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잘 봐, 언니들 축구다!
‍ 학창시절 축구선수로 활동하다 은퇴한 후 경력단절을 경험한 위밋업스포츠의 신혜미 대표. 그녀는 은퇴한 여성 스포츠 선수들이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자 위밋업스포츠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신 대표는 단체 운동에서 단절되거나 소외된 이들에게 집중했습니다. 그녀는 모든 사람이 나이, 성별, 능력, 신체 조건에 관계 없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을 꿈꿉니다. ‍위밋업스포츠는 경기 결과보다 함께 땀 흘리는 과정을 즐기고, 실패를 향한 두려움을 없애는 환경을 만들어고 있습니다. 건강하고 다정한 사회를 위해 도전하는 그녀의 이야기, 함께 살펴보시죠! ‍ 🏄 은퇴 여성 선수들의 두 번째 챕터 ‍ |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 흥행하면서 축구라는 스포츠에 도전하는 여성들이 늘었을 것 같습니다. 변화를 체감하시나요? ‍확실히 체감해요. 프로그램 속 참가자들은 선수 출신이나 프로는 아니에요. 전문적이지 않더라도 온 힘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대중, 특히 여성에게 자신감을 줬던 것 같아요. 더 많은 여성이 “나도 저 정도는 해볼 수 있겠다”라고 느끼고 도전하게 됐죠. 또, <골 때리는 그녀들>은 팀이 주는 소속감, 응원하는 팀이 승리했을 때 느껴지는 연대감 등 팀 스포츠가 주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스포츠 하면 치열한 경쟁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경기를 함께하는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도 이 프로그램의 영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 | 위밋업스포츠에서 개설한 프로그램에 신청하는 인원도 늘었나요? ‍네. 위밋업 초기의 취지는 여성과 단체 운동의 접점을 만드는 거였어요. 여성들에게 축구, 농구 등도 해볼 만한 운동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죠. 처음에는 일회성으로 체험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예 팀을 이뤄서 활동하려는 요구가 늘었고, 코치님을 모시고 싶다는 요청도 많아요. 여성들의 스포츠를 향한 관심과 참여가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 | 위밋업스포츠는 어떤 계기로 창업하셨어요? 저는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 은퇴한 후, 결혼과 출산 과정에서 경력 단절을 경험했어요. 운동했던 경력으로 사회에 나가려니 너무 힘들더라고요. 오로지 제 몫이었어요. 이끌어줄 사람이 없었죠. 이런 부분에서 갈증을 크게 느꼈어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여러 교육을 들었어요. 당시 체육인재육성재단(현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여성 스포츠 리더 과정을 수료했죠. 그런데 강사 한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왜 여성 스포츠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굉장히 와 닿았던 한 마디였어요. “그러게, 왜 우리는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 우리나라 스포츠의 역사를 살펴보면,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수 대비 메달 획득 비율은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아요. 양궁, 배구, 스피드스케이팅 등 뛰어난 여성 선수들의 활약으로 이목을 이끈 종목도 많고요. 그런데 여성 코치는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어린 시절 자주 봤던 여성 선수들을 떠올려보면 지금 활동을 이어가는 선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죠. 축구 지소연, 유도 김민정 선수처럼 세계적으로 활약했던 선수도 마찬가지고요. 왜 그럴까?라는 물음표를 갖고, 양수안나 공동 대표와 대한체육회의 은퇴진로지원센터에 찾아갔어요. 담당자들과 여성 선수가 은퇴 이후 지도자로 활동하기 어려운 이유가 무엇인지, 구조를 개선하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이야기했죠. 그런데 저희의 고민이 하소연에서 끝나는 것 같더라고요.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직접,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큰 뜻을 갖고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우리가 문제라고 여기는 걸 해결하고 하고 싶은 걸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었어요. 은퇴한 여성 선수들이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 ‍ 🎲 돌아온 언니들, 되찾은 운동장 ‍ | 위밋업스포츠를 있게 한 대표 사업으로 ‘언니들 축구 대회’를 꼽으셨는데요. 이 행사를 기획한 배경은 무엇이었나요? ‍여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축구에서 멀어지는 현실을 바꾸고 싶었어요. 남자 축구는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별 축구팀이 잘 조직되어 있고 조기 축구회도 활발한데, 여자 축구는 나이에 상관없이 1부, 2부로만 나뉘었죠. 이렇게 되면 50대나 60대 언니들은 실력과 구력을 갖추고 있어도 20대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뛰기는 어려워요. 아무리 오랫동안 축구를 해온 여성이라도, 체력에서 차이가 나면 경기에서 활약하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스포츠에 참여하는 이유는 직접 경기를 뛰고 싶어서잖아요. 그런데 경기장 바깥에서 박수치고 물병 갖다 주는 역할만 하다 보니 50대 이상 언니들이 축구에서 다른 종목으로 떠나기 시작하더라고요. 이 점이 정말 아쉬웠죠.‍ ‍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40대 이상의 여성만을 위한 ‘언니들 축구대회’를 개최했어요. 나이든 여성들도 주체적으로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었죠. 첫 대회에서는 총 6팀이 모였어요. 오랫동안 축구에서 멀어졌던 언니들이 다시 모여 팀을 이루고 경기에 나서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 | 언니들의 운동장을 되찾아주셨네요. ‍언니들이 경기에서 존중받고, 스포츠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며 더 활발하게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단순히 실력을 강조하는 대신, 나이가 많은 '최고 언니'가 팀을 이끄는 구조를 도입했죠. 경기 중 동점 상황에서는 필드에 남아 있는 선수들의 나이 합산으로 승부를 가리는 방식도 적용했는데요. 나이가 많은 언니들이 경기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었어요. ‘연령 다양성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됐죠. 2018년 처음으로 개최한 대회가 지금까지 이어져, 지난 5월 6회차를 마무리했습니다. 최근에는 ‘동생들’이라 부르는 20~30대 여성들까지 포함해 축구 대회를 운영하고 있어요. 언니들과 동생들의 리그는 따로 진행하고요. 최근 대회에서는 동생들이 언니들의 경기를 보면서, 진심을 다해 응원을 보내는 모습이 인상 깊더라고요. 덕분에 언니들은 더 큰 자부심을 느끼며 필드를 누볐어요.(웃음)\‍ ‍ | 여성의 단체 운동 단절은 언제부터 시작되나요? 여성들이 단체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남성보다 부족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요인은 운동을 통한 성취 경험이 부족하다는 거예요. 여자 아이들은 남자 아이들보다 운동장에서 뛰어놀 기회가 적고,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스포츠를 배우더라도 자연스럽게 관심도가 떨어지죠. 특히 운동을 잘하지 못하면 눈치를 보거나 남들과 비교하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아요. 저희는 이런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해요. 저희 프로그램에서는 경기 결과보다 운동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어요. 특히 초보자들도 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초보 리그를 운영해 여성들이 스포츠에 쉽게 도전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 | 위밋업스포츠는 생애 주기별 신체활동과 스포츠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소개하셨어요. ‘생애 주기별 신체활동’이란 무엇인가요? ‍생애주기별 신체활동은 연령대별 특성과 신체 능력에 적합한 운동 프로그램을 의미해요. 위밋업스포츠의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성인 여성, 시니어층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해요. 아동이나 유소년은 놀이형 프로그램을 통해 스포츠를 접하고, 성인 여성들은 축구, 배구, 농구 같은 팀 스포츠를 통해 팀워크와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게 했어요. 중장년 및 시니어층을 위해서는 안전하고 건강한 신체활동을 설계했죠. 이를 통해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 ‍ ‍ ✊ 이제는 우리가 움직여야 할 시간 ‍ | 여성, 아동, 노인, 장애인 등 여러 사회 구성원의 스포츠 참여 확대는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불러올까요? 좀 더 건강하고 다정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스포츠는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배우게 해요. 경쟁 속에서도 패배를 받아들이면서 서로에게 응원을 건넬 수 있죠.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하는 역할도 하고요. 더 많은 사람이 더 쉽게 스포츠에 접근할 수 있다면, 친절하고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 | 기억에 남는 참여자가 있으시다면, 관련 에피소드를 듣고 싶어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어요. 한 분은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스텝을 전혀 밟지 못하셨어요.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계속 응원해 드렸어요. 몇 달 동안은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꾸준히 참여하시더니 결국 농구를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셨죠. 그분은 학창 시절 10분 남짓한 쉬는 시간 동안 운동장으로 뛰어나가는 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요. 그런데 지금의 본인이라면 그들과 함께 뛰어나갔을 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또 다른 분은 30대에 처음 운동을 시작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시작했더라면 국가대표가 되었을 것”이라고 농담을 던질 정도로 운동에 흥미를 느끼셨어요. 이런 분들을 볼 때마다 스포츠가 사람들의 삶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실감합니다.‍ ‍ | 클래스를 이끄는 지도자는 어떻게 모집하나요? ‍단순히 스포츠 역량이 뛰어난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위밋업스포츠의 철학과 비전에 공감하고 함께할 수 있는 은퇴 여성 선수를 찾는 데 중점을 둬요. 대부분의 지도자는 지인의 추천이나 네트워크를 통해 소개받아요. 이후 2~3회차의 미팅을 진행해 저희와 방향성이 맞는 분인지 꼼꼼히 확인합니다. ‍저희는 재능 기부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요. 지도자들이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이를테면 ‘세계 소녀의 날’ 등의 행사에 참여해 무료 스포츠 클래스를 운영하는데요. 지도자들도 이와 같은 재능 기부 활동에 즐거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 세계 소녀의 날: 조혼, 교육 기회의 박탈, 성 착취 등으로 인해 세계 곳곳의 차별받는 소녀들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UN이 제정한 날. ‍ | 별도의 지도자 양성 과정이 있나요?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해요. 지도자는 필수적으로 성인지 감수성, 장애 인식, 스포츠 인권, 안전과 관련된 CPR 교육 등 다양한 필수 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코칭 방법에 대한 교육을 수료해야 해요. 저희는 지도자들이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스포츠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도자들의 필요에 따라 스포츠 테이핑이나 시설 안전 교육 등도 전문가를 초빙해 진행하고 있죠. 코치들에게 지속적인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 | 향후 목표나 계획을 들려주시겠어요?‍ 언젠가는 위밋업스포츠만의 체육관을 만들고 싶어요. 공간 제약이 너무 크다 보니 특정 시간대에 프로그램을 맞춰야 하고, 다양한 수업을 제공하지 못하는 게 아쉽더라고요. 이런 지점을 해결할 수 있는 우리만의 체육관이 있었으면 해요.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사람이 나이, 성별, 능력과 관계없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거예요. 여성, 이주민, 장애인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스포츠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또, 위밋업에 소속된 코치들과 함께 재능 기부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동남아시아처럼 여성의 스포츠 접근성이 낮은 국가를 방문하여, 그곳의 여성과 아이들에게도 스포츠의 즐거움을 전하고자 합니다. ‍ ‍‍| 도전을 망설이는 여성에게 한 마디 남긴다면? 1년 이상 웹사이트 눈팅만 하다가 오는 분들도 계세요. 할 수 있을지 수십 번 고민하고, 일정을 맞추다가 못 오시는 분들도 있고요. 저는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망설임 자체는 건강하고 좋은 신호니까요. 다만 주저하는 시간은 여기까지! 이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셨으면 좋겠어요. 지금 도전하면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글 | 문지원 ‍ ‍ 식탁과 별개로 맛있는 간식이나 음료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바 테이블처럼, 테이블토크에서도 ‘뷰 테이블(View Table)’을 마련했어요. 사회혁신가의 이야기를 더욱 다채롭게 살펴보고, 주제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풍성하게 만들어줄 콘텐츠를 엄선했답니다. 📖 <여자치고 잘 뛰네> - 로런 플렌시먼 도서, 312쪽 여성 장거리 달리기 챔피언의 회고록이자, 여성 스포츠를 위한 강력한 선언문입니다. 저자는 다섯 번의 대학 리그 우승, 두 번의 5000미터 미국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정상급 선수인데요. 이 책을 통해 여성 운동선수가 남성 중심의 스포츠 시스템 속에서 어떤 불합리함을 겪는지, 통계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조명했습니다. 책 정보 보러가기 ‍‍ 🎥 <다큐인사이트 - 국가대표> 다큐, 43분 ‍스포츠의 판도를 바꾼 여성 스포츠인 5인의 통쾌한 이야기입니다. 배구 김연경 선수, 골프 박세리 선수, 축구 지소연 선수 등. 이들이 맞서 싸운 건 상대뿐 아니라 여성 선수를 향한 불합리한 시스템과 고정관념이었습니다. 동일 임금을 외치며 부당함에 목소리를 냈던 여성 선수들. 이들은 어떤 변화를 만들었고, 어떤 가능성을 향해 나아갈까요? 다큐 보러 가기‍ ‍ 🎥 <여인과 바다> 영화, 131분 1905년, 뉴욕의 이민자 가성에서 태어난 트루디 에덜리. 그녀는 여성 최초로 영국 해협을 수영으로 횡단했습니다. 이 영화는 가족과 코치들의 애정 어린 응원과 도움으로 사회의 편견을 깨고 올림픽 수영팀에 합류하는 과정을 그렸어요. 프랑스에서 영국까지, 34km에 달하는 해협을 헤엄쳐 건넌 그녀의 도전. 도전에 담긴 의미를 고민한 영화였습니다. 영화 정보 살펴보기 🌐 위밋업스포츠 웹사이트 ‍위밋업스포츠에서는 다양한 종목의 클래스가 열리고 있어요. 농구, 축구, 배드민턴 등 친숙한 운동부터, 패들 보드, 럭비, 프라디이빙 등 쉽게 도전하기 어려웠던 종목까지 준비돼 있죠. 레터를 읽고 ‘나도 한 번 도전해볼까?’하는 생각이 드셨다면, 클래스와 후기를 찬찬히 살펴보시는 걸 추천해요. ‍클래스 구경하기 ‍ ❗이 콘텐츠는 'Table Talk(테이블 토크)'의 기사를 가공하여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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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꼭 해야 하는 걸까요?
2024 파리 올림픽이 흥행중입니다. 한국이 늘 강세를 양궁 종목에서는 다시 한 번 금메달을 수확했고, 유도, 탁구, 사격 같은 종목에서도 메달 소식이 들렸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오히려 “올림픽을 꼭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 모두 4년마다 열리고, 매번 개최지가 변경됩니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IOC 위원회에서 결정되고요. 그 말은 즉 4년마다, 혹은 그 이상의 기간마다 올림픽을 개최하기로 한 국가는 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 라고들 말합니다. 그만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현장이고, 올림픽을 여는 나라는 세계에 ‘잘 보여야’ 합니다. 그 ‘잘 보이는’ 것이란 무엇일까요? 아마 ‘정리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것입니다. 세계에 보여주는 그 정리된 모습이란, 잘 정리되고 깔끔한 경기장과 그 주변의 모습, 멀끔한 도시의 경관을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올림픽을 하려면 적은 공간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 종목의 경기장을 준비해야 하고, 그 넓이는 무척이나 클 것입니다. 그러면 그 경기장과 선수들이 머물 공간, 그리고 기타 부대 공간을 만드는 데 있어, 엄청난 필지가 필요할 것이고, 엄청난 예산이 소요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탄소가 배출될 것입니다. 파리 올림픽이 개최되면서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제공한다고 해서 논란 아닌 논란이 일었는데, 사실 탄소는 그 부분이 아니라 올림픽 자체를 준비하기 위한 부분에서 애초부터 많은 양이 배출되었을 것입니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채식을 준비한다고 해서 탄소배출 저감의 효과가 없지는 않았겠지만, 그것으로 기존에 배출된 탄소를 상쇄하기엔 어림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선 많은 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는데, 그 땅에는 본래 사람이 살고 있었고, 나무가 심어져 있었고, 흙이 있었고, 거기에 따른 동물들도 살고 있었을 것입니다. 거기 있던 사람들, 동식물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그러한 부분들은 보도되지 않았고,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거기 살던 사람들과 다른 생명들은, 아마 자신의 집과 삶의 공간들을 잃지 않았을까요? 그 생명들의 댓가는 그러면 누가, 어떻게 지불할까요? 아니, 지불하긴 할까요? 집을 잃어버린 사람들, 식물과 동물들에게 무언가 보상 혹은 배상이 이루어지긴 할까요? 당연히 이루어져야 할텐데, 저는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비단 파리 올림픽뿐만 아니라, 이전의 올림픽들에서 그러한 보상 혹은 배상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는 근거를 말입니다. 특히 파리는 쉽게 ‘집시’라고 불리는 보헤미아인들이 많이 사는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빈민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죠. 그 빈민들은, 보헤미아인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올림픽을 파리 전역에서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파리나 프랑스, 넓게는 유럽 내의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자의였는지 타의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찌 되었건 그들의 존재는 올림픽에서 볼 수 없었습니다. 이름없는 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제가 찾아보진 못했지만, 올림픽에 필요한 공간을 마련하면서 거기 살던 사람들에 대한 무언가 댓가가 주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동식물들은요? 거기 살던 동식물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아마 아무도 모르게 죽었을수도 있습니다. 나무는 뽑히거나 베어지고, 동물들은 살처분을 당하면서요. 파리올림픽을 벗어나,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이야기를 잠깐 해 보겠습니다. 여러분, 가리왕산을 아시나요? 가리왕산은 올림픽이 열린 평창과 정선에 걸쳐 있는 산입니다.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스키 슬로프 공사 때문에 가리왕산에 있는 수백년 된 원시림이 모조리 베어진 적이 있습니다. 정부와 강원도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2014년 1월 가리왕산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서 해제했고, 중봉에 활강 스키 경기장을 지었습니다. 협의대로라면 올림픽이 끝난 후 산을 복구해야 했지만 강원도는 곤돌라 존치를 요구했고, 2021년 6월부터 생태 복원 계획을 수립하는 기간동안 곤돌라 운행을 허가했습니다. 그리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전두환과 노태우 정부는 ‘미관’을 위해 판잣집 같은 빈민 주거시설을 모두 ‘청소’했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빈민들은 정부에 의해 어디론가 사라지거나, 강제로 주거지를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그나마도 서울에서 계속된 도시개발 사업으로 인해 빈민들의 주거지는 계속해서 사라졌습니다. 저는 ‘다른 올림픽이라고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파리의 보헤미안이나 도쿄의 홈리스들, 그리고 그 외의 이름붙여지지 않은(un-named) 존재들은 안녕할까요? 사라졌다면, 과연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또 숲을 이루고 그 안에서 생태계를 이루고 살던 식물들과 동물들은 또 안녕할까요? 올림픽, 거대한 정치적 행위 올림픽은 사실 “우리는 올림픽을 할 수 있을만큼의 국력이 된다”는 메시지가 담긴, 무척이나 정치적인 행위입니다. 세계인의 축전이라는 말 뒤에, 정치적 아젠다와 메시지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1968년 멕시코 시티 올림픽에서는 미국의 육상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가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로 시상대에서 고개를 숙이고 한쪽 손을 높이 드는, 이른바 ‘블랙 파워 살루트(Black Power Salute)’를 했다가 다음날 메달을 박탈당했고, 육상선수 자격도 정지당했던 적이 있습니다. 시상대에서 야유를 받은 건 물론이고요.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1년 미뤄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었던 2020년에는, 벨라루스에서 세계 육상 챔피언 출신 마리나 아르마소바가 대선 불복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선수촌에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또 국민의힘 국회의원인 진종오 의원은 현역 사격선수이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 이란의 자바드 포루기 선수를 두고 “테러리스트가 1등을 하는 이런 말도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까?”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는 알제리의 복싱선수 이마네 칼리프를 두고 ‘염색체 논쟁’이 오갔습니다.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갖추고 있다고 한들, XY염색체를 가지고 있는데, 그를 ‘여성’으로 인정할 수 있냐는 논쟁이었는데, 이를 두고 많은 인터섹슈얼,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와 여성에 대한 혐오를 담은 발언들이 오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도쿄 올림픽 때는 양궁 금메달리스트 안산 선수를 두고 엄청난 여성혐오 발언이 오갔고, 심지어는 “안산 선수의 금메달 박탈 청원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있었습니다. 안산 선수가 숏커트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고, ‘웅앵웅’이나 ‘오조오억’ 같은 ‘남혐’ 표현을 했기 때문이라는 말이 그 근거였습니다. 이번 올림픽에 안산 선수가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심지어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양궁의 임시현 선수에게는 “턱에 난 상처를 시술할 것이냐?” 라는 여성혐오적 발언이 있었던 인터뷰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한편 팔레스타인에도 운동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침공과 ‘인종 청소’로 인해,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죽거나, 부상을 당하거나, 집을 잃고 망명을 해야만 했습니다. 그 중에서는 당연히 올림픽을 목표로 하는 운동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팔레스타인 선수들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의 ‘시오니즘(Zionism)’이라는 이름의 파시즘 때문일 것입니다.  올림픽을 아무리 ‘세계인의 축제’ 라고 한들, 정치적 아젠다가 오가고, 인종적, 국가적, 성차별적 논리가 오가는데, 이것을 과연 ‘세계인의 축제’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인종, 국적, 성별, 정치적 성향, 외모, 평소 행실이 지배적 아젠다를 거스르지 않는 ’정상성’이라고 불리는 것을 가진 이들의 축제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올림픽이라는 행사를 위해 사라진 이들, 그 과정에서 공격받은 이들, 슬픈 이들이 이 모두 안녕했으면 좋겠습니다.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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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정치를 한다면
[스포츠 티키타카] 박지성이 정치를 한다면 언젠가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를 받았더니, 어디 어디 언론사 기자라며, 최근 운동선수가 TV 예능에 나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었다. 은근히 내가 조금 비평적으로 말해주기를 기대했던 것 같았는데, 나는 그의 기대를 무시하고 “좋은 현상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우리의 통화는 길지 않았다. 이후, 그 기자가 지칭한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여전하고, 심지어 유사한 프로그램이 더 생겼다. 이제, 국대(국가대표)와 선출(선수출신)의 유튜브 또한 낯설지 않다. 기자의 의도는 대충 알만하다. 우리가 통화했던 그때도 그러했지만, 여전히 몇몇 체육계 원로들은 선수의 외도(?)에 매우 비판적이다. 메달을 따고 유능했던 선수가 현장에서 후배 선수를 양성하기도 바쁘고 힘들 판에, 대중 앞에서 품위를 버리고 웃음과 조롱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기존 체육인의 자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소위 체육인의 다양한 사회진출에 박수를 보내는 것은, 그들이 체육인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체육인이기 전에, 현재를 함께 살아가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생애 어떤 단계에서든지, 자신의 진로와 직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체육인이 체육계를 떠나는 것은, 또는 체육계 이외의 사회로 진출하는 이유는,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만은 아니지만,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유가 뭐든, 그들의 판단과 결정에 무슨 얘기를 덧댈 수 있을까? 우리는 누구나 사회 어느 영역에 도전하고 진출할 수 있고, 있어야 한다. 체육인도 마찬가지고, 오히려 체육인이라 더욱 그렇다. 그들이 가진 인생의 경험과 과정이, 개인뿐 아니라 사회가 얻고 배울 수 있는 콘텐츠로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국대와 선출의 경험은 소설로, 예술로, 학문으로, 사진으로, 오페라로, 예능으로, 교육으로, 산업으로, 외교로, 정치로 등등, 거의 모든 영역으로 연결될 수 있다. 내년 총선에 맞물려, 어제, 박지성 디렉터(전북 현대모터스FC)가 특정 정당의 영입 인사로 거론된 듯하다. 기본적으로 체육인의 사회 모든 영역 진출에 찬성인 나는, 박지성 디렉터의 정계 진출 또한 적극 찬성한다. 여전히 그의 유명세와 경험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조건이 전제된다. 누구든 정치를 하려면, 우리 사회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좋은 정치인에게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과정을 거치고, 결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박지성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떤 누구도 준비 없이, 자격 없이 경기장에 들어가지 않음을 선출과 국대는 누구보다 잘 안다. 불행하게도, 많은 선출과 국대는 보통의 사회적 경험에서 격리된 채 성장한다. 대부분의 선수는 보통의 사회적 관계 형성 방식에 서툴고, 정치에 필수적인 사람과의 효과적 소통 능력을 훈련받지 못한다. 그럼에도 선출이 정치에서 배제되어야 할 이유를 나는 찾지 못한다. 우리가 사랑했던 선수가 정치에서 더럽혀질까 두려운 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준비된 사람이라면 막을 이유 없다. 판단은 우리 몫이다. 이대택 |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기본적으로 인간사회의 거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인간의 몸과 스포츠에 대해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소비했기에, 여기에 대해선 특별히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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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벌써 아시안게임이 잊혔나요?
[스포츠 티키타카] 혹시 벌써 아시안게임이 잊혔나요? 혹시 아시안게임 보셨나요? 축구나 야구팬이라면 분명 봤을 것에 한 표! 좋아하는 선수나 한일전 때문이라도, 중국팀은 어떻게 할까 하는 호기심에서라도 또는 연일 포털에 등장하는 뉴스 때문이라도 어쨌든 봤을 겁니다. 물론 남자 선수의 경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군대도 혜택을 받는다니, 관심이 아닐 수 없죠. 그러고 보니 아시안게임이 끝난지 세 달이나 지났군요. 시간이 빠른 건지 우리 기억이 짧은 것인지. 먼 옛날얘기 같기도 하고, 뭔 이유든 대회가 뿜어주던 열기도 바로 식은 듯합니다.  체육판에서 먹고 사는 사람이지만, 사실 저는 그리 열성적 스포츠팬은 아닙니다. 물론 주요한 게임이나 대회 진행 관련 뉴스는, 순발력이 조금 떨어질지언정, 최소한 헤딩이라도 찾아보려 노력합니다. 그런데, 눈에 확 띄는 뉴스를 봤죠. 아시안게임이 끝나가는 막바지에 대한체육회장이 그랬다는군요. 내년 2024 올림픽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 올림픽 준비를 위해 진천선수촌에 들어오는 국가대표는, 선수촌에 들어오기 전에 ‘해병대 극기훈련’을 받아야만 들어올 수 있게 한다고요. 그러면서 대한체육회장 자신도 해병대 훈련을 받겠노라 했다네요.  △“내년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입촌하기 전에 모두 해병대 극기훈련을 받게 하겠다.”고 말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이 뉴스에 많은 사람이 ‘이게 뭐냐’ ‘시대가 어느 시댄데’ ‘꼰대’ ‘적폐’ 하며, 댓글은 주로 비판적인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대부분 부정적이지만 대한체육회장이 자신만의 외로운 싸움을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몇몇은 해병대 훈련을 찬성하기도 하죠. 곳곳에 샤이 해병대 훈련 동의자가 숨어 있습니다. 국가대표의 해병대 훈련의 필요성이나 실현 가능성을 제쳐놓고,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과연 대한체육회장은 진심이었을까? 정말로 중국과 일본에 이어 아시아 3위를 차지한 것이 그리도 문제였을까? 그래서 단호한 결정의 모습을 보이고 싶었을까? 그는 진정 해병대 훈련이 뭔가 아쉬운 국가대표의 실적을 더 올려줄 것이라 믿는 걸까?  마음 한구석의 답답함은 대한체육회장이 표정 변화 없이, 사실 진지하게, 자신의 재량으로 이러한 결정을 하고 공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하던, 하지 않던, 대한체육회장은 그러한 권한이 충분히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여전히 국가대표는 국가의, 또는 대한체육회장의 결정권 아래 있다는 암시적 내면 인식을 표현한 것이죠. 저와 우리 모두 대부분의 생각과는 다르게 말이죠.  아시안게임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리 대부분은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세상이 뭐 다 그런 거지만, 벌써 잊힌다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아쉽긴 합니다. 우리가 경기와 선수만을 보고 있는 사이, 그리고 기어이 금방 잊는 사이, 체육계 이면에서는 ‘해병대 훈련’과 같은 우리의 상식과 다른 일들이 벌어집니다. 선수들은 우리와 딴 세상을 마주해야만 하죠. 우리가 열광한 만큼 선수들에게는 우리의 지속적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면의 이상한 일들이 없도록 말이죠. 이대택 | 문화연대 대안체육회 기본적으로 인간사회의 거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인간의 몸과 스포츠에 대해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소비했기에, 여기에 대해선 특별히 말이 많다. 덧. 그저 실언이길 바랬는데,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정말 국가대표 선수의 해병대 훈련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에 지난 12월 18일, 시민사회단체들이 사과 및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함께 분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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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스포츠] 지속가능한 호호체육관 어떻게 만들까?
지속가능한 호호체육관 어떻게 만들까? 호호체육관에도 ‘자립’이 필요해   대학 청소노동자의 ‘스포츠권’을 실현하는 호호체육관 프로젝트가 다음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22년 12월 서강대학교에서 파일럿 프로그램 ‘움직이는 여사들’로 시작해 2023년 상반기 배구와 요가 클래스까지 이어졌다. 그동안 사단법인 시민의 프로젝트 마일스톤 지원 사업을 통해 진행됐지만 2023년 하반기부터는 별도로 할당된 예산이 없었다. 아직 재정적 기반과 사회적 기반이 다져지기 전이었기에 이대로라면 프로젝트를 잠시 쉬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청소노동자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 투쟁을 통해 소중한 승리의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일상 속에서도 소중한 성취감과 연대의식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호호체육관이다. 호호체육관 활동을 통해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조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사회적 연대를 통해 노동운동을 확장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후원자들의 ‘토스’가 절실했다. 시민사회와 함께 힘차게 “소셜 펀치!” 지난 9월 문화연대는 사회운동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소셜펀치’를 통해 호호체육관의 자립을 준비하는 모금을 시작했다. 강사비, 퍼실리테이터 인건비 등 최소한의 운영 자금을 마련해 호호체육관 사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후원자들에게 호호체육관을 소개하기 위해 윤성희 기자가 상반기에 촬영한 활동 사진도 소셜펀치에서 함께 선보였다. 체육관에서 즐겁게 몸을 날리는 청소노동자들의 생생한 표정이 어떤 말보다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목표 금액을 넘으면 어떡하나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역시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펀딩 종료일이 다가왔을 때 목표액 2,300,000원을 근소하게 넘어 2,330,000원을 모금할 수 있었다. 펀딩에는 문화연대의 친구들을 비롯해 평소 노동권과 스포츠권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반가운 이름 중 하나는 ‘서강대 맑음’이다. 서강대 맑음은 청소노동자들과 연대해온 학생회 특별자치기구이다. 노래로 영어 배우기와 같은 청소노동자 연대교실을 비롯해, 한 끼에 400원이었던 청소노동자들의 식대를 인상하기 위한 투쟁 등 다양한 연대활동을 조직해 왔다. 이에 화답하듯 여성노조 서강대지회 조합원 수십 명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민들레장학금’을 조성하기도 하는 등 아름다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학생활동가들이 졸업하고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며 2020년대 초 맑음은 해소되었지만 그 졸업생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다시 호호체육관에 후원을 보내 온 것이다.   2023년 가을, 더 유쾌하고 다정하게!   이번 학기 호호체육관은 청소노동자들과의 유대감 형성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지난 학기에 서강대학교 인권실천모임 노고지리와 공동주최로 배구 클래스를 진행하긴 했지만 시간이 충분치 못했고 기획도 부족했다. 이번 학기 프로젝트는 퍼실리테이터와 함께하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연대의식을 키울 수 있도록 기획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이류한승 조직부장의 제안으로, 학업을 위해 단기노동을 해야 하는 학생활동가를 위한 호호체육관의 인건비도 마련했다.   이번 학기 퍼실리테이터로 참여하는 서강대학교 학생 활동가는 인권실천모임 노고지리의 김한울이다. 첫 만남에도 상대의 긴장을 풀어주는 묘한 유쾌함을 지닌 사람이다. 졸업생임에도 불구하고 후배들이 사업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모임의 공용메일로 회의록을 보내는 등, 꼼꼼함도 갖추고 있다. 현재 서강대학교 교지 활동도 하고 있는데, 바로 옆방이 여성노조 서강대지회 사무실이라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한다. 지난 학기 호호체육관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을 다시 초대할 뿐 아니라 노동조합을 통해 새로운 참가자를 모집하는 등 홍보와 조직에도 열정적이다. 앞으로 학생과 청소노동자가 함께 연대하고 소통하는 데 커다란 힘이 되어 주리라 기대한다.     2024년도, 공공상생연대공모전으로 확장하다   소셜펀치 모금을 통해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 더 많은 노동자들과 만날 수 있으려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은 필수불가결하다. 돌아보면 청소노동자의 노동권 투쟁은 울타리를 넘어 다른 대학과 연대했기에, 그리고 이들의 노동권이 공론장에 올랐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청소노동자의 스포츠권 역시 마찬가지의 전략이 필요하다. 호호체육관도 하나의 대학을 넘어 여러 대학에서 진행하고, 노동자들이 함께 교류하는 프로그램으로 나아가야 한다. 마찬가지로 효과적인 이슈화 즉 공론화도 이어져야 한다. 청소노동자를 비롯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스포츠권 관련 연구가 선행되고, 청소노동자의 스포츠권을 알리는 캠페인 콘텐츠도 제작되어야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주목한 지원 사업이 ‘공공상생연대 공모전’이다. 공공상생연대 공모전은 한국 사회 내 다양한 노동약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한국 사회에 상생과 연대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에서 지난 5년간 시행해온 사업이다. 서류심사와 면접심사를 거쳐 호호체육관 프로젝트가 제6회 공공상생연대 공모전 비영리부문(노동약자 처우개선)에 최종 당선되었다. 그리하여 내년에도 호호체육관을 꾸려갈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서울 서부권역 4개 대학(서강대, 연대, 홍대, 이대)으로 사업을 확장해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호호체육관은 대학지부 간 연대를 다질 수 있는 공동행사를 개최하고,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스포츠 활동 환경에 대해 조사 및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나아가 취약노동자의 스포츠권을 옹호하는 컨텐츠를 제작해 스포츠권의 필요성도 함께 공론화할 것이다.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내년에도 호호체육관은 여러 학생, 활동가, 노동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청소노동자와 스포츠권에 대해 이해를 넓혀 나아갈 것이다. 청소노동자가 자신의 노동 현장인 체육관에서 ‘호호’ 웃으며 일하고 운동하는 미래를 앞당기며. [지속가능한 호호체육관 어떻게 만들까?]은 스포츠계에 만연한 영웅 서사와 승리 지상주의를 걷어내고 스포츠에서 소외되거나 들리지 않던 다양한 스포츠 서사를 발굴하는 웹진<움직> 2호 _두근두근 운동회에 실린 글.  글쓴이 _ 문화연대 박이현 활동가 | 앞산의 불을 끄는 일만큼, 너른 삶의 터를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고 믿는 활동가. 잠든 감각을 깨우고, 마음과 마음을 잇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씨앗을 심고 있다. '이태원 기억 담기' 활동을 비롯해,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다양한 문화/예술 실천을 도모하는 한편 청소노동자의 스포츠권을 위해 운동으로 노동운동하고 있다. [모두의 스포츠] 웹사이트 : https://culturalaction.org/sportsforall [모두의 스포츠]웹사이트에서 웹진<움직>, 호호체육관, 모두의 운동회 전반의 소식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모두의스포츠 #스포츠권 #청소노동자 #여성노동자 #체육관노동자 #스포츠 #모두의스포츠 #노동자의스포츠권 #호호체육관 #모두의운동회 #차별없는스포츠 #메달보다인권 #대안체육회 #대안스포츠 #스포츠시민운동 #성평등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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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스포츠] ‘스포츠 하는 삶’이 가져온 변화 _ 호호체육관 그 의미와 가능성
‘스포츠 하는 삶’이 가져온 변화  호호체육관 그 의미와 가능성   우리 같이 운동할까요?   “많이 늘었네? 이 사람이 딴 날 오는 사람보다 잘 가르치더라구~” “안녕하세요, 이모님. 역시 여기서 오래, 많이 보셔서 그런가? 보는 눈이 있으시네. 저 보다 나으시네요. 운동 좀 해 보셨어요? 같이 테니스 해 보시는 거 어때요?” “아휴~ 일이 너무 힘들어서 운동 같은 건 못해. 하고 싶지 않아. 종종 이용하는 근린체육시설의 청소 및 관리를 해 주시는 분과 나눈 대화이다. 운동하러 갈 때 마다 그가 테니스 코트와 축구장 주변을 돌며 쓰레기 등을 치우고 나서 한 동안 벤치나 스탠드에 앉아 운동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목격했을 때다. 꽤 즐겁게 구경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정작 직접 하는 것은 저리 꺼려하시니 스포츠가 얼마나 즐거운지, 힘을 쓰게 하면서도 힘나게 한다는 것을 알려 드리고 싶었다. 스포츠 시설의 청소노동은 스포츠 시설과 시설 이용자들을 위한 돌봄이며 필수 노동임에도 그 노동의 당사자는 스포츠에서 소외되어 있는 현실이 부당하고 불편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를 접하고 보니 ‘일상 속에서 즐기는 스포츠’, ‘유·청소년, 장애인, 여성, 노인 등 소외계층 대상 맞춤형 지원’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생활체육 정책은 그 그물의 코가 너무 듬성하고 커서 빠지는 것이 많다. ‘모두를 위한 스포츠’, ‘모두가 일상에서 일생동안 즐기는 스포츠’라는 의의를 가진 ‘Sports for All,’, 즉 생활체육의 의미가 무색하다. 이런 문제의식을 문화연대 내에서 공유하고 논의 한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호호체육관이다. 모두를 위한 스포츠; 노동자의 기본권, 보편권으로서 스포츠권   IOC(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스포츠 활동은 인간의 권리이다. 모든 인간은 차별 없이 올림픽 정신 안에서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헌장에 명시하고 있다. UN, EU 등의 국제기구들도 스포츠와 신체활동이 가지는 다양한 교육적, 사회적, 공동체적 가치와 보편적 인권 실현을 위한 잠재력에 주목하며 ‘모두를 위한 스포츠 Sports for All’라는 정책 슬로건을 실천하는 다양한 정책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몸을 움직임으로써 행하는 신체활동의 자유를 차별 없이 누려고 스포츠와 신체활동을 통해 얻는 가치와 효과도 차별 없이 보장되어야 한다. 스포츠는 인간의 기본 권리와 다양한 욕구를 실현하는 문화 매개이며 신체의 자유, 평등권과 교육권, 건강권, 행복추구권, 공동체 참여권 등의 차원을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이다. 이런 스포츠가 기본권으로 모든 사람에게 차별 없이 행사되려면 제도적이고 문화적인 토대가 필요하고 현실적 정책 프로그램의 수립과 실행이 요구된다.   “허리가 밥줄이다보니 허리가 아플 때마다 겁이 난다. 허리가 안 좋을 때는 성질이 완전히 더러워진다.”“정년퇴직할 때까지 청소할 힘이 남아 있을까? 허리, 다리, 머리 등 나는 내 자신을 위해 청소할 힘이 없다.” 《수없이 많은 바닥을 닦음: 어느 여성 청소노동자의 일기》, 마이아 에켈뢰브, 2022, 교유당 좋은 삶이란 일과 삶의 선순환 체제에서 능동성을 회복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자기 돌봄을 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협동적 자아를 발휘할 수 있다. 특히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우리가 보편적으로 인지하는 노동 즉, 사회적 필요에 의해 명령된 노동만이 아니라 개인의 욕구와 일치하는 자발적 활동인 자율노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페미니스트 라이프스타일》, 김현미, 반비, 2021). 자율노동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유연성에서 오는 의미 있는 관계, 자발성과 자기 능동성의 회복, 기쁨과 활력을 만들어가는 모든 행위들을 의미한다. 스포츠는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기본권일 뿐 아니라 자율노동으로서 자기 돌봄과 의미 있는 관계와 연대를 만드는 활동이다. 실제로 1기 호호체육관 청소노동자들은 요가 수업을 통해 몸의 현실을 자각하고 몸을 잘 사용하는 법과 자기 기술의 익혔다. 달라지는 몸을 인식하고 운동의 즐거움과 이 즐거움을 동료들과 공유하고자 하였다. 호호 체육관은 생활체육, 여성 스포츠, 노동자의 문화 운동과 여가에서도 소외되었던 여성 청소노동자들이 자신을 위해 청소(노동)할 힘을 얻는 노동자를 위한 문화충전소이다.     노동자 문화운동으로서 스포츠; 운동으로 운동하기   호호 체육관 실행을 위해 필요한 준비 요건 중 가장 어려웠던 것은 운동할 장소의 섭외, 그리고 노동자들의 운동 가능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운동할 장소는 문화연대 집행위원이 서강대학교 체육관 관장 보직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학교 담당자와 조율이 가능했다. 아울러 청소 노동자들이 소속된 용역회사의 팀장과도 소통하여 제안과 협의를 할 수 있었다. 청소 노동자들의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호호 체육관의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1990년대 말부터 노동계에서는 모든 노동자가 일상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노동자문화를 생산하는 노동자문화사업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노동자들의 일상, 퇴근 후의 삶, 재생산 영역에 대한 고민과 함께 노동자를 둘러싼 문화 환경의 개선을 통해 노동자의 의식과 정서를 바꾸고, 노동자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노동자 삶 속에서의 문화, 노동자의 일상을 아우를 수 있는 노동자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 지금까지도 노동자들의 문화 활동 제약과 관련하여 시간보장의 필요를 강조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노동자문화운동 연구; 전노협과 민주노총의 문화 사업을 중심으로>, 박선봉, 성공회대학교 일반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22). 노동자가 스포츠 할 권리의 실현은 스포츠를 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갖추어야 가능하다. 스포츠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스포츠를 할 수 있는 적절한 노동시간과 휴식시간의 보장, 시설과 교육의 제공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 모든 노동자가 일상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것, 노동자를 비롯하여 모든 사람이 일상에서 스포츠를 향유하는 스포츠권의 실현은 적절한 노동시간 조정과 노동 환경 개선 등 사회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체육계를 넘어 노동, 복지, 사회 문화 전반의 이슈이다. 모두가, 노동자가 일상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비판적 개입과 투쟁이 필요하다. 노동자가 스포츠 할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조건이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호호 체육관을 통해 우리는 그 현실을 더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고 그 조건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알 수 있었다. 호호 체육관을 통해 스포츠를 하는 삶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조건을 제시하고 요구하는 의제를 제시할 수 있다. 누구나 스포츠하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모든 노동자가 일상에서 스포츠를 향유하기 위해, 운동(스포츠)으로 운동(노동자 문화운동)해야 한다.     호호 체육관, 연대를 만드는 스포츠   자본의 관점에서 스포츠는 노동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자들의 갈등을 가리는 이데올로기적 도구로 기능한다. 자본에 의해서 다듬어진 문화 상품으로 스포츠를 소비할 때 특히 그러하다. 하지만 민중이 주체적으로 이용, 참가하는 스포츠가 저항과 투쟁, 그리고 변화의 기제로 작동한 사례의 역사도 존재한다. 스포츠가 가진 보편성 때문이다. 스포츠에 참여한 누구나 경험하는 즐거움과 성취감, 이를 공유한 참가자들과 자연스럽게 형성된 연대 때문이다. 이것이 자율노동으로서 스포츠의 기능이다. 호호 체육관은 스포츠를 통해 대학과 학생, 시민단체, 청소 노동자가 맺은 우호적 관계의 매개물이자 결과물이다. 스포츠가 사회운동 단체들 간의 연대를 구축하고 우호적 사회여론을 조직하는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모두를 위한 스포츠 실현이 사회문화운동으로서 모든 사람과 노동자를 위한 일상의 투쟁 목표 중 하나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스포츠 하는 삶’이 가져온 변화 _ 호호체육관 그 의미와 가능성]은 스포츠계에 만연한 영웅 서사와 승리 지상주의를 걷어내고 스포츠에서 소외되거나 들리지 않던 다양한 스포츠 서사를 발굴하는 웹진<움직> 1호 _워밍업에 실린 첫 번재 글.  글쓴이 _ 문화연대 집행위원, 대안체육회 _ 함은주 | 전(前) 하키 선수이자 스포츠혁신위원회 정상화 분과에서 활동했으며, 하키를 그만두고 스포츠 사회학을 공부하여 스포츠 정책을 연구하고 있는 문화연대 집행위원 [모두의 스포츠] 웹사이트 : https://culturalaction.org/sportsforall [모두의 스포츠]웹사이트에서 웹진<움직>, 호호체육관, 모두의 운동회 전반의 소식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모두의스포츠 #스포츠권 #청소노동자 #여성노동자 #체육관노동자 #스포츠 #모두의스포츠 #노동자의스포츠권 #호호체육관 #모두의운동회 #차별없는스포츠 #메달보다인권 #대안체육회 #대안스포츠 #스포츠시민운동 #성평등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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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스포츠] 나화린 선수가 우리 사회에 남긴 것
나화린 선수가 우리 사회에 남긴 것 성전환 여성 사이클 선수에 대한 논란들   이 글에 성전환 선수를 향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필자의 주된 목적이다. 독자의 이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실패작은 아닐 것이라는 마음으로 펜을 든다. 지난 6월 7일, 숱한 논란을 남기며 강원도민체육대회가 끝났다. 나화린 성전환 여성 선수의 여성 사이클 경기 출전 때문이다. 나 선수는 국내 최초 성전환 여성 선수로 출전해 경륜과 스크래치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60~80km 개인 도로에서 2위를 차지해 아쉽게도 3관왕에 오르지는 못했다. 나 선수는 대회 전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반응은 뜨거웠다. 출전 소식을 접한 언론은 수많은 기사를 쏟아냈다. 신체조건과 운동 수행능력을 기술하며 나 선수의 유리함을 들었다. 그리고 공정성과 형평성을 논했다. 각 기사에 달린 댓글들도 출전 타당성을 논했다. 익명성 뒤에 숨어 독설을 쓰는 무분별함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런 논란을 예견한 듯 나 선수는 말했다. “내가 상을 받으면 대중의 공감과 인정을 받지 못하고 결국 명예로울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참고 기사 :  [인터뷰] 트렌스젠더 사이클 선수 나화린 “내 출전으로 불공정함을 말하고 싶었다” 여성신문. 2023.07.01 LGBT: 트랜스젠더 사이클 선수 나화린이 꿈꾸는 '명예로운 우승 BBCnews 코리아. 2023.07.07   스포츠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의 ‘스포츠’는 특정 신체활동을 통해 목적을 이루는 놀이, 즉 재미를 주는 행위다. 그 어원 역시 마찬가지다. 라틴어로 ‘Desportare’는 ‘즐기다’라는 뜻이다. 고대 프랑스어에서는 라틴어의 영향을 받아서 ‘Deport’ 또는 ‘se Desporter’로 바꿔 썼다. 프랑스의 윌리엄 1세가 영국을 지배하게 되면서 영어에 흔적을 남긴 프랑스어 중 하나가 ‘Desport’다. 영어로 ‘Disport’로 바뀌었고 재미나 흥미 또는 휴식을 주는 활동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현재는 Di가 빠진 Sport로 쓰이고 있다.   사전 및 어원적 의미는 이제 접어두고 어느 고대 의철학자의 눈으로 스포츠(운동)를 보자.  검투사들의 의사이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주치의였던 클라우디우스 갈레누스는 명의였다. 아우렐리우스는 갈레누스를 “의사 중 첫째요, 철학자 중 유일무이다”라고 평하며 두터운 신뢰를 보냈다. 갈레누스는 스포츠의 효험에 대해 <작은 공으로 운동하는 것에 대하여>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작은 공으로 하는 스포츠는 신체를 건강하게 해줄 뿐 아니라 영혼을 기쁘게 한다. 이는 신분, 부(富), 시간에 제한 없다.” 갈레누스의 눈에도 스포츠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심신을 건강하고 즐겁게 하는 놀이다.   21세기 스포츠가 자본주의, 물질주의 그리고 미디어와 결합했어도, 본래 모습인 놀이와 즐거움은 그대로다. 다만, 즐기는 대상과 범위가 다양화된 매체를 통해 늘었을 뿐이다. 이제 세계화와 미디어 발전에 맞춰 해외 스포츠를 안방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추세에 사람들은 좋아하는 해외 선수의 유니폼을 구매하고, 동영상을 시청하며, 따라 한다. 그리고 즐긴다. 또 새벽을 깨워 좋아하는 선수와 팀을 보는 즐거움은 말릴 수 없다.  한 마디로 21세기엔 놀고 즐기는 행위가 세계화되었다.     근육량이 공정성의 유일한 잣대인가   한국 사회는 어느 때보다 정의와 공정을 원한다. 하지만 공정한 사회는 늘 멀리에만 존재한다. 따라서 헬조선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불공정한 지옥 같은 조선에서 떠나 더 나은 새로운 삶을 바라는 마음을 투영한 단어다. 하지만 현실은 힘들고 냉정하다.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갑갑하다. 공정한 사회 대체재로 스포츠는 마음을 달래기에 제격이다. 스포츠는 불공정과는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나 선수의 등장은 단번에 공정을 앗아간 듯 보였다. 대중의 감정은 긍·부정으로 뒤섞였다. 불공정에 분노한 대중은 나 선수를 불의의 화신으로 낙인찍고 배설 같은 폭언을 뱉었다. 이것도 모자라 나 선수 개인 블로그까지 방문하여 부정한 댓글로 공격했다. 분노의 불은 시민의식까지 태워버렸다. 동시에 응원의 글도 있었다. 응원은 나 선수의 버팀목이었다.   분노엔 언론도 한몫했다. 대다수 언론은 나 선수의 신체조건 즉 180cm의 키, 몸무게 72kg 그리고 골격근량 32.7kg을 나열한다. 그리고 일반 여성의 평균 골격근량이 20~22kg임을 비교한다. 그러나 이는 비교 대상 오류다. 왜냐하면 여성 사이클 선수들의 평균 골격근량과 비교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운동선수와 일반 평균 여성의 골격근량을 비교하면 선수의 골격근량이 월등한 건 당연하다. 언론은 비합리적인 근거로 나 선수가 유리하다고 독자를 유도했다.   골격근량 말고도 다른 문제가 있다. 바로 그들이 사용하는 근육과 그 근육의 분포다. 사이클 선수는 하체 근육이 다른 신체 부위보다 많이 사용한다. 페달링의 반대급부로 균형을 잡아주는 팔, 어깨, 코어 근육도 같이 사용된다. 이는 기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언급 없이 근육량이 많다, 고로 유리하다는 식의 논의는 전성기 시절 아놀드 슈워제네거와 랜스 암스트롱을 비교한 후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근육량이 많으니 사이클 경기에 유리하다고 말하는 것만큼이나 황당한 비교다.   이뿐 아니라 기타 운동 생리학적 요소 역시 언급조차 없었다. 운동은 단순히 근육량과 신체구조만으로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 운동은 협응력, 근 신경, 균형 감각 등이 하나로 합쳐 수행능력으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외부조건을 극복한다. 극복한 결과는 기록이다. 이는 배제한 채 근육량과 신체조건만으로 비교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다. 덧붙이자면 위와 같은 이유로 랜스 암스트롱과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가상 대결은 단연 랜스 암스트롱이 승자다. 석판, 파피루스에서 종이를 거쳐 디지털까지, 매체 무게만큼 쓰는 이의 책임도 가벼워졌다.   나 선수가 한국 사회에 던진 화두   성전환 선수인 미국의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 뉴질랜드의 역도 선수 로렐 허버드, 한국의 나화린 선수의 출전을 대하는 반응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여성 경기에 참가한다는 소식과 함께 엄청난 양의 보도가 쏟아졌다는 점이다. 또 언론 대다수와 누리꾼 사이에서는 성전환 선수가 여성 스포츠를 지배하리라는 둥, 여성 스포츠 생태계를 파괴할 것이라는 둥 억측과 불신이 난무했다. 소수 언론만이 그들의 참가를 응원했다. 경기 결과는 다수 언론과 누리꾼의 예측과 달랐다. 리아 토머스와 나 선수의 위력은 특정 레이스에서만 유효했다. 로렐 허버드는 시상대에 서지도 못했다.   차이점도 있다. 두 서양 국가는 성전환 선수의 여성 경기 참여에 대한 논의가 일찍이 시작했다. 정치권까지 가세한 미국의 찬반 양 진형은 극렬하게 대립한다. 뉴질랜드는 미국보단 성전환 선수에 대해 좀 더 포용적이다. 이제 한국 사회도 이 논의를 시작할 때다. 차별금지법도 계류 중인 때에 성전환 선수의 여성 경기 참여 논의는 이른 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나 선수의 등장으로 미룰 수 없게 됐다.   스포츠는 즐거운 놀이 그 자체다. 놀이에 경쟁과 타이틀이 붙으면서 공정성 문제가 대두됐다. 성전환 선수의 출전은 공정성이라는 믿음에 반한다고 믿는 대중의 분노에 불을 지핀다. 하지만 생물학적 남성성이란 믿음 외에 성전환 선수의 절대 경쟁우위는 아직 과학이 밝히기 어렵다. 따라서 사회적 논의와 합의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덧붙여, 나 선수는 “저의 대회 출전이 이슈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하며 냉혹한 사회의 시선에도 물러서지 않고 용기를 내어 대회에 출전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페리 클래스는 “진정으로 용감한 사람은 인생에서 단맛과 쓴맛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아서 앞으로 다가올 일에 물러서지 않는다”고 했다. 나화린 선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나화린 선수가 우리 사회에 남긴 것]는 스포츠계에 만연한 영웅 서사와 승리 지상주의를 걷어내고 스포츠에서 소외되거나 들리지 않던 다양한 스포츠 서사를 발굴하는 웹진<움직> 2호 _스타트에 실린 글.  글쓴이 _ 자피러스 |  모두의 운동장 저자 (북저널리즘)  [모두의 스포츠] 웹사이트 : https://culturalaction.org/sportsforall [모두의 스포츠]웹사이트에서 웹진<움직>, 호호체육관, 모두의 운동회 전반의 소식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모두의스포츠 #스포츠권 #청소노동자 #여성노동자 #체육관노동자 #스포츠 #모두의스포츠 #노동자의스포츠권 #호호체육관 #모두의운동회 #차별없는스포츠 #메달보다인권 #대안체육회 #대안스포츠 #스포츠시민운동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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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스포츠] 대한민국 스포츠 담론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대한민국 스포츠 담론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다음 시대로 넘어온 스포츠, 과거로 돌아가려는 대한민국 체육계 국제대회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가 메달을 따면 가슴이 웅장해지던 시절이 있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가 올라가면 머리에 붕대를 묶고 투혼을 발휘한 선수가 복받치는 듯 눈물을 쏟고 온 국민이 함께 훌쩍였다. 오랫동안 스포츠는 대한민국을 세상에 알릴 유일한 기회였다. 멀게는 손기정, 양정모, 차범근으로부터 가까이는 박세리, 박찬호, 박지성, 박태환, 김연아, 손흥민까지.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던 그들은 곧 국가를 상징했다. 어쩔 수 없이 스포츠는 무거웠고 비장했다. 한일전이 벌어질 때마다 경기에 지면 현해탄에 빠져 죽으라는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쏟아내곤 했다. 세월이 흘러 이젠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대표팀에 대패한 한국 대표팀에게도 그런 악담을 퍼붓진 않는다. 비록 한국야구의 후진성을 비아냥거리고 KBO의 책임을 탓할지언정 일본에 졌다고 세상이 무너진 양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오타니를 보면서 부러워하고 강백호의 경박함에 잠시 부끄러워도 그들의 뛰어남이나 우리의 부족함이 나에게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 세상이 그렇게 변했다. 내가 어떤 변화를 감지했던 건 소치올림픽 때 김연아의 인터뷰에서다. 완벽한 경기를 하고도 미심쩍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놓친 김연아를 대신해 대한의 열혈 팬들이 밤새 조직위에 항의 청원을 넣었다. 그 청원의 수가 짧은 시간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자 외신에서 한국인 집단행동의 병리적 원인을 물을 정도였다. 당시 흥분했던 국민과는 달리 당사자인 김연아 선수는 매우 의연한 자세로 은메달에 만족하며 실수 없이 마지막 경기를 마쳐 후련하다는 요지의 인터뷰를 남겼다. 대중이 소위 국뽕이라 불리는 광란의 국가주의에 머물고 있을 때 한 선수는 이미 다음 시대의 스포츠가 어떻게 이해되어야 할지 보여주고 있었다. 비슷한 상황이 평창에서도 벌어졌다. 보니 블레어 이후 첫 올림픽 3연패의 기회라는 언론의 의미 부여로 이상화의 500미터 금메달에 대한 기대(라고 쓰고 부담이라 읽는다)가 컸다. 결승에서 만난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경쟁해온 라이벌이자 친구로 이상화가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때 고다이라는 이상화를 롤모델로 삼아 스케이트를 탔다. 2018년 평창에선 고다이라가 이상화를 제치고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을 때 경기를 마치고 엉엉 우는 이상화를 안고 고다이라는 ‘너는 나의 영원한 챔피언’이란 말을 남겼다. 스포츠에는 우리가 죽기 살기로 매달려온 메달보다 숭고한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다음 시대로 성큼 건너갔다.  죽기 살기로 운동하는 시절엔 온갖 반인권적 방법이 넘쳐났다. 욕하고 때리는 건 기본이고 경기력을 올릴 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 당시 한국의 훈련 방식을 전문가들은 ‘JJ(조져!) 트레이닝’이라고 불렀다. 빨래를 쥐어짜듯 극한의 상황까지 밀어붙이면 최고의 경기력을 끌어낼 수 있다는 믿음. 훈련 중에 웃으면 신성한 훈련장에서 웃음이 나오냐며 처맞던 시절이다. 국가가 앞장서서 소수의 어린 선수를 선발하고 모든 자원을 집중해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개인을 갈아 넣었다. 갈려 들어가던 선수들이 스스로 스포츠인으로서의 존엄을 선포한 것이다. 국가 주도 메달지상주의 담론의 한계였다.  2019년 조재범 사건 이후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에 대한 개혁의 요구가 거셌다. 대통령까지 나서 스포츠계의 일대 변혁을 요구했고 사상 유래 없는 민관합동 스포츠혁신위원회가 구성되었다. 1년간의 활동을 통해 일곱 개의 권고안을 발표했는데 이 새로운 스포츠 담론의 기저에는 ‘모두를 위한 스포츠’라는 철학을 담고 있다. 반세기 이상 대한민국 스포츠를 지배해온 국가주의, 메달지상주의 담론을 대체할 인권 담론을 천명한 것이다. 불행히도 대한민국 스포츠 개혁은 현장에 안착하기도 전에 기존 체육계의 거센 반발과 혁신위 권고안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세운 현 정부의 출범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일례로 학교 운동부의 주말대회 참가와 관련해 단계적으로 줄어가던 출석 인정 결석일 수는 올해 오히려 늘어났다. 목소리를 내야 할 체육계 학자들은 운동권이라는 해괴한 개념을 운운하며 인권 중심 담론의 태동을 막기 바쁘다. 운동권은 공부에 찌든 대한민국 학생들에게 더 많은 운동할 권리를 요구하는 그런 권리가 아니다. 그렇지 않아도 과도한 훈련으로 학습권을 박탈당한 채 전 세계 최장 시간 훈련을 이어가는 학교 운동부 학생 선수에게 더 많은 운동시간을 허용해 달라는 시대착오적 요구다. * 참고 : 스포츠혁신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2022.6. 문화연대 흔들이슈 4호) ‘모두의 운동장’을 향한 움찔거림을 시작하다 전문체육에 과하게 치우친 대한민국 스포츠계의 기형적 모습을 바로잡고 스포츠의 균형 잡힌 성장을 만들어내고자 일군의 사람들이 그동안 각자의 방식으로 싸워왔다. 그리고 이제, 더 많은 사람이 온전히 스포츠를 향유할 수 있도록 ‘모두의 스포츠’ ‘모두의 운동장’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위기의 시대에, 우선 스포츠에 관심을 가진 모든 시민이 함께 새로운 담론을 상상해야 한다. 말 그대로 시민의 힘, 시민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같은 뜻을 품은 사람들이 모이고, 만나고, 함께 활동하며 개별적인 힘도 기르고 팀으로 발휘하는 힘도 키워야 한다. 스포츠 인권 운동과 대안스포츠 운동에 함께할 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이 꾸준하게 교류하고 협업하는 안전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마련하고, 대안스포츠의 상과 스포츠 시민운동의 장기적인 전망을 모색할 때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운동이 있다. 몸을 움직여 땀을 흘리는 운동(exercise)과 마음을 움직여 우리가 발 딛고 사는 공동체를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바꾸려고 애쓰는 운동(movement). 우리의 제안은 이 둘이 엮이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운동으로 운동하자는 제안. 우선 가장 시급한 것이 스포츠를 바라보는 다양한 언어의 생산이다. 국위선양과 영웅 서사로 점철된 스포츠계의 획일적인 언어에서 스포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고 일상의 한 부분으로 들이는 이야기를 많이 생산하고 널리 퍼트리고 싶다. <움직>은 이러한 담론 형성의 기능을 담당할 것이다. 새로운 시선으로 스포츠를 해석하는 다양한 목소리는 꼭 운동선수나 스포츠 관련 학자가 아니라도 자신의 스포츠 경험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민 중심의 스포츠 담론 확장을 통해 가능하다.  한편 주류 스포츠 서사에서 보이지 않는 숨겨진 목소리를 담아내는 일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스포츠 시설물을 청소하고 관리하는 분들이 바로 그 스포츠 시절에서 소외되는 현실을 바꾸고 ‘기본권’으로서의 ‘스포츠권’을 실현하려고 <호호 체육관>을 열었다. 이곳에서 여성 청소노동자들은 요가로 몸을 풀고 배구를 배우며 공을 때린다. 닦고 쓰느라 늘 바닥을 향했던 시선을 마침내 하늘로 치켜들고 공을 기다린다. 그들에게 체육관은 노동의 현장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삶의 공간으로 바뀐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담론을 실험할 ‘모두의 운동회’.  주류 스포츠장에서 밀려나거나 안전함을 느끼지 못하는 모든 사람이 함께 모여 모두가 즐겁고 안전하게 스포츠를 즐기는 공간이다. 성별, 장애, 인종, 나이로 인해 배제되거나 차별받지 않고 함께 즐기는 스포츠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모두의 운동회>는 성평등한 스포츠, 난민 아동을 위한 운동장, 대안적인 스포츠 교육과 환경, 더이상 환경을 해치지 않는 스포츠 행사 등을 고민하는 모든 시민이 함께 만드는 운동회다. 참고 : 모두의 운동회 가이드북 만약 이 시점에서 누군가 “그래서 그걸 어떻게 할 건데?”라고 묻는다면, 당장은 “어떻게든”이라고 밖에 답하지 못하겠다. 위기의 시기에 어떻게든 모여 아직 존재하지 않은 새로운 스포츠 담론을 상상하고 퍼트릴 생각이다.  우리의 작은 움찔이 모두의 거대한 움직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움직여 주시길. “우리, 운동으로 운동해요!”  [대한민국 스포츠 담론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는 스포츠계에 만연한 영웅 서사와 승리 지상주의를 걷어내고 스포츠에서 소외되거나 들리지 않던 다양한 스포츠 서사를 발굴하는 웹진<움직> 1호 _워밍업에 실린 첫 번재 글.  글쓴이 _ 문화연대 집행위원, 대안체육회 _ 정용철 |  엘리트 운동선수들의 마음을 다독이다 그들의 반복되는 어두운 이야기에 깊은 빡침을 느끼고 스포츠와 인권, 평화에 대해 떠들기 시작한 문화연대 집행위원.  [모두의 스포츠] 웹사이트 : https://culturalaction.org/sportsforall [모두의 스포츠]웹사이트에서 웹진<움직>, 호호체육관, 모두의 운동회 전반의 소식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모두의스포츠 #스포츠권 #청소노동자 #여성노동자 #체육관노동자 #스포츠 #모두의스포츠 #노동자의스포츠권 #호호체육관 #모두의운동회 #차별없는스포츠 #메달보다인권 #대안체육회 #대안스포츠 #스포츠시민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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