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윤리를 고민하는 직장인, 프리랜서, 대학원생이 꾸려가는 뉴스레터입니다.
AI 윤리 뉴스 브리프
2024년 1월 다섯째 주
by.🤖아침
1. 생성 AI 선거는 이미 시작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목소리를 모방한 로보콜(ARS 전화)이 미국 뉴햄프셔주 유권자들에게 민주당 예비선거에 참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주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 미국의 한 스타트업은 민주당 경선 후보 딘 필립스의 말투를 모방한 챗봇을 오픈AI API로 개발하다가 오픈AI로부터 계정을 차단당했습니다.
- 올해 전 세계 76개국에서 선거가 시행됩니다. 생성AI 붐 이후 민주주의 절차가 마주한 가장 큰 시험대입니다. 우리는 AI를 활용한 오정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사진: Element5 Digital / Unsplash
2. 성착취물 + 저작권 침해 = 생성 AI 산업의 악몽
- 성착취 이미지를 생성해 공유하는 텔레그램 커뮤니티에 테일러 스위프트를 묘사한 이미지가 등장했고, 이 이미지가 트위터에서 널리 퍼졌습니다.
- 뉴욕타임스는 챗지피티가 저작물인 기사 내용을 그대로 뱉는다며 오픈AI에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최근 보도에서는 이미지 생성 툴 미드저니를 이용해 만든 조커, 마리오 등 명백한 저작권 침해 사례를 선보였습니다.
- 성착취물 등에 의한 인격권 침해와 유명 캐릭터 등의 지식재산권 침해는 생성 AI 기술의 현존하는 해악이자, AI 업계가 지닌 막대한 리스크입니다. 업체들은 서비스 이용약관, 입/출력단에서의 필터링 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3. AI 교과서는 우리 아이 데이터 채굴기?
- 교육부가 속도 내어 추진하는 AI 디지털 교과서. 2025년부터 도입 예정입니다.
- 이 시스템을 이용해 학생이 배우고 교사가 지도한 기록은 교과서 출판사, 에듀테크 업체 등 사교육 업체에 제공될 예정입니다. 참여 업체 입장에서는 학생과 교육 활동에 관한 귀한 자료를 손쉽게 얻는 셈인데요.
- 과정의 투명성, 이해관계자 참여 측면에서는 매우 미흡해 보입니다. 국민일보 기사 인용입니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 수렴은 아예 건너 뛴 상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기 초) 학생·학부모 동의 절차는 있을 것’이라며 ‘동의하지 않는 학생 수업을 어떻게 할지는 검토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림: Clarote & AI4Media / Better Images of AI / User/Chimera / CC-BY 4.0
4. AI 번역/첨삭기 사용 금지, 이유는 데이터 유출
- 해외 대형 출판사들이 판권 계약시 “AI 번역 금지”를 요구한다는 보도입니다. 명목은 ‘오역 방지’지만, AI 번역기에 입력한 원문 데이터를 제삼자가 수집할까 우려한다는 관측이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 AI 번역기를 실무에 활용하고 있는 번역가 및 업체 입장에서는 AI 번역 금지 요구가 생산성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해외/국내 출판사, AI 번역 서비스, 번역가의 권익이 맞물려 한층 복잡해진 구도입니다.
- 논문 편집 보조/첨삭 서비스를 통해 미발표 원고가 AI 학습자료로 포획되기도 합니다. 작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기밀 유출을 우려하여 지원서/제안서 피어리뷰에 AI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5. 데이터 크롤링을 마다하지 않는 우익 매체들
- 영미권 언론매체 웹사이트에 AI 데이터 수집 거부 조치가 속속들이 시행되는 가운데, 유독 우익 매체는 크롤링 거부 설정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LLM 학습데이터에 우파 성향을 강화하기 위한 음모일까요?
- 그렇다고 보기에는 그냥 거부 설정을 까먹고 안 한 경우도 있다고 해요. 지금부터 새로 수집되는 언어 데이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가 아무래도 훨씬 많아서, 큰 영향을 준다고 보기 힘들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고요.
- 하지만 데이터를 공개할 것인지 말 것인지, 웹사이트 크롤링 정책을 명시하는 robots.txt 파일은 콘텐츠 소유자에게 커다란 딜레마를 안겨주는 현장이 되었습니다.
- 경쟁사의 사이트맵을 베껴 AI로 유사한 컨텐츠를 만든 뒤 트래픽을 가로채는 “SEO 도둑질”을 당당하게 자랑하는 분위기 속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1월 26일 기준 팔레스타인 사상자(왼쪽)와 부상자(오른쪽) 추이. 출처: UN OCHA oPt
6. 이스라엘군의 ‘대량 살인 공장’
- 국제사법재판소가 이스라엘에 ‘집단학살 방지’를 명령한 지금, AI 시스템을 활용해 살상 표적을 선정하는 이스라엘의 “대량 살인 공장”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스라엘군이 사실상 가자 지구 전체를 전장으로 간주하는 상황에서, 표적을 추천하는 합소라(’복음’) 시스템은 폭격을 빠르게, 쉼 없이 지속하는 데 기여하는 ‘집단학살 AI 기술’입니다.
- 데이터 기반 폭격이라고 해서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이 가자 폭격의 초점은 “정확도보다 피해 규모”라고 한 데서 드러나듯, 지금 가자의 상황은 ‘정밀하고 국제법을 준수하는’ 기술이라는 명목에서 ‘산업적 규모로 살상을 효율화하는’ 기술로의 태세 전환을 드러낸다고 루시 수크만 교수는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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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트
5동의하지 않는 학생들은 어떻게 할지 생각하지 않았다니.. 너무 어이가 없습니다. 학교다닐 때 야간자율학습과 방학 등교에 ‘동의’하지 않아서 교무실에서 매를 맞기도 하고 없는 학생 취급도 받아본 적 있는 입장에서, 당시 기억이 떠오릅니다. 강제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동의’하게 만들겠다는 뜻일까요?
생성AI선거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말이 무섭네요. 과연 어떤 영향들을 미칠 것일지.. 걱정됩니다. 생성AI를 활용한 성착취물과 저작권 침해 증가도 예상되었던 바인데... 데이터 유출을 우려한 AI 번역/첨삭 사용금지도 흥미롭네요. 우익은 데이터 크롤링을 마다하지 않는다는 언급은.. AI의 우경화로 이어지게 되겠지요? 이 또한 데이터에 기반한 통계는 현재의 주류 인식을 고정화 하는 경향이 있는데, AI의 발전이 보수의 강화로 이어지게 될까 걱정됩니다.
모아주신 AI 관련 내용들만 읽어봐도 대혼란의 시기인 것 같습니다. 기술이 발전할 때마다 제도와 시민사회의 대응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아 혼란의 시기가 있지만, 이 시기에 잘 대응하지 못하면 기술에 의해 사회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나빠지게 될까봐 우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같이 공부하고 함께 공동의 인식을 발전시켜나가면 좋겠습니다.
만들어진 데이터의 권리가 어디에 있느냐는 것은 반드시 '합의'되어야 하는 사항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다른곳도 아닌 교육부에서 이렇게 졸속으로 결정하다니.. 실망입니다.
뉴스레터로 받아보다가 캠페인즈에서도 보니 반갑네요. AI를 선거에 활용하는 경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한국에서도 딥페이크를 선거에 활용한 경우가 등장했고, 미국에선 대선을 앞두고 AI 활용 선거 운동이 몇 차례 논란이 된 것 같은데요. 마땅한 해결책이 있는 건지 잘 모르겠어서요. 해결방법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는 자리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네요. (여담이지만 뉴스레터는 읽고 금방 넘어갔는데 코멘트로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좋네요)
놀랍고 충격적인 소식들이 많네요.
1. AI 교과서가 도입되는데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거부한 학생은 어떡할지 대책을 생각하지 못했다니…
2. 이스라엘의 표적 추천 시스템 이름이 ‘복음’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