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지방을 살리는 학생의 힘-고객센터도 없는 지방대가 지방을 죽인다]

2023.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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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 웹진 더 서울라이트 디스패치의 칼럼니스트입니다.

대학 동기들에 의하면, 서라벌대학교가 경주대학교와 통합한다는 안건으로 시끄러운 모양이다. 항간에 떠도는 정보를 종합하면, 서라벌대학교 내부에서는 경주대학교와 통합하여 열악한 재정 상황과 학생정원 미달을 해결하고자 하는 통합파와 자신들의 이권과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해 통합을 반대하는 반대파가 있는 모양이다.지금 총장은 아무래도 통합파라는 듯하다.학교 정문에 총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올라가자마자,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달렸다고 한다. 

 우리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위덕대학교는 현재 입학지원자가 현저히 줄어들어 캠퍼스내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울 정도다.명지대학교는 폐교 위기에 처했다.2009년 명지대를 운영하는 명지학원은 본래 명지초,명지고,명지외고,명지전문대등을 운영하는 큰 재단이었다.하지만 10년 전 즈음에 이사장의 비리로 빚더미에 앉는 수모를 겪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17년 뒤인 2040년에는 전국의 대학 가운데 수도권 대학과 지방 국립대학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최근 대학교육연구소가 낸 보고서 ‘대학 구조조정 현재와 미래’에 따르면,2040년 지방 사립대학은 대부분 입학 지원자가 없어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또,통계청이 2016년 4월 발표한 ‘2015~2045년 장래인구 추계 시·도편’에 따르면 2015년 기준 892만 명인 학령인구는 2045년 612만 명으로 280만 명 감소할 전망이다.교육부는 이 같은 학령인구 급감에 대비해 지난 2021년까지 대학 정원 5만 명을 줄이는 '2차 대학구조개혁평가' 기본 계획을 추진했다.대학구조개혁평가는 박근혜 정부가 도입한 대학구조조정 정책이다.이 대학구조개혁평가는 매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3년을 한 주기로 기간을 나눠 평가한다.박근혜 정부 이후 교육부의 대대적인 대학구조조정의 압박감 속에서 지방사립대학들은 자체적으로 학과 통폐합 등의 응급처치를 해왔다.

위덕대학교 총학생회가 2022년에 주관한 토론회에서, 배영호 교수는 지방 사립대 위기가 지역균형발전을 저해한다고 이야기했다.지역에 위치한 사립대가 위기에 처하면 자연스레 지역역시 퇴보한다.그것을 반증해주는 사례가 경상북도에 위치한 경산이다.경산은 대구대학교,경일대학교등 대학이 많은 도시다.최근 경산에 위치한 대학교들이 활기를 띄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경산의 도심지 역시 활기를 띄고 있다.이는 지방사립대가 살면, 지방이 산다는 논리와 일맥상통한다.반면에 대학들이 퇴보하는 경북 포항은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서울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대학 입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수도권 집중 현상이 강화되는 양상이 나타났다.2021년을 기준으로 신입생 모집 미달사태가 속출했는데, 그중 90%가 지방대학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 지방대학이 고사하면,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대학을 넘어서 지방경제가 위험에 빠지고 지방소멸이 가속될 수 있다.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 자신의 대학의 문제를 꼼꼼히 살펴보고 토론하며, 대안도 모색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학생들이 직접 학교를 감시하거나 학교 경영에 참여하는 등, 학생 자치를 실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한 예로 위덕대학교 총학생회를 들 수 있겠다.2021년 위덕대학교 총학생회는 수업중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한 교수를 파면시키기 위해 교내외 운동을 벌였다.그 결과 해당교수는 징계를 받았다.학생은 누구보다 학교와 가까운 사람이다. 그리고 학생에게는 힘이 있다. 학생들의 민주주의는 불가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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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집중화가 진행되면서 수도권 외부 지역은 대학은 중심으로 상권이 형성되고 경제도 돌아가게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대책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의 대책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지방 대학 소멸 문제는 대학 서열화, 학력인구 감소, 사학재단 비리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해왔는데요. 당사자인 학생들의 목소리는 문제 해결 과정에서 배제되어 왔던 것 같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지방 대학이 사라지는 건 곧 지방 소멸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더 다양한 단위에서 논의가 이뤄지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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