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병뚜껑 이제 그만, 복합재질 규제하라?! 기자회견 현장 속으로(11/28)
11/28(월),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 이중병뚜껑 무덤이 등장했습니다!
알맹상점과 서울환경연합이 함께 재활용 안 되는 이중병뚜껑 만드는 기업, 복합 소재 규제 안 하는 환경부 ?에게 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여러분이 모아주신 이중병뚜껑OUT 3000개의 서명을 환경부에 전달하고 모인 34kg의 이중병뚜껑으로 무덤을 만들어 해골 인형 위에 쏟아붓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어요.
재활용 안되는 플라스틱 더미에 갇힌 인류의 미래랄까요..
이번 기자회견이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보도된 기사들]
- "분리수거하면 뭣하나? 이중병뚜껑 규제하라" https://url.kr/1s52kq
- 분리 재활용도 안 되는 이중병뚜껑, “이제 그만” [포토]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69195.html
- 서울환경연합·알맹상점, "재활용 못하는 플라스틱 규제해야" https://www.newshankuk.com/news/content.asp?news_idx=202211251205540103
11/29일자 경향신문에도 소개되었어요! wow
퍼포먼스 후에는 가슴이 웅장해지는 알맹상점 매니저, 그리고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분들 5명의 멋진 발언이 이어졌답니다.
발언 1. 서정아(서울환경연합 플라스틱 방앗간 프로젝트 매니저) : 이중병뚜껑 문제발견, 어택의 시작
저는 작아서 선별되지 못해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시민들과 모으고, 업사이클링 제작 활동을 하는 플라스틱방앗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매달 300명 정도의 시민들이 작아서 버려지는 음료 병뚜껑을 조금이라도 더 재활용하기 위해 모아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마음으로 모인 병뚜껑들의 활용을 재차 막아버리는 이중병뚜껑을 지속적으로 발견하였습니다.
이중병뚜껑이란 고무패킹, 부직포, 이중 플라스틱 등 다른 재질을 속에 부착한 병뚜껑으로 맥주, 막걸리 등 탄산이 있는 음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분리되지 않은 이중병뚜껑이 분쇄기 속으로 들어간다면 함께 분쇄된 다른 플라스틱마저 전부 사용이 어렵습니다. 기기 속에서 녹아버려 다른 플라스틱의 주입구를 막는 등 주요한 기기 고장의 원인이 됩니다.
이런 이중병뚜껑은 저희의 업사이클링 제작시 뿐이 아닌 선별장에서 재질 별 분리를 할때에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됩니다. 이중 재질을 시민들이 손톱으로 일일히 긁어 확인하고, 도구를 사용해 빼며 그럼에도 다 분리되지 않아 결국 일반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는 상황을 매일같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용하는 사람도 재활용이 되지 않을거라는 걸 모르는 상황에서, 당연히 재활용되지 않는 이중재질을 계속해서 생산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요?
병뚜껑 또한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제대로 된 제도개선과 생산단계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발언2. 김하은 (알맹상점 매니저&캠페이너) : 알맹상점 이중병뚜껑OUT 어택 과정과 시민들의 참여 후기
알맹상점은 이중병뚜껑의 문제를 통감하고 올해 1월부터 이중병뚜껑out 캠페인을 진행해왔습니다. 기업에 물어보니 이중병뚜껑을 사용하는 이유가 밀봉력을 최대화하여 소비자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했는데요, 단일병뚜껑을 쓰는 음료는 그럼 소비자 안전성을 확보하지 않는다는 말일까요? 저희는 이중병뚜껑을 사용하는 이유가 특별히 없다는 것을 이 답변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직접 단일 소재 병뚜껑과 이중 소재 병뚜껑의 블라인드 시음회를 진행했습니다. 같은 탄산음료에 하나는 이중병뚜껑, 하나는 단일병뚜껑으로 막아두고 어디에서 탄산이 더 높게 느껴지는지 투표를 받았습니다. 147명이 참여한 블라인드 시음회에서 무려 65명이 단일병뚜껑의 탄산감이 더 높다고 느꼈고, 41명이 두 병뚜껑 사이에 차이가 없다고 응답했습니다. 퍼센트로 따지면 71%가 단일병뚜껑이 더 높거나 두 병뚜껑 간에 성능차이가 없다고 느낀것입니다. 이중병뚜껑의 성능이 더 좋다고 느낀 시민은 30%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캠페인 결과로 한 탄산음료 브랜드가 이번 11월부터 이중병뚜껑을 단일재질 병뚜껑으로 교체한다는 소식을 보내왔습니다. 이 탄산음료의 매출액이 1년에 320억으로 약 3천2백만병이 판매되는데요, 병뚜껑의 무게가 약 1g으로만 잡아도 약 32톤의 재활용 안되는 플라스틱을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전환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크기가 작은 병뚜껑일지라도 생산량을 고려한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또한 저희는 1월부터 지금까지 3000명 시민들의 서명을 모았습니다. 시민들이 남긴 메시지에서는 ‘이제 음료를 사면 병뚜껑을 확인하게 되었다.’ ‘무심코 사먹은 음료가 알고보니 이중병뚜껑을 사용하여 이제 안사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등의 이야기를 다수 찾을 수 있습니다.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들에게 재활용 용이성은 제품 선택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아직 시중에 이중병뚜껑을 사용한 제품이 많은데요, 음료마다 쫓아다니며 요구하고 바꾸는 것은 너무 소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부에 이중병뚜껑처럼 생산단계부터 재활용 어려운 플라스틱이 나오지 않도록 규제해주실 것을 요구합니다!
발언3. 박현희 (알맹상점 매니저&캠페이너) : 제로웨이스트샵에서 마주하는 플라스틱 문제와 시민들의 노력
알맹상점은 자원순환 커뮤니티 회수센터를 통해 재활용이 되지 못하는 쓰레기들을 자원순환 해보려는 시민들의 크고 작은 노력들을 마주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재활용에 동참하기 위해 좋은 마음으로 쓰레기를 모아오지만 이중병뚜껑은 재활용이 안될 뿐 아니라 재활용을 방해합니다. 따라서 모아오셔도 받을 수 없다고 설명드리는데요, 이럴 때마다 작게라도 실천해보려 노력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저버리는 기분이 들어 늘 죄송하고 답답한 마음이 듭니다.
기업의 화장품 용기 또한 문제입니다. 복합재질로 이루어져서 또는 재활용이 어려운 소재라 재활용을 할 수 없음에도, 재활용 마크를 버젓이 사용하고 생산하고 있습니다. 저희 알맹상점에서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 화장품 용기를 재사용하기 위해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합니다. 손님들이 다 쓴 스킨, 토너, 앰플, 크림 등을 담았던 용기를 깨끗이 씻고 말려 가져와주시면, 다시 내용물만 리필해가실 수 있도록 합니다.
알맹상점에서 근무하며 쓰레기를 재사용하고 재활용 하도록 노력하는 시민의 실천을 마주하면 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 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점의 문 밖을 나서면 거스를 수 없는 좌절을 매일같이 겪습니다.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여보고자 하는 민간과 다양한 사회적 기업의 노력에도 규제가 없거나 미미한 수준으로 인해 재활용이 어려워 매립이나 소각밖에 답이 없는 플라스틱 쓰레기들 때문입니다. 우리는 시민들이 더 이상 기업과 환경부의 무책임한 태도로 인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환경 부담금 부과와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를 확대해 주십시오. 환경 개선에 필요한 비용을 기업이 부담하게 해야 합니다. 복합 재질의 플라스틱 생산을 규제해 주십시오. 플라스틱을 줄이기 어렵다면 재활용이라도 잘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발언4. 박정음(서울환경연합 활동가) : 복합재질 규제 요구, 1회용컵 보증금제 제대로 시행하라
지금까지 복합재질이어서 재활용 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품목이 또 있습니다. 바로 올해 계속 이야기 되었던 1회용컵입니다.
1회용컵은 눈으로 딱 보면 페트 재질 같은데요 . 실제로는 패트 외에도 다양한 재질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재질구분이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이 재활용 되지 못합니다. 또한 1회용컵에 있는 다양한 로고와 인쇄 프린트로 인해 다시 투명하게 재활용 할 수 없습니다. 현재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는 매년 28억여 개의 1회용 컵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 중 95%가 재활용 되지 못하고, 소각, 매립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1회용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많은 제도들이 예정되어 있었는데요. 매장 내에서 1회용 플라스틱 컵을 퇴출시키고, 6월부터는 1회용컵 보증금제를 통해 밖으로 버려지는 테이크아웃 컵을 회수, 재활용하며, 11월 24일부터는 매장 내 종이컵까지 규제해 1회용컵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4월 매장 내 1회용 플라스틱 컵 규제는 계도 기간을 통해 과태료 부과와 단속을 하지 않겠다며 규제를 무의미하게 만들더니 6월에는 1회용컵 보증금제를 시행을 고작 3주 앞두고 12월로 유예시켰습니다. 거기다 9월에는 1회용컵 보증금제 추진방안 주요 내용에 △전국시행이 아닌 제주/세종 부분 시행 △시행초기 컵 반납 시 교차반납이 아닌 브랜드별 반납 적용 등 기존의 시행안과는 전혀 다른 후퇴한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1회용컵 보증금제는 1회용컵의 재질을 통일시키고, 인쇄도 막으며 길거리에 버려지는 1회용컵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1회용컵 문제해결에 핵심이 되는 제도입니다. 다가오는 12월 2일, 제주와 세종에서는 1회용컵 보증금제가 시행됩니다. 1회용컵은 제주와 세종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서울에도 있고, 광주, 부산, 대구 전국 곳곳에 있습니다. 우리는 1회용컵 보증금제가 전국에서 시행되길 바랍니다. 환경부는 이제 그만 제도를 미루고, 1회용컵을 제대로 책임지고,회수 재활용하기 위한 제도 시행을 이행하길 바랍니다.
발언5. 김민지(서울환경연합 활동가) : 11/24 매장 내 일회용품 규제 계도 기간, 전세계가 플라스틱 규제 중인데 우리나라는?
환경부가 발표한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2020년 매장 내 1회용 컵 규제가 유예됨에 따라 매장 내 1회용 컵 사용량은 19년 대비 9% 증가했다. 매장 당 1회용 컵 사용량은 61,000개나 된다. 또한 매장 내 1회용품 단속을 하던 2019년 매장 내 다회용 컵/식기 사용률은 93.9%에 달했으나 코로나 사태로 단속을 유예한 2020년에는 46.6%로 급격히 감소하였다. 이는 단속 유예가 매장 내 1회용 컵 사용을 늘이는 데 핵심 요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회용품의 급증으로 인해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자 일회용품 줄이기 로드맵은 2022년 다시 발표되었다. 단계적으로 매장 내에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도록 짜여졌다. 먼저 4월부터 카페, 식당 내 일회용품 사용금지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후 6월부터 1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 11월부터는 종이 1회용 컵 및 일회용 빨대 등 금지를 시행하여 단계적으로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이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짜여진 로드맵이다.
그러나 3월 28일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안철수의 “코로나 잠잠해질 때까지 해당 규제를 유예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인해 환경부는 4월 1일부터 매장 내 플라스틱 1회용 컵 및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규제는 시행하지만 단속이나 과태료 부과는 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내면서 사실상 규제가 무의미해졌다.
또한 4월의 플라스틱 컵에 이어 11월 24일부터는 종이 1회용 컵도 매장 내 사용을 규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4월과 마찬가지로 11월 1일 환경부는 11월 시행되는 규제에 대해 1년간 단속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확인했듯이 단속이 없이는 일회용품을 줄일 수 없다.
불과 지난달 정부는 전 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을 발표하며, 일회용품 사용 최소화와 더불어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대한 준비도 하겠다고 선언했다.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을 20% 감축하겠다면 첫 번째로 해야하는 일이 1회용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과 1회용품 사용 규제다. 규제에 대한 단속 없이 플라스틱 사용량과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현저히 줄일 수 없다. 환경부는 이제 그만 제도를 미루고 제대로 제도를 이행하라!
기자회견문 낭독 : 엄민경 (알맹상점 매니저&캠페이너)
[이중병뚜껑 아웃, 재활용 안 되는 복합 재질 플라스틱 이제그만!]
- 기자회견문 전문 보기 > https://docs.google.com/document/d/1lXXFKy1vGW9S2oRkgDPt9N5UTkYmbnHB/edit
퍼포먼스 1. 몸 속에 재활용 되지 않는 플라스틱이 가득한 해골이 이중병뚜껑 무덤 위에 쓰러지는 퍼포먼스
플라스틱 방앗간의 [분노의 이중병뚜껑], 알맹상점의 [이중병뚜껑OUT] 캠페인을 통해 모인 34kg의 이중 병뚜껑으로 이중병뚜껑 무덤과 해골을 만들었습니다. 함께 모아주신 시민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퍼포먼스 2. 환경부에 “이중병뚜껑 out" 서명과 복합재질 플라스틱 규제 요구안 전달
서울환경연합과 알맹상점은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은 제품 환경 부담금 확대,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확대 △단일소재 플라스틱 생산 의무화 △단색 플라스틱 사용과 사용처에 따른 소재 통일 △재활용이 안되는 복합소재 플라스틱 역회수 체계 마련 △소비자가 쓰레기를 사지 않을 권리 보장 등 재활용 안되는 플라스틱 규제 강화를 요구했습니다.
이 플라스틱 규제 요구안은 3015명(기자회견 당일 기준) 의 시민이 참여한 “이중병뚜껑 out" 서명과 함께 합동민원센터를 통해 환경부에 전달되었습니다. 서명에 함께 동참해주신 알맹러들, 정말 감사합니다!
기자회견 사회 : 고나연(알맹상점 매니저&캠페이너)
- 기자회견 사진 보기> https://drive.google.com/drive/folders/1DpnzKlKi-JYv__66SXEiVm34bRTclTKb
기자회견 도중 갑작스럽게 내린 비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소나기였는지 비는 언제왔냐는 듯 금새 그치고 아름다운 무지개가 떴답니다 :)
무지개님의 보우 아래 기자회견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얼마 전 나랑드사이다가 이중병뚜껑을 단일병뚜껑으로 생산 교체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이 교체만으로도 연간 32톤의 재활용 안되는 플라스틱을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전환한 효과가 있답니다.
작고 하찮아보이는 병뚜껑이지만 생산되고 소비되는 양을 고려한다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에요.
알맹상점은 물건을 매개로 여러분의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돕는 상점이지만, 때로는 이렇게 규제를 위한 목소리를 높히고, 기업에 더 나은 대안을 요구하며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단순히 물건을 파는 상점을 넘어선 플랫폼이 되기 위해 노력할게요!
계속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세요 :)
작성 : 알맹상점 매니저/캠페이너 김하은