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연구탐사대에서 3주간 소셜섹터의 사회성과 측정에 관한 고민을 이어왔습니다. 이번 주는 본격적으로 연구주제를 좁혀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첫번째 글에서부터 사회적 가치라는 무형의 비재무적 가치를 측정하는 방법론은 표준화되고 비교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관련해서 지난 10여년간의 지속가능성 성과 지표 프레임워크 연구들을 정리한 리뷰 논문(체계적 문헌연구, SLR)을 살펴보았습니다. Singh, R. K., et al(2012)에서는 환경, 사회, 경제, 거버넌스 등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다양한 지표들과 산출방식, 가중치 여부 등을 포괄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최종으로 41개의 지표를 분석하고 서술하였습니다 사회성과에 따른 적절한 지표 선정과 표준화의 투명성 등을 제시하지 못하였다는 한계를 가집니다.
Singh, R. K., et al(2012)의 리뷰 과정을 보며, 한가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회성과 지표는 표준화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하였는데요. 그렇다면 표준화가 무엇일까요? 왜 표준화를 해야 할까요? 많은 연구자들이 같은 고민을 하면서 지난 20년간의 많은 논문들에서 표준화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였을까요?
사회성과를 측정하려면 먼저 확인해야 하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측정 대상이 누구인가.’, ‘측정하려는 가치는 무엇인가.’, ‘이해관계자는 누구인가.’ 등이 있습니다. Singh, R. K., et al(2012)에서도 사회성과를 창출하는 대상, 측정 가치, 산술식, 측정하는 주체 등에 따라서도 다른 방법론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표준화’라는 것을 왜곡하여 바라본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전세계 모든 유형의 사회성과 창출 주체를 포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요. 표준화라는 것은 몇몇 지표로 한정짓는 과정이 아니라, 누가, 언제 측정하여도 같은 결과를 확인 할 수 있는 기준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제가 사회성과 측정을 고민하게 된 출발을 떠올립니다. 소셜섹터 기업의 자본조달, 성장을 위해 이들이 창출하는 사회성과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소셜섹터의 성장을 위해서는 표준화된 도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지만, ‘표준화’, ‘투명성’, ‘객관성’, ‘효과성’, ‘왜곡되지 않음’은 각각 다른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소셜섹터 기업’의 사회성과를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소셜섹터 기업’의 사회성과를 어떻게 측정해야 할까?
살펴본 SLR(체계적 문헌연구)들은 거대 기업, NGO를 대상으로 사회성과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연구되는 사회성과 측정도구가 한국의 소셜섹터 기업의 사회성과를 측정하기 적절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Social Enterprise Journal에 실린 Evaluation of social impact measurement tools and techniques: a systematic review of the literature(사회적 영향 측정 도구 및 기법 평가: 체계적 문헌 연구)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으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Kah, S., & Akenroye, T., 2020). 기업 규모에 따른 측정 도구의 유형을 구분한 것입니다.
많은 연구들이 논리모형을 토대로 사회성과 측정 프로세스를 따르지만, 기업의 규모에 따라 측정 유형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예를들어, 대기업의 경우 SROI와 같은 화폐화 측정 방식이 성과를 공유하는데 효과적이지만, 소기업에게는 대규모의 데이터와 기술적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측정가능한 성과에 집중하여 ‘측정하지 못하였으나 중요한 사회성과’들이 왜곡 또는 훼손되는 한계가 있습니다(Ebrahim, A. & Rangan, V.K., 2014). 이러한 이유로 중소규모의 기업들은 정량적 지표와 정성적 방법을 모두 사용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소셜섹터 기업의 사회성과 평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자 Kah, S., & Akenroye, T(2020)을 토대로 SMEs(Small and medium enterprises) 단위 조직들의 사회성과에 관한 선행연구 리뷰를 이어갔습니다. Ebrahim, A. & Rangan, V.K.(2014)은 조직 개선을 목적으로 사회성과 측정 프레임워크를 제안하였습니다. Ebrahim, A. & Rangan, V.K.(2014)은 NGO와 SSE(social solidarity economy)를 대상으로, 결과(outcome)과 영향력(impact)를 측정하였습니다. 개인의 삶에 지속적인 변화를 야기시키는 결과(outcome)와 사회적 수준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변화인 영향력(impact)으로 사회성과를 구분하였습니다. Ebrahim, A. & Rangan, V.K.(2014)의 핵심은 조직의 미션과 실질적인 운영방식을 통해 조직이 창출하고자 하는 사회성과와 이해관계자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션은 운영방식을 결정하고, 운영방식은 활동의 규모와 범위를 구분할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규모는 조직 활동의 운영규모이며, 범위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일련의 활동 범위를 의미합니다.)
Ebrahim, A. & Rangan, V.K.(2014)이 제시한 프레임워크는 중소규모의 소셜섹터 기업의 사회성과를 측정하는데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자가 중요한 이유
사회성과 평가에 관한 선행연구들에서 공통된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사회성과는 ‘이해관계자’를 통해 창출된다는 것 입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은 사회성과를 측정하기에 앞서 측정 대상의 이해관계자를 설정하였습니다.
사회성과에서 이해관계자는 빼놓을 수 없는 개념입니다. 애초에 기업의 사회성과를 요구하는 흐름은 이해관계자 이론과 함께 출발하였기기도 합니다. 이때, 이해관계자는 주주 뿐 아니라 소비자, 직원, 공급망 안의 기업, 지역사회, 정부 등을 이야기 합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주주의 이익 극대화에만 초점을 둔 경영방식이 아닌, 이해관계자를 포괄하는 경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개념입니다(Lerro, A, 2011). 기업이 이해관계자를 바라보는 태도는 도덕적으로 이들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규범적 관점과, 기업 성과를 위해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도구적 관점이 있습니다(Lerro, A, 2011; Berman, S. L., et al, 1999). 기업에 이해관계자 태도와는 별개로, 이해관계자 관리 모델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Berman, S. L., et al, 1999)는 이해관계자가 경영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ESG까지 이어지는 기업의 사회성과 창출에 대한 요구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사회성과를 창출하는 조직에게 이해관계자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개념은 이해관계자 이론 뿐이 아닙니다. 사회적 자본에 대한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자 이론이 영리기업을 중심으로 논의되었다면, 사회적 자본은 사회미션을 추구하는 NGO, SSE(social solidarity economy) 조직에게서 중요하게 거론됩니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의 구성원들 간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하는 다양한 유무형의 자원의 총합’을 이야기합니다(Bourdieu, P., 1986). 오랜기간 사회적 자본이 축적되면 웰빙(Well-being), 범죄 감소, 신뢰 증가 등의 효과를 가져옵니다(Edwards, M., et al, 2015). 사회적 자본은 조직들이 더 많은 사회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자원이며, 동시에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조직들이 창출하는 성과가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자본을 창출하는 것은 여러 형태의 지속적인 네트워크입니다. 즉, 이해관계자입니다.
선행연구들은 각각 다른 관점에서 조직과 이해관계자를 바라보지만 이해관계자는 조직의 사회성과를 측정하는데 필수적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연구탐사대 활동을 토대로 연구질문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이해관계자 단위에서 소셜섹터 기업의 사회성과 측정 및 분석에 관한 연구’를 계획합니다. 연구동향을 살피며 Ebrahim, A. & Rangan, V.K.(2014)의 프레임워크와 사회네트워크분석(Social network analysis, 이유리 & 이명훈, 2017)을 활용하여 이해관계자에 따른 사회적가치와 성과의 정도를 확인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의 연구탐사는 중소규모의 조직이 사회성과를 측정하는 방식과 조직의 미션과 목표에 따른 이해관계자, 그리고 분석 방법론을 더 살펴보고자 합니다.
참고문헌
- Berman, S.L., Wicks, A.C., Kotha, S. and Jones, T.M. (1999), ‘‘Does stakeholder orientation matter? The relationship between stakeholder management models and firm financial performance’’,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Vol. 42 No. 5, pp. 488-508.
- Bourdieu, P. (1986). The force of law: Toward a sociology of the juridical field. Hastings LJ, 38, 805.
- Ebrahim, A. and Rangan, V.K. (2014), “What impact? A framework for measuring the scale and scope of social performance”, California Management Review, Vol. 56 No. 3, pp. 118-141.
- Edwards, M., Onyx, J., Maxwell, - H., Darcy, S., Bullen, P., & Sherker, S. (2015). A conceptual model of social impact as active citizenship. VOLUNTAS: International Journal of Voluntary and Nonprofit Organizations, 26, 1529-1549.
- Kah, S., & Akenroye, T. (2020). Evaluation of social impact measurement tools and techniques: a systematic review of the literature. Social Enterprise Journal, 16(4), 381-402.
- Lerro, A. (2011). A stakeholder‐based perspective in the value impact assessment of the project “Valuing intangible assets in Scottish renewable SMEs”. Measuring Business Excellence, 15(3), 3-15.
- Singh, R. K., Murty, H. R., Gupta, S. K., & Dikshit, A. K. (2012). An overview of sustainability assessment methodologies. Ecological indicators, 15(1), 28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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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2콘텐츠가 이어지면서 연구가 조금씩 구체화 되는 것 같네요. 면밀하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은데 소셜섹터도 그 중 하나네요. 그동안 없던 시도인 것 같은데 연구가 잘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내용이 쉽지만은 않군요.. 그래도 매주 읽어보면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고, 측정해야 하는지를 조금은 알게 되는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