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우리는 생명의 가치를 존중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2020년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및 방역 조치가 시행 중일 때 눈에 들어온 보도자료*가 있었는데, 바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전체 자살 시도자 증가’란 내용이었습니다. 그때 '무엇이 청년들의 삶을 힘들게 하는 걸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에 청년 지원사업, 1인 가구 청년 관계망 형성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면서 청년들의 일상에 활력을 만드는 데 노력했습니다. 그런데도 청년 자살 이슈는 끊이지 않았고, 이들의 삶과 사업 범위 간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출처 : 세상을 바꾸는 국정감사, [국회의원 남인순] 코로나19가 덮친 2020, 자살시도자 중 20대 여성 가장 많아, 2020.10.07.(수)
인터넷(한국 학술지 인용, 나무위키)에서 의미하는 기본권으로서의 생명권은 '모든 인간 생명체의 신체적·생물학적 생존을 보호하고, 생명의 시작부터 종료 시까지 이를 유지할 권리. 생명의 가치를 존중 받을 권리로, 가장 중요한 권리이자 인간이 태어난 바로 그 순간 무조건 부여 받게 되는 권리'입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저는 자살이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담고 있는 생명권을 훼손하고 침해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살은 유가족, 배우자, 친척, 지인 등 주변 사람과 미디어를 통해 제3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사회 차원에서 자살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자살예방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국가 자살예방 정책 총력, 그러나 한국 자살률은 증가 추세입니다.
자살은 청소년, 청년, 중장년, 노년 등 전 세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한국 인구의 기대수명은 1970년 62.3년에서 2022년 82.7년(통계청, 2023)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한국 자살률은 OECD 38개국 중 1위(통계청, 2021), 삶의 만족도는 36위(한국행정연구원, 2020)에 머물고 있습니다. 한국은 타 국가와 비교 시 남성과 여성 자살률이 모두 높고 성비가 낮으며, 10~20대의 자살률 증가 폭이 큽니다. 경제적 수준이 하위집단에 속하거나, 하위집단으로 낮아진 경우 자살률이 높습니다. 신체 또는 정신질환 치료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자살률이 높습니다(자살예방정책의 현황과 과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3).
우리나라 자살예방 정책은 2004년 자살예방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 4월에 발표된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3년~’27년)에 따르면, 자살률 30%(‘21년, 26.3명→’27년, 18.2명) 감소, 지역 맞춤형 자살예방정책(17개 시·도, 생명존중안심마을 조성) 강화, 고위험군 집중관리(자살시도자·유족 개입률 ‘21년, 6%→‘27년, 40%)를 목표로 합니다. 2024년 7월에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조성에 관한 법률(자살예방법)이 개정됨에 따라, '대상 기관의 연 1회 자살예방 교육 의무화'를 통해 자살방지 및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정신보건 예산 539억 원을 투입한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은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국민에게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여, 국민의 마음건강 돌봄 및 정신질환 사전 예방·조기발견을 목표로 합니다. 2024년 9월 10일 자살예방의 날에 '24시간 자살예방 SNS 상담서비스 마들랜(당신이 힘들 때, 마음을 들어주는 랜선친구)'을 시작했습니다.
한편, 자살 고위험군(자살시도자)은 일반 인구대비 자살 위험이 약 25배(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2014) 높으며, 자살유족은 8~9배 높습니다(삼성서울병원, 2018). 자살 고위험군 발굴 및 관리 및 자살 예방을 위한 국가 정책을 수립·실천하고 있으나, 자살률 감소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정신건강 문제가 있음에도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지, 서비스 이용에 진입 장벽이 있는 것은 아닌지, 전 국민 대상으로 정책 수혜자를 선정하여 지원이 필요한 대상자의 요구를 맞추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사회구조 내 여러 요인(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고립,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 부족, 문화적 낙인, 정치 불안정, 가족 구조 변화, 교육 체계 문제 등)의 진단 분석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지 등 점검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한국 자살 고위험군 범위를 재정의하고, 정신건강 정책 접근성 제고 방안을 연구합니다.
'자살 고위험군 범위를 재정의하고 유형별 정책 접근성을 높이면, 자살시도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자살률이 왜 줄어들지 않는가 질문하기에 앞서, 국가가 바라보는 자살 고위험군과 실제 잠재적 자살 고위험군의 간극이 있다면 정책 접근성과 자살시도 가능성을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다음 두 개 질문의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 국내·외 자살 고위험군의 기준은 무엇이며 자살예방 사업 성과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자살 고위험군의 선행 연구를 기반으로 자살 고위험군의 발굴 및 사례 관리 현황을 살펴볼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살예방 사업의 효과와 한계에 따른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 정신건강 정책 접근성과 자살시도 가능성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상관관계를 검증하기 위해서 일반인과 자살 관련자 간 비교연구가 이뤄져야 합니다. 정신건강 정책 인지, 유입 경로, 지원서비스 참여 전후 변화 등 통계적 변인(variable)을 진단 분석하고자 합니다.
기술과 정보가 시시각각 변하고 분주한 현대 사회에서 누군가의 생명권을 지키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며 다양한 주체와 밀접하고 각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한국의 자살 문제를 바라 보고만 있을 수 없습니다. 국내·외 정신건강 정책과 자살예방 사례를 면밀히 진단 분석한 사회통합 제도 설계, 공공-민간 영역 간 소통과 협력, 국민의 자살 인식과 생명존중 문화 이해도가 높아져서 점차 우리나라 자살률도 감소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가오는 미래, 건강한 사회를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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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10seed_109님,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주제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연구이기에 더욱 빛나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연구 설계가 더욱 기대되며, 계속해서 응원하겠습니다!
좋은 연구주제를 발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나 공감하는 슬픈 현실이라고 생각해요. 말씀해주신대로 기본계획을 제시하면서 꽤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는데, 이렇게나 많은 이들이 힘들어 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이럴때 일수록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무엇을 잘못 전제한게 아닐까?라고 접근하시는 것도 매우 좋은 전략인것 같아요.
해리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도 청년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다루어보고자 하였는데, 실제 실무자분의 잘 정리된 글을 보며 더 제 문제의식이 근거가 있는지 비판적으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실제 시행하셨던 1인 가구 청년 관계망 형성 프로그램과 같은 사회적 지지를 높이기 위한 기존의 프로그램들을 더욱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인하대 황순찬 교수님의 강의를 들은 적 있습니다. "복지국가는 정신건간 문제의 거시적 대안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정신건강 영역에 타겟팅된 정책과, 소득보장-노동시장에 대한 문제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과 문제의식 공유해주셔서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해리 선생님의 다음 결과물도 응원하겠습니다!!
해리님의 자살에 대한 연구에 힘찬 응원과 박수를 보내며~ 쉽지 않은 주제에 열정과 노력을 기울여 주셔서 많은 기대가 됩니다. 늘 반짝이는 코멘트와 응원에 감사드리며~ 연구 여정에 관심을 갖고 함께 하겠습니다! 화이팅!!
고생 많으셨습니다!! 한국 사회의 자살문제가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오랜기간 풀지 못한 난제로 남았죠.. 해리님의 고위험군 재정의 연구 여정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기준이 어떻게 새롭게 정의될지 앞으로의 연구여정이 기대가 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자살고위험군이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 모르겠으나, 자살고위험군을 실효성 있게 범위를 설정해야한다는 건 정말 좋은 접근인거 같습니다. 좋은 결과로 실제 정책에도 적용될 수 있길 바랍니다.
자살이나 부정적인 지표를 보면 우리는 과연 선진국이 된게 맞을까 하는 고민이 듭니다. 슬픈 주제이기도 한데, 해리 님같이 애쓰는 분들 덕분에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겠다는 희망도 가져봅니다.
자살이 정신건강의 문제 그리고 사회적인 안전망의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일자리, 금융)와 연결되어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특히, 저도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자살로 돌아가신 소식을 들을때 너무 힘들더라고요. 고위험군에 대한 질문과 더불어 자살 예방정책에 대한 방안도 구체적으로 많이 제언해주세요. 응원합니다!
자살 고위험군이라는 개념과 범위의 정의에 대한 연구가 쌓일 때 언론과 정책이 어떤 변화를 마주하게 될 지 궁금해지네요. 연구 끝까지 파이팅입니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제대로 직면해서 연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주제에 대해서 연구해주시기로 하셔서 감사합니다. 기존의 자살예방정책에 대해서 재검토하고 세대가 바뀐 상황에서 그에 대한 범위와 정책 접근성에 대해 연구하고 제언하는 내용이 변화한 사회 가운데에서 꼭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이 되어요. 보다 입체적이고 구조적으로 자살예방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방안들을 이성적으로 접근하시는 영역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이 연구를 지속하시고 이 연구를 통해서 유의미한 변화들을, 또 생명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계속 지지하고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