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윤석열은 퇴진하라.
저는 가끔 강의를 나가요. 거기서 사귄 중학생친구에게 요즘 가장 불안한 게 뭔지 물었습니다. '친구랑 멀어질까봐 겁나요' 그런 것을 생각했어요. 그런데 '전쟁'이라고 답하더군요. 전쟁이 날 것 같다고. 그게 너무 무섭다고. 영상 뉴스보면 손발이 떨릴 때도 있다고. 어른들의 이념대립 이해관계 밥그릇 싸움에 아이들은 아무런 잘못도 없이 불안과 공포에 시달립니다. 비상계엄령으로 총든 군인과 탱크와 헬기가 길거리에 나타나기까지 했으니 앞으로 더욱 무서워하겠죠. 실제로 있을 수 있는 일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이런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했는데, 거짓말한 어른이 되어버렸습니다.   군인이 먼저 국회를 점령하고, 비상계엄령이 계속 유지되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 길거리에 총 든 군인들이 서 있겠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더 이상 우리는 내 마음대로 뭘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이렇게 글을 적지도 못하고 친구들 몇 명 이상 만나면 감시 당하고 저도 sns에 글 올린 사람들도 다 잡혀갔겠죠. 상상만해도 끔찍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갈등을 민주적으로 조정하기로 약속했잖아요. 예산이고 뭐고 민주적인 장 안에서 설득해내야죠. 비상계엄령이 가져올 사회경제적 대내외적 후폭풍을 감내할 정도로 엄청난 명분이었다는 생각이 저는 도무지 들지 않습니다. 뭐하러 피를 토하며 민주적인 절차와 장을 만든 건가요.   안 그래도 물가 올라서 먹고 살기 힘든데 휴지조각이 될지 모를 주식, 코인, 원화가치, 수출입, 여행금지국가 등등 나라경제에 끼칠 영향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곳곳마다 군인이 배치 되고 탱크가 돌아다니고 헬기가 날아다니는 험악하기 그지없는 곳에서 공포에 떨 국민과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시민과 대치하고 물러나며 땅에 떨어질 군경의 위신, 국민의 안전 안보를 지킨다는 자부심, 신뢰, 이미지 훼손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언제든 올스탑될 수 있는 정치적 리스크를 진 후진국 이미지, 국격의 하락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대한민국이 쌓아온 사회문화적 신뢰, 국민들의 일상과 자산을 뒤흔들 계엄령을 과연 선포할 수 있었을까요? 국민들의 안보와 자유를 위협한 게 누구인가요? 국가의 경제, 외교, 국격을 말아먹은 게 누구인가요?   내 동생, 아빠, 아들이었을 군인과 시민들이 대치하는 슬프고 아찔한 순간을 다시 만든 것만으로도… 계엄령 선포에 타격받을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경시한 책임만으로도 윤석열은 탄핵되기에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거창한 명분이 있든, 전쟁이 나지 않는 이상, 국민의 손과 발을 묶고 일상을 통제하는 비상계엄령은 더 이상 대한민국에서는 불가능하구나, 앞으로 계엄령 같은 일은 결코, 절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중한 책임을 묻기를 바랍니다.   그냥 믿고 흘러가는 대로 두기엔 아직 불안한 민주주의구나, 나도 내 시대에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구나 싶습니다. 말하고 행동하겠습니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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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을 대통령이라 부르는 것도 어제로 끝이다
‘김건희를 지키기 위해 나라를 버리는구나.’ 지난밤(3일) 비상계엄을 선언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을 텔레비전으로 보며, 맨 처음 든 생각이다.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논란은 윤 대통령을 코너로 몰았다. 거부권(재의요구권)을 남용하며 막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명태균 씨가 개입된 여론조사 조작 의혹까지 터져나오며, 그렇지 않아도 레임덕 수준이던 지지율은 더 곤두박질쳤다. 화면 속 윤 대통령은 국회의 거듭된 탄핵소추안 발의와 예산안 처리 등이 계엄 선포의 이유라고 말했다. “저를 믿어주십시오”라고 호소했지만, 그 말을 믿을 국민이 몇이나 될까. 그저 우리 귀에는 ‘나라를 망치더라도 권력을 지키겠습니다’라는 소리로 들릴 뿐이었다. 거부권으로 막을 수 없는 성난 여론. 아마도 국민 모두를 ‘입틀막’ 할 다음 카드로 선택한 것이 ‘계엄’ 아니었을까. 계엄. 그 두 글자를 들으면 국민들의 머릿속에 곧장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바로 1980년 오월, 광주다. 군복을 입고 군인들이 시민들을 향해 총을 쏘는 장면. 곤봉으로 시민들을 내리치고, 쓰러진 시민들을 끌고 가는 장면. 그리고 쓰러진 주검 앞에서 가족들이 오열하는 장면…. 반세기 가까운 세월이 흘러도 도저히 지워지지 않을 끔찍한 악몽이었다. 지난밤 국회에도 군인들이 나타났다. 군복을 입고 총을 든 계엄군들. 땅에는 장갑차가 나타나고, 하늘에는 헬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를 위해 국회 본청에 모이는 동안, 밖에서는 계엄군과 시민들의 격렬한 대치가 이어졌다. 그들의 손에 들린 것은 다름 아닌 총. 사람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살상 훈련을 받고 ‘작전’을 수행하러 온 군인이다. 윤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하며 ‘반국가세력’ 척결의 목표를 분명히 했다. 계엄군이 만약 눈앞의 시민들을 ‘반국가세력’으로 간주했다면. 그들을 진압하기 위해 더 심한 폭력을 썼다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일이지만, 누군가 정신 나간 발포 명령이라도 내렸다면. 1980년 오월 그날처럼. 하지만 그런 두려움을 떨치고 국회 앞으로 달려나온 수만 명의 시민들이 있었다. 기적처럼 모이고, 태산처럼 맞섰다. 온몸을 던져 계엄군의 장갑차 앞을 막고, 무시무시한 총부리 앞에서 도리어 “부끄럽지 않느냐”고 호통을 쳤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는 순간에는 다 같이 박수를 치고 만세를 불렀고, 새벽이 올 때까지 구호를 외치며 국회 앞을 지켰다. 오월 광주에는 광장을 지키고 도청을 지킨 시민군이 있었다. 44년이 지난 2024년 12월 3일 여의도의 밤에도, 국회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지킨 시민군들이 있었다. 지난밤 대한민국은 그들에게 빚졌다. 세대가 바뀌어도 기억해야 할 존경의 마음을 그들의 이름 앞에 남긴다. 하룻밤 사이 대한민국은 40년도 넘는 세월을 거슬러 뒷걸음질 쳤다. 밤새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못하고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한 국민들이 얼마나 많을까. 뜬눈으로 수십 년 같은 하룻밤을 보낸 사람들은 오늘(4일) 아침이 되자 또 일상을 위한 발걸음을 옮겼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마주치는 시민들의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묻어 있는 듯했다. 하룻밤 사이 놀람과 분노,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짧은 안도와 긴 불안으로 옮겨갔을 마음들. 착잡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안고도 모두 소리 없이 일터로 향했다. 어젯밤의 열정도, 오늘 아침의 냉정도 모두 이 나라를 지키는 힘이다. 정말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은 계엄군도 아니고, 권력을 위해 나라를 버리는 무도한 대통령도 아니다.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정의를 지지하고 연대하는 시민들이다. 이제 윤석열을 대통령이라 부르는 것도 끝이어야 한다. 대통령이 아니라 내란사범이다. 그의 이름 뒤에는 하야나 탄핵이 아니라, 체포와 처단이란 단어가 뒤따라야 한다. “대통령 계엄선포에 적극 지지하며 모든 당원은 대통령 지지선언으로 힘을 모아주십시요.” 지난밤 국민의힘 박중화 서울시의원의 메시지다. 계엄이란 이름으로 자행된 내란 범죄를 찬동하고 찬양한 자들 모두, 역사의 심판이 아니라 법에 의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관련기사 : <박중화 서울시의원, 의원 단톡방에 “계엄 적극 지지”>) 혹자는 말한다. 하룻밤의 해프닝이라고. 그렇게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다. 자신의 권력을 위해 ‘계엄’을 활용했던 두 독재자, 박정희와 전두환. 그들이 이 나라에 남긴 정신적 오물을 극복하는 데 얼마나 오랜 세월이 걸렸나. 아직도 그 역사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아서, 저 윤석열 같은 괴물이 탄생한 것 아닌가. 어설픈 관용은 필연적으로 비극의 반복을 부를 뿐이다. 어젯밤 한순간에 과거로 퇴행한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시민들의 노력으로 분주한 하루다. 나라 곳곳에서 성명서를 내고, 기자회견을 열고, 집회를 하는 시민들의 행동을, 언론이 일일이 다 전하기도 어려운 정도다. 그리고 차분히 일상을 지키며 서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의 반짝이는 연결이 지난밤의 어둠을 밀어내고 있다. 하룻밤 독재의 단꿈은 스스로 촛불이 된 시민들에 의해 산산이 깨졌다. 이제 시민의 아침이 밝았다. 최규화 기자 khchoi@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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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화 서울시의원, 의원 단톡방에 “계엄 적극 지지”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발동에 현직 서울시의회 의원이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박중화 서울시의회 의원(국민의힘, 성동구제1선거구)은 3일 오후 11시 53분, 서울시의회 ‘서울에너지공사 사장 후보 인사청문회’ 카카오톡 단톡방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령 발동에 지지 의사를 내비치며, 당원들에게 지지 참여를 촉구했다. “서울시의원 박중화는 대통령 계엄선포에 적극 지지하며 모든 당원은 대통령 지지선언으로 힘을 모아주십시요.” 3일 오후 10시 30분경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뒤, 약 1시간 20분이 지나서 한 발언이다. 당시 국회에서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를 위해 의원들이 속속 집결하고 있었고, 안팎에서는 시민과 계엄군이 곳곳에서 충돌하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때였다. 박중화 의원은 제11대 서울시의회 하반기 환경수자원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이다. 제11대 서울시의회 상반기 때는 교통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에 대해 박중화 의원은 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입장을 밝혔다. “당장 별로 생각이 없었어요. 그냥 난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한 거니까 그냥 지지해준 것뿐이지, 별로 생각없어요, 저는요.” 기자가 “의미가 없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묻는 질문에 박 의원은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었고, 그냥 대통령이 잘한다고 생각했을 뿐이었어요, 나는 그냥.” 이어 박 의원은 “지난번에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우리 당이 한번 실패했었던 생각을 했던 것뿐이다”고 말했다. 기자가 “(단톡방 안에서) 발언에 대해 지지하는 사람이 있었냐”고 묻자 최 의원은 이렇게 답했다 . “한 명도 없습니다. 혼자만 바보였습니다.“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최규화 기자 khchoi@sherlockpress.com ※ 이 콘텐츠는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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