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기후 위기, 교통 시스템의 대안은?

2023.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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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한 대화'는 한국사회의 성찰과 진전을 위한 사회적 대화 프로젝트입니다. daehwa.xyz

이 글은 대화 참여자들의 주장을 압축하여 재구성한 것으로 오마이뉴스에 2023년 8월 30일에 발행된 글입니다.



북극의 얼음은 녹고 뒤죽박죽인 날씨가 세계 어디서나 쉽게 목격되는 시대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추세를 지속할 경우, 지구 온도가 3~5℃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5년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는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BAU) 2℃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협약을 채택했다.

우리 정부도 일찌감치 서둘렀다. 2009년 이명박 정부는 세계 최초로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통과시켰고,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61번째 국정과제로 '신기후체제에 대한 견실한 이행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2020년 10월 28일에는 2050년 대한민국의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거창한 선언과 달리,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탄소중립의 목표가 원활하게 달성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온실가스 배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에너지 분야다. 특히 일상생활과 가장 밀접한 분야는 교통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꾸준히 어디론가 이동할 수밖에 없고, 걷지 않고 동력 기관을 사용한 이동 수단을 선택하는 순간 온실가스 배출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


탄소중립이 지구적 과제라면, 교통 부문의 탄소 배출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내연기관차가 아니라 전기차를 타면 해결될까? 자가용을 멈추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괜찮을까? 대중교통을 타더라도 지하철을 타야 할까, 버스를 이용해야 할까? 새로운 길을 내야 한다면 철도망인가 도로인가?

사회적으로 필요한 논쟁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는 '대담한 대화'에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교통 부문의 대안을 살펴보기 위해 두 명의 전문가를 찾았다.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의 저자이자 철도 전문가인 전현우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 <전기자동차가 다시 왔다?!>의 저자이자 대기업 연구소에서 자동차 개발을 연구하는 박근태 박사다. 이들의 대화를 축약하고 재구성해 싣는다.



전기차, 친환경은 '멋진 명분'
  

▲ 자동차 전문가인 박근태 박사(우)와 철도 전문가인 전현우 연구원(좌)이 기후 위기에 대응할 교통 시스템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손우정

 
기후 위기의 출처는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이 특별히 집중하고 있는 것은 '교통' 부문이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 부문에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다.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지금, 이유는 뭘까?

박근태 "전기차도 처음에는 장거리용이 아니라 시내에서만 타는 시티카였어요. 그런데 장거리를 가야 하니까 배터리를 크게 달고 항속거리를 늘리기 시작한 거죠. 처음에 테슬라가 고급 전기차인 모델 S를 만들었을 때 배터리 용량이 60kWh 정도였는데, 지금은 중소형 전기차도 그 정도 달아요. 큰 차가 100kWh 정도 달기도 하고. 배터리를 크게 만들고 많이 달면 환경에 해로워요. 전기차를 흔히 친환경차라고 하지만, 사람들이 전기차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 연료비 절감이에요. 친환경은 멋진 명분이고. 전기차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어요."

전현우 "인류가 '기후가 문제'라고 인식한 지 30년이 지났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은 주로 화석연료 연소에서 비롯되는데, 사용 분야를 크게 발전소나 정유시설 같은 에너지 변환, 공장 같은 산업, 건물, 그리고 교통으로 나눠요. 이 30년 가운데 초기 15년 정도까지는 모든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폭증하지만, 그 이후 15년은 다릅니다. 선진국에서는 그래도 배출량이 줄어들기 시작한 분야들이 나오지만 교통 부문 배출량은 그대로고,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교통 분야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이 제일 높아요. 이대로면 교통이 배출량의 핵이 될 겁니다."

 

▲ 화석연료 연소로 인해 발생한 2005년의 분야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2019년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하면 OECD국가와 비OECD국가 모두 교통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이 심각하다. ⓒ 국제에너지기구

   
자동차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기술들은 계속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 발전의 속도에 맞춰 인간의 욕망도 덩달아 커지고 빨라졌다. 흔히 사람들은 전기차를 타는 것이 환경에 이롭다고 생각하지만, 배터리 제작에 사용되는 화석연료의 양을 고려하면 내연기관차보다 반드시 친환경적이라고 하기 어렵다. 게다가 발전된 기술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만이 아니라 더 크고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차를 만드는 데도 활용됐다.

만일 전기자동차 제작에 화석연료가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면, 전기차의 죄는 면해질까? 자동차 전문가인 박근태 박사는 전기자동차 제작에 쓰는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더라도 전기차에 '친환경차'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다고 단언한다. 동력 에너지의 출처를 떠나 자동차는 환경을 훼손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이다. 또한 전현우 연구원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게 되면 '공간'이라는 또 다른 문제와 마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근태 "(전기차 제작에 들어가는)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도 자동차는 환경을 오염시킵니다. 주행하면서 타이어 마모나 브레이크 마찰에서도 미세먼지를 일으키잖아요? 생산 과정에서도 오염물질이 나와요. 그런데 지금은 마치 전기차가 진짜 친환경차인 것처럼 생각하게 해서 전기차를 타면 '난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이야'하고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식이에요. 100kWh 배터리 달던 차에 배터리 용량을 반으로 줄인 배터리로 교체한다고 해서 전기차가 환경에 해롭지 않은 건 아닙니다. 자동차는 안 타는 게 제일 (환경에) 좋지만, 어쩔 수 없이 타야 한다면 가능한 덜 해롭게 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해요."

전현우 "(전기차 제작의) 재생에너지 전환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재생에너지를 본격적으로 쓰게 되면 에너지 문제가 공간 문제로 바뀝니다. 자동차의 주행 거리를 유지한다는 조건에서,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면 발전소가 얼마나 더 필요할까요? 전기차와 태양광 발전소의 표준스펙으로 계산해보니까, 필요한 전력량은 126TWh, 이걸 충당하려면 1442㎢, 즉 서울의 3배, 제주도 수준의 면적이 필요해요. 추가 면적이 그 정도예요. 전기차만이 아니라 다른 에너지 분야도 소비량을 크게 줄여야 해요."



철도 중심의 교통 시스템 개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전기차도 기후 위기의 대안이 될 수 없다면, 교통 시스템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두 사람은 교통 부문의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현 교통 체제를 대중교통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구체적인 쟁점으로 들어가면 강조점이 다르다. 전현우 연구원은 철도를 중심으로 한 재편을 주장하지만, 박근태 박사는 회의적이다.

전현우 "200년 동안 화석연료를 태우면서 이뤄낸 성취 중에 남겨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저는 그게 대도시와 그 속의 삶이라고 봐요. 잘 뜯어보면, 걷기는 남아 있어요. 걷기를 기반으로 교통 체계를 쌓아 올려 대도시, 나아가 광역 도시권 전체를 연결해야 합니다. (대도시의 중심지) 기능을 유지하려면 대중교통이 필요하다는 게 핵심입니다. 걷기와 대중교통이 서로 결합한 '확장된 걷기 공간'이 대도시의 미래이고, 그 뼈대가 철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태 "그것만으로는 불완전해요.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철도로 확장할 수 있는 곳까지는 철도를 깔면 되는데, 안 되는 곳은 자동차밖에 대안이 없어요. 교통연구원에서 낸 보고서를 보면, 2050년에도 철도 분담률이 50%가 안 됩니다. 철도로 확장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철도 중심의 재편만이 대안이라는 건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다른 교통수단, 특히 자동차에 대한 대책도 고민해야 해요."

전현우 "철도가 무조건 답이라는 건 아닙니다. 제가 계산해보니까 철도 한 량에 3명 미만의 승객이 탑승하면 에너지 효율이 없어요. 탄소 배출량은 (한 량에) 6명 미만이면 철도가 더 많고. 그 이하의 승객이 탄다면 버스나 다른 수단을 공급하는 게 맞겠죠. 버스전용차로가 건설비 당 용량 측면에서는 제일 효과적이지만, 시간당 1만 명 이상 통과할 수 있는 건 철도만 가능해요. 물론 일본에서 지방 선로를 폐지할 때 썼던 기준을 고려하면, Km 당 하루 2000명 이하가 이동한다면 버스가 낫죠. 그 이상이면 여러모로 철도가 낫다는 거고."

박근태 "정책적으로 철도를 확산하는 게 정말 좋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어요. 이동 수단과 인프라를 늘리면, 거기에서 끝나지 않아요. 철도망이 늘어날수록 더 많은 이동을 유도하죠. 철도망도 깔 수 있는 곳에 다 깔라고 할 건가요? 또, 환경 효율을 생각하면 철도로 승객을 대량으로 수송하면 좋은데, 지금은 옛날처럼 승객을 빡빡하게 밀어 넣을 수는 없어요. 이동할 때의 개인적 만족이라는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대중교통 유인책, 인센티브와 페널티

기후 위기에 대한 교통 부문의 대안은 대부분 가장 적은 에너지를 사용해 가급적 가장 많은 사람을 수송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에너지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효율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정책의 의도대로 움직이도록 만들 것이냐는 점이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에 동참하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거나 동참하지 않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 물론 두 방법을 적절하게 조화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더 중요하고 효과적인 것은 뭘까? 또한, 무엇이 혜택이고 무엇이 불이익일까? 그것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박근태 "예전에 우리 선배들은 절대 집보다 차를 먼저 사지 말라고 했는데, 지금은 집보다 차를 먼저 사는 시대입니다. 또 우리 젊었을 때는 작은 차부터 사서 점차 큰 차로 바꿨는데, 지금은 처음부터 큰 차를 사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 세대의 경제적 합리성과 지금 세대의 합리성이 다른 거예요.

이런 상황에서 교통 시스템의 대안을 짜려면 적어도 세 가지를 충족해야 해요. 하나는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 둘째는 비용이 싸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동 경험이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걸 충족하지 못하면 철도는 경쟁력이 없고 서민의 교통수단에 머물게 될 뿐이에요."

 

▲ <전기자동차가 다시 왔다?!>의 저자인 박근태 박사는 자동차산업과 노동 연구 전문가다. ⓒ 손우정

 
전현우 "왜, 무엇이 만족인지 성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만율이 올랐습니다. 움직임이 줄어서라는 진단이 많죠. 그런데 자동차 이동은 오히려 늘었어요. 반면 대중교통 통행은 (코로나 이전의 통행량으로) 회복이 안 되고 있어요. 어디 등록해서 억지로 가야 하는 운동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운동이 사실 제일 중요하거든요. 의학에서는 아예 활동적 교통, 활동적 생활환경이라는 말로 대중교통을 조명합니다. 대중교통은 걷는 걸 유도하고, 신체 활동을 늘려서 신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유리하다는 거죠."

박근태 "그렇게 쉽게 말할 문제가 아니에요. 이동의 만족을 교통수단과 관련해서 생각해 보면, 사적공간이 필요한 영역이 있어요. 예를 들어 연인이 데이트를 하고 싶으면, 대중교통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죠.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대중교통의 질을 높여줘야 해요. (대중교통에) 개인 공간을 늘려 주는 거죠. 그런데 지금은 KTX도 너무 좁아요. 지하철에서도 요즘에는 짐을 올려 둘 수 있는 선반을 없애고 있어요. 선반 없애면서 가방을 갖고 다니는 게 불편해지고, 피로도가 확 높아졌어요.

흔히 대중교통으로 유도한다고 자동차에 페널티를 주는 걸 자주 이야기하는데, 이런 방식도 곤란해요. 자동차를 이용하는 분 중에는 생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야 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더 비싼 하이브리드차, 전기차를 사면 비용을 보조해 줍니다. 페널티를 주는 방식은 오히려 부자들이 혜택 보는 방식일 수 있어요. 좋은 방법은 아닌 거죠. 대중교통의 공공성과 편의성을 높여주고 더 쾌적하게 만드는 투자를 늘리는 것이 필요해요."

전현우 "저는 페널티를 주는 방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봐요. 박근태 선생님이 언급하신 교통연구원 보고서 계산은 탄소 중립을 위해 자동차 주행 거리를 절반으로 줄이자는 것인데, 이걸 현실화하려면 대중교통이 괜찮은 수도권은 차량 주행 거리가 4분의 1 정도로 줄어야 할 겁니다. 그러려면 대중교통에 투자해야 해요. 그런데 지금도 유류세로 철도를 짓는데, 지금처럼 리터당 일정액의 유류세에 의존하는 건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이 많은 비수도권에서 세금을 거둬서 철도가 밀집한 수도권에 퍼주는 구조예요.

이런 방식으로는 지역균형발전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수도권에서 상당한 페널티는 불가피해요. 도로 용량을 좀 줄이고, 유지되는 차량 통행량에는 막대한 세금을 부과해서 수도권 대중교통은 물론 비수도권 대중교통까지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차주한테는 주행세, 혼잡통행료를, 차량을 끌고 오게 만든 사업자에게는 교통유발부담금을 물려야 합니다."

  

▲ <납치된 도시에서 길찾기> 저자인 전현우 연구원은 기후위기 시대의 대안을 철도에서 찾고 있다. 서울시립대 자연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다. ⓒ 손우정


 
대안 교통, 어떻게 스며들게 할까?

교통 시스템의 구조와 사람들의 생활패턴을 바꾸기 위해서는 일정한 인센티브도, 일정한 페널티도 불가피하다. 다만 정도의 문제는 있다. 약한 규제는 행동의 획기적 변화를 유도하기 어렵지만, 과한 규제는 정책 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 어느 수준이 적정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때로는 충격요법이 필요할 수도 있다. 전현우 연구원은 그의 책에서 자동차를 '공간의 납치범'으로 불렀다. 자동차가 '걷는 사람들'을 납치해 가장 기본적인 이동 수단인 '걷기'를 없애고 있다는 것이다.

전현우 "'공간의 납치범'이라는 표현은 누가 납치되고 누가 해방되느냐가 초점이죠. 여기서 납치되는 건 '걷는 사람'이에요. 걷는다는 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이동 모드고 어떤 변화가 와도 지켜야 할 이동방식이죠. 대중교통은 정류장과 집을 오가며 수백 미터는 걷습니다. 그런데 자동차는 걷기를 축소하고 문과 문의 간격을 좁히는 것에 주목하죠. 이렇게 걷는 사람을 무시한 채, 도시를 자기에 맞춰 재구성하는 자동차의 면모를 포착해서 납치라고 쓴 거죠."

반면, 박근태 박사는 자동차만을 문제 삼는 것은 오히려 해결책을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을 적대시하기보다 알게 모르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박근태 "제 생각은 좀 다른데, 원래 환경파괴의 원조는 기차였어요. KTX 만들 때도 논란이 많았고. 문제는 인간의 욕망이 기계화된 교통수단을 활용한 거죠. 우리가 특정한 교통수단만을 문제 삼는 건 해결책을 제약할 수 있어요. 해결책이라는 건 첫 번째로는 충격요법을 쓰는 방법이 있고, 다음으로는 알게 모르게 스며들게 하는 방법이 있어요. 둘 다 필요하지만, 지금은 스며드는 방식에 주목해야 해요. 자동차는 납치범이고 악마라고 낙인찍기보다 그로 인한 사회적 책임을 부담하게 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봐요."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견디고 있는 지금, 기후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는 이미 충분히 무르익었다. 그러나 위기를 받아들이는 정도와 구체적 해법에 대해서는 여러 시각차가 존재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후 위기 해법은 우리에게 일정한 불편, 귀찮음, 단기적 손해를 감수하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모두 겉으로는 기후 위기 극복에 공감을 보내지만, 현실은 더디거나 거꾸로 가기도 한다.

철도망을 중심으로 대안 교통 체제를 설계할 것인가, 자동차의 불가피성을 인정하고 그 피해를 줄이는 데 주력할 것인가? 조금만 대화하면 합의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폭넓은 합의만큼이나 미세한 쟁점에 대한 사회적 토론은 부족한 편이다. 기후 위기 운동 진영 내에서도 합의가 쉽지 않은 쟁점들이 무수하게 있다. 그러나 기후 위기 극복을 단지 선언할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구현하려면, 그런 쟁점을 더 이상 묻어 두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대화의 전문과 관련 통계는 대담한 대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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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존속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효율'적이라 생각했던 것들을 조금의 '비효율'로 바꿔야만 합니다. 철도 중심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회사에 나가는 것 - 학교에 가는 것 - 택배를 받는 것 모두 조금 더 느슨하게 변해야만 가능할 것 같습니다. 개인의 자동차보다, 공공의 교통을 이용하는데서 오는 '비효율'에 대응해 삶의 양식도 바꾸는 것이지요. 전기차만으로 환경위기를 해결할 수 없고, 철도만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건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사회의 운동방식을 조금 바꾼다면 그것들이 원래의 목적으로 사용될 여지가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위장환경주의'라는 영화에서 전기차에 대한 내용을 보고 머리가 딩, 했어요. 리튬전지를 만들기 위해 또 자연을 해치고 있더군요. 생각해보면 개개인이 자동차를 소유하고 운행하는 것 자체가 '그린'할 수 없는 것인데... 여기를 클릭하면 나오는 사진이 바로 그 전기차를 위한 리튬광산입니다.

기후위기 시대의 탄소중립혹은제로를 위한 교통 체계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네요. 잘 몰랐던 바들을 알게되는 것 같습니다. '녹색'이나 '탄소중립'이라는 이름만 붙고 사실은 전혀 효과 없이 수익만 추구하는 '그린 워싱'을 잘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기차는 과연 환경에 좋은가?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생산에도 당연히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되는군요ㅠㅠ! 배터리 용량이 커질 수록 환경에도 안 좋다고 하는데, 생업때문에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더 비싼 전기자동차를 구매해야 혜택을 주는 정책이 똑같이 적용된다면, 이는 돈 많은 사람들에게만 좋은 일이라는 박근태 박사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흥미롭네요.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친환경 이미지로 마케팅하고 있는데 대화를 보고 나니 생각이 조금 바뀌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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