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요즘 핫한 동물권, 총선에서도 핫할까?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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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과 제철, 손작업물, 고양이 그리고 그림책을 좋아합니다.
혼란 속에 묻혀버린 '내 이슈' 시민 이슈 구조대가 꺼냅니다!


동물권이란 

동물권(動物權, 영어: animal rights)은 비인간동물 역시 인간과 같이 인권에 비견되는 생명권을 지니며 고통을 피하고 학대 당하지 않을 권리 등을 지니고 있다는 개념이다. 

위키백과

 나는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좋아했다. 어린이였던 나는 동물이 귀여워서 좋아하였다. 하지만 세상에는 가여운 동물들이 많았고 그 가여운 동물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그래서 그 시절 어린 내가 할 수 있는 실천부터 했다. 간식을 챙겨 다니거나 로드킬 당한 동물들의 사체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 묻어주었고, 길을 배회하는 길 개들을 집으로 데려와 밥과 물을 주었다. 내 손에 닿는 따뜻하고 보드라운 감촉이 좋아서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동물을 만지는 행위는 하지 않으려 애썼다. 지금 나의 동물권에 대한 관심은 어릴 적 동물을 가여워한 마음부터이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동물학대들

오랜 시간 비인간 동물을 향한 혐오 범죄 뉴스들을 매일 접하고 있다. 생각지도 못하게 잔인한 방법으로 비인간 동물들을 죽이고 학대한다. 그 방법은 날로 악해지고 있다. 법적제재가 연약한 만큼 그들은 더욱 당당해진다.

그뿐 아니다. 전시 동물의 비위생적인 상태와 동물 특성에 맞지 않는 생활공간으로 고통받고 있다. 관리 또한 미비하여 작년은 얼룩말 ‘세로’의 동물원 탈출과 올해는 생태체험장 ‘타돌이’의 탈출 기사가 크게 났다. 하지만 이 문제를 재미난 해프닝 정도로 기사들이 도배 되었고, 이들이 나오게 된 경위와 탈출 후 다시 잡혔을 무력감 같은 감정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심지어 세로의 탈출 이후 해당 동물원에는 세로를 보기 위한 인파로 북적거렸으며 그 수는 평소 방문객의 수를 뛰어넘었다.  이에 “스타탄생”이라는 기사도 여럿 났다.

 

얼룩말 세로를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들이다. 대부분 인간 중심적인 해석으로 세로를 보고 있으며 그것을 인간의 흥미유발로 휘발시킨다. 

또한 지금까지 동물을 전시하고 체험까지 할 수 있는 동물원 생태체험장을 운영할 수 있는 법적 단계가 매우 쉬웠기 때문에 아무나 만들 수 있었다. 따로 관리감독도 미비했기에 폐관을 하고도 전시동물을 보살피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의 뉴스를 왕왕 볼 수 있었다. 지난 2월 대구의 한 동물원의 경우 자금을 이유로 닫은 이후  최소한의 관리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다치고 아픈 동물들의 울음 소리만 들리고 있었다. <최소한의 관리도 되지 않고 불만 켜져있는 실내동물원>

<관리가 전혀되지 않는 모습>

또한 번식장의 동물들은 최소한의 삶을 영위하기에도 부족한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다. 번식장 같은 경우는 허가 번식장과 무허가 번식장으로 크게 나뉘는데 그 형태는 별반 다르지 않다. 뜬 장에서 오물의 악취와 발이 빠진 채로 이동은 커녕 제대로 서있을 수도 없는 환경에서 살아간다.식용개를 사육하는 사육장  뜬 장에 갇혀 7시간을 보낸 기자르포를 본 적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신체적 불편함은 당연하고 심리적 불안감이 심하였다고 했다. 직접적인 경험으로 뜬 장에 있는 강아지들이 가질 심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농장 동물과 비인간 동물 관련 행사와 축제의 실태까지 얘기하자면 비인간 동물의 사회적인 문제는 무궁무진하다.

총선과 동물권

4월 다가올 이번 총선이 이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동물권 감수성이 높아진 만큼 총선에 동물 관련 공약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각 정당들의 공약들을 살펴보면 대략 이렇게 정리된다. 

더불어 민주당은 당차원에서 동물학대 행위자 사육권 제한, 반려동동물 공장 제한, 농장동물과 동물원 시설 개선 등을 발표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해결 될 가능성이 있는 과제들이다. 물론 반대 세력이 있고 기존의 업자들의 반발이 예상 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섬세하게 법제화 시킨다면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녹색정의당은 펫숍 금지, 동물보건소 설치, 동물 학대 축제 폐지, 야생동물의 삶터 존중 같은 공약을 발표했다.  동물권과 복지에 조금 더 중점을 두었다. 환영 할 만한 공약이 눈에 들어오는데 야생동물 삶터 존중에는 도시에 인간과 공존하는 길고양이나 비둘기도 포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인간과 가까운 환경에 사는 동물들이기에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렸지만 이미 도시가 그들의 삶터가 되었고 함께 살아가야 할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국민의 힘은 후보 개인이 공약을 발표했다.  각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공통으로 반려동물 보건소 건립, 24시간 응급 공공 동물병원 설립, 반려동물 보험 활성화 등이 있다. 반려동물 공약이 주를 이룬다, 동물권 그 자체로의 공약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가정이 많아진 만큼(600만에 이른다.) 그에 맞추어 나온 공약임을 알 수 있다.문제들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일어나고 있지만 대처 방법이나 제도적인 방향은 보수적인 수준이라 생각한다.

<동물자유연대제공>

그렇다면 우리는 만족해야할까?

먼 나라 코스타리카에선 2016년에 이미 버려진 개를 위한 생추어리가 만들어져 좋은 자연환경에 살며 사회화 훈련을 받고 입양을 기다린다. 스페인의 투우 역시 폐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도 사지말고 입양, 산천어 축제 반대, 소싸움 무형문화재 지정 저지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모두 법제화가 된다면 조금 더 빨리 없어질 수 있는 학대이다. 모란시장의 식용개 판매를 몰아내고 개식용 금지법안이 통과 된 만큼 이제는 다음 단계에 성큼성큼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들도 있다. 번식장에서 태어난 동물들을 사지 않고 입양하는 것, 전시 동물들이 있는 공간을 소비하지 않는 것, 동물학대 축제를 소비하지 않고 반대하는 것 그리고 동물권을 이야기 할 때 인간중심적인 생각인지 고민하는 것 이다. 그리고 비인간 동물들이 있던 자리 원래 살아가야 하는 곳에 살아가게 하는 것들이 있다. 

우리는 동물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권리를 주장하고 원한다. 하지만 아직 동물을 소유물로 여기거나 물건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 해도 우리의 목소리를 포기하거나 낮추거나 이쯤 하면 됐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에 나는 반대한다. 비인간 동물을 위한 완벽한 방법이 있다면 끝까지 싸워야 한다. 방법을 강구하고 지금도 열심히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연대를 보내며 지지 않음을 결속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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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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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뛰쳐나왔던 타조 친구 이름이 '타돌이'였군요. 타돌이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세로'를 떠올렸었습니다. 세로도 타돌이도 함께 살던 가족이 죽고 그곳을 뛰쳐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부디 동물권에 대한 법률이 한국에 하루라도 빨리 제정되어 자리를 잡으면 좋겠습니다.

덕분에 어떤 정당들이 동물권에 대해 어떤 접근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약간 깊이의 차이도 보이는군요 ㅎㅎ
인간의 역사 중 특히나 근현대는 동물의 권리에 대해 너무 생각하지 않고 착취해온 시대인 것 같아요. 이제라도 늦기 전에 상생을 생각해야 할텐데요. 착취는 쉽고 상생은 어렵겠지만 한국도 이제 기꺼이 어려운 길로 들어섰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이건 비인간 동물이건 폭력에서 벗어나기가 요원해보이는 이 세상을 생각하면 너무나 슬프지만, 그래도 글을 읽으며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아진 점도 있었구나 생각하게 되네요.

저는 어렸을 때 동네 펫샵 앞에서 귀여운 강아지들을 구경하며 행복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동물권이라는 말도 잘 몰랐고요. 이제는 전 펫샵을 보면 귀여움에 행복해질 수 없게 되었고, 주변 많은 사람들이 동물권이라는 말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소수지만 정당들이 동물권 공약을 총선에 내놓는 데까지 왔다는 점이 반갑습니다. 
인간 사회는 어쩌면 주변에 대한 공감을 넓혀가며 발전해왔는지도 모릅니다. 인간들 사이에서도, 그리고 비인간 동물들을 향해서도, 공감을 더욱 넓혀가고 존중해야 할 때입니다.
다정함이 세상을 구한다는 말을 믿습니다. 글 앞단에서부터 느껴지는 진솔님의 다정함이 세상을 더 낫게 만들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