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물은 <연구원정 부트캠프>에 참여 중인 대원님의 연구과정을 정리한 글 입니다.
소셜벤처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고민할까
제게 소셜벤처의 낮은 지속가능성은 해결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저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소셜섹터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 활동들이란 실무 보단 간접적인 경험에 가까웠지만, 실제 소셜섹터에 자리잡고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면서 현장의 문제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 수준은 다르겠으나, 어느 조직에서든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 소셜 미션을 달성하는 데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한계는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분명 문제였습니다. 소셜벤처를 포함해 소셜 미션을 가진 조직들의 지속가능성은 그 자체로 사회문제 해결력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한 접근 방향을 사회적 가치와 동시에 경제적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조직의 자생력을 기르는 것으로 설정하고자 합니다.
이 접근 방향은 새롭지 않습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조직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사회적경제기업이라 불립니다. 사회적경제기업은 크게 다섯 가지 유형으로(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소셜벤처)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 중 소셜벤처는 사회적경제기본법에서 정하는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정의돼 있지 않지만,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경제 조직의 개념적 범주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이은선, 2021). 이들 기업 모두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목표를 갖는다는 점에서 지속가능성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한 문제의식 역시 오래간 공유돼 왔습니다.
이때 지속가능성은 주로 경제적 가치 창출 측면에서 논의됩니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기 어려워 기업을 운영하고 확장할 자본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따른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명확합니다. 자원의 안정적인 조달과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논의에서 사회적 가치에도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경제 기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할 이유는 궁극적으로 이들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속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에 저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하나의 가설을 세웠습니다. 경제적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 자체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즉 사회적 경제 기업의 가치공급사슬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할 수 있다면, 보다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지속 가능성 컨설팅 그룹 CGSI에서도 지속 가능한 사회적 가치의 창출을 위해서는 가치사슬에 사회적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학계에서도 지속가능성을 위한 솔루션으로 가치공급사슬 최적화 연구가 여럿 진행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를 사회적 경제 조직의 지속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가치공급사슬 차원에서 고민하는 것은 어느 정도 적합하다는 근거로 읽었습니다.
가치공급사슬이란
가치공급사슬(VSC)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원자재 단계에서부터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가치가 창출되고 전달되는 흐름을 의미합니다. 가치사슬이 기업 내부의 가치 창출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면, 가치공급사슬은 외부의 공급자, 생산자, 유통업체, 소비자까지 포함하는 전반적인 네트워크를 포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다양한 사회적경제기업 중 친환경 소셜벤처의 가치공급사슬을 연구하고자 합니다. 소셜벤처를 선정한 이유는, 다른 조직들과 달리 소셜벤처는 시장 기반의 해결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현금 흐름과 관련된 가치사슬 연구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소셜벤처를 제외한 일반적인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주로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나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수익의 2/3이상을 사회적 목적에 활용 환원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들은 사회적 가치 창출 대상이 제한적이고, 지속가능성이 낮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회적기업들은 자생력 부족으로 인해 높은 휴폐업률을 보이고 있습니다(함희경, 2023).
또한 친환경 소셜벤처를 연구 대상으로 정한 이유는 환경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소셜벤처들이 공급사슬 전반에 걸쳐 친환경적인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기업은 공급망의 원자재 조달부터 제품 생산, 유통, 폐기까지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재활용을 최대화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합니다.
어떤 연구를 할 것인가
선행연구로는 소셜벤처의 가치공급사슬을 타겟한 연구보다는, 보다 넓은 차원에서 환경적 차원에서의 지속 가능성을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공급사슬 관리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급망 관리는 주로 기업의 동기와 성과 간의 관계를 살피거나 수학적 모델링과 실증 분석을 통한 최적화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박지영, 2012). 환경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측정하는 수학적 모델은 Eco-indicator 99, 공급사슬 최적화 기법으로는 MIP가 가장 자주 활용되고 있습니다(Zlatan Mujkic·Ardian Qorri·Andrzej Kraslawski, 2018).
저는 친환경 소셜벤처의 지속 가능한 물류 전략을 위해, 이들의 가치 공급사슬을 최적화하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과 기술 구현의 한계로 현재로서는 연구 자체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필요한 연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구계획서를 작성하고자 합니다. 추후 소셜섹터를 지향한 데이터 과학 공부 시 목표를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환경 소셜벤처는 환경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기업으로, 제품 생산 과정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등 친환경적인 물류 전략을 필요로 합니다. 이때 경제적 효율성을 유지하면서도 친환경적인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공급사슬을 최적화하는 모델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환경 성과 지표를 바탕으로, MIP와 최적화 기법을 활용하여 공급사슬의 각 단계에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도출하는 모델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소셜벤처가 사회적 가치를 지속가능하게 창출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싶습니다.
<참고문헌>
박지영. (2012). 지속가능한 공급사슬 구축을 위한 모기업과 협력기업의 공급망 환경경영 전략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대학원].
Bhinge, R., Moser, R., Moser, E., Lanza, G., & Dornfeld, D. (2015). Sustainability optimization for global supply chain decision-making. Procedia CIRP, 26, 323-328.
이은선. (2021). 소셜벤처의 법적 지위에 관한 고찰. 법학논고, 75, 231 - 266.
함희경. (2023). 한국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관한 연구. [박사학위논문,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코멘트
11에세이 잘읽었습니다 :) 저도 소셜섹터 관련된 업무를 해보면서 항상 지속가능성과 발전가능성을 고민했던 것 같아요. 그 한계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밀접한 결합이 떨어져서 그런건 아닌가 싶기도하고,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경제 기업이 갖는 이미지와 역할이 한정적인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 가치사슬과 연관지어 이를 생각해보는 지점이 신선하고 너무 궁금해집니다 :)
친환경 소셜벤처의 지속 가능한 방안에 대한 고민이 느껴지네요~ 앞으로의 연구 여정에 힘찬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화이팅!
잘 읽었습니다! ESG가 화두되면서 공급사슬 상에서 친환경 이슈는 굉장히 중요해진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후 연구도 응원하겠습니다!!👍
태중님 안녕하세요, 연구하시려는 내용은 정말 필요한 주제인것 같습니다. 친환경 소셜벤처의 BP 사례가 궁금해지는데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한 성공요인을 찾아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의 연구도 응원하겠습니다!
바쁜 와중에 에세이 작성 과정까지 오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가 이 분야를 잘 몰라서 그런지 '지속 가능한 물류 전략'과 '가치 공급사실의 최적화'가 어떻게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물류분야에서 환경 파괴적인 현상들이 두드러진다는 점에는 정말 공감하고, 친환경 소설벤쳐들이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재활용을 최대화하는 길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정말 좋은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나아가실 연구방향을 응원합니다!
지속가능한 사회적가치기업의 생태계,, 모두가 원하고 있지만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합니다! 최근에 CSO라는 직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어요. 여기서 S는 Strategy가 아닌 Sustainability 더라구요! 아마 앞으로 고민해볼 수 있는 쪽이 경영학에서 지속가능한 전략들을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아요! 사회적가치기업 역시 기억이니까요!
바쁜 와중에도 글을 완성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참고문헌을 꼼꼼하게 정리해두신 부분이 귀감이 됩니다. 앞으로의 연구도 기대하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연지 님~! 친환경 소셜벤처가 기여하는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 것이거나 보이지 않는 것이 다수일 것 같은데, 이것을 가치공급사슬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 앞으로의 연구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화이팅!!
방대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 앞으로도 응원합니다!!
친환경 소셜벤처로 좁힌 부분이 인상적이네요. 임팩트 투자자, VC에서 가치평가 툴을 이것저것 쓰는것 같은데, 투자 사례를 찾아보면 인사이트가 있을것 같아요.
처음 문제의식을 이야기해주셨던 부분에서 가치공급사슬이라는 개념을 통해 훨씬 내용이 구체화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치공급사슬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상호작용을 본다면 보다 입체적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대안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확신이 드네요!
이 주제 자체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라도 소셜벤처 홀로가 아니라 가치공급사슬 중심의 공동체 전반이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고, 동시에 '서로간의 관계에서의 공정성'이 주목된다는 면에서 너무 기대되는 연구주제에요! 너무 수고 많으셨고 계속해서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