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대전시의회 전∙현직 의장의 은밀한 공무국외출장

20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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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회 전∙현직 의장의 은밀한 공무국외출장

- 나야, 트램

2024.10.23.

대전시의원들의 공무국외출장 단골 소재가 있어요. 사골도 이정도 끓이면 맛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내용이에요. 바로 트램이에요.

조원휘 의장과 이상래 의원은 10월 21일부터 28일까지 6박 8일의 일정으로 호주 브리즈번과 뉴질랜드 오클랜드를 방문해요. 이번 출장은 전・현직 의장 둘만 출장을 가는데요. 그래서인지 축하 파티 또는 놀러가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요. 어떤 이유로 공무국외출장을 가는지 띠모와 하나씩 살펴봐요.


제일 먼저 출장 계획서를 살펴볼까요?


<대전시의회 공무국외출장 계획서>


이번 조원휘 의장과 이상래 의원, 전・현직 의장의 출장지는 호주와 뉴질랜드예요. 생각보다 이동이 빡빡한데요. 시드니 도착해서 다음날 브리즈번으로 비행기를 타고 또 이동해야 해요. 브리즈번 이동을 마친 뒤에는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비행해서 이동해야 하죠. 6박 8일간 귀국까지 하면 총 4번의 비행을 해야 하는데요. 띠모는 이쯤 되면 피곤해서 못 다닐거 같은 데 말이에요. 고약한 일정이네요. 그럼 이제 왜 비판이 나오는지 하나씩 살펴봐요.


1) 심의는 없었습니다

먼저 지방의원은 공무국외출장을 가기전 심사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데요. '대전광역시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 조례'에서 규정하고 있어요.



대전광역시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 조례

조례에서 공무국외출장의 범위를 정하고 있어요. 바로 제 2조인데요. 살펴보면요.

대전광역시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 조례 제2조(적용범위)

1. 외국의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또는 지방의회가 직접 주최하는 공 식행사에 정식으로 초청된 경우

2. 3개 국가 이상의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국제회의에 참가하는 경우

3. 자매결연 체결이나 교류행사와 관련하여 국외출장을 하는 경우

4. 대전광역시장 또는 대전광역시교육감의 요청에 따라 국외출장을 하는 경우

5. 본회의 또는 상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공무로 국외출장을 하는 경우

6. 그 밖에 의회관련 국제회의 참석, 상임위원회 해외시찰 등 대전광역시의회의장(이하 "의장"이라 한다)의 명에 따라 공무로 국외출장을 하는 경우

 

그런데 제 5조 2항에서 심사를 받지 않을 수 있는 예외 규정을 정하고 있는데요.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의원이 제2조제1호부터 제4호 까지의 경우에 해당하여 공무국외출장을 할 경우에는 심의를 하지 아니 할 수 있다.

규정에 따라 2 1호부터 4호까지의 경우는 심의를 받고 있어요. 지방의회 또는 상임위원회가 자체적으로 계획하지 않은 출장은 예외로 뒀다고 수도 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심의를 받지 않는 아닌 같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이번 공무국외출장은 심사위원회 심의를 받지 않았어요. 브리즈번이 대전광역시와 자매도시이기 때문인데요. "브리즈번과의 교류 강화"를 이유로 가기 때문에 심의를 받지 않을 수 있는 거죠.

그리고 10월 16일 조원휘 의장은 후반기 의장 취임 100일 성과와 향후 비전 제시를 하는 기자회견을 했었는데요. 기자 회견 중 공무국외출장 목적도 이야기 했었는데요. 출장 목적은 무궤도 트램의 시범사례 시찰을 위함이라고 했어요. 주 목적은 무궤도 트램 시범사례 시찰인데 교류를 이유로 심의를 받지 않은 거죠. 그리고 브리즈번 시(의회)와의 교류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고요. 단 두 시간이에요.


물론 장시간 만난다고 해서 교류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트램 운영 현황 등 현장 방문을 브리즈번 의회와 같이 가는 등 정책 교류 등을 할 수 있겠죠. 그런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있는데, 외유가 아니라면 무엇일까요? 지방의회라면 의회에서의 정책 대안 제시, 정책 견제감시 등 교류도 할 수 있겠죠. 요식행위처럼만 느껴지는 건 저뿐일까요?


2) 은밀한 전∙현직 의장의 출장 

이번 출장은 조원휘 의장과 전반기 의장이었던 이상래 의장 둘만 가요. 우선 트램은 대전시의회에서 산업건설위원회(=산건위) 소관이에요. 트램을 비롯한 대중교통은 산건위의 주요한 의제 중 하나죠. 그런데 이상래 의원은 현재 교육위원회 소관이에요. 의장과 교육위원회 위원 둘만 가기에는 명분이 너무나도 부족하지 않나요?

그래도 의원인데, 의제 구분 없이 의정활동 하는게 중요한거 아니야?

맞아요. 의정활동을 하면서 의제에 관계 없이 관심을 갖고 정책 대안 제시도 하고, 견제, 감시하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상임위원회 역할과 관련 공무원의 역할도 필요하죠. 그리고 지난해 8월 이상래 의장과 산업건설위원회는 트램 시찰을 이유로 호주를 다녀왔어요. 목적은 조금 다를 수 있어도 큰 틀에서는 비슷하겠죠. 그렇다면 지난해 공무국외출장을 통해 어떤 결과가 도출되었고, 올해 무엇을 보완하고 새롭게 보겠다는 건지 구체적인 계획이 더 있어야 했어요. 의제의 다양성을 보장받으려면, 계획과 조사도 중요하겠죠?


3) 조원휘 의장의 '구태' 반박


조원휘 의장은 공무국외출장 당일인 21일 월요일 기자 브리핑을 했어요. 산업건설위원회가 가지 않는 이유는 이미 다녀왔고, 이상래 의원과 같이 가는 이유는 도시 재생에 관심이 많고 뉴질랜드에 성공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밝혔어요. 그리고 해외만 나가면 외유성이라는 비판도 '구태'라고 이야기 했고요.

그렇다면 다시 의문이 들 수밖에 없죠. 이미 산업건설위원회에서 다녀왔다면 같은 내용이라는 건데 왜 또 다시 예산을 들여 출장을 가냐는 거죠. 이상래 의원도 도시 재생에 관심이 많다면, 관련 계획서를 충실히 작성해 공개하고 가는 게 맞지 않을까요? 단순히 관심이 많다는 이유로 출장을 가면 못 갈 곳은 없죠. 조원휘 의장은 시민사회 등에서 나오는 비판이 구태라고 비난 할 것이 아니라, 여전히 요식행위, 부실한 계획으로 가는 출장에 대해 반성하고, 변화시켜 나가는것이 의장으로서 해야할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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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휘 의장은 오늘(10/23) 브리즈번으로 이동해 브리즈번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겠네요. 오늘 어떤 교류가 있었는지 공개해야 할 것 같아요. 아니면 여러분이 직접 공개를 요청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 글은 뉴스레터로 발행된 지난 띠모크라시의 일부입니다.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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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제대로, 열심히, 빡세게 하는 사람을 보고 부럽다는 생각이 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일정을 보고는 부럽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공무국외출장, 대전 시민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네요. 브리즈번과의 교류 강화라지만 심의도 없이 다녀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아요. 특히 중요한 트램 관련 이슈인데, 왜 산업건설위원회가 아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이 동행하는지도 의문이고요. 지난해에도 비슷한 목적의 출장이 있었는데, 이번 출장의 구체적인 계획이나 새롭게 배울 점이 부족해 보입니다. 시민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더욱 투명하고 명확한 출장 계획이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