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기후위기는 마치 곱셈(x)과 같다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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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해결형 연구훈련 플랫폼

* 이 글은 총 4회에 걸쳐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젠더적 관점을 적용하기 위한 현상과 논의, 그리고 학계의 연구들에 대해 살펴보는 '기후위기 이슈 탐사 리포트' 시리즈의 1편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기후위기 대응에 젠더를 고려할 수 있는가?”

Ali M. Latifi & Tom Brady. “ ‘It’s all our burden’: Poorest women hardest hit by heatwaves in India”. New Humanitarian. 2023. 7. 20.

“모두 저희의 부담입니다.(It’s all our burden)”

The New Humanitarian에서 취재한 인도의 시카리 톨라(SIKARI TOLA) 에 사는 한 여인은 폭염이 지속되는 동안 물을 길어오거나 아이와 가사를 돌보는 일 모두 여성들이 담당한다면서 이야기한 말입니다.

2023년 여름, 기후위기로 인해 밀어닥친 폭염은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전세계를 덮쳤습니다. 그 폭염은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북미와 유럽에도 큰 재앙을 가져왔지만 뉴스에 나오지 않은 인도를 비롯한 세계의 여러 다른 지역 또한 동일한 재앙 앞에 마주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마주하고 있는 일상적인 위협은 언론에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기후위기는 마치 곱셈(x)과 같아서 기존의 불평등한 구조를 더욱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문제가 발생합니다.

평균기온이 47-49도까지 치솟은 인도에서 1.5km 떨어져 있는 우물까지 물을 길으러 가야 하는 달리트(Dalit) 출신의 한 소녀가 마주하는 위협은 그저 불편함을 넘어 생존의 위협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여기에 달리트(Dalit) 출신이 수원지를 만지면 오염될 것이라 믿는 인도의 계급적 차별과 우물의 물을 긷느라 학교에 매번 지각하고마는 교육 접근권의 차이, 물을 길어오는 역할은 여성에게 맡겨져 있는 젠더적 차이까지 누적되면 기후위기의 문제는 그저 불편함을 넘어 한 가정의 모든 일상을 위협하는 환경이 되어 버리고 맙니다.


“기후는 지역을 막론하고 모든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소외된 지역사회들은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자원이 없습니다.” (The New Humanitarian 기사 중)


특별히 젠더 맥락에서의 불평등은 기후위기로 인해 더욱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도상국의 43%의 여성들이 농사에 종사하지만 이 중 12.6%만이 땅을 소유하고 있는 지주이기 때문에 땅을 소유하지 않은 이들은 기후 재해가 발생했을 때 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또한 무급노동의 75%를 여전히 여성들이 감당하면서 여성에게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가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WEF, 2023) 이러한 사실은 기존에 심도 깊게 논의되어 오던 여성의 건강과 인권에 있어 기후위기의 심화가 그러한 위협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ODA에서도 젠더를 고려하기 위한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는 정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를 의미합니다. 현재 ODA 필드에서 또한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을 심각하게 마주하고 있으며 이를 대처하기 위해 유엔기후변화협약을 비롯한 여러 협력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개발원조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오던 ‘성평등Gender Equality’에 대한 논의에 따라 여성과 남성의 각기 다른 사회적 규범, 역할, 인식과 행동으로부터 비롯되는 ‘젠더Gender’를 고려해야 하고 글로벌 성불평등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더욱이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도 젠더 맥락을 적절히 분석하고 반영하여 진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점에 있어서 국제사회에서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후위기 대응에 젠더를 고려해야 한다’라는 수사적 어구를 넘어서서 정작 ‘그래서 어떻게 해야 기후위기 대응에 젠더를 고려할 수 있는가?’ 를 질문할 때에 그에 대한 실질적인 방법론은 여전히 미비합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ODA에 젠더적 관점을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 논의에 대해 깊게 살펴봅니다.

이번 탐사 리포트에서는 총 4회에 걸쳐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젠더적 관점을 적용하기 위한 현상과 논의, 그리고 학계의 연구들에 대해 살펴봅니다. 탐사 리포트를 관통하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ODA에 어떻게 하면 젠더를 고려하는 실질적인 대응을 할 수 있을까?”

이번 탐사 리포트는 기후위기 이슈를 그저 ‘문제 포착’에 그치지 않고 해당 내용들을 보다 깊이 있게 진단하고 그에 대한 연구자들의 논의까지 살펴보는 보고서입니다. 또한 동시에 해당 주제는 <연구원정 : 기후위기>에 참여하고 있는 대원분이 실제 대안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 연구주제이기도 합니다.


연구원정 프로그램 알아보기 : https://naioth.net

참고문헌


* 본 콘텐츠는 <연구원정 : 기후위기> 4기 김혜주 대원의 연구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김혜주 대원님(기후위기X젠더 분야 국제개발협력 연구자)

관련문의 : hyejukim12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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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를 위해서 일상속에서 먼저 행동할 수 있는 기본적인 자세부터 고민합시다.
아주아주 미시적인

기후위기는 곱셈이라는 표현에 공감합니다. 기후위기는 큰 문제들이 서로 연결되어 우리의 삶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특히나 인프라가 부족한 나라는 더욱 배가 된 피해를 받고 있음에 마음이 아픕니다. <브레이킹 바운더리스> 책의 문구를 공유하고 싶네요...! 

'불평등을 감소시키는 것이 지구 위험 한계선을 지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정치적, 경제적 해법이라는 점이다. ... 평등이 실현될수록 사회 구성원들의 연대 의식은 높아지고, 공통된 목표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도 높아진다. 궁극적으로는 지구를 회복하는 것이 바로 그 목표이다.'
기후위기, 사회불평등, 젠더불평등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점점더 드러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각각의 이슈이기도 하지만, 완전히 분리할 수 없다는 점 또한 사회적으로 인식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글들도 기대됩니다. :)
어제 여성영화제 피움에서 '유리천장'이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코로나 이후로 유리천장은 더 강화되었고 코로나로 인한 경제/노동의 문제에서 여성이 더 타격을 받았다는 내용이 나오더라구요. 기후위기도 그러하지 않을까 생각이듭니다. 후속 내용이 궁금해지네요.
ODA는 기후위기와 관련된 데이터 수집 및 분석에서 성별 측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성별에 따라 기후위기 영향의 차이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책 및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성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별 관점을 반영한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