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고, 퍼트리고, 해결합니다'

윤석열 체포 밤샘 집회 사진을 ‘윤석열 지지자’로 조작한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만행에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이 ‘본인 등판’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지난 주말 시민들과 함께 눈을 맞으며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체포 밤샘 집회를 이어갔는데, 이 모습이 SNS에서 ‘인간 키세스’로 불리며 큰 화제가 됐다.

5일 아침, 한남동 윤석열 관저 앞 밤샘 시위 이후 화제가 된 정혜경 진보당 국회의원 사진 ⓒ정혜경의원실제공

이상휘 국민의힘 국회의원(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이 페이스북에 윤석열 탄핵 반대 글을 올리면서 해당 사진을 자의적으로 편집한 왜곡된 사진을 써 논란이 됐다.

정혜경 의원의 모습은 잘라낸 채, 은박 담요를 덮고 있는 시민의 모습만 담기도록 편집해 마치 탄핵 반대 시민들인 것처럼 조작한 사진이었다.(관련기사 : <‘윤 체포’ 시위 사진을 지지자로 둔갑시킨 국힘 의원>)

정혜경 의원은 6일 오전 9시 국회 소통관에서 ‘가짜뉴스 제조기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 의원은 지난 주말 시민들과 함께 밤샘 집회를 이어갔던 당시 상황을 먼저 설명했다.

“지난 3일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경호처에 막히면서 성난 시민들의 한남동 관저 앞 농성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 또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난 3일부터 2박 3일의 철야 농성에 함께했습니다. (…) 영광스럽게도 눈이 오는 와중에 시민들과 함께 즐겁게 ‘윤석열 체포’를 외치며 노래하던 저의 사진은 SNS에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6일 오전 9시 국회 소통관에 열린 ‘가짜뉴스 제조기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 규탄’ 정혜경 의원 기자회견 ⓒ진보당 제공

이어 정 의원은 자의적으로 편집한 왜곡된 사진을 페이스북에 멋대로 사용한 이 의원의 만행을 규탄했다.

“그런데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장이라는 직책을 맡은 이상휘 의원은 함박눈이 오는 와중에도 ‘윤석열 체포’를 외치던 시민들의 결기가 참 부러웠나 봅니다.
이상휘 의원은 저희 의원실 사진을 불법으로 도용, 편집하여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리고서는 마치 함박눈이 오는 와중에도 윤석열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것처럼 묘사했습니다. 사진을 도용한 것도 부족했던지, 저의 얼굴은 자르고 편집하는 섬세함까지 보여주셨습니다.
(…) 저희는 국민의힘에게 도덕과 양심을 바라지 않습니다. 제발 법이라도 제대로 지키시기를 바랍니다. 원작자의 허가 없이 사진을 도용하면 저작권법 위반이며,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명예훼손죄에 해당합니다.”
위는 이상휘 의원이 윤석열 지지 시민의 모습이라며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아래 원본 사진에서 빨간색 테두리 부분을 캡처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휘의원페이스북캡처, 민주노총/장혜경의원실제공
위는 이상휘 의원이 윤석열 지지 시민의 모습이라며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아래 원본 사진에서 빨간색 테두리 부분을 캡처한 것으로 보인다. ⓒ이상휘의원페이스북캡처, 민주노총/장혜경의원실제공

원본 사진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및 정혜경 의원실에서 제공한 사진이다. 이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확대해 자세히 살펴보면, 정 의원의 얼굴 일부와 팔꿈치 일부도 보인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이 올린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정혜경 진보당 의원의 얼굴 일부(왼쪽)와 팔꿈치 일부가 그대로 담겼다. ⓒ이상휘의원페이스북캡처

공교롭게도 원본 사진이 SNS에서 ‘인간 키세스’로 화제가 됐던 날(5일), 국민의힘은 또 다른 허위사실 유포로 논란을 일으켰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산하 ‘진짜뉴스 발굴단’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경찰청 직원 명의로 게시된 ‘우리 직원 머리 맞아서 혼수상태’라는 글이 올라왔다”고 밝혔지만, 경찰 측 확인 결과 이는 허위사실로 판명됐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이상휘 의원. 가짜뉴스를 잡겠다고 적극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특위 위원장이 손수 가짜뉴스 생산에 앞장서고 있는 꼴이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의 이 같은 허위사실 유포 문제도 함께 비판했다.

“인터넷 뉴스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을, 무슨 의도인지 블라인드 게시판 내용만을 근거로 가짜뉴스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쯤 되면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와 ‘진짜뉴스 발굴단’은 가짜뉴스를 찾는 곳이 아니고, 가짜뉴스를 제조하는 곳 아닙니까?
윤석열을 지키기 위해 가짜뉴스로 국민을 속이는 국민의힘은 정신 차리시기를 바랍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이 집행 중인 지난 3일 대통령 관저로 찾아가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반대했다 ⓒ이상휘의원블로그

셜록은 지난 5일 이상휘 의원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못했다. 기자가 “사진을 왜곡하고 조작해서 사용한 부분에 대해 인정하는지” 문자로 물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셜록이 문자를 보낸 직후인 당일 오후 7시 30분경, 이 의원은 돌연 문제의 사진을 내리고 다른 사진으로 수정했다. 새로 바뀐 사진은 한남동 북한남삼거리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 모습으로 보인다.

왼쪽은 5일 오후 6시경 올린 최초 게시물. 오른쪽은 오후 7시 20분경 사진이 수정된 게시물. ⓒ이상휘의원페이스북캡처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7일 국회에서 이뤄진 윤석열 탄핵소추안 1차 표결에 불참한 의원이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 105명은 1차 표결에 집단으로 불참해 표결 자체가 성립되지 못했다.

이 의원은 대선 당시 윤석열 선거대책위원회 기획실장을 지냈다. 이 의원은 언론사 데일리안 공동대표 출신으로, 국회의원 출마 전 세명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일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엔 청와대 춘추관장과 홍보기획비서관 직무를 맡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의원 30여 명은 6일 오전 6시경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대통령 관저 앞으로 집결했다. 여기에 이상휘 의원도 참석했다.

김보경 기자 573dofvm@sherlockpress.com
최규화 기자 khchoi@sherlock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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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 어떤 일을 어떻게 행하는가', 그 모든 요소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허위조작정보를 만들어 유포하다니요. 그것도 정혜경 의원의 신체 일부가 담긴 크롭사진을 써서요. 꼼꼼하지 않게 단서를 남겨 주어 고맙다고 해야할까요? 기가 찹니다.

국민의 힘의 행보가 전혀 이해는 안되지만, 그래도 정상적인 정치활동을 하고 싶다면 이럴 때 일수록 원칙에 충실해야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이상휘 의원. 가짜뉴스를 잡겠다고 적극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특위 위원장이 손수 가짜뉴스 생산에 앞장서고 있는 꼴이다."


한심할 따름입니다.

이 사건은 그야말로 "가짜뉴스의 역대급 교과서"라 할 수 있겠네요! 😤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의 "사진 왜곡 및 도용 논란"을 정면으로 때린 상황, 그야말로 국회에서의 치열한 한판 승부를 방불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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