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물은 <연구원정 부트캠프>에 참여 중인 대원님의 연구과정을 정리한 글 입니다
🚀 지난 글 [연구원정] 부유한 나라와 불행한 청년들 : 불안정 노동을 중심으로 에서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복지국가와 사회정책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연구자 입니다. 지난 게시글은 청년 불안정 노동과 우울에 대해 사회 구조적인 차원에서 논의한 뒤, 실천적인 대안으로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를 제안하였습니다. 오늘 두 번째 게시글을 통해, 어떻게 이러한 문제의식이 연구를 통해 발전되고 있는지 탐색하기 위해, 불안정 노동과 우울의 관계를 중심의 학술 동향을 살펴보겠습니다.
📊 불안정 노동과 우울의 상관관계: 사회적 지지를 통해 조절될까?
제가 연구하고자 하는 두 가지 질문으로 글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먼저, 고용과 소득 등에서 안정적이지 않은 일을 하는 청년일수록 우울할 가능성이 높아질까요? 안정적인 노동 환경을 보장 받는 청년과 비교하면, 그러한 경향성은 보다 분명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가족, 친구, 지역사회 등 다양한 사회적 관계에서 지지와 지원을 나눌 수 있다면, 이러한 우울은 상당히 줄어들 수 있을까요?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지지 관계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지는 정신건강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불안정 노동, 우울, 사회적 지지를 둘러싼 학회와 문헌
이러한 질문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대표적 학문은 사회복지학과 노동경제학입니다. 노동경제학에서는 대표적으로 <노동정책연구> 학회지가 불안정 노동에 대한 폭넓은 자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울과 사회적 지지에 대해서는 주요한 문헌은 <사회복지정책>, <한국사회정책> 등 사회복지 학회지에서 발표되고 있습니다. 특히, <비판사회정책>은 사회복지학회지이지만 노동시장과 관련된 문헌을 자주 다루고 있습니다.
불안정 노동과 우울의 관계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문헌은 이하와 같습니다
- <노동정책연구>: 탁현삼 외(2023)의 “고용불안정과 자살률의 장기 상관관계 연구: 세대 별 비교.분석을 중심으로”
- <사회복지정책> : 박수경 외(2023)의 “지역 기반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과 우울과의 관계 -무력감의 매개효과와 회복탄력성의 조절된 매개효과"
청년 사회적 지지,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보자면, 아래 문헌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사회복지정책>: 배정희, 구예닮(2023) 청년 주거빈곤과 우울과의 관계 - 사회적 관계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 <사회복지연구>: 염희정, 한창근(2022) 사회적 지지가 청년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 성별의 조절효과 검증,
📝 플랫폼, 고용 불안정, 우울, 무력감과 회복탄력성, 매개효과
위 문헌들 중, <사회복지정책> 에서 발표된 박수경 외(2023) 의 “지역 기반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과 우울과의 관계 -무력감의 매개효과와 회복탄력성의 조절된 매개효과” 는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 ‘우울’, ‘무력감’ 및 ‘회복탄력성’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제 연구 키워드인 ‘청년’의 ‘노동 불안정’, ‘우울’, ‘사회적 지지’ 보다 보다 구체적인 개념을 사용하고 있어, 핵심 참고 문헌으로 이용하여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플랫폼 고용 불안정과 우울의 상관관계
: 무력감의 매개효과와 회복탄력성의 조절된 매개효과
위 연구의 목적은 배달, 돌봄 등 지역 기반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이 증가함에 따라 우울이 높아질 수 있다는 가설, 이러한 우울은 무력감을 통해 매개된다는 가설, 회복탄력성을 통해 조절되어 매개된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함입니다. 이를 통해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성을 극복하고, 무력감과 우울감을 줄일 수 있는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연세대에서 진행된 <플랫폼 노동자 생활실태조사>를 사용하였습니다. 위 조사는 2022년 5월 25일부터 6월 15일까지 5개 직종(대리운전, 퀵, 배달, 운송, 가사) 의 지역 기반 플랫폼 노동자 687명을 대상 설문조사한 자료입니다. IBM SPSS 26.0 프로그램을 통해 빈도 및 교차분석을 시행하고, Hayes(2013)의 PROCESS Macro를 통해 조절된 매개효과를,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를 통해 조절된 매개효과 유의성을 검증하였습니다.
독립변수는 고용 불안정으로, De Witte(2000)의 고용 불안정 척도(Job Insecurity Scale, JIS) 를 한국적 상황에 맞게 번안한 것입니다. 4개 문항, Likert 5점로, ‘곧 직장을 잃을 가능성 정도’ ‘직장을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역문항), ‘내 직업의 미래에 대한 불안함’, ‘가까운 미래에 직장을 잃을 가능성’ 을 포함합니다.
매개변수는 무력감 입니다. **Pearlin과 Schooler(1978)의 7문항 Mastery 척도를 Glavinet al(2021)**이 무력감(Powerlessness)이라는 척도로 축약 및 변환한 척도 사용하였습니다. 총 4문항, Likert 4점으로, ‘나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한 통제의 불능’, ‘내가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부재’, ‘삶의 문제를 다루는데 무력감’, ‘때때로 압박감을 느낌’을 포함합니다.
조절변수는 회복탄력성으로, **Friborg et al(2003; 2009)가 개발한 성인용 회복탄력성 척도(The Resilience Scale for Adults, RSA)**를 한국적 상황에 맞게 번안한 것입니다. 6개의 하위차원(자기인식, 미래계획, 구조화된 스타일, 사회적 능력, 가족 결합, 사회적 자원) 과 33문항, Likert 4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종속변수는 우울으로, 박승진 외(2010)가 개발한 한글판 우울증 선별도구(PHQ-9) 사용하였습니다. 이는, Kroenke와 Spitzer(1999)에 의해 개발된 우울증 자가 평가도구이며, 미국정신의학회(1994)가 개발한 정신건강 진단을 위한 국제적인 가이드라인(DSM-Ⅳ)의 우울증 진단 기준과 일치합니다.
연구 결과는 첫째, 연구대상자의 36.8%가 우울증 선별도구(PHQ-9) 척도 점수가 10점 이상인 우울위험 집단이고, 이는 2022년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성인 우울 위험군의 2배 이상의 높은 수치입니다.
둘째, 무력감은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과 우울과의 관계를 완전 매개하였습니다. 즉, 플랫폼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이 우울에 직접 영향을 주기보다는 무력감을 통해 간접적으로 우울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플랫폼 노동자의 회복탄력성은 고용 불안정이 무력감을 매개로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완충하는 조절된 매개효과로 기능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회복탄력성에 대한 개입은 고용 불안정을 경험한 플랫폼 노동자의 무력감은 물론 우울을 줄이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 개인적 회고: 앞으로의 연구에 대한
위 논문에서 매개 및 조절 변수의 관계가 다소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이론적 백업이 충분히 뒷받침 되어 논리적으로 완성도 높은 논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불안정 노동과 관련되어 노동자가 느낄 수 있는 정서적, 감정적, 심리적 변수는, 제가 기존에 생각하고 있던 우울 뿐만 아니라, 무력감, 미래 불안감, 좌절감 등 다양할 수 있다는 확장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떤 변수를 중심으로 문제의식을 발전시키는가에 있으며, 그에 대한 이론적 백그라운드가 충분히 가능한지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제가 생각하고 있는 변수인 청년 노동자 나 불안정 노동 등 대상과 개념의 범위를 줄여 구체성을 높일 필요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연구 주제 및 키워드와 유관한 학회동향을 살펴 보았습니다. 3주 뒤, 다음 글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연구동향을 리뷰하는 글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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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7다현님의 꼼꼼한 선행 연구 리뷰를 통해 진심이 느껴지는 글이었습니다. 늘 차근차근 단계를 잘 밟아가며 고민하는 모습에 감동과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또 많이 배워갑니다. 앞으로의 연구여정도 힘차게 응원하며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화이팅!!
Dahyeon님 안녕하세요, 술술 읽히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지금 시대에 정말 필요한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불안정 노동의 범위를 '청년' + '플랫폼 노동자' 에 한하여 연구하시는 것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연구 설계 과정 내에 불안정 노동의 정의와 범위를 명확히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ahyeon님의 연구를 응원하겠습니다!
존재하나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의 영역을 이렇게 세밀하게 연구된 것이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고용불안정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는 많은 조절변수와 매개변수가 나오겠지만, 그만큼 통제변수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다현님은 꼼꼼하고 차분하시니, 앞으로 이뤄질 선행연구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상식적으로 맞겠지 하는 것을 실제 가설과 데이터로 입증하는게 연구라는걸 다시 한번 느끼는 논문리뷰였습니다.
청년층에 대한 관심이 많은 입장에서 앞으로 연구도 기대되고 응원합니다!
이번에 중앙대 이승윤 교수님이 발간하신 책도 같이 공유할게요!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4607452
인권팀 오프라인 미팅에서 요 논문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 부분이 기억에 오래 남아요. 변수 하나하나 고민했던 다현님의 시간이 느껴졌거든요. 다현님은 어떤 변수와 개념을 통해 노동불안정성을 탐색하실까 기대가 됩니다. 탄탄한 선행연구의 어깨 위에서 다현님만의 독창적인 연구가 꽃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끝까지 인권팀 파이팅 파이팅해보자구요!
불안정노동과 복지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이 부분을 '우울'의 측면에서 보셨다는 부분은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어쩌면 정책 혹은 복지 등의 거시적인 측면과 함께 심리적인 미시적 측면을 함께 본다는 면에서 굉장히 필요하고 또 의미있는 연구라고 생각해요! 특히나 쿠팡 노동자 분들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서 고민이 많아지던 시기였는데, 특히 다현님의 연구가 계속해서 의미있게 다가왔어요.
생각보다 거시와 미시의 조합이 이질적일 수 있어서 고민이 많이 되실 수 있지만, 그 고민이 되시는만큼 의미있는 연구주제라는 의미이니 쉽게 포기 마시고 계속해서 연구주제를 밀고나가시면 너무 의미있고 꼭 필요한 연구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