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시국선언에서 찾은… 시민의 명령, 저항의 문장들[윤석열을 감옥으로]
“영원히 침묵하지 않기 위해 지금 침묵하지 않겠습니다.”(인천대 학생 130인 일동)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윤석열의 내란. 무장한 계엄군 앞에 맨몸의 시민들이 맞섰다. 촛불과 응원봉으로 밤을 밝힌 시민들이, 민주의 빛으로 독재의 어둠을 밀어냈다.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민들의 ‘말’도 쏟아져 나왔다. 그 수를 헤아리기도 힘들 만큼 수많은 시국선언이 각계각층 전국각지에서 쏟아져 나왔다. 대한민국의 2024년 12월은 선언의 계절이다. 시국선언문에는 독재의 주술에 취한 내란세력에 대한 뜨거운 분노와 결연한 저항, 국민을 배신한 대통령을 향한 싸늘한 경고와 준엄한 명령이 한 글자 한 글자 무겁게 담겨 있다. 새로운 계절, 새로운 세대에도 오래도록 기억돼야 할 문장들을 시국선언 속에서 찾았다. “지난 밤 우리는 보았다. 아직도 대한민국을 떠도는 전두환의 유령을.”(광주대 교수 일동) 기습적인 비상계엄 선포 이후 대한민국에 무슨 짓이 벌어졌는지 시민들은 모두 지켜봤다. 국회에 나타난 헬기와 계엄군.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려는 군인들과 그들을 막아선 시민들. 계엄군의 군홧발에 짓밟힌 것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였다. “비상계엄 선포는 시민들의 피와 땀으로 세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이다.”(한국YWCA연합회)“우리들의 삶을 망가뜨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동안 일구었던 민주주의라는 가치마저 망가뜨리려고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동국대 학생 108명 일동)“우리는 그의 본질을 깨달았다. 윤석열은 (…)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행동하는 사회연대경제인 일동) 시민들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는 정지되었다”(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고 개탄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날 밤. 시민들은 “‘코리아 프라이드’가 무너지는 순간”을 목격하며 “대한민국은 야만사회로 전락”(대전공동체운동연합)했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꼈다. “민주정부 50년 성과를 졸지에 파탄시킨 귀신 들린 자의 판단이 국가와 민족을 세계의 조롱거리로 만들었으니 참으로 통탄스럽다.”(예수 삶을 따르는 길동무)“언제라도 다시 군사독재가 가능한 국가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조차 허락되지 않는 시간이었습니다.”(옥스퍼드대 한국 학생 및 동문 연구자 41인) “국민과 언론의 자유를 빼앗는 자. 헌법을 위반한 자.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자. 윤석열 대통령 본인이 바로 헌정 질서 파괴, 반국가세력입니다.”(해방이화 제56대 총학생회) 내란사태의 중심에는 ‘우두머리’ 윤석열이 있다. 시민들은 “그의 행태에서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아니라 독재자를 본다”(감리회목회자모임 새물결)며 분노했다. 시민들은 “국가가 비상상황이라는 윤 대통령의 시국 인식은 실상 자신과 가족의 범법행위가 드러나고 있는 개인적 비상상황의 자각일 뿐”(기독교윤리실천행동)이라는 점을 너무도 잘 알았다. “계엄령은 대통령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충동적 발악”(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이란 본질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가릴 수 없었다. “한강 작가는 우리가 무사유와 무감각에 빠질 때 퍼져가는 잔인성과 폭력성을 경고했습니다. 그 경고는 지금 윤석열 정권하에서 적나라하게 현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한국의 현실과 미래를 걱정하는 해외 교수-연구자)“지도자가 우매함에 빠져서 자신의 길만을 고집할 때 그것이 공동체에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며 정의와 평화를 훼손하는지 우리는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다.”(교회개혁실천연대)“본인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한다고 했으나, 역사의 시계 바늘이 뒤로 돌아간다는 절망감에 온몸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국민의 고통은 어찌 헤아리지 못하는가?”(카이스트 교수 일동) “그가 저지른 행동은 피 흘려 일군 이 땅의 민주화를 역행시킨 명백한 ‘내란죄’다. 역사의 수레바퀴가 이렇게 뒷걸음치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인제대 교수·연구자·직원 일동) 윤석열은 비상계엄 선포를, 대통령의 권한에 따른 ‘통치행위’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그날 밤 벌어진 일들을 지켜본 시민들은 모두 안다. 그것은 “헌법 정신에 명백히 위배되며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시대착오적인 범법행위”(충남대 총학생회)라는 것을. 시민들은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를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행위이자 우리가 쌓아온 민주주의와 인권을 무너뜨리는 중대한 범죄행위”(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로 규정했다. “민주화 역사의 유산을 파괴할 뿐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사유로 강조하였던 ‘자유민주주의’에 명백히 반하는 행위인 것이다.”(한밭대 교수평의원회 평의원 및 교수 일동)“비상계엄선포가 다양성의 공존을 파괴하고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내란 획책이라는 점에서, (…) 일본제국주의의 폭력성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였다.”(식민역사문화청산제주회의)“제2, 제3의 계엄을 획책하여 국가와 국민 모두를 또 다시 위험에 빠뜨리지 않을지 심각하게 우려한다. 친위 쿠데타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서울대 교수·연구자 일동) “이제 윤석열의 시간은 종말을 고했다. (…) 자신이 새로 쌓은 ‘용산궁’만을 옹위하며 벌인 대통령 놀이는 끝났다.”(윤석열 퇴진을 위한 1만 그리스도인 선언자 일동) 내란 우두머리인 윤석열. “더 이상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여수시민긴급시국기자회견)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자신이 왕이라고 생각하는 파렴치한 대통령과 공직자들은 국민에게 필요없다”(한신대 신학대학원·일반대학원 신학과 학생 일동)는 시민들은 “당신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한국작가회의)라고 선언했다. “자신의 반대자들을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기도하는’ 자들로 묘사한 윤 대통령의 언동은 실상 자기실현적 예언이나 마찬가지이다.”(한양대 대학원 사학과 원우회)“명백하게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으로 중대한 헌정위기를 초래한 대통령은 주권자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것으로 한시도 그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촉구하는 헌법·행정법 연구자 일동) 시민들은 “더 이상은 기다려주거나 너그러운 마음과 태도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않겠다”(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나눔의집협의회)는 마음으로, “윤석열에게 남은 것은 즉각적인 체포와 구속, 처벌뿐”(제주지역 노동조합 대표자 일동)임을 분명히 했다. “자리에서 물러나 처벌을 기다리십시오. 그것이 당신들에게 남은 유일한 역사적 사명이자 헌법적 의무입니다.”(전국 법학전문대학원 학생 1014인 일동) “이제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섰으니 멸망이 오늘이며 하늘의 심판을 결코 피하지 못하리라.”(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느헤미야 교회협의회) 총을 멘 군인들은 맨손의 시민들 앞에서 결국 뒷걸음질 칠 수밖에 없었다. 여의도에서, 전국 곳곳에서, 나서고, 모이고, 맞섰다. “피로써 지킨 민주주의를 사수할 것”(목포시민비상시국회의)이라는 의지로, “폭압적 통치는 역사와 시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한국교회 인권센터)이며 “너희의 교만함과 무지함은 결국 너희를 무너뜨릴 것”(한국기독교장로회 생명선교연대)임을 단호히 선언했다. “다시 신발 끈 단단히 묶고 아스팔트로 나설 것이다. 오만한 권력의 심판장은 언제나 광장이었다.”(경남지역 대학 민주동문회 연합)“우리는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매지 않을 것이다.”(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사회선교모임)“약탈자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더는 우리를 겁박하지 못하게 하자.”(옥바라지선교센터) 교사들은 “윤석열이 어째서 여전히 대통령인지 학생들이 묻는다면, 우리는 교사로서 어떻게 답해야 하는가”(전국교직원노동조합 1만 5225명 일동)라고 질문하며, “우리를 믿고 따를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교사가 될 수는 없다”(공주대 사범대 406인 일동)며 광장으로 나왔다. 대통령은 자신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며 민주주의의 역사를 망쳐버렸지만, 오히려 시민들은 자신의 소명과 본분을 지키며 가장 순수한 분노를 문장에 담았다.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처방전은 고쳐져야만 한다. (…) 그것이 약사의 엄중한 숙명이자 책임이다.”(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우리는 이제 더 이상 얌전히 ‘입틀막’ 당하지 않을 것이다. 감히 국민을 ‘처단’하겠다는 포고문 겁박에도, 놀라거나 겁내지 않을 것이다.”(카이스트 구성원 270명 일동)“우리가 신뢰하는 건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은 윤석열의 양심이 아니라 국민들이 피로 지켜낸 민주주의와 법치의 원리다.”(윤석열 구속 처벌을 촉구하는 예술인 일동) “촛불을 다시 붙였습니다. 폐허에 꽃을 피울 것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상담심리전문가·임상심리전문가 1200명 일동) 광장에서는 또 한 번의 혁명이 이뤄지고 있다. 야만적인 내란의 혼돈 속에 너무도 이성적인 모습으로 손수 평화를 되찾아가는 시민들의 모습은, 서로를 놀라게 하고 감동하게 했다. 시민들은 “국민이 목숨을 바쳐 일구어온 민주주의는 그런 얕은 수에 무너지지 않았다”(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고 당당히 선언하며, “위대하지만 평범한 국민들의 힘으로 윤석열의 불장난은 끝났습니다”(해병대예비역연대)라고 서로에 대한 존경을 표현했다. “언어의 낭비 앞에 국민은 속지 않았다. 대통령이 말하는 ‘국가’는 오로지 ‘국민’의 것이다.”(서울연극협회 이사회) 시국선언에 나선 시민들의 시선은 ‘새로운 사회’를 향해 있다. 지금 광장에서는 ‘윤석열 탄핵’과 ‘윤석열 처벌’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라는 걸 안다. “윤석열이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것은 사태의 종결이 아닌 민주주의를 향한 첫 걸음”(북미 대학원생 및 연구자 일동)인 것이다. 시민들은 “더 나은 민주사회를 만들기 위해 들불처럼 들고 일어나 싸워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다는 것”(한국기독교장로회 전국여교역자회)을 알고, “‘윤석열 탄핵’의 짧은 구호를 진정 몸으로 살아 내려 한다”(158개 교회 및 단체 연명)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모든 이들이 편히 잠들 수 있는 밤을 원합니다.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정의로운 나라를 원합니다.”(간디고 학생/청소년 시국선언) 최규화 기자 khchoi@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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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 계엄 막아선 시민, 탄핵 역사 기록한다[윤석열을 감옥으로]
“계엄령이 터지고 너무 놀라서 그날 밤 카메라를 가지고 국회로 갔습니다. 차를 타고 가는데, 늦은 밤이라 원활한 도로 위에 차는 없고, 하늘에는 헬기가 떠다니는 거예요.” 아카이빙 홈페이지 ‘이시국닷넷’ 제작자 A 씨(41). 이시국닷넷은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에 관한 시국선언과 탄핵집회 일정 등을 모은 홈페이지로,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A 씨의 본업은 영상제작자다. 그는 지난 3일 밤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는 뉴스를 보고 충격에 빠졌다.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모이고 있다는 소식에 A 씨는 서둘러 카메라를 챙겨 국회로 향했다. ‘내가 이 길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불안과 두려운 마음을 안고 도착한 국회 앞. A 씨처럼 다급하게 모인 시민들로 이미 가득 차 있었다. 국회의원들은 국회 본회의장에 속속 도착했고, 비상계엄은 150분 만에 해제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총기를 소지한 계엄군이 시민들과 대체하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A 씨는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카메라 렌즈에 담았다. “민주화운동, 계엄을 역사로만 배웠는데 나의 일상이 엄청나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뭐라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이시국닷넷. 그 이름은 ‘시국선언’에서 비롯됐다. 비상계엄 전후로 각계각층, 전국 각지에서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A 씨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아카이빙하기 위해 이시국닷넷을 제작했다. 탄핵집회에 2030 여성들을 중심으로 등장한 응원봉과 깃발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언어’도 기록했다.(홈페이지 바로가기 : <이시국닷넷>) “엄중한 분위기에 응원봉이나 케이팝을 통해서 2030들이 자신의 언어로 집회를 만들어가는 점이 인상 깊어서 깃발이나 응원봉도 같이 모아서 기록했습니다.” 이시국닷넷은 ▲집회일정 ▲내란범들 ▲시국선언 ▲전국깃발자랑 ▲셀프시국선언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의원에게 항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매크로 링크도 연결했다. A 씨는 이시국닷넷에 다양한 목소리가 모이길 바라고 있다. 윤석열 탄핵집회는 서울 국회의사당 앞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비상계엄으로 가장 큰 위협을 받은 헌법기관이 국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A 씨는 서울보다 규모는 작지만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탄핵집회와, 각계각층에서 터져나오는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게 목표다. “시민들이 이시국닷넷을 플랫폼으로 활용해서 자신의 활동을 직접 올리고, 그런 목소리가 모이면 나중에 의미 있는 기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언론이 서울 유명 대학에 비해 지역에서 나오는 시국선언에 크게 주목하지 않잖아요. 소외되는 개인이나 단체가 자신들의 활동을 알릴 창구가 되고 싶습니다.” 현재 이시국닷넷은 A 씨 혼자 운영하고 있다. 코딩 없이 독학해 만든 홈페이지. 제작은 3일 정도 걸렸다. 앞으로 A 씨는 이시국닷넷을 운영하는 작은 팀을 꾸릴 계획이다. 윤석열 탄핵 이후에도 벌어지는 사건을 하나씩 기록해, ‘윤석열 탄핵 아카이브 홈페이지’로 만들어나가려고 한다. 조아영 기자 jjay@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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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에 ‘격노’한 대학가… “민주주의 적을 심판대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에 분노한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왔다. 6일 오전 11시 대학생 총학생회 연합단체인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이하 총학생회공동포럼)은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 앞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7대 대학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재학생 포함한 50여 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반헌법적이고 비민주적인 비상계엄 규탄한다!”“헌정질서 회복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 관계자들의 책임을 요구한다!” 대학생들은 지난 3일 오후 10시 30분경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윤 대통령을 규탄하고, 핵심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요구하기 위해 한목소리로 외쳤다. 학생들은 현재 국가 상황에 대해 여과없이 비판했다. 윤서진 한국과학기술원 학부 총학생회장은 “법치국가의 근간인 헌법의 정당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를 온전히 비판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총학생회공동포럼은 윤 대통령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함께 내달라고 학생들을 향해 호소했다. “학생사회는 불의에 항거하려는 목소리에 함께해야 한다. 모든 민주주의의 적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총궐기를 할 때다.”(백범준 고려대학교 총학생회 중앙집행위원장 ) 비상계엄령 사태 이후, 대학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전국으로 거세게 번지고 있다. 지난 4일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이화여대·경희대·서울시립대·동국대 등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다음 날인 5일 숙명여대와 서울여대 학생들도 시국선언문을 발표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를 규탄했다. 대학생들은 시국선언에서 그치지 않고, 거리로 나설 예정이다. 전국 20여 개 대학 학생들은 오는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 합동 기자회견 참가자 일문일답] Q. ‘비상계엄’ 선포 당시 어떤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까? 조현서(연세대 천문학과 22학번)“저는 이과대 학생회장이라서요. 학교에서 비상 대기하면서 휴교나 그런 공지 나올까봐 대기하면서 있었어요.” 박서림(이화여대 총학생회장)“지금 (교내) 총학생회 선거 투표 기간이라 학교에 있었어요. 학교에 계셨던 학생 분들이랑 다들 놀랐죠. 이게 무슨 일인지 파악도 안 되니까 당황스럽고. 흔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말도 안 된다고 분노하는 학생들도 있었고요.” Q. 당시 상황을 생중계를 통해 지켜봤습니까? 조현서(연세대 천문학과 22학번)“일촉즉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문을 두드리고 했던 상황이 국회 본회의장 바로 앞까지 왔다는 얘기잖아요. 그래서 회의가 진행이 순조롭지 못하고, 지연되는 상황이었고. 밖에서는 또 소화기가 뿌려지는 상황이었으니까요. 그 안까지 밀고 들어오면 사실 표결이나 의결은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긴장하면서 지켜봤었죠.” Q. 윤석열 대통령은 새벽 4시 30분 ‘계엄 해제’를 발표했습니다. 당시에는 어떤 기분이었습니까? 김도현(연세대학교 천문학과 21학번)“사실 계엄령 선포 자체도 원래는 국무회의 통과가 우선인데, 그 절차 자체가 무시된 채로 계엄령이 내려지고 했으니까 사실 걱정이 많이 됐죠. 국무회의에서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통과가 됐지만, 해제가 될까 걱정이 많았고. 특히 가결하고 3시간 가까이 시간을 끌고 대국민 담화가 나오고, 그때도 ‘해제됐다’가 아니라 ‘국무회의를 할 예정이다’였으니까요. 해제 기사가 나기 전까지는 뜬눈으로 보냈어요.” 송현지(서강대학교 23학번)“(‘계엄선포’ 한 게) 더더욱 의구심이 생기는 거예요. 정말 자신의 판단적 오류로 이런 일을 벌인 건지, 아니면 3시간 동안 계엄을 통해 얻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었는지 의문스러웠어요. 또, 3시간 만에 풀렸지만, 경제·정치적인 파장이 엄청났잖아요. 그걸 도대체 어떻게 수습하려고 이런 일을 벌였는지 더 궁금하더라고요.” 조현서(연세대 천문학과 22학번)“저는 사실 계엄 해제가 안 될 줄 알았어요. 어차피 계엄령을 내린 시점부터 헌법을 어겨버렸는데, ‘갈 데까지 가보자’ 그런 생각일 줄 알았어요. 퇴로가 없으니까요. 그래도 다행히 해제가 돼서….” Q. ‘긴급재난문자’가 오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습니까? 송현지(서강대학교 23학번)“전시 체제에 준하는 상황이 발생해야 비상계엄을 발표할 수 있는 건데, 전시 상황이 아니라서 문자를 보내지 않았다는 건 말 그대로 모순적이죠.“ Q. 이후 정부 대처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도현(연세대학교 천문학과 21학번)“언제나 정치판은 그랬다는 느낌이에요. 아무래도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당장 눈앞에 있는 이득, 당장 당 위치가 안 좋아지는 이런 것들에 목매기보다는 조금 더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미래라든가 대한민국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요. 그리고 어떤 결정이 옳은 결정일지 당마다 잘 생각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조현서(연세대 천문학과 22학번)“절대 납득할 수 없죠.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대한민국 정치, 경제에 어떠한 파장을 미칠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처럼 느껴졌어요. 또, 2024년에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게 너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후에도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고, 책임을 지려는 노력 없이 자리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황당하죠. 앞으로 어떻게 이 상황을 수습할 건지에 대한 대책도 내놓지 않는 게 이해할 수 없어요.” Q. 이번 일을 계기로 ‘개인적인 변화’가 있었습니까? 우수진(서강대학교 종교학과 23학번)“개인적으로 정치를 잘 몰랐어요. 우파, 좌파, 보수, 진보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공부만 하는 학생이었어요. 이번 계엄령 선포를 보자마자 어떤 이념적인 대립을 넘어서 지금껏 인류가 쌓아온 토대 자체를 파손해버리는 행위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역사를 돌이켜보면 비상계엄이라는 명분 아래 얼마나 무고한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갔는지 알 수 있어요. 비상계엄이 ‘정치적인 수단’으로 전락한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정말 제대로 퇴보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개탄스러웠어요.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나 국가 이념이 절대 일상생활과 동떨어져 지낼 수는 없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생 시국선언과 기자회견이 열리는 동시에, 대학가에는 대자보 릴레이도 이어지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학내에도 총학생회, 단과대 학생회, 동아리 등이 게시한 릴레이 성명서가 벽면에 붙어 있다. 학생들은 포스트잇에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기도 했다. 6일 오후, 포스트잇을 붙인 한 이화여대 재학생(정치외교학과 22학번)과 짧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비상계엄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는 공포가 있었다”며, “1980년대로 돌아가는 건가 하는 공포감이 밀려왔다”고 말했다. 이후 “비상계엄 상황에서 어떤 것들이 제한될 수 있고, 어떤 일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 찾아보면서 더 공포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Q. 어떻게 소식을 접했습니까? “저는 집에 있었는데요. 소식을 SNS에서 처음 접했어요. 처음 봤을 때는 진짜 북한이 쳐들어왔구나 생각했죠. 그런데 다른 이야기가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되게 당황스러웠고, ‘이게 지금 2024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인들 중에는 바로 국회로 달려가서 계엄군 진입을 막은 분들도 있었어요. 저는 현장 상황을 집에서 지켜보던 입장이었는데, 거기로 바로 향하지 못하고 망설였다는 데에 조금 부끄러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Q. 포스트잇에 무슨 문구를 작성했습니까? “부역하지 말고 편승하지 마라. 부역하지 말라는 건 부당한 명령에 저항할 줄 알았으면 하는 마음에 썼고요. 편승하지 말라는 우리 동료 시민들이 1980년대 민주화 열사들이 만들어놓은 평화에 편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적었습니다.” Q. 이번 일이 어떤 개인적인 변화를? “저는 사실 사회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참여는 하지 않는 ‘소시민’이었어요. 그런데 이번 일을 계기로 학교가 진행하는 기자회견이나 토요일 집회 현장에 나가는 등 힘이 닿는 대로 참여를 해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김연정 기자 openj@sherlockpress.com조아영 기자 jjay@sherlockpress.com ※ 이 콘텐츠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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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끓는 교수들의 시국 선언, 윤석열은 듣고 있나.
[슬로우 스크립트] “민주주의의 퇴행,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박근혜 때보다 빠르고 넓다.  시국 선언에 참여한 대학 교수들이 4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2016년 박근혜(당시 대통령) 탄핵 국면보다 빠르고 넓다. 2016년은 최순실 게이트에 비판이 집중됐지만 올해 시국 선언은 김건희(대통령 부인) 이슈를 비롯해 굴욕 외교와 경제 파탄, 의료 붕괴, 교육 대란, 방송 장악 등 주제가 넓다. 이태원 참사와 채 상병 수사 외압, 특검법 무력화, 명태균 게이트 등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전횡, 오만, 불통이 심판대에 올랐다. 박근혜는 임기 3년 차가 끝나가던 무렵이었지만 윤석열(대통령)은 이제 임기 절반이 지난 상황이다. 시국 선언의 공통된 메시지는 ‘민주주의 파괴’다. 목포대 교수들은 ”우리의 민주공화국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외대 교수들은 “검찰이 ‘김건희 국선 로펌’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화여대 교수들은 “대통령은 봉건 군주가 아닌 민주공화국의 수반으로서 삼권분립의 헌법적 가치를 수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뉴스에 묻혀 사라지는 것 같지만 김건희 관련 의혹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았다. 전남대 교수들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명품가방 수수, 채해병사건 윗선 개입을 비롯해 최근 명태균 씨 관련 여론조작과 정치자금법 위반, 공천개입 의혹까지 자고 나면 핵폭탄급 국정농단의 실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동대 교수들은 “윤석열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의 머슴이냐”고 반문했다. 아주대 교수들은 “대통령이 권한 없는 사인의 국정 개입을 방치한다면, 그것은 전형적인 국정농단”이라고 강조했다. 특검 수용을 요구했다. 아주대 교수들은 “검찰의 반법치적 행태에 대응하여 특검은 당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전주대 교수들은 “스스로의 입으로 말했던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는 말을 실천해 즉각 김건희를 특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세대 교수들은 “권력 분립을 위한 대통령의 ‘거부권’은 그 자신의 이익을 지키고 자기 주변의 잘못을 감추기 위한 사적 도구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권력 사유화도 임계점을 넘어섰다. 고려대 교수들은 “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진 농단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삼권분립에 기초한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교수들은 성경의 구절을 인용했다. “망할 것들! 권력이나 쥐었다고 자리에 들면 못된 일만 꾸몄다가 아침 밝기가 무섭게 해치우고 마는 이 악당들아… 나 야훼가 선언한다. 나 이제 이런 자들에게 재앙을 내리리라. 거기에서 빠져나갈 생각을 말라. 머리를 들고 다니지도 못하리라. 재앙이 내릴 때가 가까웠다.”(공동번역 구약성서 미가 2장 3절) 정치의 실종을 넘어 한국 사회는 총체적인 위기다. 충남대 교수들의 현실 진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동안, 한국 경제는 회복 불능의 상태로 추락하고 있다. 살인적인 물가 상승, 고금리, 경기 침체로 서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고,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부자 감세 정책은 전례 없는 세수 부족을 초래하여 국가 재정을 위험에 빠뜨렸다. 그 결과 국민의 채무 부담은 커지고,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나락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주대 교수들은 “집권 2년 반 동안 전임 대통령의 성과를 되돌리고 야당 대표를 괴롭히는 일에 몰두하는 사이 대한민국은 총체적인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숙명여대 교수들은 “공정과 상식을 잃어버리고 국민 대다수로부터 불신임을 받는 대통령은 더 이상 국정을 이끌 자격도 능력도 없다”고 지적했다. 외교도 참담한 지경이다. 한양대 교수들은 “5년짜리 대통령이 반만년의 대한민국 역사를 전면적으로 부정할 자격이 없다”면서 “제3자 변제 해법은 국제 인권 규범과 헌법을 위반하고 민주주의와 대한민국 역사를 부정하는 반민주적이고 반역사적인 폭거”라고 비판했다. 민교협 공동 선언에 참여한 교수들은 “윤석열은 제2의 을사늑약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공주대 교수들은 “민족의 미래와 운명을 외면하고 전쟁의 위험까지 감수하려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미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불신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탄핵까지 갈 것 없이 당장 하야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남서울대 교수들은 “’3년은 너무 길다’가 아닌 ‘3일도 너무 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인천대 교수들은 “버티다가 국민의 어퍼컷 맞으며 끌려 내려오기 전에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충남대 교수들은 “본인의 능력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명백히 드러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윤석열이 할 수 있는 국가에 대한 마지막 봉사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희대 교수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관심하며, 거짓으로 진실을 가리고, 무지와 무책임으로 제멋대로 돌진하는 윤석열은 즉각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경북대 교수들은 이렇게 선언했다. “이 모든 일은, 그 실천은커녕 요구조차 하지 않고 대통령 윤석열의 치세를 지나온, 우리의 책임이다.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는 대통령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말을 듣지도, 물러나지도 않는다면 우리가 끌어내릴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해고다.” 많은 교수들이 행동할 때라고 제안했다. 중앙대 교수들은 “민주주의의 퇴행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나섰다. 가톨릭대 교수들도 “지식인에게 요구되는 사회 책무의 역할이, 지식인으로서의 사명과 양심이 현 상황에 대한 침묵을 허용치 않는다”고 밝혔다. 전남대 교수들은 “이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위해 주권자인 국민이 나서야 한다면서 “우리는 더 이상 이러한 참담한 현실을 묵과할 수 없으며,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하여 이 자리에서 대통령 윤석열을 탄핵한다”고 선언했다. 목포대 교수들은 “지금 우리의 민주공화국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서 있음을, 돌이킬 수 없는 파멸을 막기 위해 실천해야 함을, 우리의 비판적 성찰은 침묵을 뚫고 일어서는 데 있음을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 교수들은 “누구도 더 이상 뒤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나서야 할 때라는 이야기다. 윤석열 퇴진을 넘어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눈길을 끈다. 민교협(민주평등 사회를 위한 교수연구자협의회)는 이렇게 경고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촛불 이후의 부조리가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주요 정치세력들이 대선 준비에 이미 돌입했다는 소식마저 들린다. 어느 특정 정치세력이 정치 공백과 극단적 분열의 상황을 이용해 국가권력을 전유한다면, 우린 오늘의 이 참담한 상황을 수년 후 다시 겪게 될 것이다.” 다음은 인천대 교수들의 선언 가운데 일부다. “이 정권은 출범 전부터 주술과 선거사기꾼이 등장해 라스푸틴을 연상케 하더니, 본격적으로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권력자들의 추악한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오직 자신의 재선과 권력 유지에만 혈안이 되어 ‘지록위마’로 국민을 속이는 주변의 십상시와 정치권 간신배, 한 줌도 안 되는 정치검찰 패거리가 국격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다음은 경희대 교수들의 시국 선언 가운데 일부다.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중략) 나는 여성과 노동자와 장애인과 외국인에 대한 박절한 혐오와 적대를 본다.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지금 우리 사회가 모든 시민이 동등한 권리를 가지는 사회라고 이야기하지 못한다.” “나는 매일 공적인 것과 사적인 것의 경계가 무너지며 공정의 최저선이 허물어지는 모습을 보고 듣는다.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공정을 신뢰하며 최선을 다해 성실한 삶을 꾸려가는 것이 인간다운 삶의 보람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나는 하루하루 부끄러움을 쌓는다. 부끄러움은 굳은살이 되고, 감각은 무디어진다.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으며, 기대하지 않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다. 나는 하루하루 인간성을 상실한 절망을 보고 있고, 나 역시 그 절망을 닮아간다.” 다음은 주요 대학 교수들의 시국 선언을 모은 것이다. 2024년 11월27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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