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신림역, 서현역. 묻지마 범죄, 엄벌만이 최선일까요?

2023.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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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범죄 포비아

잇단 흉기난동에 커지는 불안감

최근 신림역 묻지마 흉기난동에 이어, 서현역 AK 플라자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언제 어디서든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공포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도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찰력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

가석방 없는 종신형 추진

일단 지금까지 나온 것들로 정리해보면, 신림역 사건의 범인 '조선'은 할머니 말고는 의지하는 사람이 없었고, 폭행 등 전과 3범, 소년부 송치 전력이 14건이였습니다. 

현재 서현역 사건 범인은 경찰에 따르면,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이후 분열적 성격 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이는 범인측의 진술이라서 경찰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입니다. 

서현역 범인 정보




출처: 시사IN

그러나 이 묻지마 범죄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의문이 생겼습니다. 

'엄벌만이 최선일까요?' 


무조건 '엄벌'만을 외치는 사회 

당장 포털사이트들이나 뉴스 댓글들을 보면 '엄벌'만을 외치는 글들로 가득합니다. 

'사형에 처하라' 

'흉기 들고 있는 사람은 무조건 현장사살이 답이다' 

'사형제도가 부활해야 한다'

'정신병있는 사람들은 무조건 격리해야 한다' 

신림역 사건 범인의 사형 선고를 원하는 유족

당장 신림역 사건의 유가족은 '피의자가 전과 3범에 소년원을 14번 오갔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을 사회에 무자비하게 풀어놓는 판결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면서, '피의자가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유족들은 갱생을 가장한 피의자가 반성 없는 반성문을 쓰며 감형을 받고 사회에 나올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마지막으로 '가장 엄정한 벌인 사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많은 분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엄벌만이 묻지마 범죄를 막을 수는 있을까요? 

묻지마 범죄의 원인들은? 

묻지마 범죄의 원인들은 다양합니다. 실제로 뉴스토마토는 2021년 5월 26일 작성한 기사에서 묻지마 범죄를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1. 현실불만형 (사회에 대한 불만, 자신의 처지를 비관)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사회이며, 경쟁사회입니다. 우리는 자라면서 끊임없이 경쟁하고, 좋은 학교, 직장, 그리고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끊임없는 도전과 경쟁을 경험합니다. 

학교에서는 좋은 성적과 대학 입시를 위해, 학교를 졸업하면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직장을 구하면 승진하고 성공하는 인생을 살기위해...경쟁과 도전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반드시 실패자들과 경쟁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모두가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합격해 들어간 직장의 자리가, 어떤 사람에게는 반드시 원했던 자리였을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정말로 마지막 기회였을 수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내가 탑승한 마지막 성공의 자리, 내가 탑승한 '합격'이라는 막차를, 반드시 누군가는 놓치게 되는, 실패자, 낙오자들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사회입니다. 

결국 이렇게 실패하거나 낙오된 사람들은 점점 사회에 불만을 가지게 됩니다. '나는 이렇게 망했는데, 저기는 왜 저렇게 행복해?', '나는 정말 죽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는데, 외면당했어.' 이런 좌절감과 분노가 겹쳐 아무런 관계도 없는 다른 사람들에게 공격을 하게 되는 것이, 바로 '현실불만형'입니다 

2. 정신장애형 (약물·본드 등 환각물질 흡입, 또는 정신장애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주로 정신장애 및 환각물질로 인한 이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정신장애는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참극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데, 안타깝게도 정신질환에 대한 안 좋은 시선으로 치료를 미루다가 악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3. 만성분노형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의도를 잘못 해석하거나 분풀이로, 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재미로 저지르는 경우) 

특히 제가 그동안 본 묻지마 범죄 범인들의 특징은 이렇습니다: 

1. 정신장애가 있거나 비슷한 증상이 있다. 

2. 저소득층이거나, 극빈층이다. 

3. 함께 지내는 가족 및 친구가 없거나, 있더라도 관계가 매우 약하다. (일본의 '히키코모리' 또는 은둔형 외톨이) 

스펀지에서 방송되었던 묻지마 범죄. 악명높은 일본의 아카하바라 살인사건도 포함.

제가 우려하는 부분은 사회가 엄벌주의로 범인에게 사형만 선고하고 관심을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아무리 엄벌주의를 해도, 극빈층, 특히 은둔형 외톨이나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지원이 없으면 묻지마 범죄는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양극화가 낳은 사람들, 은둔형 외톨이

위기의 청년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묻지마 범죄, 엄벌만이 최선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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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조항이나 특별법을 만드는건 정말 쉽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더 근본적으로 이들이 왜 행복하지 않은지 같은 문제를 생각해야합니다.
묻지마 범죄의 원인은 사회구조적으로 복합적이지요. 엄청 좋은 사회에서도 개인 차원의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개인들이 온전히 살아가기 어려운 사회의 구조적 압박 속에서 더욱 많이 그 행동으로 나서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회적 대처'를 만들어 가는 일일 것 같습니다. 도태되는 사람 없이 공존 할 수 있는 사회, 뒤쳐져 있다고 느낀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에, 마음이 힘든 사람들이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중장기적인 방향일 것입니다. 구조적인 해결 없이 개인 탓을 하며 엄벌만 하게 되면, 더욱 살기 힘든 사회, 억압적인 사회로 조금씩 옮겨가게 될 뿐입니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고 사전예방을 위해서는 구조적인 접근과 해결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엄벌만 택하는 것은 마치 당장의 혼란을 잠재우는 특효약처럼 보이지만, 사회에 의심과 공포만 남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범죄자의 특수한 인적정보(병력, 성장배경 등)에 집착하거나 타자화하는 관점도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