들어가는 걸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깜짝 놀랐어요. 작가가 의도한 것을 알아차릴 수도 있지만 못 알아차릴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걸 딱 알아차려서 놀랐어요.  Q.최윤희 작가님은 한국미술재단을 어떤 계기로 알고 신청하셨나요? A. 제가 수원 레지던시에 있을 때, 카프 소속 작가 분을 알게 되었어요. 이탈리아 여행을 간다고 얘기를 해서 저도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 다음 여행지가 모로코 스페인이라는 거예요. 원래 저는 여행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제가 꼭 여기를 가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왜 그 장소가 나를 부르는 느낌 있잖아요. (웃음) 그래서 신청서에 꼭 가야 하는 이유와 작품들을 냈는데, 그게 됐어요. 됐다고 연락이 왔는데 너무 기쁜 거예요. 그때는 소속 작가가 아니라서 자비로 여행을 갔죠. 그러고는 2020년도에 공모신청을 하고 블라인드 심사를 해서  뽑힌 거예요. 그러고 나서도 2년간 카프에서 전시를 통해 심사를 하거든요. 그때까지는 공모작가고, 2년 동안의 심사를 거친 뒤에야 진짜 소속 작가가 되죠. 심사 자체가 굉장히 엄격해요. 게다가 다 신작으로만 전시해야 하거든요. 진짜 열심히 해야 해요. Q. 소속작가가 된 전후의 변화를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그 전에는 제가 가진 성격 자체가 딱딱했죠. 작품이 작가를 닮아가니까요. 그런데 여행을 통해서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그런 과정이 작품으로 나타나는 거죠. 아무래도 낯선 여행지에서 작가들과 20일을 같이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교류가 많아요. 소속작가가 된 후 전시는 1년에 4, 5개전을 하는데, 단체전도 있고, 생애 첫 그림전도 있고, 연말에 하는 송년회전시도 있는데, 각자 개인전을 하든 2인전, 3인전을 하든 해야 하는 거죠. 소속작가니까.  Q. 그럼 쉼없이 계속 작품을 낳아야 하는군요.  A. 그게 제일 힘든 거죠. 그렇게 하니까 작품이 많이 나와요. 여긴 열심히 해야 해요. 살아남아야 하니까. 양적으로 질적으로 하는 거죠. 그게 카프가 작가들에게 바라는 것 중 하나겠죠. Q. 최윤희 작가님, 인터뷰에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프가 얼마나 작가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게다가 인터뷰 내내 환한 미소를 띄며 이야기하셔서 카프 소속 작가란 행복한 작가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귀한 이야기 감사합니다.  A. 저도 원래 굉장히 떠는 편인데, 편안하게 해 주셔서 또 워낙 알리고 싶은 재단이다 보니 절로 말이 나왔던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한국미술재단은 그림 한 점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 아래 그림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따뜻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 공익법인입니다.”  - 한국미술재단 | ArtVerseKAF | 이어 한국미술재단의 황의록 이사장과 함께, 작가 공모 및 그 심사 과정을 면밀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Q. 백아인 캠페이너 (이하 동일) : 지난 번 <학교 안 작은 미술관> 설치 때도 세심하게 살피시고 아이들과 귀한 교류를 엮어내는 것, 서로 나눔하는 방법들을 고안해 내시는 걸 보고 감탄했습니다. (미술과 여백을 나누는 배움 <한국미술재단(KAF)>) 이번에 2025년 작가 공모를 하시던데, 소속 작가가 되는 과정이 굉장히 엄격하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황의록 이사장 (이하 동일) : 공정성을 위해 3년동안 4차례 심사를 합니다. 첫 심사가 제일 어려워요. 작가들이 10점의 작품포트폴리오로 응모하면, 작품만 가지고 심사를 합니다. 작가들이 포트폴리오 10매를 보내오면, 저희가 하는 작업은 작가 이름을 모두 코드화를 시킵니다. 예를 들어 최윤희라고 하면 안 되고, 작가1, 작가2 이렇게 심사하죠. 사인도 지우고, 사인이 없는 이미지 파일만 심사위원에게 보내 블라인드 리뷰를 하지요. Q. 심사위원은 어떻게 구성되나요?  A. 심사위원은 10명~13명이 위촉이 돼요. 미술계의 중견이상 화가, 미술관 관장, 콜렉터, 평론가 등. 다양한 시각을 위해서 다양한 분야의 분들을 위촉을 해요. 그런데 그 분들의 이름이나 신상을 일체 공표를 안 해서, 심사위원끼리도 서로 몰라요. 그러지는 않으려고 하겠지만, 한데 모이면 선배 후배 동향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 각자 집에서 심사를 합니다.  Q. 심사에 공정성을 세심하게 안배하시는군요. 심사위원들끼리도 서로 모르고, 각자 심사를 한다니, 심사 방법에 놀라게 됩니다. 심사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A. 심사 기준은 첫째 ‘작품성’ 입니다. 세계 어디에도 통할 만한 잠재력이 있나를 보죠. 둘째는 ‘대중성’ 이죠. 우리 재단은 ‘그림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가 목표기 때문에, 평론가나 작가만 좋아하는 작품이 아니라 대중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대중성도 중요하게 봐요. 이러한 기준으로 앞서 말한 블라인드 리뷰를 해요. 마음에 들면 O.K.. 또는 NO. 이유는 묻지 않아요.  Q. 몇 명을 선발하는 건가요?  A. 몇 명을 정해놓고 뽑는 게 아니라 모든 심사를 통과한 사람을 뽑는 거기 때문에 여러 명이 뽑힐 수도 있고, 한 명도 안 뽑힐 수 있어요. 절대평가입니다. 1단계에서 심사위원의 70%가 O.K. 를 해야 통과가 돼요. 여기서 대부분이 탈락을 해요.  2단계는 ‘작가의 작업실 현장 심사’예요. 작가 작품을 꺼내놓고 실물을 보죠. 그럴 수 있는 이유가 한국인으로 한국 내에서 활동하는 작가만 돕는다고 공모에 선을 그었어요.그래서 작가들 작업실이 국내에 다 있어서, 작업실에 직접 가서 볼 수가 있죠.  이때도 심사기준이 있습니다. 첫째 ‘작품량’이 충분한가를 봐요. ‘양 속에 질이 있다’, 고 보기 때문이에요. 둘째, ‘진보가 있는가. 변화가 있는가’를 봅니다. 한 작품이 유명해지면 작가가 거기에 안주하기도 하니까요. 카프는 끊임없는 변화와 실험, 도전을 요구해요. 안 팔려도 좋으니까, ‘작가의 미래를 보여주고 자기를 드러내는 기회를 가져라, 가능성을 점쳐봐라’ 하는 의미입니다. 셋째, 미래 계획을 봐요. 이름만 작가이고 무늬만 작가인 사람이 많아요. 작가로서의 삶에 목숨을 거는 사람인가,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얘기를 들어보고, 세 가지가 만족스러우면 통과가 돼요.  Q. “양 속에 질이 있다” 거나 “안주하지 말고 끊임없는 변화와 실험, 도전을 하라”는 부분이 특히 와닿습니다. 작가로서의 삶의 태도도 같이 심사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까지가 2차 심사라는 거지요? 3차, 4차 심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그렇죠. 블라인드 리뷰와 작업실 심사가 마무리되면, 세 번째 심사가 들어가요. 세 번째 심사는 ‘초대전을 통한 공개심사’예요. 작가에게 초대전시를 열어 줘요. 대외적으로는 초대전이지만 대내적으로는 심사전이에요. 이때 심사위원도 와서 심사하고, 관객들도 보고,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반응을 보죠. 대중성을 보는 것이기도 하죠.  공개심사가 통과가 되면 ‘공모작가’라는 타이틀을 주고, 2년 동안 소속 작가와 똑같이 지원을 해요. 똑같이 활동도 하고. 그런데 그게 심사예요. 정말로 작가가 말한 대로 사나, 성품도 보고요. 작가 자신의 재능을 통해 남에게 도움을 주려는 사람들을 발굴하고자 해요. 그러면 도움도 받고 도움도 주니까 작가 자신도 당당하잖아요. 일방적으로 도움만 받으면 어느새 사람은 고개를 숙여요. 작가도 작가 몫을 해야 당당해지지요.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제3자를 도와라, 그게 어린이들이고, 학교안 작은 미술관 기증이나 수업도 그렇게 이루어지지요. 그래서 남들도 생각하고 남을 도울 생각이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를 지켜보는 심사예요. Q. 한국미술재단으로부터 받은 도움을 작가들은 어린이들에게 베풀 수 있고, 다시 그 어린이들이 미술을 사랑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로군요. 앞서 최윤희 작가님이 공모 작가로 2년간 쉴 새 없이 신작을 낳아야 했다고 하셨는데, 아마 3차 심사를 말씀하신 건가 봐요. 그럼, 마지막 4차 심사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마지막 심사는 4차 심사로 소속작가들이 해요. 같이 가도 될까, 이 사람 작품은 자기 작품 세계가 있는가, 보죠. 카프는 작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크지만, 화가의 진짜 고민을 잘 몰라요.  안다 하더라도 풀어줄 방법을 모르죠. 작가는 작가만이 도울 수 있다고 믿어요. 그래서 작가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 받길 바라는 거죠. 소속작가들이 서로 자연스레 친해지도록 워크샵도 하고, 여행도 가고, 서로 영감을 주고 자신의 경험을 공유도 하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죠. 작가 심사에서 반대하는 사람이 3명 이상만 돼도 안 뽑아요.  Q.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만으로도 카프 소속 작가가 되는 일이 어마어마한 일이란 걸 알겠어요. 소속 작가가 되면 받는 혜택이 어떤 게 있을까요? A. 통과하면 소속작가가 되고, 전시 및 세계 여행, 워크샵 등 평생 지원을 하는 거죠. 다만 ‘끊임없이 전시하고, 미공개 신작만 전시하라’, 는 방침이 있어요. 저희의 바람은, 소속작가라는 평생 동지를 만나고, 재단이 꿈꾸는 세상, ‘그림으로 따뜻해지는 세상’을 만드는 거죠. 작품 활동을 열심히 안 한다면, 면담 요청도 들어가고,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지만, 본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 1년 유예기간을 줘요. 1년 지나고도 스스로 문제를 못 풀면 더이상 소속작가로 활동하기 어렵게 되지요.  Q. 심사 과정만 들어도 쉽지 않은 관문이네요. 한편으론 굉장히 탐나는 관문이기도 하고요. 놀라운 건 세심하게 공정성을 안배하신 부분, 심사위원들이 각자 블라인드 리뷰를 한다는 부분이에요. 게다가 단순히 한 번에 통과를 하는 게 아니라 여러 해 지켜 보면서 작가를 선별하고 적극적으로 평생 지원한다는 부분이 인상깊었습니다. 작가들에게 베품이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고, 전국의 초등학생들에게 전파되어 선순환 되는 시스템 구축으로 가는 것도 감탄할 만하고요. 카프가 여러 가지로 많은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미술계 뿐만 아니라 예술 전반에 카프처럼 좋은 재단이 많이 생기길 바랄 수밖에 없네요.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교육 공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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