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추비 췍!
- '먹기'만 하는 업무추진비
2024.09.25.
구독자님, 지난해 띠모가 열심히 정리했던 업무추진비 기억하시나요? 대전 지방의회 업무추진비 내역을 점검해 3차례에 걸쳐 보냈었는데요. 이번에는 디트뉴스24와 시민과 함께 대전 자치단체장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을 점검했어요. 지난번과 동일하게 업무추진비 내역을 점검하고, 의심 가는 내역은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한번 더 점검했어요.
그리고 점검 기준은 청탁금지법과 지방자치단체회계에 관한 훈령을 확인했고요. 기간은2022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예요.
업무추진비는 어떤 경우에 사용하면 안 되는 거야?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에서 업무추진비 사용 제한하는 항목이 있는데요. 내용을 함께 살펴볼게요.
(1) 법정공휴일 및 토ᆞ일요일은 사용
(2) 관련 근무지와 무관한 지역
(3) 비정상시간대(23시 ~ 다음날 6시)
(4) 사용자의 자택 근처
(5) 주류판매를 주 목적으로 하는 업종에서 사용
그리고 '간담회 등 접대비'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인 1회당 4만원 이하 범위에서 집행해야 한답니다. 훈령에서는 4만원, 청탁금지법은 3만원이에요(현재는 5만원 이하)
위에서 언급한 시간, 장소에서 사용하려면 업무 관련성이 입증되는 객관적인 증빙 서류가 있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어요. 만약 다른 지역에서도 사용하려면 출장 명령서 등의 증빙 서류가 있어야 하고, 4만원 이상 사용하려면 추가 집행 이유가 담긴 증빙 서류가 있어야 해요.
우선 대전시청과 대전 동구청은 의심 내역이 없었어요. 이장우 시장은 과거 업무추진비 집행품의 과정에서 공문서 위조한 내용으로 처벌 받은 적이 있어요. 현재 공개 기준으로는 훈령과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여요.
대전 동구청은 지난해 동구의회에서 업무추진비 내역을 점검 한 바 있어요. 동구청장의 사용내역에서도 특이점을 찾을 수는 없었어요.
다만 잘못 사용한 내역이 없어보일지라도 이것이 잘 사용하고 있다라고만 판단하기에는 어려워요. 공개 내역은 한정 되어 있고, 영수증 내역을 건 수 마다 확인 하기도 어렵거든요. 나중에 업무추진비 내역을 보시다가 이상한 점이 있다면 띠모에게 한번 알려주세요!
그럼 이제 남은 4개 구청장의 사용내역을 살펴볼까요?
1) 대덕구청
먼저 대덕구청장 사용 내역이에요.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한 건은 1건이에요. 한번 살펴보면요.
<대덕구청장 업무추진비 주말 사용 사례>
띠모는 어떤 부분에서 의심 했을까요? 사용한 2022년 7월 9일은 토요일이에요. 토요일은 지방자치단체회계에 관한 훈령에 따르면 사용이 제한되고 있죠. 그래서 해당 내역에 대한 공식적인 증빙자료를 요청했어요.
최충규 대덕구청장의 주간 행사 계획이에요. 7월 9일 토요일, 대덕구청장의 공식 일정은 오후 1시부터 시작이에요. 오전은 별 다른 계획이 없는데, 어떻게 이른 아침 의전 수행을 했다고 하는 걸까요? 이에 대한 소명을 요청했어요.
그리고 대덕구청장은 다른 자치단체장들에 비해 주말 사용이 월등히 높아요. 물론 공식적인 증빙자료만 있다면 사용을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업무와 사안 등에 사용하는 것이 맞아보여요.
2) 서구청
서구청 업무추진비 법령과 훈령 위반 의심 내역이이에요. 서구청은 공개부터 부실했는데요. 한번 볼까요?
<서구청장 업무추진비 사용시간 미기재 및 식사 가액 위반 사례>
서철모 서구청장 업무추진비 공개 내역 중 의심 내역을 가져왔어요. 무언가 빠져 있죠? 2022년 7월 서구청장 임기 시작일부터 사용 시간을 전부 공개하고 있지 않아요. 시간 공개도 필수에요. 훈령에서 23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 사용을 제한하고 있죠? 이 시간대를 제한하는 이유는 업무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보는 거예요. 밤 11시부터 다음날 6시에 어떤 업무 이야기를 할 수 있겠어요. 이러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시간을 공개하는 것은 필수죠.
그리고 언론사 간담회에서 1인당 3만원 이상의 식사를 한 것을 확인 했어요. 청탁금지법에서 1인당 식사 가액은 3만원 이하로 사용하게끔 되어 있죠? 해당 공개 내역이 맞다면 명백히 법령 위반 사안이죠.
그리고 올해 1월 서구청장은 미국으로 출장을 다녀왔는데요. 4번을 살펴보면 출장지에서 1인당 식사금액(훈령 4만원, 청탁금지법 3만원)기준을 훌쩍 넘겨 사용했어요. 출장이라고 해서 해당 금액을 넘겨서 사용 하는 것은 안 되죠. 해당 내역들에 대해 소명을 요청했어요.
3) 유성구청
이번에는 유성구청 업무추진비 법령과 훈령 위반 의심 내역이이에요. 한번 살펴보면요.
<유성구청장 업무추진비 사용 시간 위반 및 식사 가액 위반 사례>
정용래 유성구청장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에서 언론사 관계자 등과의 식사에서 1인당 3만원을 초과한 내역을 확인 했어요. 1번과 4번 내역인데요. 둘 다 3만원이 넘었죠?
그리고 23시를 넘어 결제한 내역도 확인 했는데요. 23시 33분, 23시 7분으로 두 건의 내역을 확인 했어요. 결제한 시간이 23시를 조금 넘었다고도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면 늦게 결제 할 수 밖에 없었던 증빙 서류 등이 필요하겠죠. 위 내역에 대한 소명도 요청했어요.
4) 중구청
드디어 마지막 중구청이에요. 중구청도 법령 및 훈령 위반 의심 내역이 있었는데요.
<중구청장 업무추진비 식사 가액 위반 사례>
중구청은 지난 4월 재보궐선거로 당선된 김제선 청장의 사용 내역만을 살펴봤어요. 그 전인 김광신 청장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형이 됐었죠. 내역을 살펴보면요.
1, 2, 4번의 경우 해당 식당은 1인당 3만원 금액을 맞추기 어려운 식당으로 확인 했어요. 1인당 약 4만원에 가까운 식당에서 3만원으로 어떻게 식사를 했는지 확인이 필요해요. 그리고 3번의 경우 언론사 간담회로 1인당 3만원 넘게 사용한 것을 확인 했어요. 지난 지방의회 점검 때도 그렇고 왜 계속해서 이 3만원 초과금액이 등장하는 걸까요?
부패 우려가 있는 식사 대접의 경우 더 꼼곰히 사용하고 공개하는 것이 맞아요. 경각심도 필요하고요. 많은 건수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아쉬운 부분이에요.
그래도 좀... 잘 공개하고 있는 곳이 있을까?
그래도 잘 공개하고 있는 곳이 어디 있을지 띠모가 한번 더 찾아 봤어요. 먼저 대전지역에서는 대전시의회와 대덕구의회와 동구의회에요.
<대전시의회 부서별 업무추진비 공개 사례>
대전시의회는 각 담당과별로도 공개를 꾸준히 하고 있어요. 각 부서별로도 공개를 하고 있는 점은 다른 의회와는 차별점이라고 보여요.
<대덕구의회 업무추진비 주소지 공개 사례>
대덕구의회 업무추진비 공개내역인데요. 원구성과는 별개로 사용 장소의 주소지도 공개하고 있어요. 주소지를 공개하게 되면, 보다 정확한 위치, 자택과의 거리 등을 찾기 쉬워지겠죠?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어요. 집행 목적이 의정활동 보좌 직원격려로 일관되게 계속해서 부실해요. 집행 목적을 더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돼요.
<동구의회 업무추진비 주소지 공개 사례>
위 내역은 동구의회 업무추진비 공개내역이에요. 동구의회도 사용장소의 소재지를 적고 있죠. 그리고 같은 목적으로 사용했더라도 '해당 장소 외 1곳' 으로 적지 않은 것도 투명한 공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집행목적도 비교적 구체적이죠?
<서울 관악구청장 업무추진비 집행장소 상세주소지 공개 사례>
서울 관악구청 업무추진비 공개 내역이에요. 차이가 보이나요? 결제 방법도 제로페이, 카드 결제 등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고요. 집행 장소도 사용한 장소의 주소도 상세하게 적고 있어요. 집행 목적도 비교적 상세하고요. 이정도 수준으로라도 공개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가 될 거 같아요.
점검 이후 각 구청에 소명자료를 받고 정리 중에 있어요. 정리 결과는 나중에 변화 된 내용까지 한번에 공유할게요!
오늘은 다시 업무추진비 내역을 점검 해봤는데요. 업무추진비가 금액적으로 크지는 않을 지라도, 단체장들 연봉과 비교해보면 비슷하거나 많아요. 그만큼 책임감 있게 사용해야 되는 돈이에요. 앞으로 자치단체, 지방의회, 출자, 출연기관 업무추진비가 제대로 사용되고 투명하게 공개되는지 계속 함께 지켜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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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살고있는 지역에서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장이 업무추진비를 어떻게 쓰고 있나요?
각 자치단체 또는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전부 공개되어 있으니, 여러분도 한번 확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 글은 뉴스레터로 발행된 지난 띠모크라시의 일부입니다.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코멘트
4지원 사업 받으면 증빙 할 생각에 벌벌 떨면서 사업 진행하는데 누구는 편하게 밥먹는다...라고 어제 궁시렁 거렸던게 생각나는데요. 쓰는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 누가 쓰느냐가 중요했던거군요.
우와 이렇게 꼼꼼하게 들여다 보고 공유해주시는 띠모가 있어서 든든합니다!
1인당 3만원이 넘는 식당에 가고 인원수를 불려 낸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되기도 하고 여러모로 신뢰가 깨지는 건들이 보이네요.
항상 고생이 많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특히, 단순하게 인 수 채우기 용으로 회의 인원을 올리는 곳들이 많은데, 식당의 메뉴 평균 가격을 보고 그런 것까지 하나 하나 문제 제기한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회의 참여 인원에 대한 사진을 첨부하든, 아니면 개인 카드로 나머지를 결제했다고 하면 관련 영수증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증빙을 해주시면 좋겠네요.
제목을 잘 지으신것 같아요. 잘보고 갑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