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과 물가상승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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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이란 무엇인가 고민하는 활동가

*본 글은 <중기이코노미> 오피니언에 기고된 글임을 밝힙니다.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 협회가 배달앱 간 음식가격을 차등적용해 배달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에 저항한다. 사진은 '배달 음식 가격 차등 적용의 날' 포스터. /사진=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 협회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에 입점업체 점주들이 제작한 보이콧 포스터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과 외식물가 상승


고물가 시대, 점점 더 오르는 외식물가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기후로 폭염, 폭우가 지속되면서 농산물, 채소류의 전반적인 가격이 올랐다. 지난 2일에 발표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가 3.0% 오르고,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인 신선식품지수는 지난달보다 7.7% 올랐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2.9% 상승했는데, 이 중 외식 물가가 2.9% 올랐다. 

이렇게 외식 물가가 증가한 것에 대해 혹자는 농산물, 채소 등 식료품 물가가 오르니 ‘어쩔 수 없이’ 외식 물가가 오르는 것이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외식문화를 들여다보면 단순 식자재 물가뿐만 아니라 외식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또 다른 요인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음식 배달’ 문화다. 

2020년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거리 두기 정책이 시행되면서 국내 음식 배달문화가 크게 확대되었다. 이때 배달업계에서 압도적 시장 우위를 장악하여 국내 배달앱 1위에 등극한 플랫폼이 우아한형제들에서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이다. 2024년 현재에도 배달의민족은 6월 기준 61.4%의 시장점유율로 압도적 지위를 지니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앱은 국내 외식 문화를 어떤 모습으로 바꾸었나? 우선, 음식 배달 방법을 바꾸었다. 과거, 중국음식이나 치킨을 주문할 때 가게로 직접 전화해서 배달하던 방식은 이제 찾아보기 거의 어렵다. 대다수 매장이 배달의민족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주문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배달앱은 소비자와 가게를 연결해 주고 업체로 하여금 중개수수료를 취하여 수익을 낸다. 

입점업체와 플랫폼 기업에게 ‘수수료 문제’는 경영에 생존을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다. 입점업체에게 수수료는 운영을 위해 부담해야 하는 필수 비용이고, 온라인 플랫폼 기업에게는 수익 모델이기 때문이다. ‘적정 수수료’라는 기준이 부재한 상황에서 플랫폼 기업과 입점업체에게 수수료는 운영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수수료 산정 방식과 내용은 아주 복잡하다. 

배달의민족의 배달 서비스는 ‘배민 배달’과 ‘가게 배달’, 두 가지 방식으로 구분된다. 이용자가 ‘배민배달’로 음식을 주문하면 배달의민족에 소속된 배달라이더를 직접 배차하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가게배달’로 주문할 경우 배달의민족 소속 라이더가 아닌, 가게에서 자체적으로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하거나 직접 배달을 하게 된다. 두 방식의 결정적 차이는 ‘수수료’다. ‘배민배달’은 입점업체에 이용자와 라이더를 모두 배치하기 때문에 입점업체에 부과되는 수수료가 더 높아진다. 


수수료 6.8%도 입점업체는 등골이 휘는데, 9.8%로 인상 강행한 배달의민족

지난 8월 8일까지 배달의민족 입점업체가 ‘배민배달’ 서비스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는 6.8%였다. 그러다 지난 8월 9일,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배민배달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무려 44%에 달하는 인상률이다. 배민의 수수료 인상 방침에 일부 점주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음식 메뉴 가격을 올리거나 배민을 보이콧하겠는 입장을 밝혔다.

점주들이 매장 운영도 포기하고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까지 달려가서 항의 기자회견을 하는 데에는 절박한 이유가 있다.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업체들은 월 정액 마케팅 수수료와 중개비용으로 건당 6.8%의 수수료를 지불하여 이미 매출액에서 수수료 부담이 큰 상황인데, 배달의민족은 이에 더 큰 비율의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이다.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인상을 강행하게 된 배경에는 쿠팡이츠의 무료배달 정책이 자리한다. 지난 3월, 쿠팡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와우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묶음배달 주문시 무료로 배달해주는 ‘무료배달’ 정책을 시행했다. 해당 정책으로 쿠팡이츠는 지난달 기준 월간활성 이용자수(MAU) 753만 명 이상 확보하여, 높은 격차로 ‘요기요’를 제쳐 배달앱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이는 배달비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에게 파격적인 혜택처럼 보였지만, 배달앱 내 출혈경쟁을 유도했다. 


갑질, 최혜대우요구 등 고객 유인 후 자사 수익을 위해 입점업체 쥐어짜기도 만연

배달의민족이 다른 배달앱과의 경쟁하며 동시에 자사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수수료 부과율이 높은 ‘배민배달’을 강화·확대할 필요성이 있었다. 2021년 6월, 배달의민족은 ‘한 번에 한 집 배달’ 서비스인 ‘배민1(배민원)’ 서비스를 시작하며 배달의민족 홈 화면을 배민배달에 유리하도록 변경했다. 또한 입점업체들에게 중개이용료를 건당 1,000원만 받고, 배달비 할인 쿠폰 지원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입점업체들을 ‘배민배달’로 유치했다. 

어느 정도 입점업체가 확보되자 배달의민족은 2022년 3월 수수료를 전면 개편하여 입점업체들은 중개이용요로만 최소 주문금액 기준 6.8%를 지급해야 했다. 이와 동시에 홈페이지 UI를 여러차례 개편하여 이용자로 하여금 ‘가게배달’ 이용률을 낮추고 ‘배민배달’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끔 유도했다. 배달의민족은 이제 ‘배민배달’에 묶인 대다수 입점업체들을 대상으로 2024년 5월, 구독제 서비스인 ‘배민클럽’에 등록하도록 했다. 

‘배민클럽’에 입점한 업체들만을 대상으로 배달 무료,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소비자는 배민클럽에 가입된 가게를 주로 사용하게 된다. 이에 입점업체들은 배민클럽에 선정되기 위해 배달의민족에서 요구하는 요건을 따를 수 밖에 없다. 그 요건은 배달의민족이 △주문취소율, 조리시간 준수율을 관리하고, △가게 운영시간에 개입하며 △추천, 인기 메뉴 이미지 등록하도록 하는 등 자체적 경영에 개입하는 것이다. 또한 다른 배달앱보다 최소주문금액 등 메뉴 가격을 불리하게 설정할 수 없도록 ‘최혜대우’를 요구했다. 

가게 입장에서는 배달앱마다 다른 수수료 부과 비율, 매장(홀)이용과 배달 주문시 음식 단가가 달라지는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 그러나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앱이 가게 운영 시간부터 최저가 가격 등 경영에 개입하니 운영이 더욱 힘들어진다. 이는 비단 배달의민족뿐만 아니라 쿠팡이츠와 같은 배달앱 플랫폼에서 공공연하게 나타나는 불공정행위다. 일일이 언급할 수도 없는 타사배제, 갑질, 부당 고객유인행위 등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여러 불법 행위가 만연하지만, 배달앱 생태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외식업 소상공인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버텨내야 할 뿐이다.


‘상생협의’ 비웃는 독과점 플랫폼 기업, 자율규제의 민낯 보여줘

이렇듯 독과점 배달앱이 변화시킨 음식배달문화와 온라인 플랫폼 생태계는 기형적이다. 통상 자유경쟁 시장에서 기업끼리 가격 경쟁을 치르면 상품 가격이 낮아지고 소비자가 이득을 본다. 그런데 왜 배달앱 시장에서는 기업의 출혈경쟁을 입점업체가 떠안고 결국 그 피해가 소비자에게까지 번지는 결과가 만들어지는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난 7월 17일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요기요, 쿠팡이츠 본사에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불공정거래 관행을 포착하고 전반적인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또한 지난 7월 23일에는 ‘배달플랫폼 - 입점업체 상행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하여 배달앱과 소상공인간의 상생협의를 모색했다. 그러나 배달의민족은 지난 10일, 기존의 중개수수료 6.8%를 9.8%인상을 강행했다. 

기업간 출혈경쟁으로 ‘소상공인 쥐어짜기’는 결국 현 정부에서 고집하는 자율경제 정책의 민낯이다. 독과점 대기업에 구축해놓은 음식 배달 생태계 안에서 입점업체는 그 어떤 것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다. 매장 경쟁력을 높여 외식업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이전에 고금리, 고물가에 이은 수수료 폭탄으로 ‘생존’부터가 난관이다.

배달앱을 비롯한 독과점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 요금 인상, 이로 인한 물가 인상 문제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기업과 입점업체, 소비자 등 관계 주체들 간 ‘상생협의’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부는 민생 경제 안정을 위해 지금에라도 독과점 플랫폼 기업이 입점업체와의 상생협의를 의무화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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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경제위기

구독자 35명
최승현 비회원

배민배달은 기본배달료3000원포함 각종 이용료를 거의 30%에 가까운 수수료를 떼어가고있습니다

플랫폼이란게 이래서 참 무서운 거 같아요

플랫폼 기업은 유저를 자신들의 플랫폼에 가두도록 설계하는 게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은데요. 그 방식이 시민 다수에게 해를 끼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면 좋겠네요. 요즘 정말 자영업자가 줄지어서 망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있어서 이러다가 경제 공황에 한 순간에 빠지는 건 아닌지 무서울 때가 많은데요. 그 배경엔 요식업 자영업자들을 옥죄고,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을 어렵게 만드는 플랫폼 기업의 착취가 있는 것 아닐까 돌아보게 됩니다.

지배적인 플랫폼의 피하기 어려운 강제 속에서 안그래도 심각한 경기 속에서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더욱 코너로 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상생'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조치가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 이전에 현재는 심각한 구조적인 경제위기가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어찌 해야 할 지...

한국의 배달 어플 bm 자체가 이렇게 잡혀있는건지, 애초에 이런 시장인지 더 궁금해지네요. 정상적인 시장으로 보이진 않네요.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배달앱 사업자는 배를 불리고, 시장은 망가지고, 입점업체와 라이더, 소비자 모두 힘들어지는 게 정말 요상합니다. 그래서 배달앱을 잘 안 쓰려고 해요.
엑기스가 녹아있는 한 문단이네요.
"이렇듯 독과점 배달앱이 변화시킨 음식배달문화와 온라인 플랫폼 생태계는 기형적이다. 통상 자유경쟁 시장에서 기업끼리 가격 경쟁을 치르면 상품 가격이 낮아지고 소비자가 이득을 본다. 그런데 왜 배달앱 시장에서는 기업의 출혈경쟁을 입점업체가 떠안고 결국 그 피해가 소비자에게까지 번지는 결과가 만들어지는가."

배달어플의 횡포를 막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